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성하제도 끝나가고 비번이라 오늘은 알바를 풀타임으로 했는데, 새봄이가 어디서 샷건을 두 개나 가져와서는 우리 점포 앞에서 팡팡 쏴 대는 게 아닌가. 당연히 사람들은 기겁해서 도망가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기겁하고 말리고 보니 새봄이 능력으로 사탕이랑 마시멜로만 나오는 총인 게 나름 귀여운 이벤트였으나... 진짜 총 소리랑 똑같은 소음이 한참 난 탓에 누가 안티스킬에 신고했더라. 출동한 안티스킬한테 싹싹 빌고 놀란 시민들한테 싹싹 빌고 빡친 사장님한테 싹싹 빌고...... 당연히 새봄이도 같이 싹싹 빌었고, 그 뒤에는 종일 달다구리를 '안전하게' 만들어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나눠 주더라. 당시엔 진짜 혼이 빠지는 줄만 알았지만, 이벤트를 벌인 동기랑 이벤트가 사건사고로 변질된 뒤의 대처는 고마웠다.
어쨌거나 상황이 수습된 뒤 야간 알바를 마저 하는데, 와... 진짜 세상은 넓고 수박은 많다. FF(즉석식품 코너)에서 계속 서성이기에 흔한 결정 장애 손님이려니 했는데, 그동안 포장 뜯어서 찔끔찔끔 먹고 있더라. 그러곤 모른 척 나가려 드는 거에 눈이 돌아서 비비탄 샷건을 꺼내 버렸다. 오늘 저희 점포에서 총기 난사 사건 있었던 거 못 들으셨냐 그 문 여는 즉시 쏘겠다 공갈 치면서. 수박이 신고할 거라 뻗대기에 신고하면 댁이 무전취식한 CCTV 영상 바로 제출하겠다고 맞섰다. 그제야 돈이 없었다고 싹싹 비는데, 못 미더워 능력으로 확인하니 진짜긴 하더라. 하지만, 첨부터 사정했으면 몰라 훔쳐먹고 도망치던 걸 왜 봐 줘? 안티스킬에 다시 신고해서 넘겨 버렸다. 출동한 안티스킬이 또 너냐는 시선을 던진 것도 같았지만 어쩌겠어? 이번엔 피해자였다구~
오늘의 일기 끗!!
/situplay>1597044469>776 새봄주 답변을 겸해서 올려 봤어요~~^^ 진행 중에 썼던 내용이라 이미 드러났다고 생각해서 쓴 대산데 서연이를 솔직한 아이로 봐 주셔셔 감사해요>< 기왕이면 솔직한 아이가 되길 바라고는 있어요. 타인을 요행히 속일 순 있다 해도 스스로를 속이는 건 웬만해선 힘들 테니까요
마지막 날의 무대까지 환상적으로 마무리한 성하제가 막을 내렸다. 저지먼트 카페며 모종의 실종 사건이며 다사다난했지만, 그래도 누구나 이대로 지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
그 사이 나는 모종의 예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표면 뿐인 평화와 평온 속에 서서히 여운이 흐려져가는 그, 새벽.
새카만 새벽 3시.
삐이이익! 삐이이익!
"에흐아!?"
나는 성하제 기간 동안 고생했을 성운을 안고 푹 잠들어 있었다. 자그만 몸을 옆구리에 끼고 곤히 자고 있던 나를 폰의 긴급 알람이 깨웠다.
"ㅁㅁㅁ머야 머 뭐야?!"
소스라치며 일어나서 폰을 집어들었다. 화면은 번쩍번쩍 점멸하며 요란하게 울어대고 있었다. 알람 중지가 아닌 통화 버튼이 떠 있길래 반사적으로 전화를 받자 다급한 유준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왜 이렇게 늦게 받아! 파나케이아! 긴급 요청이다 얼른 나와!] "그게 ㅁ" [XX병원!]
병원 이름을 듣자마자 잠이 확 깼다. 동시에 올 것이 왔다는 직감이 척추를 짜릿하게 훑었다.
나는 바로 알겠다 대답했다. 그리고 곧장 성운을 깨워- 아니, 이미 일어나 있었던가. 잠에 겨운 내 작은 연인에게 말했다.
"성운아, 나 부르는 곳이 있어서 지금 나가 봐야 해. 언제 올 지 모르니까 마저 자고 있어. 허전하지 않게 내 잠옷 주고 갈게."
그러면서 잠옷을 걷으려는데, 성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희미하지만 선명한 불안이 담긴 목소리, 돌아보니 금새 구름이 드리울 듯한 보랏빛 눈동자에 안 된다는 설득은 포기했다.
대신-
"그래. 그럼 같이 가자. 대신에 이건 내가 [파나케이아]로서 받은 의뢰니까, 넌 얌전히 박유준이랑 있어. 이게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최선이야."
그렇게 말하는데, 아지트 밖에서 빵빵대는 클락션 소리가 들려왔다. 이 밤중에 차도 없겠다 아주 풀 스피드로 달려온 모양이었다. 성운에게 미안하지만, 대충 겉옷만 입으라고 하곤 나 역시 후드 집업 하나만 걸쳤다.
어차피 가면 백의를 입게 될 테니까.
성운이 옷을 다 입거든 손을 꼭 잡고 나와서 아지트 바로 앞에 대기하던 유준의 차에 올라탔다. 매끈한 차 한 대가 붉은 라이트 빛을 흘리며 도로를 질주했다.
가는 동안 별다른 말은 오가지 않았다. 유준이 백미러로 동승한 성운을 힐끔, 보긴 했지만 말없이 차를 신속 정확하게 몰았다.
나는 그것이 익숙한 듯 뒷좌석에 몸을 묻고 성운을 내 품에 끌어당겼다. 전혀 동요하지 않고, 떨리거나 당황함도 없이, 오히려 성운이 이 밤중에 벌어진 상황에 긴장하지 않도록 등을 토닥여주고 볼을 쓸어주려 했다.
한밤의 빈 거리에 교통체증 따위 없었다. 호출한 병원에 도착하는 건, 정말 눈 깜짝할 새였다. 차가 멈추자마자 성운의 손을 잡고 내렸다.
"...!!!..." "!!...!!!!..."
그러나 오밤중의 병원은 거리와 달리 마치 대낮처럼 소란스러웠다. 옷이 온통 피범벅인 의료진 몇이 바삐 오가고 있었으며 간호사 몇몇은 다급하게 연락을 돌리거나 약이며 도구 따위를 들고 종종걸음을 쳤다. 그 중에는 여분의 혈액팩을 어디론가 가져가는 간호사도 있었다. 그것을 물끄러미 보는 나와 달리 유준이 의국에 재빨리 보고했다.
"파견 요청하신 파나케이아, 도착했습니다." "아 네! 이쪽으로!"
그렇게 한 간호사의 안내로 수술실 앞까지 안내받았다. 병원에 들어와서 가는 내내 성운의 손을 잡고 있었다.
수술실에 가는 동안 [환자]의 처치 현황에 대해서 들었다. 성운이라는 제3자가 있는데도 말을 가리지 못 하는 걸 보니 이 상황의 급박함이 어느 정도인지 피부로 오싹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도중에 성운을 한 번 돌아보았다. 과격한 설명에 너무 놀라진 않았나 살폈고, 혹시 몰라 잡은 손을 더 꼭 쥐어주었다.
금방 도착한 수술실 앞에서 낯익은 두 사람을 보았다. 장승마냥 허우대만 훌쩍해선, 이 순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두 사람을 마주해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이 순간에 대한 작은 승리감이었다.
"성운아, 이것 좀 가지고 있어줄래?"
상황이 긴급한지라 별개의 소독이니 뭐니 절차대로 할 시간은 없었다. 유일하게 걸쳤던 후드 집업을 벗어 성운에게 건네주었다. 잠옷용 검은 캐미솔과 3부 팬츠의 민망한 차림이 드러났지만 개의치 않았다.
"나 다녀올게. 선생님이랑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말하며 집업 대신 백의를 걸치는 동안 유준이 뒤에서 내 머리를 모아 흘러내리지 않게 틀어주었다. 머리 뭉치를 단단히 고정하고, 시야로 튈 혈액 방지용 무도수 안경을 썼다. 간단히 소독한 양 손에는 멸균된 라텍스 장갑이 씌워졌다. 마지막으로 큼직한 수술용 마스크까지 얼굴에 드리웠다.
그 모든 과정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졌다. 순식간에 수술 복장이 갖춰지자마자 그 앞에 있던 사람들을 헤치며 나아갔다.
"비키세요. 당신들이 뭘 할 수 있다고."
그 둘을 지나칠 땐 그 한 마디를 말했다. 무심하게, 그것이 사실 아니냐는 어조로.
그리고 등 뒤에서 수술실의 문이 닫혔다.
창백하고 눈 부신 수술대 조명 아래 검붉게 이지러진 팔뚝이 보였다. 그 끝에 있을 그 손은.
"...후."
심호흡 크게 한 번 하고 서둘러 수술대 옆으로 갔다. 현재 진행 중인 시술의 현황을 간단히 듣고 보조할 집게, 겸자를 들며 지시를 시작했다.
"혈관부터. 추가 수혈 준비. 헤모스탓 제거. 쓰리, 투, 원." "세추레이션 확인. 스파인 중심, 조직 수복 시작, 주변 이물질 제거 서둘러." "심박 맥박? 체크. 혈액순환 확인. 역류 주의. 수혈 추가." "셀프 체크. 신경 손상 수복. 각 장기 손상 수복. 캡슐 일제 수복. " "블리딩 라스트 체크. 리덕션. 본셀 수복, 접합 확인." "수혈 추가. 폐복 준비. 디셋 대기. 안티, 대기. 라스트 체크. 쓰리, 투, 원."
개복한 내부에 대한 처치와 회복을 꼼꼼히 마치고서 신호에 맞춰 개복한 배를 닫는 것으로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순조롭게, 개복한 흔적마저 남지 않게 회복시키며 나는 본의 아니게 내 앞에서 헐벗게 된 내 의남매를 향해 키득였다.
"오빠 큰일났네- 동생 앞에서 요렇게 깨벗고 말야. 남사시럽게 그냥. 이래서 장가는 어떻게 가나, 응? 아니 시집인가?"
이런 상황 따윈 여유라는 듯, 느긋하게 농담까지 해가며 태오의 몸을 전체적으로 회복시켰다. 이제 절단마저도 붙일 수 있는 수준이 된 내 능력은 호버 택시에 떨어져 말 그대로 넝마가 된 상태마저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범벅인 것을 빼면 떨어지기 전의 원형을 되찾아갔다. 그 와중에 앞서 있었을 흉터마저도 없앴을 지 모르지만-
"오늘 일은 평생에 걸쳐서 받아낼 거니까 각오하는게 좋아."
나는 원형을 되찾은 팔을 조심히 쓸며 중얼거렸다. 주변을 정리하던 간호사에게 알콜거즈를 요청해 한아름 받아냈다. 그걸로 얼룩덜룩한 태오의 몸을 대강 닦아주려 하며 겸사겸사 문신도 구경했다. 여태 제대로 본 적 없는 문신이, 다행히도 이지러지지 않고 잘 이어져 있었다.
"흐응-"
항상 소매며 붕대로 가리고 있더니, 이런게 있었구나.
나는 나가야 할 때까지 그 옆에 앉아 문신을 구경했다. 환하던 [수술중] 등이 툭 꺼지고, 태오에게 필요한 수액 링거가 다 달리고 나면, 싫어도 퇴장해야 할 때였다.
"고생하셨습니다."
자잘한 처치가 남은 의료진을 뒤로 하고 먼저 나갔다.
...수술실 밖에는 누가 있었을까.
유준은 성운을 데리고 별도로 마련된 대기실로 가려고 했겠지만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겠다면 아마 같이 기다려줬을 것이었다. 그랬다면 나오자마자 놀란 눈으로 성운이부터 바라봤겠지.
"성운아! 아구, 대기실 가서 좀 누워있지- 기다리느라 고생했어. 응. 다 잘 됐으니까, 걱정 말아."
붉은 눈과 검은 눈- 두 형제는 아직 있었을까.
있었다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허리에 착, 손을 얹으며 말했겠지.
"수술도 치료도 다 잘 끝났으니까 걱정 마세요. 남은 건 기력 회복 뿐! 정말, 저 없었으면 큰일 났을 거라구요. 제가 유늩, 아니, 유능해서 다행인 줄 아세요. 어휴, 우리 오빠 고운 몸 다신 못 볼 뻔 했네. 그러니까 두 분, 나중에 저한테 사례하세요! 거하게!"
적지 않게 피범벅이지만 쌩쌩하게 말하곤 안경을 벗어 유준이나 성운에게 맡기곤 혼자 터벅터벅 걸어갔다.
"화장실 다녀올게-"
태연히, 쾌활하게, 그렇게 자리를 옮겨선 화장실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안쪽 칸으로 들어가 구역질을 해댔다.
"우웩, 웨엑-"
신물과 위액과 타액 밖에 나올 것이 없지만 내장이라도 쏟아낼 듯 구역질을 했다. 겨우 헛구역질이 잦아들고 나면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그 때까지 참고 있던 울음을 터뜨렸다.
"으흑! 흑, 흐아, 하, 흐어어어......"
그마저도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갈까 봐, 소매를 입에 물고 소리를 죽여가며 울었다.
"흐으으으..."
무서웠다. 정말 무서웠다.
내 눈 앞에서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그 모습이 곧 숨이 끊길 듯한 그 모습이 눈 앞에 선해 몇 번이고 심박을 체크했다. 정말 수십번 맥박이 떨어지지는 않는지 확인했다. 그래서 더 필사적으로, 더 심혈을 기울여 능력을 쓰면서도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을 참았다. 안 된다고, 지금은 아니라고, 끝까지 나를 채찍질 했다. 수술실 밖으로 나와 긴장이 느슨해졌을 때도 울컥할 뻔 했지만 일부러 혀를 씹어 견뎠다. 그 모든 순간을 버티고, 견뎌내어 이 자리에 주저앉을 때까지...
"으으윽..."
차갑고 딱딱한 그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그리 길지 않게, 눈물 콧물 쏟을 만큼 쏟아내고 일부러 찬물로 가슴팍까지 젖을 정도로 세수를 하고선 찬물에 그래진 양, 으 추워-를 연발하며 돌아갔다.
아마도, 그 사이 태오가 옮겨졌을 병실로.
가거든 수압이 너무 세서 물이 다 튀었다며 수건 좀 달라고 너스레를 떨고 성운이에겐 몸이 식어 추워졌다며 달라붙으려 했겠지...
그러면서, 태오도 살피고, 다시금 울컥 하려는 걸, 입술 깨물어 참으며 싱긋- 웃어보였겠지...
그리고 이건, 수술실에서 한창 긴박한 시술이 오가는 사이 있었던 유준이 성운에게 했을 말들.
"분위기 뒤숭숭한데 뭐하러 따라왔냐. 집에서 기다리지."
"뭐, 너무 걱정 말어라. 쟤 요즘 능력 물 올라서 외상 앵간한 건 다 고친다."
"그나저나 거 사고 한 번 살벌하게 쳤네. 무슨 꿍꿍이래."
기나긴 수술이 끝나, 내가 화장실에 간 사이엔-
"야야, 따라가지 말고 여기 있어. 돌아오면 아무 말 말고 안아주기나 해."
"지금은 그게 제일일 거다. 그래, 이제보니, 와줘서 고맙다."
그런 말들을 하며, 끝에는 성운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려 했을 것이었다.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묘사한 부분들이 좀 많나...? 태오주가 생각한 맥락에 맞지 않거나 고쳤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으면 얘기해줘-
단촐한 문장으로 시작된 작은 바람이었다. 언젠가, 그 언젠가를 기원하며 보낸 시간이 있었다.
