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나리랑 한결쌤 아마 수술실 앞에 있을 텐데 한결쌤은 계속 멍때리고 있고 나리는 전화로 엘리트랍시고 기사 뽑아대는 기자 명단 알아내라고 어디에 전화 걸다가 느긋하게 끊고 혜우랑 성운이 쳐다볼 것 같지... 특히 한결쌤 '내 잘못이에요' 이거 계속 입술로 달싹이고 있을 것 같고 뭘 할 수 있다고. 하자마자 입 다물고 몸 움찔 떠는데 그... 눈은... 안 보는 게 좋다... 나리는 결국 터질 게 터졌구나 싶은 눈으로 한결이 보면서 토닥이다 자리 비켜주고.
수술 끝났을 때는 나리는 고생 많았어요. 나중에 꼭 사례할 테니 지금은 학생도 푹 쉬어요. 태오를 살려줘서 고맙고... 할 것 같구 한결은 말하지 못하니까 달달 떨리는 손으로 고맙다고 수화 하다가 털썩 무릎꿇고 덜덜덜 떨기만 할 것 같고
아니 나리 왤케 담담한가요? 싶지만 과연 속은 그럴까 평생을 정적 사이에서 싸워와서 약점 드러내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버릇 들인 사람들은...(더보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ㅋㅋㅋㅋㅋㅋㅋㅋ하 그렇디 맛있지...😊 나리태오 진짜진짜 맛있구 이쪽은 이제 느와르 느낌까지 낭낭하니 나도 하... 돈주고 남한테 대신 써달라 맡겨보고 싶군. 이런 생각 하게 됨😏 주ㅋㅋㅋ식ㅋㅋㅋ투ㅋㅋㅋ자ㅋㅋㅋㅋㅋ 밈미 어리숙한 사람인 게 또 매력임 언젠가 그 정세를 꿰뚫어도 어리숙한 척 파고들면 좋겠다.
호호 두려워 말라 안 잡아먹는다(?) 가방 안에 돈 들어있으면 그간 받거나 준(...) 짬이 있어서 돈 단위랑 부피로 얼마 정도겠군. 하고 말하는거지😏
아~@@!!!!!!! 이 사람 왤케 맛잘알임??? 커스텀이래 대박이다 딸기향 진하대 미치겠군... 아임스핀. 나리 고개 끄덕이면서 기다리다가 현태오 소리에 눈 슬쩍 들더니 느긋하게 소문 듣듯 고개 끄덕이다가 한결이랑 태오가 한 일을 듣고 "흠……." 하고 뜸 한 번 들이더니 고개 끄덕이는거지~ "썩 유쾌한 정보는 아니지만 데 마레의 동향 정도는 알겠구나." 하다가도... 눈은 '어쩐지 그렇다 했어...' 하는 눈치고
"앞으로는 태오 말고 '수석 엔지니어'라고 하거라. 사소한 것에서 네 정체를 유추할 수 있을 테니." 하고 정정해줄 듯... 여기서는 그 이름 쓰인다고... 무려 메트로폴리스 수석 엔지니어가 태오였습니다 짜잔~😏 < 이 부분 불편하면 꼭 말해주기~ 나리는 밈미가 굳이 '저지먼트 현태오' 얘기를 했다는 점과 '자기 이름'을 빌려준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찾아왔단 점에서 밈미라는 걸 눈치챘을 것 같거든. 입은 꾹 닫고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겠지만👍
그리고 "밑으로 내려가서 딜러 '강 씨'에게 가서 돈 만원 빼고 싹 배팅해서 게임 3판 요청해. 2판은 다 잃을 거다. 마지막 판에서 미리 빼둔 만원으로 참가하면 원금 전체 회수할 테고, 지금은 추적에서 제할 수 있게 칩으로 줄 테니 오늘 포함 사흘 걸쳐서 나눠 대금 수령하거라. 네 도박으로 딴 돈처럼 보이게끔." 하실 거양...😏
순수하게 남고 싶었던 사람을, 혜우는 기어이 인첨공으로 추락시켰다. 흑요석일 수도 있던 것을 심연으로 만들었고, 순수하고 달콤한 사랑일 것을 그 속에 타들어가고 찌든 악의를 품게 만든다. 한결은 눈앞의 혜우를 위험하다 판단했다.
