(디어뮈드, 잠깐 아쉬운 것 같은 소리를 낸다. 그는 당신이 예의상 덧붙이는 말에 망설이듯 머뭇거리다 어설픈 미소를 보였다. 베일 너머의 제대로 보이지 않을 눈과 고개를 살포시 내리깔고 수줍은 것처럼 입을 열었다.)
“안타깝게도…, 아직 다른 분들과는 대화를 나누지 못했지요. 미스 커럼포가 제 첫 대화 상대랍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은 잘 모르는 얼굴이다 보니 긴장이 되어서 말이죠.”
(이래보여도 제가 낯을 많이 가린다며 부끄럽다는 듯이 말하는 모습은, 처음 당신과 대화를 나누기 전 끈질기게 쳐다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을 내뱉는 게 어찌나 침착하고 익숙한지. 심장 박동 하나 변화 없는 것이, 그를 아는 사람이 본다면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괜찮으시다면….”
(이내 디어뮈드가 먼저 조심스럽게, 혹은 그런 느낌으로 말을 건네온다. 허연 장갑 낀 손을 펼쳐 내밀며 슬그머니 제 입가에 미소를 건다.)
“미스께서 다른 분들을 소개 시켜주실 수 있나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뒷세계, 혹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커럼포와 어디가 친하다더라—따위를 확인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 이는 약간의 아쉬움인 것이다. 당신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이 불쌍한 어린 양은 겉돌다가 파티 음식만 축내고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아쉬움 말이다. 물론 그마저도 거짓이지만, 아무래도 좋지 않던가.)
게르하르트는 화려하되 동시에 과히 밝지 않은, 침침한 보랏빛을 벗어나지 못할 퇴폐적인 카지노의 바 테이블 조명 아래 앉아 붉은 칵테일이 그득히 담긴 잔을 들어올리며 손아귀에서 가벼이 흔들었다. 찰랑이는 순간마다 이 장소의 음침하며 잡다한 향이 섞이는 느낌이었던지라, 입꼬리가 절로 올라가면서도 또 한 켠으로 스며드는 불쾌함을 의식하지 않고 내버려두었다.
매년 벌어지는 별종들의 가면무도회란, 서로가 누구인지 훤히 알면서도 기어이 속고 속였다 주장하려는 천박한 장난기 섞인 악의만이 자리할 뿐이지. 진정 서로의 정체가 무엇인지 까맣게도 모르는 주제에, 세상의 주인이라도 되었다는 양 당당히 거니는 소수의 미천한 족속을 웃음을 담아 관망하며 들이키는 무의미한 알코올은 이제 너무도 질려버린 탓에 충분한 유희가 될 수 없었다.
게르하르트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곧 예민한 후각 끝을 스치고 지나는 짐승의 향취와 도무지 허기를 참을 수 없게끔 유도하는 혈향을 털어내려 고개를 가벼이 저었다. 년도라는 것은 지루한 불멸의 앞에서 주나 달 따위와 비해서도 별 다른 감상을 얻을 수 없었으나, 올해는 묘하게도 비틀린 기대감이 차올랐다. 운명이나 점 따위를 신봉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굳이 이 자리까지 걸음을 옮기게 할 정도의 의미는 충분하게도.
>>118 열렸다 닫혔다 열렸다 닫혔다 열리는문~ 디어주도 어서오세요~ >>113 확실히 저도 라켈 시트 보면서 우리 애랑 비슷하면서도~ 뭔가 반대인걸~ 같은 느낌을 받긴 했어요! 음- 그래도 친관도 재밌을거 같은데~ 선택지가 둘 다 좋아서 고민이네요 >>117 좋아요 좋아요 천상악역세계정복희망자 게르하르트! 혹시 원하시는 관계 있으실까요!
>>118 대립을 아주 기대하고 있어요... 막 재수없게 웃다가 퍽퍽 맞고 싶은 욕망...
>>119 세계정복부터 사상적으로 문제가 큰 친구죠... 현실적으로 인간들이 강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다른 면으로는 당연하게 우리(변종)가 더 나은 개체들 아니야? 하는 생각을 베이스에 깔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변종 중에서 밤피르들이 더 나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느낌... 지역별로 변종들이 서로를 보는 시선이 다르다고 하셨잖아요? 게르하르트는 변종들끼리도 피가 튀게 싸우던 곳에서 왔기 때문에, 아직도 라이칸스로프를 겉으로는 웃으면서 대할 수 있지만 잠재적인 적대자라고도 생각을 할 거에요. 협력은 할 수 있지만 끝까지 믿지는 않는... 그래서 서로 결집력이 강한 라이칸스로프들은 완전히 믿지 않고, 아웃사이더임을 드러내는 친구들은 믿지 않으면서도 잘 구슬려볼까~ 생각 정도는 할 느낌? ...왜 이렇게 길어졌지?
>>120 수식어가 붙으니까 두배로 부끄러워졌어요 헤일리 직업이 경호원이란 점이 너무 좋아요... 연관된 관계를 짜보면 어떨까요? 경호 대상을 죽였다? 경호를 요청했다? 완전 극단적으로 나뉠 느낌이!
>>122 나도...! 비록 잘할 자신은 없지만 치고박고 싸우는 건 언제라도 환영이라구~? 개인적으로 어디 하나 부러진 게 틀림없는데도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디어뮈드라던지~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대놓고 긁어대는 게르하르트라던지~ 육체적인 싸움도 정신적인 싸움도 그냥 말싸움도 다 좋을 것 같아~
경호 요청은 제 생각에는, 게르하르트는 변종이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뿜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 헤일리가 라이칸스로프란 사실을 눈치채고 경호를 요청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은근히 떠보기도 했을 것 같고 자신의 그... 세계를 변종이 지배하는 계획이나 그런 쪽으로 은근히 어필하고 그랬을 것 같거든요! 경호를 요청하게 된 계기는 아마 게르하르트가 이렇게 까불다가 헌터한테 한번 죽을 정도로 당했다거나 하는 쪽으로 잡아도 좋구요!
헉...... 줍줍 루트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흔치 않은 순수한 선관... 그리고 목숨을 빚졌으면서도 옆에서 같이 일하자고 집적대는 철없는 게르하르트... 헤일리주만 괜찮으시면 이대로 틀을 잡고 싶은데 어떠실까요? 세세한 디테일로 이제, 언제 그런 일이 벌어졌나 싶은 세부사항도 정하는 편이 좋을까요?
>>105 (주목도 -1) 독백 잘 봤어요!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게르하르트가 이번엔 변화를 겪게 될지, 겪는다면 어떤 변화일지 기대되네요.
>>149 각인자랑 권속은 동시에 가능하긴 한데 라이칸/밤피르 쪽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게 보통이에요. 그래서 거의 없는 편! 그리고 권속이 된다고 해서 밤피르가 되지는 않아요. 밤피르의 피를 마셔야 밤피르가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라이칸은 밤피르의 피를 마셔도 효과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