바람을 싹틔워 키우는 동안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준비에 준비를 거듭하는 동안 그 모든 날이 결코 순조롭지만은 않은 나날이었지만 기어코 그 모든 날을 넘어, 이 자리까지 왔다.
오늘은, 너와 내가 아닌, [우리]로서 저 무대 위에 오르는 날이리라.
성하제 마지막 날 무대를 오른다는 것은 이 성대한 축제의 마무리를 짓는 한 가닥이 된다는 의미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오늘 무대에 오르는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세심히 준비하며 긴장했다.
그것은 그들 중에 포함된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여럿이 조금씩 공간을 나눠 쓰는 대기실 한켠에서 우리는 미리 준비한 의상을 입고 아티스트들에게 치장을 맡겼다. 머리를 올리고 묶고, 스프레이를 뿌리고 왁스를 바르고, 얼굴에도 이것저것 바르고 그리고 하는 도중, 그런 것들에 이미 익숙한 나는 성운을 힐끔 보며 물었다.
"...성운아. 긴장 돼?"
뒤에서 머리카락을 모아 모양을 잡고 있었으므로 성운을 마주 볼 수는 없었다. 그래서 곁눈으로만 바라보며, 혹여 시선이 마주치면 눈웃음을 살짝 지어줬겠지.
"너무 진지하게 생각 말아. 오늘은 그저 즐기기만 하면 돼. 무대에 오른 순간부터, 그 공간은 오롯이 우리의 공간이니까."
가능하다면 손을 뻗어 성운의 손을 잡아주려 하며 말했다.
"그것만 기억해. 그저 즐겁게, 즐거운 연주를 하자."
남들에게 선보이기 위해서가 아닌 함께 연주하자는 약속을 지키러 나왔을 뿐인 거야. 우린.
공연은 하나 둘 사고 없이 잘 흘러가 어느새 우리의 바로 앞 차례까지 도달했다.
앞팀의 무대가 성황리에 끝나고 아름다운 세공이 갖춰진 피아노와 첼로가 무대에 등장하고 리라에게 부탁해 제작한 오브젝트들이 무대에 늘어놓이면 드디어 우리 차례였다.
입장 직전, 나는 성운을 바라보았다. 얼굴 반쪽에 독특한 문양을 그려넣고, 머리는 화려하게 올려 여러 장식을 꽂았으며 옷은, 드레스가 아닌 바지 연미복의 차림을 하고서 나와 비슷하지만 다른- 미니 드레스 차림일 성운을 바라보며 한 손을 내밀었다.
"에스코트 하겠습니다. 레이디."
싱긋 웃으며 한 손을 받아 무대로 나아갔다.
자, 그 동안의 준비를 모두 쏟아낼 시간이다.
제일 먼저 무대 한 가운데 서서 청중을 향해 인사했다.
각자 드레스 자락을 잡고, 연미복 꼬리를 잡으며 우아하게, 아름답게 인사를 하고 나면 나는 성운을 피아노까지 에스코트하여 자리에 앉는 것까지 도와준 후 피아노와 정 반대 위치에 놓인 첼로로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늘 하듯이- 그러나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활로 지휘라도 하듯 허공에 한 바퀴 빙그르르 돌리고 성운을 향해 시작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합주가 시작되었다.
< 파트 1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
https://www.youtube.com/watch?v=nvFO4uycCWk
첫 곡은 흔히 아는 팝송이었다. 익숙한 곡으로 귀를 여는 인트로이기도 했다. 성운의 피아노 소리가 먼저 들려오고, 오브젝트들이 하나둘 음색에 반응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첼로의 음을 흘려넣었다. 빔 프로젝터로부터 무대 배경으로 알아보기 쉬운 이퀄라이저 영상이 재생되었다. 적절히 편집해 축약한 첫 곡은 비교적 짧았다. 그럼에도 무대는 각종 동물들로 변해 활개치는 오브젝트로 인해 오히려 그 짧음이 아쉬운 느낌으로 흘러갔다.
음이 서서히 사라지고, 오브젝트들도 원형으로 돌아가면-
https://www.youtube.com/watch?v=6adA5okupTI
준비한 두 번째 곡으로 들어갔다. 두 번째 곡은 역시나 유명하지만, 잘 들어본 적 없을 곡으로 했다. 첫 곡의 익숙함을 흐려버리면서 어딘가 모를 낯익음으로 감상에 젖어들도록. 감미롭게, 부드럽게, 촛불이 여리게 흔들리듯이- 피아노와 첼로, 각자의 파트가 명확히 두드러지도록. 오브젝트는 하나 둘 장미의 형상이 되어 곡이 중반을 넘었을 쯤 무대가 크고 작은 다양한 색상의 장미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었다. 배경 영상 역시 여러 장미들의 영상이 적절한 연출과 함께 비추어 무대가 마치, 거대한 꽃다발처럼 보였겠지.
완전히 개화하여 가득 채웠다, 라는 감상이 들면 연주는 끝나고 영상은 연보랏빛 안개 무리가 일렁거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타임엔 성운이 오브젝트 위치 조정을 하는 타이밍이니 성운의 움직임에 맞춰 첼로로 즉석에서 가벼운 음색을 연주했다. 드레스 차림의 성운이었으니, 어여쁜 소녀가 즐거이 뛰노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음을 연주해보았다.
조정을 마친 성운이 자리로 돌아갔을 때가 다음 파트로 넘어갈 때였으니.
< 파트 2 솔리스트, 앤 솔리스트 >
피아노 의자에 성운이 앉은 타이밍에 맞춰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제 2 파트는 어우러지는 합주가 아닌 나도 성운도, 각자 솔리스트로서 경쟁을 펼치듯 연주하는 컨셉이었다. 곡도 그에 맞춰 준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KdFrE4vjuo
파트 2의 첫 곡은 역시나 유명한 곡을 가져왔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유명하면서 피아노와 첼로, 어느 쪽도 겨루기에 뒤지지 않는 곡이라 생각했다. 그 겨룸을 보여주기 위해 나는 일어서서 연주했다. 앉아서 몸에 기대어야 안정적이 되는 첼로를 서서 연주함 자체만으로도 난이도가 올라갔다. 그러나 나는 능숙하게,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연주를 해냈다. 배경 영상은 다양하고 화려한 조명들이 수도 없이 지나가는 장면들이었고 오브젝트는 그 조명들이 영상 밖으로 나온 양 수시로 각종 조명의 모습과 빛을 띄었다. 어떻게 변하는지 눈으로 쫓기 바쁠 정도로 화려했지만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 모든 빛은 사그라들며 형상은 수그러들었다.
아주 잠깐의 텀을 두고 곧장 다음 곡으로 넘어갔다.
https://www.youtube.com/watch?v=LZxaUKxVwr4
파트 2의 두 번째 곡은 딱 첫 소절만 들어도 아! 싶은 곡이었다. 그리고 청중은 동시에 떠올릴 것이었다. 이 인첨공이 인접한 드넓은 그곳을, 그 바다를! 우리의 연주는 그 바다 위에서 풍랑을 헤치는 배 위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각자 선미와 선두에 자리하고 연주로 파도를 타듯이! 평화로움과 극적인 순간, 그 둘을 극명히 나누어 표현하며! 배경 영상 또한 온갖 바다의 모습을 상영했다. 오브젝트들은 어느새 날치떼나 돌고래떼, 갈매기떼 등등이 되어 배경 영상과 함께 활발히 움직였다. 클라이막스에 접어들었을 때- 나는 마치 진짜로 배에 탄 듯 첼로와 함께 몸을 이리저리 기울이며 연주했다. 다 올리지 않고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듯 하게 고개를 저으며 마지막 소절은 특히, 힘을 주어 활을 움직였다.
그리고 탕! 하고 발 구르는 소리를 내면 조용해진 무대에 서서히 어둠이 내렸다.
< 파트 3 사랑에 대하여 >
갑작스레 깔린 어둠에 청중들이 웅성거리기도 전에 또각, 또각, 낭창한 구두굽 소리가 무대에 울렸다. 그 소리는 무대를 가로질렀다. 우측에서 좌측으로, 딱, 첼로가 있던 자리에서 피아노가 있는 자리로. 구둣소리가 멈추면 무대 양 측으로부터 드라이아이스가 흘러나와 무대의 어둠을 한층 신비롭게 연출했다. 그러면 우리는 그 틈을 타 서로의 옷에 달린 브로치의 보석을 눌러 나의 연미복 바지는 화려한 프릴-머메이드 드레스로 성운의 드레스 치마는 허리춤에 풍성한 리본이 달린 깔끔한 정장 반바지로 바뀌었다. 이윽고 드라이 아이스가 걷혀 우리의 모습이 드러나면 그 모습으로 다시 인사를 하고 위치를 바꾼 피아노 의자에 함께 앉으면 청중들은 새로운 무대를 접한 듯한 착각이 들 지도 몰랐다.
https://www.youtube.com/watch?v=3k6yn8Yc8CA
그 속에서 파트 3의 첫 곡은 연주되었다. 사랑, 을 테마로 한 파트이기에 곡들도 모두 그에 맞춰 엄선했다. 첫 곡은 사랑을 자각하고 시작하는 그 시기,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었다. 서로 밀고 당기기를 하며, 서서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가며 어느새 가까워진 거리에 서로의 손을 잡고 사랑을 말하게 되는 그 풋풋함. 그것을 표현하듯 연주 중간중간 성운을 바라보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영상 또한 무수한 꽃이 피고 아름다움을 뽐내다가 파릇한 잎사귀들과 함께 무르익는 장면을 연출했다. 오브젝트 역시 꽃이 필 때엔 흩날리는 꽃잎이 되고, 꽃이 진 자리에 잎사귀가 돋자 그것을 단 나무의 형상을 하여 조금은 비현실적이어도 다채로운 색상으로 그 시기의 찬란함을 표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NRrdDwBAMM
그리고 쉼 없이 두 번째 곡으로 넘어갔다. 사랑이란 항상 즐겁고 행복할 수 만은 없는 것. 두 번째 곡은 그 격동의 시기를 표현하는 곡이었다. 일부러 피아노의 첼로의 파트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음색 역시 강렬한 것으로 골랐다. 연주하는 동안 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성운을 한 번도 바라보지 않았고 미간도 살짝 찡그린 듯 하며 연주를 했다. 영상은 어느새 가을의 풍경을 비추다가 서서히 겨울로 변해갔다. 언제나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은 없음을 표현하듯 조금 전까지만 해도 화사히 아름답던 무대는 눈발 흩날리는 오브젝트 효과로 인해 차갑고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OWpIGlwS-pg
겨울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연주는 자연스럽게 세 번째 곡으로 바뀌었다. 너무도 유명한 곡, 들으면 바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그 곡이었다. 동시에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한 곡이 아닐까 싶었다. 옷깃이 스쳐 시작한 사랑일지라도 나 영원히 당신을 사랑할 것이라는 그 가사처럼 몇 번의 계절이 지나가고 새로이 봄이 온대도 우리 역시 그러하리라, 말하듯이 연주했다. 영상은 서서히 눈이 녹고 얼음이 녹으며 봄이 오고 있었다. 흩날리던 눈발은 잠시 사그라들다가, 조금씩 꽃잎으로 바뀌어갔다. 연주가 무르익을 쯤엔 다시 무대 한 가득 꽃잎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 곡의 연주를 끝으로 우리는 이제 일어설 듯이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배경에 비추던 영상은 페이드아웃하고 오브젝트들도 조용히, 원형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 앙코르 너에게 하고 싶은 말 >
조용히 정리를 하는 듯한 모습은 이제 끝인가- 하는 불러 일으키기 좋았다. 그리고 우리의 노림수는 그것이었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서로를 보며 싱긋 웃고 기습적으로 첫 음을 올렸다. 그리고 이번엔 연주 뿐 만이 아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x3WV9GSOmc
"You're the light, you're the night 당신은 빛이예요, 당신은 밤이죠 You're the color of my blood 당신은 내 피의 색이예요 You're the cure, you're the pain 당신은 치유예요, 당신은 아픔이죠 You're the only thing I wanna touch 당신은 내가 손 대고싶은 유일한 사람이예요 Never knew thatit could mean so much, so much 이런 게 이렇게 의미있었단 걸 몰랐어요-"
어느새 살짝 올린 마이크를 통해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불렀다. 앞선 어떤 연주보다 즐겁게, 경쾌하게, 그리고 사랑을 가득 담아서.
"So love me like you do, lo-lo-love me like you do 그러니 당신에게 하듯이 날 사랑해줘요 Love me like you do, lo-lo-love me like you do 당신에게 하듯이 날 사랑해줘요 Touch me like you do, to-to-touch me like you do 당신에게 하듯이 날 만져봐요 What are you waiting for- 무엇을 기다리나요-"
연주와 노래 뒤로 흐르는 영상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3학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평범하디 평범한 일상의 풍경이었다. 누군가의 등하교길과 출근길, 기억에 남은 데이트 코스, 크고 작은 추억이 남은 장소, 그것들이 하나하나 지나가며 그 앞으로 다양한 동물 오브젝트들이 활개를 쳤다. 문득 위를 보았을 때 날아가던 이름 모를 새, 늘 같은 자리에 보이는 고양이, 가끔 신기하게 나타나는 나비-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연주는 흐른 줄도 모르게 흘러갔다.
이윽고 마지막 음을 울리고 관객석을 바라보았을 때 나는 내가 뭔가 잘못 본 줄 알았다.
"...?"
그러나 자리에서 일어나, 성운과 함께 무대 한 가운데 서서 같이 인사를 하고 고개를 든 순간,
"...!"
수많은 사람 사이로, 흐릿하게 스쳐가는 누군가를 보았다.
너도, 와 있었구나. 그래, 너도, 너니까.
나는 영문 모를 울컥함에 목이 메였지만 잘 참고 다시 한 번 인사 후 성운과 함께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메이크업을 지우는 도중에 눈물이 툭, 터지는 바람에 그만, 시커먼 눈물 줄줄 흘리며 징징 짰다는 후문이 있었던가 없었던가-
그 난리를 한 차례 피운 후에야 훌쩍이며 성운을 보고 말했겠지.
"고생했어. 성운아. 정말 즐거운 무대였다. 그치?"
생애 절대 못 잊을 추억이 생겼다며 무대의 여운을 조금 더, 성운과 같이 나누었을 것이었다.
성하제 마지막 날이 다가와 돌아가야 하는 사람들과 부쩍 손님이 줄어들기 시작한 카페 내부, 태오는 마지막으로 방문한 부모의 얼굴을 마주하며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마지막 주문은 무엇으로 하시겠나요, 도련님, 아가씨." "얘도 참! 사진 한 장 부탁할게요." "네에, 얘, 이쪽으로 와서…… 사진 한 장 찍는 것 좀 도와줄래요?" "어? 어... 응." "자, 이리 오렴. 당신도 이리 와요." "어이구, 조금만 있으면 아빠만큼 크겠네." "저, 내년에 성인인 걸요……." "하하! 아빠는 군대 가서도 키 컸어." "찍을게요! 하나, 둘……."
나리랑 한결쌤 아마 수술실 앞에 있을 텐데 한결쌤은 계속 멍때리고 있고 나리는 전화로 엘리트랍시고 기사 뽑아대는 기자 명단 알아내라고 어디에 전화 걸다가 느긋하게 끊고 혜우랑 성운이 쳐다볼 것 같지... 특히 한결쌤 '내 잘못이에요' 이거 계속 입술로 달싹이고 있을 것 같고 뭘 할 수 있다고. 하자마자 입 다물고 몸 움찔 떠는데 그... 눈은... 안 보는 게 좋다... 나리는 결국 터질 게 터졌구나 싶은 눈으로 한결이 보면서 토닥이다 자리 비켜주고.