데 마레의 형제자매라 한들, 위험한 자는 있기 마런일 테니. 형제끼리는 싸우는 것이 아니라며 스스로를 위로한 한결은 선하게 미소 지으며 이야기를 경청했다.
솔직하게, 라.
솔직하게. 무엇보다 아픈 말이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나를 알아가는 첫 과정이라고 한결도 내담자에게 이따금 얘기하기 때문이다. 내가 내 편이 되어주지 않으면 누가 되어주겠냐며, 감정에 솔직해지라 해놓고 스스로는 이렇게 감정을 억누른다. 하지만 이 솔직함도 정도가 있는 법이지 않은가. 아니지, 아니야. 고초와 고난을 겪은 태오이기 때문에 더 멀리 두어야 맞지. 그만큼 망가진 아이를 수복하는 과정 정도는, 당신은 그 시간 동안 기다려줄 수 있지 않겠나. 갈 곳이 생긴 자와 다르게 갈 곳 없는 자의 안식을 잠시 기다려주는 것 정도는. 멀어지지 않을 거라고 해도.
죄다 멀리 해야지. 한결 또한 특유의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었다. 한결은 느릿하게 적어내리는 연락처를 향해 눈을 굴리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레벨 4가 척을 진 상대를 만들어 좋을 일 없다고 하니 거절할 수 없다. 잘 부탁한다는 듯 한결은 손을 느릿하게 움직이더니,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따라해보라는 듯 동작을 천천히 보여주었다.
맞음 나리태오 중화풍느와르 느낌 낭낭하고, 한결태오는 현대? 좀 뇌절치면 학교느낌에서 피폐를 섞은 그런 느낌이라서 각각의 맛이 있다. 주식투자 했지만 나는 주식을 못하는 사람이라 알아....내 주식은 개털이 될거야 (이런말) 대다수 상황에서 똑부러지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어수룩한게 이혜성이니까(?) 그렇게 되면 이혜성 금이 한정 퐉스에서 그냥 호랭이로 진화하는데 그거 맞?아? 되게 위험한 느낌인데 또 맛있고 근데 내가 그걸 표현 못하는 사람이고 왱알왱알
잡아먹진 않아도 손바닥 위에서 데굴데굴 굴려버릴 것 같아요 나리(진지) 블랙데빌 커스텀 존@나 퍼@킹 섹시하니카(?) 이혜성 나리가 고개 끄덕이면 그제서야 속으로 안도하고 무릎 위에 올린 손으로 제 무릎 톡톡 두드리다가 데 마레라는 말에 보이지 않게 미아핑 찍음. 이건 또 뭐야? 하고 그렇다 이혜성은 안햐를 알지만 데마레는 모른다 이게 바로 남의 서사에 발 안담근 사람의 폐해다(이럼)
아 아 아 이렇게 들켜버리나요 아 이혜성 조졌다는 표정 짓는데 노이즈 크게 흔들리는거지. 이혜성 머리 굴러가는 소리 들린다 데굴데굴...... 앓는 소리 내면서 미약하게 "혹시 두번 이름 빌려주신 거에서 한번 사용한 걸로 까실건가요?" 하고 꿍얼거리는 이혜성이 있다는데 더보기
고개 끄덕끄덕하면서 듣다가 사흘동안 와야한다는 소리에 잠시 멈칫하고는 복잡하게 담배 쭉 피고 휴대용 재떨이에 담배 비벼끄고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양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트레인지에 관련된 소문을 한가지 더 얹어서 알려드릴까 하는데." 하면서 율럭키에 대한 것도 고저없는 목소리로 읊음. 샹그릴라를 제공받고 있다는 그런 소문?(청윤주가 제안해줬으니 여기서 써먹음) 그러면서 낮게 웃으며 "어르신께서는 이미 파악하고 있는 정보일테지만 저희 비사문천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꽤- 곤란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하고 이혜성이 말 덧붙힌 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함.
나가기 전에 유교걸답게 예의바르게 인사하지 않을까... 실례했습니다 하는 말도 하면서(?)