수술 끝났을 때는 나리는 고생 많았어요. 나중에 꼭 사례할 테니 지금은 학생도 푹 쉬어요. 태오를 살려줘서 고맙고... 할 것 같구 한결은 말하지 못하니까 달달 떨리는 손으로 고맙다고 수화 하다가 털썩 무릎꿇고 덜덜덜 떨기만 할 것 같고
아니 나리 왤케 담담한가요? 싶지만 과연 속은 그럴까 평생을 정적 사이에서 싸워와서 약점 드러내면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버릇 들인 사람들은...(더보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ㅋㅋㅋㅋㅋㅋㅋㅋ하 그렇디 맛있지...😊 나리태오 진짜진짜 맛있구 이쪽은 이제 느와르 느낌까지 낭낭하니 나도 하... 돈주고 남한테 대신 써달라 맡겨보고 싶군. 이런 생각 하게 됨😏 주ㅋㅋㅋ식ㅋㅋㅋ투ㅋㅋㅋ자ㅋㅋㅋㅋㅋ 밈미 어리숙한 사람인 게 또 매력임 언젠가 그 정세를 꿰뚫어도 어리숙한 척 파고들면 좋겠다.
호호 두려워 말라 안 잡아먹는다(?) 가방 안에 돈 들어있으면 그간 받거나 준(...) 짬이 있어서 돈 단위랑 부피로 얼마 정도겠군. 하고 말하는거지😏
아~@@!!!!!!! 이 사람 왤케 맛잘알임??? 커스텀이래 대박이다 딸기향 진하대 미치겠군... 아임스핀. 나리 고개 끄덕이면서 기다리다가 현태오 소리에 눈 슬쩍 들더니 느긋하게 소문 듣듯 고개 끄덕이다가 한결이랑 태오가 한 일을 듣고 "흠……." 하고 뜸 한 번 들이더니 고개 끄덕이는거지~ "썩 유쾌한 정보는 아니지만 데 마레의 동향 정도는 알겠구나." 하다가도... 눈은 '어쩐지 그렇다 했어...' 하는 눈치고
"앞으로는 태오 말고 '수석 엔지니어'라고 하거라. 사소한 것에서 네 정체를 유추할 수 있을 테니." 하고 정정해줄 듯... 여기서는 그 이름 쓰인다고... 무려 메트로폴리스 수석 엔지니어가 태오였습니다 짜잔~😏 < 이 부분 불편하면 꼭 말해주기~ 나리는 밈미가 굳이 '저지먼트 현태오' 얘기를 했다는 점과 '자기 이름'을 빌려준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찾아왔단 점에서 밈미라는 걸 눈치챘을 것 같거든. 입은 꾹 닫고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겠지만👍
그리고 "밑으로 내려가서 딜러 '강 씨'에게 가서 돈 만원 빼고 싹 배팅해서 게임 3판 요청해. 2판은 다 잃을 거다. 마지막 판에서 미리 빼둔 만원으로 참가하면 원금 전체 회수할 테고, 지금은 추적에서 제할 수 있게 칩으로 줄 테니 오늘 포함 사흘 걸쳐서 나눠 대금 수령하거라. 네 도박으로 딴 돈처럼 보이게끔." 하실 거양...😏
순수하게 남고 싶었던 사람을, 혜우는 기어이 인첨공으로 추락시켰다. 흑요석일 수도 있던 것을 심연으로 만들었고, 순수하고 달콤한 사랑일 것을 그 속에 타들어가고 찌든 악의를 품게 만든다. 한결은 눈앞의 혜우를 위험하다 판단했다.
데 마레의 형제자매라 한들, 위험한 자는 있기 마런일 테니. 형제끼리는 싸우는 것이 아니라며 스스로를 위로한 한결은 선하게 미소 지으며 이야기를 경청했다.
솔직하게, 라.
솔직하게. 무엇보다 아픈 말이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나를 알아가는 첫 과정이라고 한결도 내담자에게 이따금 얘기하기 때문이다. 내가 내 편이 되어주지 않으면 누가 되어주겠냐며, 감정에 솔직해지라 해놓고 스스로는 이렇게 감정을 억누른다. 하지만 이 솔직함도 정도가 있는 법이지 않은가. 아니지, 아니야. 고초와 고난을 겪은 태오이기 때문에 더 멀리 두어야 맞지. 그만큼 망가진 아이를 수복하는 과정 정도는, 당신은 그 시간 동안 기다려줄 수 있지 않겠나. 갈 곳이 생긴 자와 다르게 갈 곳 없는 자의 안식을 잠시 기다려주는 것 정도는. 멀어지지 않을 거라고 해도.
죄다 멀리 해야지. 한결 또한 특유의 순진무구한 미소를 지었다. 한결은 느릿하게 적어내리는 연락처를 향해 눈을 굴리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레벨 4가 척을 진 상대를 만들어 좋을 일 없다고 하니 거절할 수 없다. 잘 부탁한다는 듯 한결은 손을 느릿하게 움직이더니,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따라해보라는 듯 동작을 천천히 보여주었다.
맞음 나리태오 중화풍느와르 느낌 낭낭하고, 한결태오는 현대? 좀 뇌절치면 학교느낌에서 피폐를 섞은 그런 느낌이라서 각각의 맛이 있다. 주식투자 했지만 나는 주식을 못하는 사람이라 알아....내 주식은 개털이 될거야 (이런말) 대다수 상황에서 똑부러지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어수룩한게 이혜성이니까(?) 그렇게 되면 이혜성 금이 한정 퐉스에서 그냥 호랭이로 진화하는데 그거 맞?아? 되게 위험한 느낌인데 또 맛있고 근데 내가 그걸 표현 못하는 사람이고 왱알왱알
잡아먹진 않아도 손바닥 위에서 데굴데굴 굴려버릴 것 같아요 나리(진지) 블랙데빌 커스텀 존@나 퍼@킹 섹시하니카(?) 이혜성 나리가 고개 끄덕이면 그제서야 속으로 안도하고 무릎 위에 올린 손으로 제 무릎 톡톡 두드리다가 데 마레라는 말에 보이지 않게 미아핑 찍음. 이건 또 뭐야? 하고 그렇다 이혜성은 안햐를 알지만 데마레는 모른다 이게 바로 남의 서사에 발 안담근 사람의 폐해다(이럼)
아 아 아 이렇게 들켜버리나요 아 이혜성 조졌다는 표정 짓는데 노이즈 크게 흔들리는거지. 이혜성 머리 굴러가는 소리 들린다 데굴데굴...... 앓는 소리 내면서 미약하게 "혹시 두번 이름 빌려주신 거에서 한번 사용한 걸로 까실건가요?" 하고 꿍얼거리는 이혜성이 있다는데 더보기
고개 끄덕끄덕하면서 듣다가 사흘동안 와야한다는 소리에 잠시 멈칫하고는 복잡하게 담배 쭉 피고 휴대용 재떨이에 담배 비벼끄고 "도움 주셔서 감사합니다. 양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트레인지에 관련된 소문을 한가지 더 얹어서 알려드릴까 하는데." 하면서 율럭키에 대한 것도 고저없는 목소리로 읊음. 샹그릴라를 제공받고 있다는 그런 소문?(청윤주가 제안해줬으니 여기서 써먹음) 그러면서 낮게 웃으며 "어르신께서는 이미 파악하고 있는 정보일테지만 저희 비사문천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꽤- 곤란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하고 이혜성이 말 덧붙힌 뒤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함.
나가기 전에 유교걸답게 예의바르게 인사하지 않을까... 실례했습니다 하는 말도 하면서(?)
그래서일까. 마지막 날의 전날, 카페 마감 시간. 리라는 저지먼트 부원 모두에게 구름 모양의 초대장을 돌렸다. 목화고 댄스부 '코튼 캔디'의 공연에 초대한다는 내용의 카드는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표면에 보석 가루라도 뿌린 듯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었다.
댄스부 공연 프로그램 : situplay>1597044213>893
그리고 당일. 댄스부의 공연은 지난날 줄곧 그래왔듯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오랜 기간을 들여 알차게 준비했던 퍼포먼스 무대는 모두의 호평을 받았고, 뜻밖의 게스트는 지난 연습 기간이 무색하지 않게 색다른 매력을 마음껏 뽐내며 자칫 늘어질 수 있었던 공연장에 긴장감을 줬다. 깔끔히 묶어올린 포니테일 하며 댄스부원들의 세밀한 터치로 평소보다 더 화려해진 이목구비가 조명 아래서 빛을 발했으며 그만큼 파격적이었던 의상은 공연장의 열기를 있는 대로 끌어올린다. 누가 셔츠 아래에 하네스를 할 거라고 예상이나 했겠는가?
백댄서로 태오와 함께 무대에 선 채영은 함성이 터져나오는 관객석을 바라보며 직감했다.
이번 축제, 대성공이구나!
청소년답고 청량한 1부, 뜨겁고 파워풀한 2부. 모든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천천히 자리를 정리했다. 당연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무대라도 같은 걸 몇 번 보면 질리기 마련이니까. 팜플렛에 쓰여 있는 프로그램 또한 끝났으니 굳이 이곳에 더 자리잡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공연장의 공기가 어수선해진다.
그 때. 공연장 전체의 불이 나갔다.
웅성웅성, 혼란 반 당황 반의 목소리들이 저마다 떠들다가 한데 뭉쳐서 공간을 술렁이게 한다. 뭐지? 정전? 갑자기? 몇십 초는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기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또한, 목화고의 유능한 댄서들이 마지막을 장식할 스페셜 공연을 위해 대열을 정비하기 충분한 시간이기도 했다. 관객들의 목소리에 묻혀 존재감 크지 않은 무대 위의 발소리가 몇몇 눈치 좋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이내 암순응된 눈들이 무대 위에서 바삐 움직이는 실루엣을 목격한다면 조명보다 음악이 한발 더 앞선다.
강렬한 녹색 조명이 무대를 밝힌다. Special 01 - team A, 3D (highlight) https://youtu.be/XpDEEnZQxNU?si=W3UrM9qjrdved9p7
팀 A, 2부의 파워풀한 컨셉을 이어가는 댄스부 최고참 라인들의 춤. 3년간 갈고닦은 기본기와 여유가 특히 돋보인 안무는 식어가던 공연장의 열기를 다시 끌어올린다. 하이라이트 커버인 만큼 짧지만 강렬한 점화를 뒤로 한 채 그들이 손을 흔들면서 물러나면—
Special 02 - team B, shhh (full) https://youtu.be/5MkRxG6DZPY?si=us0F4MTZpN_HuF3h
곧바로 팀 B가 등장한다. 1학년으로 이루어진 팀. 1부에서 입었던 흰 티셔츠와 청바지에는 그 시기만의 패기와 자신감, 에너제틱함과 풋풋함이 묻어난다. 청량한 무대가 진행되는 순간 관객들은 일제히 발이 묶이고 말았다.
동시에 궁금해하고 마는 거다. 앞선 무대들이 이렇다면, '온더로드 걔' 가 있는 무대는 과연 어떻게 꾸며질까?
정답을 확인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줄곧 강렬했던 조명이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으로 변화하는 순간, 무대 위쪽에서 구름과 별 모양의 새하얀 오브젝트가 빛을 발하며 내려왔다. 그 위에는 앞선 무대들과 전혀 다른 하늘하늘한 의상을 입은 댄스부원들이 앉아있었다. 프릴과 레이스, 리본으로 꾸며진 폭신폭신한 의상. 가장 늦게 등장한 중앙의 별 모양 오브젝트에 핸드 마이크를 들고 앉아있는 하얀 머리카락의 여자아이.
Special Live - parade (1절, Rira Lee SOLO) https://youtu.be/Vvs8fEBne-I?si=hTwm316ZfIXRB1gg
진짜 놀란 게 뭔지 아니 알람이 다정한 거 설레는 거 유난히 무겁던 눈꺼풀이 번쩍 떠지는 거 가벼운 거 어딘가 전부 다 낯선 이 기분 침대와 벽지 창 밖도 다 어딘가 멀리 난 떠나온 기분 딱 그 느낌이야 네가 내게 온 그 날 후로 부쩍 친절한 이 도시가 날 반겨주는 걸 it's like dururururu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 참 걷고 싶은 날이야 다 손을 흔들며 it's like dururururu
마이크를 타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공연장을 채워간다. 함께 등장한 팀원들과 시선을 교환하기도, 관객석을 보기도 하며 진행되던 라이브는 특정 가사를 읊는 동안 놀라운 우연처럼 누군가에게 가 닿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노래가 끝나면 비로소 마무리다.
대형이 정리되고,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천장에서 내려온 오브젝트들에서 알록달록한 컨페티가 흩날렸다.
Special 03 - team C, Magnetic (full) https://youtu.be/9RYS2KwKaRo?si=ZbEl1FWb32mRB5sx
손님이 빠질 시간에 찾아온 부모님의 모습에 혜성은 같이 정리하고 있던 부원에게 잠시 부탁을 남기고 부모님에게 다가갔다.
"돌아가기 전에 우리 딸, 얼굴 한번 더 보고 가려고 왔지. 바쁜 시간에 온 건 아니지? 괜찮아?" "괜찮아요. 기껏 오셨는데 자주 시간 못 보내서 죄송해요." "미안할 것도 많아. 우리는 그냥 네가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거면 괜찮아!" "그래. 혜성아. 우린 네가 잘 지내고 있는 거면 괜찮단다."
혜성은 부모님과 천천히 짧은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메이드복 입은 동생의 사진을 보고 제 오빠가 얼마나 폭소를 할지 생각만 해도 달갑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모든 것이 마무리되고, 마침내 조금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돌아왔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염증이 와서 저릿저릿한 손가락을 찬물에 담가 염증을 가라앉히고, 사랑하는 이에게 기대여 묵은 피로를 내려놓기로 했을 때···
삐이이익, 삐이이익, 하는 굉음이 머리를 울렸다.
전화기 너머에서 병원의 이름을 고함치는 유준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 성운은 전혀 잠에 겨운 기색이 아니었다. 거실 저편을 가로질러 외투 한 벌과 바지와 하네스가 날아오는 게 보였다. 성운은 그것들을 쥔 채로 급하게 침실 밖으로 나갔다. 옷 스치는 소리와 장구 짤랑대는 소리가 얼마나 들렸을까 성운은 30초도 안 돼서 방 안으로 돌아왔다. 미리 다 세팅되어 있던 하네스와 외투를 걸친, 성운 나름의 완전무장 상태였다. 그는··· 이제 이런 일들을 준비해놓기로 한 모양이었다.
“─야, 천혜우. 내가 무슨 반려동물도 아니고 뭐야 그게.”
혜우가 건네어오는 말에 돌아오는 성운의 대답은 뜻밖에도, 왠지 익숙한 불퉁스러움을 담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서 찾아볼 수 없던 단호함도.
“같이 가.”
불안함은 돌이 되어 그를 꺾어버리는 게 아니라, 숫돌이 되어 그를 날카롭게 벼려놓고 있었다. 선명하고 또렷하다 못해, 거의 편집적이고 강박적으로까지 또렷하게 초점이 잡혀 있는 눈을 하고 있는 소년은 흔들림없이 혜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든 모진 고통과 고난과 급작사태는 소년에게 전쟁을 다시 한번 되새겨주었던 것이다.
“아니면 내가 알아서 뒤쫓아갈 거야.”
전쟁. 전쟁은 변하지 않는다. 혜우가 내놓은 타협안에, 성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뻗었고, 한 켤레 신발이 날아와 그의 손안에 잡혔다. 그리고는 혜우의 손을 마주잡고는, 창문 밖으로 가볍게 뛰어내려 혜우와 함께 깃털처럼 사뿐히 내려앉았다.
성운은 유준을 보고 한 마디 했다.
“능력을 쓰면 훨씬 빨리 갈 수 있어요. 완전 직선거리로 갈 수 있으니까. 서스펜션에 피해 안 주고 사뿐히 잘 내려놓을 자신도 있고요.”
─유준이 어떻게 대답했건, 성운의 그 제안을 거부했더라도, 유준의 차는 평소보다도 훨씬 빨랐을 것이다. 차의 무게가 거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을 테니까. 성운은 흔들림없이, 자색으로 빛나는 눈을 한 채로, 오히려 혜우를 마주 바라보며 혜우의 어깨를 감싸안고 톡톡 두드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차가 멈췄을 때에는, 먼저 내려 주변을 둘러보고서는 혜우의 손을 잡고 차 밖으로 끌어내주기까지 했다. 이런 의료분야에 문외한인 성운도, 인첨공 번화가도 아니고 한밤중인데 대낮처럼 소란스러운 풍경이 무언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은 알 만도 하다. 그렇지만 성운은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네 생각만큼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간호사의 필터링이라곤 전혀 없는 설명에도, 머리 좋음으로 인해 그 전문 용어들이 어떤 꼬락서니를 의미하는지 유추할 수 있음에도, 성운이 두려워하는 것은 혹여나 네가 그 설명들에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실려와 죽어가는 게 다른 이가 아닌 천혜우 너였다면, 그래, 성운은 지금 당신이 기대하는 반응을 상당수 보여줄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다. 오늘은 두려움과 슬픔의 날이 아니라, 착잡한 분노의 날인 것을.
메이드로 일하면서, 몇 번 얼굴 마주친 적 있는 이들. 옆에서 귀동냥으로 들은 소리 덕에 누가 누군지는 어느 정도 안다. 이들이 태오와 어떤 관계인지도 얼추 어림짐작하는 바가 있고. 물론 얼추 어림짐작이니 실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겠다만, 그 정도의 얕은 정보를 접한 이들이 유추할 만한 결론에는 도달해있으리라. 성운은 혜우와 마주선 채로, 단 한 치도 흔들리지 않고 그 시선을 두 사람과 빳빳이 마주했다. 보라색의 눈. 아니, 일단 그 색채를 일컫기에 인간의 언어로 가장 가까운 언어가 보라색이기에 일단 보라색이라 부르는 눈. 그러나 보라색이라는 단어만으로 일컫기에는 한참 부족한, 인간의 지식 너머에 있는 색채를 하고 있는 눈.
그러고 보면, 두 사람 모두 성운과 이렇게 면대면으로 마주치는 것은 처음이었던가. 오늘은 당신들이 나와 같은 방관자의 객석에서, 나와 같은 높이의 자리에서 얌전히 입을 다물고 있어주기를 바란다. 지금 백의를 입고 있는 내 연인과 그 의오빠에게 비슷한 환자가 당장 더 늘어나는 건 그렇게 달가운 일이 아닐 테니까.
수술실 안에서 사투가 벌어지는 동안, 성운은 두 사람과 가만히 마주서서 두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따금 수술실 쪽으로 눈을 힐끔힐끔 돌리며. 혹여 두 사람이 수술실 앞을 떠난다고 해도, 성운은 수술실 앞을 지키고 서있을 것이다.
“뒤숭숭하니까 따라왔겠죠.“ 성운은 유준의 말에 앙칼지게 대답했다. “내가 걱정하는 건 혜우가 실패하는 게 아니라 혜우가 느낄 심적 고통이에요.”
성운은 한숨을 내뱉었다.
“정말이지, 이 사람이고 저 사람이고 혜우를 아프게 하지 못해 안달이네요.”
그리고 사투가 끝났다.
혜우가 문을 열고 나오자 성운이 가장 먼저 한 것은 혜우의 안색을 살피는 일이었고, 그 다음에는 혜우를 끌어안아주려 시도한 일이었다. 물론 피 때문에 거부당했을 것이고, 순순히 떨어져 안경을 받아줬겠지만. 화장실로 향하는 혜우를 보고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려 발걸음을 옮기는 성운의 어깨를 붙잡는 유준의 팔에, 성운은 유준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잠깐 입을 다물고는, 혜우가 사라져간 방향을 보다가, 후, 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요. 결국에는 혼자 견디고 싶은 것도 있는 거니까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습도 있을 테고. 그런 모습들도 모두 사랑해줄 수 있고 같이 견뎌줄 수 있지만··· 혜우한테 그 편이 낫다면,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 성운은, 미리 간호사에게 부탁해서 받아놓고 있던 수건을 들고 혜우를 맞이해줬을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너스레를 떨며 다가오는 네게 수건을 건네어주고는, 그제서야 꼭 마주안아 다독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 정 진은 스테이지 아래를 돌며 무대 불이 꺼지자마자 갑작스럽게 자취를 감춘 이리라를 찾아다녔다. 화장도 지우지 못하고 걸음하는 다리에서 초조함이 뚝뚝 떨어진다. 역시 지금 시점에서는 너무 큰 부담이었나? 하지만 불안이 무색하게도 리라를 찾을 때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리라야?"
대답은 없다. 이리라는 무대 뒤, 각종 물건들이 쌓인 구석자리에 몸을 기댄 채 눈을 감고 잠들어 있었다. 진의 시선이 먼저 리라를 지켜보고 있던 채영에게 향한다.
"뭐야?! 얘 괜찮아?" "나도 몰라. 내려오자마자 엄청 졸려하면서 몸을 못 가누길래 일단 기대놨어. 잠 못 잤나? 어쩐지 아침부터 피곤해보이더라니." "......" "야, 진아. 너무 그런 얼굴 하지 마. 쟤 잠들기 전에 뭐라고 했게?" "어? 뭐라고 했는데?" "재밌었대. 무서워도 일단 해보길 잘했대." "......진짜?" "내가 이런 걸로 거짓말을 왜 하겠냐~ 무튼 고생했다. 자게 냅두고 우리도 잠깐 쉬자." "그래... 아, 우리 무대 풀 직캠 떴네." "와. 조회수 올라가는 거 봐. 확실히 스타는 스타라니까."
댄스부 공연이 끝나고 얼마나 지났을까. 서예부실에는 또다시 감당하기 어려운 대문자 E의 기운이 드리웠다. 아무것도 안 해도 요란한 존재감은 차마 지우지 못한 무대 화장과 헤어 세팅, 액세서리, 반짝반짝하고 몽실몽실한 무대 의상 탓에 평소보다 10배 이상으로 튄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리라는 해맑게 웃으며 어쩌면 서예 작품을 전시 중일지 모르는 부실을 무작정 침공했다.
만약 랑이 없었다면 나 여기 왔다며 문자를 보냈을 것이고, 랑이 서예부실에 있었다면 대뜸 달려들어 껴안아버렸을 것이다.
같은 소리가 들린 건 아니다, 내면으로는 소리치고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나름대로 서예 작품을 전시해두고, 좀 오래 전시되었다 싶은 작품은 다음 작품으로 바꿔 전시하고 있던 서예부원들은 평소보다도 더 강렬해진 리라의 침공에 하얗게 질려 우르르 서예부실로 도망쳤다. 그러나 오늘은 성하제, 마지막날이기는 해도 성하제라는 사실은 변함없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침략자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그리고 그 중에는 가만히 서서 전시된 작품을 쳐다보고 있던 랑이 있었고, 리라가 자신을 대뜸 껴안자 조금 놀란 듯 입을 벌렸다가 리라를 내려다보았다. 공연하는 걸 전부 다 보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고, 아무래도 이 모습은 그 결과물 같은 거겠지. 졸려 보이는 리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려다가 세팅된 머리 스타일을 망칠까 싶어 그만두곤, 이름을 써 달라며 내밀어진 팔을 쳐다보았다.
"이쪽으로 와."
아무래도 몸에 글씨를 써달라고 하는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이 많다 보니, 부실 내에서는 하지 않기로 합의를 봤다. 서예 작품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작품을 구경하곤 하니까. 아무튼 그렇기에 리라의 손을 붙잡고 부실 바깥에 마련된 부스로 가 미리 준비되어 있는 붓을 들어 먹물에 적신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이들과 싸우기도 했고, 대립하기도 했으며, 협력하기도 했다. 흔들리기도 했고, 꺾이기도 했으며, 꺾인 무릎을 붙잡고 몸을 억지로 다시 일으키기도 했다.
그 모든 것을 넘어서, 마침내 우리가 평범한 일상을 얻어냈음을 증명할 수 있다면.
거창한 서론이 무색하게, 성운은 온 얼굴에 난색을 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난색은 생소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나 커다란 무대를 앞둔 중압감이 아니라··· 부끄러움의 종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성운의 옷차림이··· 긴장돼? 하고 묻는 네 질문에, 성운은 울상이 되어 대답했다.
“부끄러워···!!”
그 말소리에 스타일리스트 분들이 까르륵 웃음을 터뜨렸다. 그럴 만도 했다. 앙증맞은 팔다리를 가진 꼬마 남자애가 귀여우면서도 우아한 미니드레스를 입은 채로 메이크업을 받다가 울상이 되는 모습은, 원래라면 얼굴 피실게요- 하고 주의를 줬어야 할 스타일리스트가 주의를 주는 것도 잠깐 잊게 했다.
“이게 뭐야아···”
리허설 때 옷의 모양이 변하는 것은 확인했지만. 지금까지는 아예 카페에서 메이드복을 입고 서빙도 해봤지만. 작은 카페에서 십여 명쯤 되는 방문객들을 상대하는 것과, 몇천 명, 혹은 몇만 명이 지켜볼지도 모를 무대─ 인첨공의 아이돌 불렛과, 굿위치 이리라와 같은 무대에 드레스를 입고 오르는 것은 그 수치심의 차원이 다른 것이다.
“진지한 게 문제가 아니라···”
성운은 파르르 떨리는 손을 살며시 뻗어 네 손을 맞잡았다. 잡지 않더라도 네 말로 충분했지만, 서늘하게 와닿는 네 손끝이 왠지 침착함을 안겨주는 것만 같아서 성운은 그걸 꼭 쥐었다.
“···응. 우린 여기에 뭔가를 견디러 온 게 아니라 뭔가를 즐기러 왔으니까.”
화기 엄금 딱지가 붙은 상자에서 나온 오브젝트들이 차근차근 무대 위로 놓이고, 성운은 머릿속에서 다시 한번 자신이 연출해야 할 시퀀스를 상기했다. 그러다가 그때, 네 손이 내밀어져왔다. 연구소에서 받은 문제집에서나 볼 법한 복잡한 시퀀스를 성운은 머릿속에서 걷어찼다. 지금은 네 손을 잡고 싶다. 네 손을 잡고 걸어가는 이 순간을 만끽하고 싶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래서 성운은, 부끄러움은 얼굴에만 끌어안기로 했다. 발간 볼을 하고 그는 네 손을 잡는다.
“고마워요, 무슈.”
우리가 걸어온 길들을, 돌아볼 시간이 왔다.
너의 형상.
너를 처음 만났던 날을 추억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돌아갔던 그날, 네게 처음으로 연락을 받았던 그날, 양식 잘못된 거 알려줘서 고마워요, 하고, 네게 애교를 부려봤으면 어떨까 하고. 물론 당시의 네가 온기 알러지가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역효과면 역효과였지 좋은 효과는 안 나겠다만. 문득 우리의 첫 만남이 조금 다른 형태였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장밋빛 인생.
이 때까지만 해도, 이것이 그렇게 장밋빛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은 한창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해 방황하고 좌초하며 부정당하기에도 바쁜 어리석은 소년이었고, 무언가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을 찾아헤매기에 급급했다. 그때 상냥한 부원과 함께 프리허그를 하고 돌아와서는, 네게도 뜬금없이 프리허그를 하지 않겠냐고 제안했을 때, 어색하고 뻣뻣한 동작으로나마 네가 마주안아오던 그 순간. 그 순간에서도, 성운은 자신의 곁에 장미가 피었음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성운은 손을 뻗었다. 미리 암기한 시퀀스 같은 것은 머릿속에서 비켜난 지 오래였다. 단지 그 순간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지, 그때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감정을 담아 성운은 오브젝트들의 흐름을 섬세하게 조율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천천히, 전쟁을 위해 준비되었다.
샹들리에.
샹들리에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성운은 어쩌면 그것이 인첨공을 가리키는 데 너무도 적합한 단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름답게 빛나면서, 그렇게 삭막하고, 그렇게 날카로우며, 그렇게 위태로운 것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 거대한 샹들리에 위에서 흔들리면서, 이 인첨공이 어떤 곳이었는지 천천히 알아가는 그 순간들. 풍파에 깎여나가는 자신. 그리고 깎여나간 자리에서 드러나는 또다른 자신.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딛고, 실재하고 싶어서. 존재하고 싶어서. 살아있고 싶어서. 그것을 확인받고 싶어서. 건반과, 현은 필사적으로 멜로디를 자아냈다.
캐리비안의 해적.
그리고 이제 운명이 닥쳐온다. 블랙크로우 토벌전. 박호수 인질극 사건. 히프노스 피랍 사건. 불렛 콘서트 테러 사태. 4학구 대규모 테러 사태. 성하제 13인 납치 사건까지. 가슴을 쥐어짜듯 하는 괴로움이, 건반 위에 쏟아진다. 그것이 그리도 과분한 욕심이었던가? 낮은 톤의 베이스로 몰아치던 풍파를 향해, 성운은 중간음의 멜로디를 겨누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요, 하고 말하기라도 하듯. 누구에게도 함부로 하지 못할 이야기들이, 건반 위로 쏟아져 선율이라는 형태로 정제되어 울려퍼졌다. 분노와, 절망과, 그것을 동력으로 삼은, 내딛고 싶었으며 또한 내딛고 싶지 않았던 발걸음들이, 결국 그 모든 풍파를 헤치고 마침내 도달한 곳에─ 탕! 하고. 관객들의 눈앞에 이윽고 펼쳐진 것은,
황금의 시간들.
어둠 속, 신비로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 보름달만이 우리를 함께 내려다볼 때 함께 있었던 바닷가. 풍파가 몰아치는 인천의 앞바다와는 또 다른 색채를 한 바다. 그날, 깊은 바다 위에 작은 별이 떨어지던 그 날, 바다속에서 보름달이 올라와 별과 함께 떠오르던 그 순간이 플래시백되는 것만 같았다. 저기, 우리 함께하기로 약속한 첫 날, 기억해? 네가 아직 내게 사랑한다고 말하기 힘들어하던 그 때 말이야. 단순히 관객에게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네게도 전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그러나 그것들이 항상 똑바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캄파넬라.
자잘한 다툼도 있었다. 그의 나약함으로 인해 놓치거나 감당하지 못하는 것도 있었고, 너의 무심함이나 냉정함으로 인해 채 전해지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너는 그렇게도 고통받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구나, 아무것도 못할 테지. 너는 내게 그런 행복을 안겨주었는데 나는 네 불행에 대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죽을 힘을 다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결국 모두 소용없는 일이었어. 성운은 고개를 푹 떨어뜨린 채로 연주했다. 아직도 몇몇 상처는 시큰시큰하게 아리는 곳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성운은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소용없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더라도,
나의 마음은 계속될 거에요.
네가 내 유일이 되어주면 나는 네 유일이 되어줄 수 있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네 옆에 내 자리가 있기를 바라. 응, 놓치지 않을게. 언제까지고 옆에 있을게. 보름달이 드리우던 밤바다를 지나, 대관람차 너머로 지는 노을을 지나, 누리랜드의 풍경을 지나, 아쿠아리움의 정경을 지나, 네가 쓰러져있던 네 집을 지나, 영락의 개인 병실을 지나, 그날 폐공장에서의 가장 깊은 밤을 지나, 결국 마침내, 도달한 이 순간. 건반 위에 하나하나 내려앉는 것은 비단 성운의 손가락뿐만이 아닌 성운의 마음이기도 했다.
그렇게, 무대 위에서 그들의 이야기는 끝난 줄로만 알았다. 이대로 이 이야기는 끝맺어졌노라고. 모든 것을 다 보여줬노라고. 객석에서 울리는 앵콜, 앵콜, 하는 연호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이 새침한 소녀와 작은 소년이 준비한 연주는 여기까지라고─
그리고 너와 그의 눈이 마주쳤을 때, 그는 환히 웃으면서 건반 뚜껑을 쥐고 있던 손가락을 건반 위에 다시 올려놓았다.