그래서일까. 마지막 날의 전날, 카페 마감 시간. 리라는 저지먼트 부원 모두에게 구름 모양의 초대장을 돌렸다. 목화고 댄스부 '코튼 캔디'의 공연에 초대한다는 내용의 카드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표면에 보석 가루라도 뿌린 듯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댄스부 공연 프로그램 : situplay>1597044213>893
그리고 당일. 댄스부의 공연은 지난날 줄곧 그래왔듯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오랜 기간을 들여 알차게 준비했던 퍼포먼스 무대는 모두의 호평을 받았고, 뜻밖의 게스트는 지난 연습 기간이 무색하지 않게 색다른 매력을 마음껏 뽐내며 자칫 늘어질 수 있었던 공연장에 긴장감을 줬다. 깔끔히 묶어올린 포니테일 하며 댄스부원들의 세밀한 터치로 평소보다 더 화려해진 이목구비가 조명 아래서 빛을 발했으며 그만큼 파격적이었던 의상은 공연장의 열기를 있는 대로 끌어올린다. 누가 셔츠 아래에 하네스를 할 거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백댄서로 태오와 함께 무대에 선 채영은 함성이 터져나오는 관객석을 바라보며 직감했다.
이번 축제, 대성공이구나!
청소년답고 청량한 1부, 뜨겁고 파워풀한 2부. 모든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천천히 자리를 정리했다.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무대라도 같은 걸 몇 번 보면 질리기 마련이니까. 팜플렛에 쓰여 있는 프로그램 또한 끝났으니 굳이 이곳에 더 자리잡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공연장의 공기가 어수선해진다.
그 때. 공연장 전체의 불이 나갔다.
웅성웅성, 혼란 반 당황 반의 목소리들이 저마다 떠들다가 한데 뭉쳐서 공간을 술렁이게 한다. 뭐지? 정전? 갑자기? 몇십 초는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기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또한, 목화고의 유능한 댄서들이 마지막을 장식할 스페셜 공연을 위해 대열을 정비하기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다. 관객들의 목소리에 묻혀 존재감 크지 않은 무대 위의 발소리가 몇몇 눈치 좋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이내 암순응된 눈들이 무대 위에서 바삐 움직이는 실루엣을 목격한다면 조명보다 음악이 한발 더 앞선다.
강렬한 녹색 조명이 무대를 밝힌다. Special 01 - team A, 3D (highlight) https://youtu.be/XpDEEnZQxNU?si=W3UrM9qjrdved9p7
팀 A, 2부의 파워풀한 컨셉을 이어가는 댄스부 최고참 라인들의 춤. 3년간 갈고닦은 기본기와 여유가 특히 돋보인 안무는 식어가던 공연장의 열기를 다시 끌어올린다. 하이라이트 커버인 만큼 짧지만 강렬한 점화를 뒤로 한 채 그들이 손을 흔들면서 물러나면—
Special 02 - team B, shhh (full) https://youtu.be/5MkRxG6DZPY?si=us0F4MTZpN_HuF3h
곧바로 팀 B가 등장한다. 1학년으로 이루어진 팀. 1부에서 입었던 흰 티셔츠와 청바지에는 그 시기만의 패기와 자신감, 에너제틱함과 풋풋함이 묻어난다. 청량한 무대가 진행되는 순간 관객들은 일제히 발이 묶이고 말았다.
동시에 궁금해하고 마는 거다. 앞선 무대들이 이렇다면, '온더로드 걔' 가 있는 무대는 과연 어떻게 꾸며질까?
정답을 확인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줄곧 강렬했던 조명이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으로 변화하는 순간, 무대 위쪽에서 구름과 별 모양의 새하얀 오브젝트가 빛을 발하며 내려왔다. 그 위에는 앞선 무대들과 전혀 다른 하늘하늘한 의상을 입은 댄스부원들이 앉아있었다. 프릴과 레이스, 리본으로 꾸며진 폭신폭신한 의상. 가장 늦게 등장한 중앙의 별 모양 오브젝트에 핸드 마이크를 들고 앉아있는 하얀 머리카락의 여자아이.