─그리고 앞으로의 연주는 이럴 것이라고.
당신의 방식으로 나를 사랑해줘요.
“You're the fear, I don't care 당신이 두렵지만 머뭇대고 싶지 않아요 'Cause I've never been so high 이렇게 들뜬적이 없었으니까요 Follow me through the dark 어둠을 뚫고 날 따라와요 Let me take you past the satellites 우리의 세계를 지나쳐가요 You can see the world you brought to life, to life 당신이 비로소 살아있게 한 세상을 볼 수 있을 거에요”
후렴구에서 서로 합창을 하며, 문득 피아노가 그 의자와 주자와 함께 둥실 떠올랐다. 그것은 무슨 풍선이라도 된 마냥 가볍게 공중을 부유하며 첼리스트에게 조금 더 다가붙었고, 피아니스트는 첼리스트의 연주에 방해되지 않을 만큼만 살며시 첼리스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나의 방식으로, 너의 방식으로, 이제는 우리의 방식으로.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사랑하려고 한다고. 그 모든 씁쓸하고 힘들고 거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어왔고, 이제는 평범하고, 소박한 이야기들도 마음껏 나누려 한다고. 아직 어렵고 아픈 이야기들은 전부 다 끝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것들을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을, 그리고 다시 평화로운 평범함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마음을 서로가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마침내 모든 무대가 끝나고, 관객에게 인사까지 올린 후 성운은 이번에는 자신이 손을 내밀었다. 수줍게 웃으며, 성운은 무리수를 던졌다.
“갈까요, 달링.”
그리고 따스한 손을 꼭 쥐고, 소년과 소녀는 다시 무대 뒤로 돌아왔다. 메이크업을 지우는 도중에, 눈물이 툭 터져버린 너를 보고 성운은 스타일리스트의 손길을 잠깐 마다하고 의자에서 내려와 네게로 달려와서는 네 어깨를 끌어안고 달래듯이 톡톡 두드려주었다. 이번에는 왜 그러는 거야? 하고 당황하는 기색이 아니라, 마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다는 듯한 침착하면서도 상냥한 태도였다. 성운은 티슈를 내밀어 네 눈가를 톡톡 두드려주었다. 그러면서, 너를 달래듯이 네 귓가에 조용히 속삭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가 될 거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기다려줘.”
─주목받는 것이 있으면 외면받는 것도 있다. 소모되는 것이 있으면 처분되는 것도 있다. 간직되는 것이 있으면 버려지는 것도 있다. 모든 것을 끌어안고 모든 길을 갈 수는 없는 것이다. 무언가는 버려지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gl4hDrZ5vh8 (피아노 only) https://www.youtube.com/watch?v=ca-9FTvkJj4 (피아노 베이스 + 첼로)
식지 않은 무대의 열기를 뒤로 하고, 네 의향에 따라 그대로 집으로 갔을 수도 있겠고, 아니면 우리 뒤의 무대를 잔뜩 즐겼을 수도 있겠다. 어찌되었건 기진맥진한 채로 성운과 너는 폐공장으로 돌아왔다. 용결공업사라는 폐간판은 글자마저 흐려져 간판의 역할마저도 더 이상 못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 피난처는 두 사람을 위한 안식처로 충분했다.
두 사람은 가장 먼저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씻기부터 하기로 했다. 가위바위보로 순번을 정하고, 네 짓궂은 장난에 또 얼굴을 붉히고 빼애앵 소리지르다가, 이전에는 생각도 못한 역습에 네가 깜짝 놀란다던가 하는 일도 있었고─ 서로가 서로의 프라이버시까지는 침해하지 않도록, 폐공장 구 기숙사 시설의 나뉜 방들을 이용해 서로 곤란한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두 사람 모두 깨끗하게 샤워를 마치고 나서야, 두 사람은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아니, 이제 와서 저녁이라기엔 늦었고, 소소한 밤참 정도라고나 할까.
네가 좋아하는 수플레 팬케이크. 그리고 냉동 과일들을 우유와 함께 갈아넣어 만드는 스무디.
그것들을 식탁 위에 늘어놓고, 조금씩 잘라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성하제 밤의 마지막 식사를 두 사람은 차근차근 나눠먹었다. 그러면 이제 양치를 치고 자러 갈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성운이 문득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자신의 파트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실에 고스란히 놓여있는, 낡은 자국과 바랜 자국과 물에 젖어 울은 자국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참 상처투성이인, 그러면서도 소리는 참 곱게 내는, 그래서 두 사람을 참 닮은 업라이트 피아노 뚜껑은 성운은 열었다. 그리고 그 위로 손가락을 사뿐히 떨어뜨렸다. 그러면서 입을 열었다.
“I used to believe 나는 믿어왔어, We were burnin’on the edge of somethin' beautiful 우리가 어떤 아름다운 것의 시작점에서 불타오르고 있다고 믿었어. Somethin' beautiful 어떤 아름다운 것의 시작점에서.
Sellin' a dream 그냥 꿈이었지. Smoke and mirrors keep us waitin' on a miracle 담배 연기와 거울에 눈이 멀어 우린 그저 기적을 기다렸어. on a miracle 그저 기적을.
Say go through the darkest of days 가장 어두운 나날들을 지나가자고 말해줘! Heaven's a heartbreak away 낙원은 가슴이 무너질 만큼 멀리 있지만 Never let you go, never let me down 너를 보내기 싫어, 나를 버리지 말아줘 Oh it's been a hell of a ride 정말이지 끔찍한 여행길이었고 Driving the edge of a knife 칼날 위를 내달리는 것만 같겠지만 Never let you go never let me down 너를 보내기 싫어, 나를 버리지 말아줘 Don't you give up nah nah nah 나를 포기하지 말아 I won't give up nah nah nah 나는 포기하지 않아 Let me love you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 Let me love you 내가 널 사랑하게 해줘
Don't you give up nah nah nah I won't give up nah nah nah Let me love you Let me love you─···”
화려한 의상도 없었다. 화려한 무대도 없었다.
멋들어진 드레스는커녕 돌핀팬츠와 나시티 위에 후디 한 장 겨우 걸친 차림이었고, 굿위치가 정성들여 꾸며준 무대는커녕 생활감 가득한 폐공장이었으며, 수만의 관객은커녕 너와 그뿐이었다. 그래서 그것은 서로에게 가장 솔직한 마지막 무대가 되었다.
드디어 찾아온 비번! 은 어제부터지만, 그 전날은 서형이 일하는 편의점 앞에서 보냈다. 호객해주려다가 대형사고 쳐버렸거든.
심슨의 호머 볼링장 호객행위를 따라했는데(물론 실탄을 마시멜로랑 사탕으로 바꾸면서.) 총소리가 너무 리얼했던 탓에 손님들이 도망가신 건 물론이고 안티스킬도 오고 서형네 사장님도 화나셨다... 물론 냅다 싹싹 빌었다. 서형도 같이 빌어서 더 미안했다. 그래도 달다구리 무제한 제공 참말 사건으로 어떻게든 수습한 것 같다. 다시는 만화에서 나오는 건 함부로 따라하지 말아야지.
//>>44 서연주 훈련에 반영해줄 줄이야! 고마워 서연주!>< 그리고 별말씀을! 느낀대로 이야기한 것 뿐인데 ㅋㅋㅋ 하긴 스스로에게 솔직한 건 미덕인 것 같아! 사회생활하다보면 사소한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없지는 않지만 자기자신까지 속이면 너무 힘들어지니 말이지. (여담으로 2문단에서 있었던 일도 새봄이가 봤다면 무단취식 손님 옷을 달콤하게 만들어버렸을지도!><)
오늘은 조금 바쁘다. 낮에는 엄마들이랑 놀고, 저녁때엔 철형하고 중요하다면 중요한 대화를 할 거라서. 전날에 철형한테 개인톡으로 [오늘 카페 마감하고 잠깐 부실에서 볼래요?] 라고 보내뒀다. 그러니 오늘은 낮부터 카페 마감 전까진 엄마들하고 놀다가 '그 물건'을 들려서 보내고 부실로 가는 게 내 계획이다.
어느새 익숙해진 연구소 숙소에서 준비를 마치고 엄마들과의 약속장소로 가보니... 먼저 와 계셔서는 역시나 염장질 중이다. 어이구? 어이구, 조금 있으면 뽀뽀하겠네. 아니 이미 했나? ...가만 있자, 내가 완장을 가져왔더라. 교복주머니에서 완장을 꺼내 차고서는 목청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거기 커플 두분! 딸래미 옆구리에 동상 걸리겠으므로 그사세는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어, 딸 왔어?" "우리 딸 저지먼트 됐다더니 역시 포스있네~." "목청이, 이야~ 불량배들이 다 도망가겠는데?"
역시나 둘이 서로 찰싹 달라붙은 채로 알은체를 한다. 아우, 눈꼴시려. 카페에서 로판 백합 찍은 걸로 모자랐나보다. 뭐, 눈꼴 시리지만 안심은 된다. 내가 그동안 힘든 티가 안 나진 않았을텐데, 나 걱정하느라고 서로 우중충하기만 했으면 엄청나게 미안했을 거다. 그래서 일부러 뻐기듯 턱을 치켜들고 젠체를 했다.
"그럼그럼! 반년째인데, 웬만큼은 해야지. 히히."
오늘은 공식적으로 커플 사이에 끼는 날. 어제 서형한테 가기 전에 학교 안에서 해볼 만한 것들은 철저히 조사해왔지롱.냉큼 엄마들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양팔로 두분의 팔에 팔짱을 꼈다.
성운: (벌개짐. 씩씩대며 샤워실을 가리킨다.) “아무리 다른 칸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렇지이이······!!” “무엇보다···” “샤워헤드 고쳐놓은 칸이 한 칸밖에 없단 말야······!!!” (표정 가다듬으며 한숨.) “너어 정말 번번이 이런 걸로 오빠 놀리니까 아주 재밌지 응?” (간질간질간질간질.) (원래 성운은 이런 것에도 별로 개의치 않을 정도로 순백이었으나, 그런데 너와 만난 이후로, 유독 이리도 별스러운 쑥스러움이 늘어버린 것이었다.)
>>189 새봄주 실제 있었던 일로 넣는 김에 훈련 소재로도 활용하면 좋을 거 같아서 임의로 해 봤는데 맘에 드신 거 같아 기뻐요^^ 말씀대로 자기를 속이려고 하면 본인은 진상을 알고 있다는 본질적인 문제 때문에 실패하거나 그걸 씹어먹고 성공하는 순간 정병 오거나 둘 중 하나일 거 같아서요👀 아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혜우 납치 사건 때 보스 꼴로 만드는 거면...... 사회적 살인 + 새봄이랑 서연이는 눈갱인가요@ㅁ@;;;;;
현재 레벨에 대한 열등감이 심해진 철현, 특별한 계기 없이 그저 평범한 일상 중에서 조금씩 쌓이던 것이 자신보다 뒤에 들어왔지만 더 빠른 성장세로 레벨 3을 달성한 서연과 레벨 2를 달성한 새봄에게 특히 더 질투심을 느낌. 본인은 현재 이를 부정 중. 이때 새봄이 자신을 걱정하고 한양에 대해서는 아무 말 하지 않은 것, 서연이 의지하고 있다는 말이 쌍으로 충격을 줌. 순간적으로 이 자식이 날 놀리나 울컥했지만 서연이 그럴 애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피해망상이라고 스스로를 타박함. 그러나 이 과정에서 쪽지를 구겨버림.
리라가 그린 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닫힐 것 같았습니다. 이게 ASTC기술과 충돌을 하는 모양이에요.
"손을 다치다니. 괜찮니?" 불순물이라고 해도 상처는 걱정하는 여자같으니라고.
"어머나. 나를 아니? 예전에나 좀 활동했었는데도..." 당신이 양지에서 떠난지 이제 3년이니 알만한 사람은 알 법하죠. 하지만 학생이 아는 경우는 그렇게.. 흔하지는 않기에 상냥하게 나를 아는구나? 정도의 반응을 보입니다. 수경은 조금 몽롱하고 천천히 흐르고는 있지만 오히려 그것이 당신이 살아있는 존재이기는 하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있어요.
"목걸이...?" "나는 그것에게 목걸이를 채운 적은 없단다?" "존재를 붙잡아두기 위한 증명과 통제와 제압을 위한 장비... 가 목걸이랑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그녀가 생각하는 것은 목걸이가 아니라 통제하기 위한 목줄이니까 목걸이라는 말에 태연하게 아니라고 말하는군요.
"연지 연구소 소속...?"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이 아무런 조치도 없이 데려가서 등록해놓은 것이란다" "그리고 그것은... 정보를 사용하고.. 소속인원에게 내가 상속한 것에서 기인해.. 근본적으로 귀속된 소유물이기도 하니까.. 일종의 우선권이 있는 거기도 할까?" 로벨(연구소)가 사라지며 붕 뜬 것이지만 절차라는 게 있겠지만 후신이라는 것으로 무작정 데려갔다..에 가깝다고 말하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암부라는 것의 기준으로 따지자면 맞지만 조금 다르긴 하단다?" "인천첨단공업단지의 역광..이라고도 볼 수 있지않겠니? 우리가 손에 넣으려는 것은 공리적으로 이득이 되며, 법칙을 다시 재정하는 것이니까..." 그건 낙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요?
"그러한 것을 싫어하는 이들은.. 많으니까요?" 그리고 암부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다. 라고 보긴 어렵죠. 케이스를 향해 시선이 지긋이 갑니다.
"케이스. 유출을 했나요?" 마치 상냥한 선생님이 오늘 학습목표는 어디까지랍니다. 라고 하는 것 같은 상냥한 목소리입니다. 하지만 케이스가 굳은 채로 아무말도 못하는 것에도 여전히 부드러운 표정을 짓다가.
"그건 처벌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네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요" 저지먼트라는 걸 알면서도 케이스에게 처벌을 운운하는 건 저지먼트가 알 수도 있지만 케이스도 유출을 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일까요?
"로벨...님..." 수경이 가느다란 목소리로 그녀를 부릅니다. 간원하는 것처럼. 떨면서 웅크리는 수경이 그녀를 바라보려 하네요. 옆에 리라가 없는 것처럼. 아니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에 가깝네요. 이리 오라고 하면 바닥을 기어서라도 가려 할 것 같군요.
//쓸데없는 tmi. 만일 이 자리에 태오가 있었다면 이사람 겉과속이 정말.. 거의 같군요.. 정도의 생각을 했을수도 있나.
>>201 좋아 좋아! 아 맞아 선레 쓰기 전에 조금 맞춰보고 싶은게 있는데, 새봄이가 상처받은 포인트가 situplay>1597044323>970이고 저 대화의 시작이라고 해야 하나? 그 지점은 situplay>1597044323>966 이었잖아, 그래서 요게 정사로 들어가려면 새봄이가 자기가 비상탈출장치를 준 걸 기점으로 철현이가 기분이 안 좋아진 걸 눈치채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 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새봄이가 철현이가 기분 안 좋아진 걸 눈치채고 자기가 뭔가 실수했냐고 물어보고, 철현이가 situplay>1597044323>963와 같은, 혹은 비슷한 요지의 대답을 한 뒤에 966 970으로 이어졌다고 해도 될까!><
- 성하제 마지막 공연 무대에서 파나케이아와 함께 환상적인 호흡 보여주었다. 청각적으로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까지 매우 풍성한 무대였는데, 무대 연출의 비결을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 무대 연출은 파나케이아가 전적으로 기획하고 굿위치가 구현을 도와준 것이라 일개 피아니스트인 저는 그렇게 설명드릴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나는 그런 화려한 연출이 준비되어 있는 줄도 몰라서 리허설 때 깜짝 놀랐다. (웃음) 이 자리를 빌어 우리를 위해 시간을 내어준 굿위치에게 감사인사를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 성하제 공연의 합주 파트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순간이 있다면. ▶ 감명이라고 할까, 연애사의 굴곡을 그대로 담아낸 것만 같은 곡 구성이 뼈 때리는 것 같아서 쑥스러웠다. (웃음) 개인적으로 연애사가 안팎으로 꽤 험난했던지라, 마지막 부분이 그 모든 굴곡을 집대성해서는 그래도 괜찮아, 라고 해주는 것만 같아서, 연주하다가 눈물이 날 뻔한 걸 참았다.
- 평범한 엘리트인 줄로만 알았던 트리스트람의 뜻밖의 피아노 실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파나케이아의 지옥특훈을 받으면 당신도 이렇게 된다. (웃음) 취미로 시작한 일인데 나도 여기에까지 도착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이 자리를 빌어 내가 피아노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해준 파나케이아와, 여기까지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피아노를 기초부터 가르쳐준 박유준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보낸다.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학생이고, 이것으로 함부로 이름을 내세우기에는 아직 부끄럽기 그지없는 실력이다.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그냥 학생이기를 원한다.
- 성하제 공연은 각 학교의 다양한 인재들이 올라와 자신의 재주를 뽐내는 무대였다. 다른 무대들 중 가장 감명깊게 본 무대는? ▶ 다른 이들과 그렇게 의견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목화고 댄스부인 코튼 캔디의 무대였다. 물론 내가 목화고의 일원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나는 목화고의 학생이 아닌 트리스트람 본인으로서 솔직한 감상을 내어놓는 것이다. 그 무대를 직관한 사람이라면 이게 가재가 게 편 드는 발언이 아니라는 데에 충분히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 그 무대를 보고 어느 선배님이 말씀하신 바 있는데, 그 감상을 그대로 인용하고 싶다. ‘온더로드 걔’로 올라가서, ‘이리라’로 내려왔다. 앞으로 이리라가 걸어갈 길에 한 명의 팬으로서 응원을 보낸다.
>>185 허심탄회하게 뱉는 본심에 작게 벌어진 입술이 다물리지 못했다. 포사가 비단 찢는 것에 웃는 것을 보듯, 지금 자신이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심장이 뛰고 있었다. 귀를 울릴 정도로 그 소리가 크다. 네가 바라는 것이 너무나도 크다. 손을 들어 입가를 덮어 가리고자 더듬거릴 적, 앙상한 손이 제 손을 붙든다.
"내 이리 방자히 굴어도 용서하실 것을…… 안답니다." "……진심이니?"
이대로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마지막 양심을 발휘해 막아야만 함을 안다. 그것이 자신이 행할 마지막 어른된 도리임도 안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도, 그리고 저 조그마한 머리를 굴려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안다. 심장이 터질 듯 뛸 때, 눈을 마주하고 머리가 아득해진다. 순진무구한 눈동자였다. 양심도, 어른된 도리가 무슨 소용인지 알 수가 없다. 내가 곁에 있으면……. 내가…….
엄청 마음에 들었지! 그 와중에 새봄이의 의도랑, 사고친 뒤의 대처는 고마웠다고 적어준 것도 감동이었지 뭐야>< 서형... 이렇게 착해서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려고(라는 기우는 무전취식범한테 총기난사사건을 써먹은 걸 보고 날아갔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치그치... 게다가 안그래도 정병 권하는 사회인 인첨공에서 또 정병 추가는 Noooooooo...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무전취식범은 수치심같은 건 있을테니까 동작그만 하면 멈춰는 있지 않을까! ㅋㅋㅋㅋㅋㅋ 아니어도 사람이 나체로 달리면 공연음란죄로도 잡힐테니까 실효성은 있을지도...?(라고 우겨보기
홍콩 느와르와 청피계를 동시에 드셔보세요 (대체) 아니 ㄱㅐ털이라니 사람아 ㅋ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아시나요 조만간 두 사람 어쩌구 형님이 먼저 선취점을 어쩌구. 아 너무좋다 위험하고 맛있는 설정 어케 참아 밈미 그거 잘 할 것 같은데 함 츄라이츄라이야😚😚😚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우우... 나리가 "대리인 보내도 좋고." 하면서 편의 봐주시다가 율럭키에 대한 거 듣고는 "그쪽이랑 조율할 생각은 없고?" 하고 슬쩍 묻고는 어깨 으쓱이면서 "하나 알아두렴. 먼저 도움 요청하거나, 양질의 정보나, 돈을 가져오는 쪽이 이긴단다." 하고 둘이 쌈 붙었을 때 자기 찾으면 돈주는 쪽 임자라고 말해버리기(...)
아 이번엔 인사하냐고 행복합니다 나리...😊 요즘 애들은 인사도 잘 하지!(아까는 안했다.) 생각하면서 조심히 가라 할 것 같구
끝끝내 인터뷰로 뇌절을 했는데 다들 좋아해주셔서 기뻐요.. 하지만 제가 마음에 걸리는건 마지막인터뷰인데
>>217
- 성하제 공연은 각 학교의 다양한 인재들이 올라와 자신의 재주를 뽐내는 무대였다. 다른 무대들 중 가장 감명깊게 본 무대는? ▶ 다른 이들과 그렇게 의견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목화고 댄스부인 코튼 캔디의 무대였다. 그 무대를 직관한 사람이라면 팔이 안으로 굽는 발언이 아니라는 데에 충분히 동의할 것이라 믿는다. 훌륭한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충실한 비주얼과 구성까지 탄탄한 무대였다. 앞으로도 코튼 캔디의 멋진 활동을 계속 지켜보고 싶다.
- 코튼 캔디의 무대에서 온더로드의 이리라가 등장해 화제가 된 바 있는데. ▶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고 어느 선배님이 말씀하신 바 있는데, 그 감상을 그대로 인용하고 싶다. ‘온더로드 걔’로 올라가서, ‘이리라’로 내려왔다. 이리라는 자기 길을 찾아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만큼 정정당당하고 떳떳하게 노력한 아티스트다. 앞으로 이리라가 걸어갈 길에 한 명의 팬으로서 응원을 보낸다.
딸래미의 노동력과 맞바꾼 영화표에 엄마들이 어떻게 반응하셨는지는 지금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지금 초당 생각할 기력도 아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날 저녁 철형에게 문자를 보냈을 때부터 계획한 대로, 카페 마감 시간에 맞춰 부실로 갔다. 어제 갑자기 보낸 문자라 만나지 못할 가능성도 0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러고 싶었다. 그날, 철형의 말에 상처받은 부분을 이야기해서 잘 풀어가보고 싶었기도 하고, 내 행동에 기분이 상한 듯한 기색을 보였던 철형도 마음에 걸렸으니까.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역시나 한산하다. 나갈 때는 다시 치워야겠지만, 구석 창가자리 쪽 테이블 위에 올려둔 의자를 내리고 먼지를 닦은 뒤, 보를 깔고, 과자랑 탄산음료를 가져와 올려 두었다. 서형 덕을 톡톡히 보네. 나중에 보면 고맙다고 해야지. 의자에 앉아, 부실 문으로 가려는 시선을 애써 창밖으로 돌리며, 할 말... 보다는 그 날 있었던 일의 (최대한 덜 주관적인) 과정. 그리고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가만히 떠올렸다. 그래서 내가 앞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싶은지도. 이런 저런 생각 끝에는 이렇게 속으로 되뇌었다. 잘 말하자. 잘 되든 잘 안되든.
홍콩 느와르와 청피계라니 내 죽어있던 세포가 다시 숨쉬는 기분이 드는군 하지만 내 본진을 이기지 못하지 (?) 그런 썰 풀어오면 내가 개처럼 달려올 줄 알아? 맞음. 개처럼 달려옴. 그러니 더줘 벅벅 내놔 벅벅 (바짓끄댕이 잡고 매달림) 으에 밈미는 바부 망총이 치즈밈미덕이라서 그런거 몬해 반나나(?)
(어떻게 봐도 데굴데굴 굴릴 것 같은데)(물구나무서서 봐도 굴릴 것 같은데) 그치 블데 커스텀은 죤@나 섹시한것이에요 색깔이나 그런건 블데랑 판박인데 맛이나 향은 찐한 딸기향인거지 크....펀쿨섹도 있는 세계선인데 죤퍼섹 정도야 있어도 이상하지 않으며 왱알왱알 2학구 위선자<< 이거 듣자마자 이혜성 어렴풋하게 자기가 처음 읽었던 거 떠올리는 게 인지상정(?)
노이즈는 이혜성의 감정에 따라 지직거리며 흔들리거나 그 흐르는 노이즈가 흐름이 멈추던가 합니다. 이상한 디테일이 붙어있음(이런발언) 그거 원래 안눌려요 슨생넴 오류난거에요(이런발언 2차) 태오한테 들키지 말라는 말에 이혜성 잠깐 쿨럭쿨럭 기침함 비사문천 캡틴 이대로 괜찮은가(?) 대답은 안하는데 속으로는 노력해야겠다고 결심하는 이혜성이씀
아ㅋㅋㅋㅋ대리인ㅋㅋㅋㅋㅋㅋ그 비사문천네 대리인이 좀 미친 들개 재질이라서요...(흰눈) "저희 대리인이 좀 못 배웠 아니 예의가 좀 없...자유분방해서 어르신의 심기를 거스를까 걱정인지라 앞으로도 제가 올 것 같습니다." 하고 대답함. 맞음 이혜성 부캐되면 말에 필터링이 약해짐(?) 농담이고ㅋㅋㅋㅋㅋㅋㅋ애둘러서 대리인 업다는 식으로 말할 것 같네. 조율할 생각 없냐는 말 듣자마자 이혜성 느릿하게 특징적인 웃음 짓는다. "저희는 범죄를 저지르는 쪽과는 조율하지 않습니다. 조율할 이유도 없죠." 하고 단호하게 말하면서 비사문천이 그런 이득을 얻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고 못박아버림. 그리고 나리 말에 곧장 쓰게 웃으면서 "위험하면 어르신 이름을 좀 팔아야겠군요." 하고 답하고 막이래
리라에게 댄스부 공연 초대장을 받은 날 서연은 적잖이 갈등했다. 원래 계획은 카페 비번일 이틀 모두 풀타임으로 알바를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라 공연인데. 바깥 세상에서 온더로드 공연은 돈 없거나 티케팅 실패해서 못 봤는데. 첫 공연도 못 봤는데. 막공까지 놓치면 너무 억울하잖아!!!! 아, 몰라. 오늘은 풀타임 안 해 못 해!!!!!!!! 사장님께 하루만 낮 근무로 바꿔 달라고 싹싹 빌었다. 자꾸 시간 안 지키면 곤란하다고 정색하시니 짤리기 직전까지 온 거 아닌가 쫄리지만, 진짜 하루만 봐 주세오오오오오......
이튿날 낮 근무만 하고 바로 공연장에 갔지만 이미 현장은 만석 정도가 아니라 서 있기도 비좁아,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며 무대가 보일락 말락인 위치에 이르고서야 겨우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나오는 무대를 볼 수는 있었지만, 현장의 함성과 열기가 생생하기도 하다만, 내내 이러고 있을 거면 나중에 직캠 보는 게 나을 뻔했나? 어차피 리라의 무대는 제일 마지막인데.
씁쓸한 일이다. 저 무대 하나하나가 무대에 오른 사람뿐만 아니라 무대 뒤편에서 준비한 사람들까지 땀 흘리고 고생한 결과물일 텐데, 나 같은 관객한텐 리라의 무대를 보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에 불과하다. 저들의 노력과 상관없이 난 이런 상태겠지. 어느 분야에서든 갖은 노력을 기울여도 주연과 조연과 그 외 단역이 갈리고 그 과정에서 찬밥 취급당하는 사람은 생겨 버리는 셈이다. 머릿속이 복잡한 가운데 무대 가장자리의 댄서들에게로 시선이 고정되었다. 모르긴 해도 저런 자리조차 댄스부원들이 경쟁을 거치면서 배분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인첨공이 아무리 초능력 미만 잡인 세계라도, 저 무대만큼은 춤 실력으로만 따낼 수 있는 자리였을 거다. 그니까 세상의 기준이 하나뿐인 것처럼 보여도 꼭 하나만은 아니고, 어느 기준에서 최고에 이르지 못한대도 자기 자리를 찾을 수는 있다. 그에 만족하고 머무르느냐, 향상심이나 야심을 갖고 달리냐가 갈릴 뿐이지. 난 전형적인 전자고.
의식의 흐름을 따라 멍하니 보던 중 공연장이 캄캄해졌다. 사고 났나? 강렬하게 와닿던 음악도 그치고 사람들의 웅성거림만 들리니 졸리다.
그때 무대가 초록 조명으로 환해졌다. 그 위의 사람들은 여전히 자그마해 보였지만 스크린에 비친 춤동작은 절도 있으면서도 한 사람이 조종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동작들이 똑같았다. 다음 무대의 공연자들은 보다 유연한 동작을 놀이터에서 즐기는 것처럼 자유분방하게 추었다. 그러니까 불이 꺼진 이후부터 선보인 무대가 진짜고, 앞의 건 맛보기였다는 거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선 무대에 올랐던 사람들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주역이 아니라 조연일지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다. 그게 앞으로 살면서 내가 유지해야 할 태도 아닐까.
그러는 동안 휘황찬란하던 조명이 은은한 빛으로 바뀌고 위에서 새하얀 야광에, 댄스부원들이 앉을 만큼 커다란 오브젝트가 서서히 내려왔다. 와, 저거 준비하기 빡셌겠다. 입이 절로 벌어지는데 스크린이 정중앙의 별 위에 앉아 있는, 프릴과 리본과 레이스로 장식된 화사한 의상을 입은 새하얀 리라를 비추었다. 화사하다. 저지먼트 활동 중에 봐도 눈이 즐거울 정도지만 무대 의상에 분장까지 하니 천사나 요정을 꾸며 놓은 거 같다.
감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리라가 라이브를 했다. 리라 목소리 좋다!!! 이제껏 보컬은 보미가 짱이라고 생각했는데, 리라 목소리도 속삭이는 듯 독특한 음색이 매력 있다. 하기야, 저 자리엔 온더로드 다른 멤버들은 없으니까... 가만. 그러네. 저 무대는 온더로드와 무관한, 리라의 무대네. 그럼 저 자리는 온더로드 전 멤버 리라가 아니라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이리라로서의 첫 출발인 셈일까?
현장의 열기와 사람들의 환호에도 불구하고 서연에게는 생각이 많아지는 무대였다. 어떤 잣대를 적용하든 주조연이 갈리는 세상에서 중심 잡기는 말이 쉽지 실천은 어려울 것이고, 온더로드의 팬인 서연으로서는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이리라는 낯선 연예인이었다. 그래도 리라의 무대가 끝나는 순간 서연은 그런 생각을 했다. 각자의 자립 방식이 있는 법이라고. 잘은 모르나 리라는 그걸 찾은 거 같다고.
오늘은 당신들이 나와 같은 방관자의 객석에서, 나와 같은 높이의 자리에서 얌전히 입을 다물고 있어주기를 바란다. 지금 백의를 입고 있는 내 연인과 그 의오빠에게 비슷한 환자가 당장 더 늘어나는 건 그렇게 달가운 일이 아닐 테니까.
이 부분이랑 쳐다보는 것 때문에...
나리가 "그렇게 빤히 쳐다볼 거면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하지 말라고 하렴. 네 선택이고, 네 사람을 걱정해서 하는 행동은 누구도 말리지 않아……." 하고 여유로운데 어조는 지친 듯이 말할 것 같거든...🤦♀️ 속내 긁으려는 게 아니라 이쪽도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애가 갑자기 이 난리가 나서 심란해 미치겠는데 왜 소식 듣고 뛰어와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발만 구르는 우리까지 '네 사람 괴롭히는 것에 가담한' 존재처럼 노려보는 시선을 받아야 하느냔 심리라서...