Special Live - parade (1절, Rira Lee SOLO) https://youtu.be/Vvs8fEBne-I?si=hTwm316ZfIXRB1gg
진짜 놀란 게 뭔지 아니 알람이 다정한 거 설레는 거 유난히 무겁던 눈꺼풀이 번쩍 떠지는 거 가벼운 거 어딘가 전부 다 낯선 이 기분 침대와 벽지 창 밖도 다 어딘가 멀리 난 떠나온 기분 딱 그 느낌이야 네가 내게 온 그 날 후로 부쩍 친절한 이 도시가 날 반겨주는 걸 it's like dururururu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참 걷고 싶은 날이야 다 손을 흔들며 it's like dururururu
마이크를 타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공연장을 채워간다. 함께 등장한 팀원들과 시선을 교환하기도, 관객석을 보기도 하며 진행되던 라이브는 특정 가사를 읊는 동안 놀라운 우연처럼 누군가에게 가 닿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면 비로소 마무리다.
대형이 정리되고,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천장에서 내려온 오브젝트들에서 알록달록한 컨페티가 흩날렸다.
Special 03 - team C, Magnetic (full) https://youtu.be/9RYS2KwKaRo?si=ZbEl1FWb32mRB5sx
손님이 빠질 시간에 찾아온 부모님의 모습에 혜성은 같이 정리하고 있던 부원에게 잠시 부탁을 남기고 부모님에게 다가갔다.
"돌아가기 전에 우리 딸, 얼굴 한번 더 보고 가려고 왔지. 바쁜 시간에 온 건 아니지? 괜찮아?" "괜찮아요. 기껏 오셨는데 자주 시간 못 보내서 죄송해요." "미안할 것도 많아. 우리는 그냥 네가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거면 괜찮아!" "그래. 혜성아. 우린 네가 잘 지내고 있는 거면 괜찮단다."
혜성은 부모님과 천천히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메이드복 입은 동생의 사진을 보고 제 오빠가 얼마나 폭소를 할지 생각만 해도 달갑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모든 것이 마무리되고, 마침내 조금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염증이 와서 저릿저릿한 손가락을 찬물에 담가 염증을 가라앉히고, 사랑하는 이에게 기대여 묵은 피로를 내려놓기로 했을 때···
삐이이익, 삐이이익, 하는 굉음이 머리를 울렸다.
전화기 너머에서 병원의 이름을 고함치는 유준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 성운은 전혀 잠에 겨운 기색이 아니었다. 거실 저편을 가로질러 외투 한 벌과 바지와 하네스가 날아오는 게 보였다. 성운은 그것들을 쥔 채로 급하게 침실 밖으로 나갔다. 옷 스치는 소리와 장구 짤랑대는 소리가 얼마나 들렸을까 성운은 30초도 안 돼서 방 안으로 돌아왔다. 미리 다 세팅되어 있던 하네스와 외투를 걸친, 성운 나름의 완전무장 상태였다. 그는··· 이제 이런 일들을 준비해놓기로 한 모양이었다.
“─야, 천혜우. 내가 무슨 반려동물도 아니고 뭐야 그게.”
혜우가 건네어오는 말에 돌아오는 성운의 대답은 뜻밖에도, 왠지 익숙한 불퉁스러움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서 찾아볼 수 없던 단호함도.
“같이 가.”
불안함은 돌이 되어 그를 꺾어버리는 게 아니라, 숫돌이 되어 그를 날카롭게 벼려놓고 있었다. 선명하고 또렷하다 못해, 거의 편집적이고 강박적으로까지 또렷하게 초점이 잡혀 있는 눈을 하고 있는 소년은 흔들림없이 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든 모진 고통과 고난과 급작사태는 소년에게 전쟁을 다시 한번 되새겨주었던 것이다.
“아니면 내가 알아서 뒤쫓아갈 거야.”
전쟁. 전쟁은 변하지 않는다. 혜우가 내놓은 타협안에, 성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뻗었고, 한 켤레 신발이 날아와 그의 손안에 잡혔다. 그리고는 혜우의 손을 마주잡고는, 창문 밖으로 가볍게 뛰어내려 혜우와 함께 깃털처럼 사뿐히 내려앉았다.
성운은 유준을 보고 한 마디 했다.
“능력을 쓰면 훨씬 빨리 갈 수 있어요. 완전 직선거리로 갈 수 있으니까. 서스펜션에 피해 안 주고 사뿐히 잘 내려놓을 자신도 있고요.”