그리고 전화 받는데 스피커 너머로 '부탁하신대로 건물 옥상에 가봤는데 그…… 발자국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신발도 엉망으로 흐트러져있고요. 유서 빼돌린 것 같아서 추적 시작할 거고…… 아이, X발, 기자들 또 올라오네……. 하여튼 추가적인 거 발견되면 연락 드리겠습니다.'가 들리는거지...😏
문이 열리고, 형이 들어오자마자 씩 웃어보였다... 가 조금 후회했다. 생각해보면, 그 날 당일도 내가 어떤 마음상태인지 비언어적인 표현을 전혀 하질 못했다. 임무 중에 사적인 감정을 드러내면 일을 그르칠까 저어되어서이기도 했지만, 내가 그 감정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싶은 게 아주 없었다면 거짓말일 테니까. 아이고, 생각 너무 많다. 기력 아껴, 기력 아껴. 철형도 - 어떤 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처럼 유쾌한 분위기는 아닌 채로 - 본론부터 꺼낸다. 그치, 빙빙 돌아갈 필요 없지.
"음, 기억할 지 모르겠는데- 유령 스팸 받고 모두 모인 날 있잖아요. 골목길에서 사람이 안에 든 거미로봇이 나왔을 때, 형이 리라 언니한테 비상탈출 장치 부탁하는 걸 잊었다고 했었고, 제가 그 말 듣고 형한테 제거 맡아달라고 드렸었죠. 그 때, 형이 기분이 안 좋아보였던 것 같아서 제가 뭔가 잘못했냐고 물어봤고, 형이 약한 사람 취급 받으니 자존심 상했다... 는 요지로 대답한 걸로 기억해요. 제가 잘못 기억했으면 말씀해주세요.
"그래서, 제가" 목이 탄다. 메는 건가. 나는 마셔야겠다. 내 몫의 탄산음료를 따서 한모금 넘기고 말했다. "형이 사망플래그 적립하는 대사 치고, 거기에 고기방패 발언까지 하니까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었다고, 그러니까 다음엔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죠. 그리고 그 말에, 후배들이 걱정해주는 게 너무 즐거운걸, 이라고 철형이 말했을 때."
다시 한 모금 들이켰다.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더 어렵네. 입안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달고 툭툭 튀는 감각에 잠시 신경을 집중했다. 음, 이제 다시 말할 수 있겠다.
"그 말 들었을 때... 제가 선배 그런 사람으로 안 봤는데, 라고 말했었죠. ...용건 설명 치고는 길었는데, 그 때 일에 관해서, 제 입장도 말하고, 철형 입장도 듣고 싶어요.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고요. 얘기 하실래요?"
후후후 강제로 집에 보내는 사람이 없다면 밤새 옆에 붙어있어야지 성운이 품에 꼭 안고 멍한 태오 잔뜩 우후후(끌려감) 뭐 혜우도 의료계 꿈?나무라 밤새 태오 간호하고 지켜보고 할듯 간간히 손 잡았다 놨다 하고, 손바닥 살살 간질여서 반응 있나도 보고 슬쩍 들어서 문신 구경하고(?) 아 근데 태오 비늘 이식한건 안 떨어졌어? 태오가 불러주던 자장가도 작게 흥얼거리다가 지가 졸고(???) 혹시나 눈 마주치면 헤에 하고 웃고 응
태오 잠들어서 짬 나면 지도 쉬면서 나리랑 한결한테 문자 한통 정도는 보낼거 같음 [오늘은 제가 병실 지키면서 잘 보고 있을게요 선생님도 몸 조심하셔요] 하고 차피 병원에서 알아서 쉬쉬 했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번냥이 역할도 해줌
D악 그리고!!!! 성운이 인터뷰랑 서연이 독백 봤어!!!!😭😭😭😭😭😭 악 이거 반응해주다니 저 기뻐죽어요....... 감사합니다 아기참치들아................ 하아... 성운이 인터뷰 내용도 너무 좋고 서연이 무대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 한 거 너무 너무🥺 휴... 이게청춘이지 즐거웟다... 반응 감사합니다...
새봄이 웃자 철현도 웃었다. 다행히 나쁜 것은 아니구나 안도했다. 그러나 뒤이어 이어져오는 말에 철현은 잠시 눈을 감았다. 잠시나마 안도한 자신이 바보 같았다.
"기억하지. 어떻게 그걸 잊겠어? 무고한 스킬 아웃들을, 우리를 공격하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이들을 우리가 먼저 공격해서 부상을 입혔으니까.
철현의 관점에서는 거미 로봇들이 다가왔고 그것을 저지먼트가 선제 공격했으며 그 안에 든 사람들이 중상을 입은 것이었다. 만약 그 안에 든 것이 스킬 아웃이 아니라 일반 시민이었다면? 또는 일반 공무원이 거리 순찰 중이었다면? 물론 스트레인지 안에서 그런 것은 말도 안되지만 가능성이 0은 아니었기에, 이들이 적이며,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는 근거가 없었음에도 공격했기에 철현은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것도 맞아. 사실 네 선의로 그냥 양보해주는 것인데 말이야."
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충분히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뒤이어 이어지는 새봄의 말에서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무런 근거 없이 레벨 0라는 이유만으로 약자 취급 받고 보살핌 받아야할 사람 취급 받는 것은 이제 질렸다. 적어도 후배들에게만큼은, 적어도 자신보다 활동을 덜 한 사람에게 만큼은 그런 취급을 받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이 약하다는 것은 철현 그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았다. 당장 눈 앞에 있는 새봄이 역시 레벨 2이며, 마음만 먹으면 간단히 자신을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이다.
철현은 얼굴을 쓸어내렸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걱정만 끼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일부로 그렇게 행동했다. 빌어먹을 걱정 제발 다른 놈에게나 하라고.
그러나 이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이것을 입 밖에 내는 것 자체가 큰 굴욕이니까.
"내 언행으로 네가 상처 받았다면, 진심으로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내 입장은 따로 없어. 그저 장난이었고 농담이었지. 앞으로는 그러지 않도록 주의할게."
>>267 그게... 성운이가 오며가며 봤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요. 혜우 보고 나으리가 눈 번쩍이고 태오가 육두문자 갈기는 것까지... 나으리가 혜우 갖고 약점잡으려 들면 태오뿐만 아니라 성운이도 쌍으로 약점잡히는 거니까요. 더군다나 혜우 개인이벤트를 거치고 성운이가 변한 부분도 생각하고 계시리라 믿어요 👀
“다들 각자의 선택을 내린 거죠. 이시미의 선택은 이시미의 선택. 파나케이아의 선택은 파나케이아의 선택. 파나케이아를 따라오는 건 내 선택이에요. 나는 누군가한테 책임을 따지러 온 게 아닙니다. 최근에 여러모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신경이 좀 곤두서있을 뿐이에요.”
“두 사리분별있으신 어른이 계신데 무슨 일이야 있겠습니까마는, 파나케이아가 온 자리에 호위 한 명이 입회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제 사람 걱정돼서 하는 행동인데 뭐라 말 얹으실 거리는 아니지 않겠나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태오 괴롭히는 데 가담한 사람처럼 노려보는 게 아니라, 뭔가 또 사건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사람처럼 노려보고 있다는 말이 정확하겠네요. 이 자리에서 나리를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보고 있는 거죠. 어쩌면 이거야말로 나리에게 가장 큰 모욕일 수도 있겠고,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 싶으실 텐데 성운이는 지금 진짜 예민한 상태가 맞아요. 바로 며칠 전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거기에다 나으리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가는 잘 아는데 사람됨이 어떤 인물인가는 잘 모르기도 하고요. 모르는 것에 대해 사람이 먼저 내보이는 반응이 2종류가 있는데 하나가 호기심이고 다른 하나가 경계심이라는 것은 아시리라 믿어요.
무엇보다 성운이가 이 자리에 온 건, 태오 걱정도 걱정이고 혜우의 심적 부담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목적이니까요. 메이드 카페에서 얼굴 보이며 태오와 찐한(?) 친분 과시하던 사람들(그리고 둘 중 더 멀쩡해보이는 사람이 십중팔구 '어르신')이 보이기에 초 경계태세로 들어갔을 뿐... 그 저번에 말씀드렸죠 고담시 자선행사에 차려입고 온 펭귄맨 바라보는 고든청장...
성하제의 마지막 밤이 서서히 다가온다. 이제 메이드 옷과도 작별을 고할 때가 왔구나. 만나서 엄청 부끄러웠고 다시 만나는 일은 어지간하면 없었으면 해. 하지만 그래도 오늘 근무시간까지는 같이 보내야 하기에, 오늘도 저지먼트 최단신 메이드(최단신 집사는 새봄이)는 부지런히 카페 안을 누빈다. 물론 쉬는 시간도 빼놓지 않고, 혜우가 가져온 무대 장식들과 연출 시퀀스를 본다. 둘만의 작은 회의는 어쩌다 보니 회의 반 감탄 반으로 흘러갔다. 내가 피아노 연습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에 너는 이런 것들을 준비해놓고 있었구나.
“나도 뭔가 의견을 내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이런 데엔 재능이 없는 걸까 잘 모르겠어···” 하고 헤헤 웃는다. 엄청나게 큰 고래 실루엣이 지나가면 좋겠다는 이야길 했다가 기각당했다.
불순물이라고 할 땐 언제고 내 손 걱정을 하나. 그 말 자체가 기만적으로 느껴져서 부러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결정은 로벨이란 사람이 대답을 위해 입을 열면 열수록 틀리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한 마디 한 마디가 이어질수록 리라의 눈동자는 점점 더 차갑게 가라앉는다.
"수경 후배님을 그런 식으로 부르지 마시죠."
고저 없는 목소리가 로벨을 향한다. 소유물이네, 통제와 제압이네, 상속과 귀속이네 하는 말들을 지껄이면서 목소리만큼은 다정한 게 기가 막혀서 속이 뒤집힐 것 같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게 명확한 언동을 보이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만 곧으면 다인 줄 아나?
"그래서요? 절차고 뭐고 어쨌든 등록이 되긴 했다는 거잖아요. 그럼 시스템상 현재 연지 소속임은 명확하네요. 차라리 미등록 상태였으면 모를까."
소유물 어쩌고 하는 건 궁금하지도 않다. 다만 이런 식으로 불똥이 튀는 건 바라지 않았는데.
"암부 놈들이 하는 짓이 거기서 거기라 때려맞춘 것 뿐인데요? 확신은 방금 그쪽 입으로 줬고. 그런데 갑자기 애먼 사람한테 처벌이라니... 어? 설마 내부인이 불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리라는 손끝으로 입을 가리며 짐짓 놀란 듯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그 애가 누군지는 몰라도 당신이 말하는 걸 보면 관리 하의 학생 내지는 부하직원인 것 같은데, 세상에! 평소에 얼마나 대우를 못해줬으면 내가 딱 한 마디 물어봤다고 바로 저 애를 의심할까요? 그렇게 같은 조직 간의 신뢰가 없어서야~"
하긴 뭐, 관리하던 연구소 마무리가 어떻게 됐는지를 생각하면 역량은 진작에 밑바닥 드러낸 거지. 흘러가는 말은 더 이어지지 않는다. 열어놨던 문은 점차 닫히고 있고 수경은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여기서 수경을 데리고 나갈 수 있을까? 케이스는? 여기서 수경만 데리고 떠난다면 케이스는 어떻게 되는 거지? 리라의 시선이 케이스를 향했다. 로벨이 말한 수경의 목걸이에 대한 이야기와 조금 전 수경이 부실에서 보였던 증상을 종합했을 때, 저 목걸이가 인체에 어떤 식으로든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건 명백해 보인다. 그리고 케이스는 지금 같은 목걸이를 걸고 있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지먼트를 하면서 나름대로 보이게 된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지금 제 눈에는 수경 후배님이랑 그쪽 친구 둘 다 이곳에서 좋은 취급을 받고 있지 못한 것처럼 보이고요. 아니라고 하진 않겠죠? 이미 '그것' 이라느니 '소유물' 이라느니 멋대로 지껄였으니까."
다만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는 점이 문제다. 리라는 그가 만든 문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다가, 재빠르게 포스트잇에 그려둔 구체를 실체화 시켜 그가 그려둔 문 쪽으로 던졌다. 구체가 깨진다면 작은 범위의 폭발이 일어났을 테니, 제대로 먹혔다면 구멍이 조금이나마 더 커졌을지도 모르겠다.
"로벨 박사님. 죄송한데, 제가 지금 위 아래 옆이 다 하얀 데다가 나갈 길이 하나도 안 보이는 방에 사람을 사람 취급 안 하는 이상한 분과 같이 사실상 반쯤 감금된 상태라 마음이 불안해 죽겠거든요? 그러니까 조금만 부술게요. 수리비는 문의 주시던가 말던가 하세요."
그렇지 않았더라도 형광 분홍색 연기가 확 피어올라 시야를 방해했겠지만. 리라는 쓰러진 수경을 어떻게든 부축해서 뚫어놓은 문 쪽으로 나가고자 한다. 케이스에게도 함께 가자고 싶지만, 이미 면식 없는 척 했으니 잘못하면 더 일이 꼬일 것이다.
오래 기다셨습니다 철현이가 레벨 0이긴 한데 레벨 0인건 아예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미약함'인 걸로 알고 있어서 알게모르게 영향을 주고 있었을 거라는 생각 철현이 허를 찌르는 행동을 많이 하면서 실제로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하거나 사기가 오르는 게 꽤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설명도 가능할듯? 레벨 0이니만큼 그 자체로는 거의 효과가 없지만 철현이의 행동으로 시너지를 냈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
분명, 모범적인 사과였다. 내가 사과의 말을 듣기를 바랐다면 더 이야기를 끌 이유는 없을 거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그게 아니다. 철현이 형은 분명 내 말을 들었다. 들었는데도 모른 체 하는 건지, 아니면 못 알아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해야겠다.
"저는 분명, 제 입장을 말하고, 철형 입장도 듣고, 묻고 싶은 게 있다고 했어요. 철형 입장은 없다고 했으니 내 말 할게요."
길게 숨을 들이켜고, 내뱉었다. 솔직히, 저 사과가 내 심정이 어떤지는 궁금하지도 않고, 지금 이 상황을 끝내고만 싶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긴 했다. 하지만 혼자 결론 내리진 않을 거다. 생각이 많아지면, 그 생각 다 말할 거다. 알고 싶은 게 있으면 풀 거다. 아직은, 철형이 그러고 싶은 사람이니까.
"형이 고기방패 소리 할 때, 비상탈출 장치 건네줄 때, 형을 왜 신경 썼는지 말할 때,, 제 태도도 진지하진 않았던 거 맞아요. 일부러 가볍게 표현했어요. 다른 부원들도 있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되는 상황이 아니니까. 그렇지만 형을 걱정하는 마음까지 장난인 건 아니었어요. "
이런 말을 해도 괜찮은 정도의 사이인가. 지금에 와서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야기하지 않으면 내 안에서 곪아버릴 것 같으니까 멋대로 말하는 거지. 다시 탄산음료 병을 쥐었다. 손끝에 와닿는 서늘한 느낌에 의지하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우리가 자주 이야기했던 것도 아니고, 전투 때 만나서 만담하고 장난치면서 논 게 전부긴 하지만, 저는, 형이랑 그렇게 놀면서 첫 전투에서 긴장도 풀 수 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거 이야기해 준 것도 좋았고, 그러다 보니까, 어디서든 형 얼굴 보는 게 반가웠단 말이에요? 철형만 보이면 아무리 위험한 현장이라도 마음 놓이고. 저번에 멋대로 철형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였고."
"그런데."