─유준이 어떻게 대답했건, 성운의 그 제안을 거부했더라도, 유준의 차는 평소보다도 훨씬 빨랐을 것이다. 차의 무게가 거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을 테니까. 성운은 흔들림없이, 자색으로 빛나는 눈을 한 채로, 오히려 혜우를 마주 바라보며 혜우의 어깨를 감싸안고 톡톡 두드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차가 멈췄을 때에는, 먼저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서는 혜우의 손을 잡고 차 밖으로 끌어내주기까지 했다. 이런 의료분야에 문외한인 성운도, 인첨공 번화가도 아니고 한밤중인데 대낮처럼 소란스러운 풍경이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은 알 만도 하다. 그렇지만 성운은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네 생각만큼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간호사의 필터링이라곤 전혀 없는 설명에도, 머리 좋음으로 인해 그 전문 용어들이 어떤 꼬락서니를 의미하는지 유추할 수 있음에도, 성운이 두려워하는 것은 혹여나 네가 그 설명들에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실려와 죽어가는 게 다른 이가 아닌 천혜우 너였다면, 그래, 성운은 지금 당신이 기대하는 반응을 상당수 보여줄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두려움과 슬픔의 날이 아니라, 착잡한 분노의 날인 것을.
메이드로 일하면서, 몇 번 얼굴 마주친 적 있는 이들. 옆에서 귀동냥으로 들은 소리 덕에 누가 누군지는 어느 정도 안다. 이들이 태오와 어떤 관계인지도 얼추 어림짐작하는 바가 있고. 물론 얼추 어림짐작이니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겠다만, 그 정도의 얕은 정보를 접한 이들이 유추할 만한 결론에는 도달해있으리라. 성운은 혜우와 마주선 채로, 단 한 치도 흔들리지 않고 그 시선을 두 사람과 빳빳이 마주했다. 보라색의 눈. 아니, 일단 그 색채를 일컫기에 인간의 언어로 가장 가까운 언어가 보라색이기에 일단 보라색이라 부르는 눈. 그러나 보라색이라는 단어만으로 일컫기에는 한참 부족한, 인간의 지식 너머에 있는 색채를 하고 있는 눈.
그러고 보면, 두 사람 모두 성운과 이렇게 면대면으로 마주치는 것은 처음이었던가. 오늘은 당신들이 나와 같은 방관자의 객석에서, 나와 같은 높이의 자리에서 얌전히 입을 다물고 있어주기를 바란다. 지금 백의를 입고 있는 내 연인과 그 의오빠에게 비슷한 환자가 당장 더 늘어나는 건 그렇게 달가운 일이 아닐 테니까.
수술실 안에서 사투가 벌어지는 동안, 성운은 두 사람과 가만히 마주서서 두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따금 수술실 쪽으로 눈을 힐끔힐끔 돌리며. 혹여 두 사람이 수술실 앞을 떠난다고 해도, 성운은 수술실 앞을 지키고 서있을 것이다.
“뒤숭숭하니까 따라왔겠죠.“ 성운은 유준의 말에 앙칼지게 대답했다. “내가 걱정하는 건 혜우가 실패하는 게 아니라 혜우가 느낄 심적 고통이에요.”
성운은 한숨을 내뱉었다.
“정말이지, 이 사람이고 저 사람이고 혜우를 아프게 하지 못해 안달이네요.”
그리고 사투가 끝났다.
혜우가 문을 열고 나오자 성운이 가장 먼저 한 것은 혜우의 안색을 살피는 일이었고, 그 다음에는 혜우를 끌어안아주려 시도한 일이었다. 물론 피 때문에 거부당했을 것이고, 순순히 떨어져 안경을 받아줬겠지만. 화장실로 향하는 혜우를 보고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려 발걸음을 옮기는 성운의 어깨를 붙잡는 유준의 팔에, 성운은 유준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잠깐 입을 다물고는, 혜우가 사라져간 방향을 보다가, 후,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요. 결국에는 혼자 견디고 싶은 것도 있는 거니까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습도 있을 테고. 그런 모습들도 모두 사랑해줄 수 있고 같이 견뎌줄 수 있지만··· 혜우한테 그 편이 낫다면,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 성운은, 미리 간호사에게 부탁해서 받아놓고 있던 수건을 들고 혜우를 맞이해줬을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너스레를 떨며 다가오는 네게 수건을 건네어주고는, 그제서야 꼭 마주안아 다독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