"걱정해 주는 게 너무 즐겁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철형 걱정하는 게 장난 같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처럼 백 퍼센트로 정색하고 말한 건 아니지만, 장난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한 걱정이 아닌데. 전투에 나서는 이상 안 다칠 수 없다는 건 알아도 그래도 최소한 덜 다쳤으면 좋겠고, 스스로를 좀 챙겼으면 하는 마음은 진심인데…."
"네, 맞아요. 상처였어요."
"그래도, 내가 오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철형도 나한테 상처받은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까, 이야기해서 풀고 싶었어요. ...여기까지가 제 입장이었는데요."
"어느 퍼스트클래스도 안할 짓 때문에 문제가 생기긴 했지.." 무슨 말을 하던 간에 로벨 그녀는 평온합니다. 다른 모든 것이 그녀를 움직일 수 없다는 것처럼.
"글쎄..." 엄밀히 말하자면 로벨이 하는 것은 강압적인 통제와 심리적 지배..를 통해 케이스와 수경을 자신의 지배 하에 놓아두는 것과도 같은 것이었지만 리라가 그렇게 생각하는 걸 막을 생각은 없었지요.
그리고 리라가 수경과 초커를 들고 넓어진 문을 통해 복도로 나오면. 그녀는 등을 돌려 케이스에게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그럼. 케이스. 무엇을 가지고 가게 할 거니?" "이 곳에 온 이상 보상 하나정도는 가지고 나가야 하지 않겠니?" 차라리 밖으로 연결해달라고 했다면 나았을텐데. 코드 없이는 못나가는데를 굳이 기어들어간다면 우리가 잡는 게 어려울 것 같겠니? 모든 것을 잃고 나가는 대신. 나는 자비롭단다...
"티..르...ㄹ..." 덜덜 떨면서 수경을 데리고 오겠다고 하려 하네요. 치료를 밖에서 받는다면 벌어질 만한 일을 케이스는 알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주 약간의 초커를 던져버리고싶다는 마음.
"네 선택이 그렇다면야..." 결국 네가 선택한 것이잖니? 라는 속삭임을 듣고는. 눈을 질끈 감고. 초커를 톡톡 건드려 자리에서 사라집니다.
"나는.. 저는..." "...되어야만 하는데.." "수경이 싫어하는거야..." 무어라 횡설수설하는 것 같은 수경을 데리고 들어온 복도는 생각보다 좁았습니다. 문이 여러개 있긴 한데. 잠겨 있네요. 그리고 끝에는.. 엘리베이터처럼 보이는 장소가 있습니다.
-멈춰 주시겠나요? 엘리베이터처럼 보이는 곳의 버튼을 누르기 전에 리라의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케이스가 어느순간 잠옷 차림에서 평상시의 모습으로 당신들 뒤에 서 있네요.
>>264 >>266 철현주 '익혔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어떤 다짐이든 처음의 의욕만큼 오래 가지는 못하니 수시로 반성하고 고치고 해야 할 테니까요. 그냥 서연이의 지향점...정도? (리라가 인첨공에 온 시점에 이미 끝이었지만) 온더로드 재결합이 완전히 물 건너 갔다는 실감은 했겠네요👀 농담이셨어요?@ㅁ@;;; 스포를 안 하고 싶으셨던 건가 했었는데요...
>>265 혜우주 팬심이 보였다면 다행이에요 히히~~ 서연이의 자립은 소시민 모드면 편의점, 그거보다 더 이타심을 가질 수 있게 되면 (n수를 해서라도) 상담심리사 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274 새봄주 ...................달아나는 케이스는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아요오오... 아무튼 덕분에 훈련 소재 잘 써먹었어요 감사해요 ><
>>292 리라주 최애 아이돌 멤버의 공연을 1번도 아니고 2번씩이나 포기할 수는 없을 거 같아서 우당탕탕했어요ㅎㅎㅎㅎ 그러고 온더로드 팬 김서연은 온더로드 재결합의 희망(???)이라는, 혼자 마시던 김칫국을 버렸고요^^;;;;
>>328 랑주 와 와 우와.............전에 태오에 대해 분석해 주신 거 볼 때도 느꼈지만 랑주 지적이세요!!!!!!! 해석 멋있어............@ㅁ@
퍼리에 빠지게 된 내 동생이라는 말에 은우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쟤 동생이 우리 저지먼트 일원이었던가? 맞나? 아닌가? 내가 본 애인데, 미처 그걸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나? 그랬나? 그런 대혼란을 느끼면서 그는 땀을 절로 삐질삐질 흘렸다. 아니. 물론 철현에게 동생이 있다는 것은 그도 알고 있었다. 레벨4 능력자였지. 그런데 문제는 그 애가 저지먼트 멤버였는가에 대해서는 자신도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야 철현이 자신의 동생이라고 자신에게 소개한 적은 한번도 없었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카페 안에서 고양이 메이드를 바라보면서 은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만담같은 상황 속에서도 은우는 빠르게 머리를 이리저리 굴리며 지금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를 고민했다. 일단 쟤는 아무리 봐도 우리 부원은 아니었다. 이거 철현이가 일을 떠맡기고 나온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괜히 철현을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자신에게 뭘 드실꺼냥? 이라고 묻는 그 말에 은우는 헛기침 소리를 여러번 냈다.
"누구세요?"
일단 자신은 부장이었고, 여긴 어디까지나 저지먼트 멤버들이 하는 공간이었다. 외부인이 한다면 적어도 자신에게 허가는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일단 확실하게 그 부분을 하려고 하면서 그는 고양이 메이드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저지먼트 멤버 아니시죠? ...일 떠맡겨지신 거예요?"
혹시나 도주할지도 모르는 자신의 동기의 팔을 꽉 잡으면서 그는 싱긋 웃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저 머리탈을 날려버릴 생각이었는지 그는 가볍게 손바닥을 펼쳤다.
>>340 서연주 그러겤ㅋㅋㅋㅋㅋㅋ 아 새봄이가 능력 쓰면서 서형 눈 감아요!! 하면 눈갱은 새봄이만 당ㅎ 웁웁 별말씀을! 나도 서연이랑 재미난 에피소드 만들고 서연이의 재미난 반응도 봐서 매우 즐거웠다>< 서연이와의 일상... 지금 물면 멀티지만 매우 땡기는데... 아무도 없으면 슬로우나마 새봄주를 찔러줘도 된닷><
축제의 열기가 식어가고 모두가 돌아가는 분위기지만 아직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는다. 기간 내내 날먹을 노렸던 나로서는 하기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면! 직업정신으로! 근성으로! 버텨야한다. 비록 어제에 이어 오늘도 패배한 웃음후보팀에 화딱지가 나더라도 버텨야만 하는 것이다.
"병원... 가면.. 또" "반복될거에요..." 그러니까. 약물처방이나 커리큘럼에 맞춘 것이 병원에 가면 초기화가 되니까 또 반복될 거라는 아주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일지도 모르지요.
-저는 둘 다 가져가야 하는걸요? 케이스는 리라의 겉옷 주머니를 빤히 바라봅니다. 아까의 충격에 젖은 듯한 표정과 몽롱했던 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처럼, 고개를 갸웃하며 미소를 입가에 띄우고 있습니다.
-안되는 건 안되는 거에요.. -미안해요. 하지만 치료는 확실히 해줄 거에요. 소녀가 중얼거리면서 천천히 걸어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옵니다.
-...티. 이리로 와 주세요. -제발. 순순히 와 주세요. 더 일이 복잡해지지 않게... 수경은 그 말을 듣고는 비틀거리면서 걸어가려 시도할 것 같네요. 팔꿈치로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를 내지만 도착해서 들어가면... 그냥 갈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따라들어오는 것을 막기 어렵습니다.
축제의 마지막 날에도 중소 연구소의 불은 꺼질줄을 몰랐다. 다들 지친몸으로 매번 하던 커리큘럼을 진행하고 매번하던 분석을 하고... 누군가는 능력자를 담당해야 한다는 인첨공 특유의 업... 당연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뒤집어 쓰는것은 영세 연구소의 숙명이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연구대상쪽에 속하는 나에게도 그건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무튼 그렇드라. 뭔놈의 이상한 놈이 그래 많은가 모르겠다. 외부인이 들어오고 그라니까 진상들도 만만치 않드만. 다 패버릴 수도 없다아이가." "뭐 그거는 별수 없지. 근데 느그 거는 레벨 높은 아들도 많다매. 그런데 그란다고?" "바깥 놈들이 뭐를 알긋노. 그라다가 팔다리 하나씩 분질러져야 인자 뭔가 잘못된거를 깨달을기다."
...사람을 사용한 XXX라던가 나도 뭔가 어둠에 접촉해버린 느낌이라기분은 안좋았지만.
"...어?" "쌤 와그라는데." "니 뭐가 좀 이상한데." "아니 뭐가 이상하다고." "뭔가 능력이 많이 강해진것 같은데. 쓰읍... 쬐매만 기다리봐라. 오류일수도 있긋다."
일단 자신은 들은 것이 없었고,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와서 일을 하면 여러모로 문제가 생기기에 조금 경계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일단 고문 선생님과는 이야기가 되었다고 하니 그는 겹쳐진 손바닥을 아래로 내렸다. 물론 철현의 팔은 떨어지지 않도록 일부러 힘을 꽉 주었다. 딱히 화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으나, 여기서 도망치거나 하면 서로서로 곤란해지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그는 일단 철현의 팔만큼은 정말로 꽉 잡았다.
"아니요. 고문 선생님이 허락했다면야... 애초에 전 오늘 비번이기도 하고... 문제만 되지 않는다면 별 문제는 없어요."
일단 정말로 이야기가 되었다고 한다면, 자신이 크게 무슨 말을 할 이유는 없었다. 나중에 문제 소지가 벌어진다고 해도 자신의 책임은 아니었으니까. 다시 말해, 그는 딱히 이번 사안으로 크게 무슨 말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다. 그리고 괜히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근처에 있는 자리로 천천히 향했다. 비어있는 자리에 앉으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 전 오렌지 스무디요."
고모부를 만난 탓일까. 일단 지금은 시원한 것을 마시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고 생각하며 그는 주문을 마쳤다. 계산은 나중에 나갈 때 하면 되는 것이니, 당장 돈을 낼 필요는 없었다. 이내 주변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낯익은 저지먼트 멤버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는 여유롭게 자리를 잡았다.
이리라는 아직 수경이 섭취하는 약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다만 로벨이 외부 병원의 방문조차 막고 있다는 사실 하나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게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수경 후배님, 잠깐만. 가서 어떻게 하려고요."
케이스의 말에 걸어가려고 시도하는 수경의 팔을 아프지 않게 잡은 리라는 다시금 가까워지는 케이스의 눈을 바라보았다.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것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글쎄. 층을 이동할 수는 있었을까? 만약 특수한 조작법이나 보안카드가 필요했다면 제발로 막다른 길에 걸어들어간 거나 다름없게 되었겠다. 상황을 인지하니 턱끝까지 밀려드는 한숨을 참을 수가 없었다. 누구 하나라도 더 같이 왔다면 좋았을 텐데.
"......"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리라는 엘리베이터 안쪽 벽에 등을 붙이고 서서 따라 들어오는 케이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목의 초커를.
"아까 말했던 처벌이라는 게 뭐죠? 목에 그거랑 관련 있어요?"
아까 보면 끊을 수 없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아니, 웬만큼 내구도가 높아도 상관 없다. 저지먼트에는 뭐든 썰어버릴 수 있는 능력자가 있으니까. 누구보다 힘이 강한 능력자도, 뭐든지 해킹할 수 있는 능력자도 있다. 그러니까 가면 저걸 뜯어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수경 후배님은 눈과 코에서 피가 흐르고 발작을 했어요. 그게 그 목걸이의 영향인가요? 그쪽— 케이스도 그렇게 되는 거예요?"
짧은 침묵이 흐른다. 한 손으로 수경을 붙잡고 있으니 그림은 그릴 수가 없다. 당장 꺼낼 수 있는 건 주머니의 빗자루 뿐인데, 육면이 다 막힌 공간에서 빗자루를 꺼내서 뭘 할 수 있을까.
"다들 그렇게 생각해주면 좋겠지만... 뭐, 모두에게 인정받고 존경받을 순 없는 법이긴 하지. 달리 말하자면 누군가에게는 좋게 보일테니, 그걸로 만족해볼까."
과연 어떨런지. 하지만 역시, 모두에게 다 존경받고 좋은 부장으로 기억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분명히 부원들 중에서는 자신에게 불만을 가진 이가 있을테고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이가 부장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는 이도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후배가 되었건, 동기가 되었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3학년 동기조들은 모두 자신을 지지해주긴 했지만... 그 속마음까지 모두 자신을 긍정하는 것은 역시 힘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하. 그래?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운걸? 일단 내 동기들과는 다 이야기를 하고 바꾼 노선이긴 한데, 너희들의 이야기는 딱히 듣지 않았으니 불만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 그렇게 말해주니 뭔가 조금은 안심이 되네."
적어도 자신의 노선이 잘못된 것만은 아니구나. 조금은 까다로울지도 모르는 그 노선을 유지한 보람이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은우는 괜히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그는 물이라도 마실겸, 정수기 쪽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청윤에게 한 컵 줄까? 그렇게 물어보며 그는 우선 자신이 마실 물을 천천히 챙겼다. 또르륵. 컵 안에 차오르는 물이 유난히 시원하게 느껴졌다. 온도는 변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을 해도 나름 괜찮은 부장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안심이야. 세은이는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지만... 그건 그 애니까 어쩔 수 없는 거고. 아무튼, 내년부터는 진짜 네가 주도해서 이끄는거고, 지금의 2학년들이 주축이 되어서 이끌어가는 일이 많을 정도로 너희 세상이 될테니까 잘해봐. 그렇다고 나에게 연락하진 말고."
졸업한 후에는 저지먼트 생활은 더 안할거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괜히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물을 한 모금 꿀꺽 마신 후에 컵을 내려놓았다.
"마음 속에 남아있었던 마지막 찝찝한 기분도 사라진 것 같아서... 속이 다 후련하네. 이제."
엇비슷한 키의 두 여성이 손을 맞잡고 반가워하고 있었다. 리라보다 조금 더 작은 키에, 옅은 분홍색 머리카락을 짧게 치고 커다란 링 귀걸이를 건 다부진 체격의 여성은 호탕하게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근데 여기 영업 거의 끝난 거 같은데... 혹시 나 눈치 없었어? 지금이라도 다시 갈까?" "에이 무슨! 아직 안 끝났어요. 마지막 손님 받는 셈 치죠 뭐. 주문하시겠어요, 마담?" "어머어머. 말하는 것 좀 봐! 진짜 집사네! 크흠~ 그럼 망고스무디 한 잔 부탁해요, 집사님~"
"병원에 가면 그들에게 알려질거에요..." 그리고는 수경의 의식이 끊깁니다. 케이스는 수경의 팔을 잡고는 무겁다는 듯 낑낑거립니다. 적절하게 기대어두려 시도하네요.
-처벌을 받으면 아프죠.. 충격을 주는 것이었던가요.. 음. 속이 진탕이 되는 기분? -...맞아요. 권한은 두 분이 갖고 있긴 하네요.. 발랄하게 말하기는 하지만, 발랄한 말은 아닙니다.
-그건.. 전조죠. 느릿하게 말하면서 케이스는 수경을 다시 붙잡으려 합니다.
-티가 저지먼트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로벨님은 무한한 관용이라 말할 테니까요... 같이 갈 수 있을리가요... 그러니. 리라 양은 떠나주세요. 라고 속삭입니다. 일회용 장치라며 하나를 건네주고는 케이스가 수경을 천천히 끌어가려 하려 하네요. 잠깐의 질문은 가능할 것 같네요.
성운은 오븐을 덜컹 열었다. 어제는 금이의 차례였고 오늘은 자신의 차례다. 솔직히, 자신은 집밥 쪽에 더 자신이 있었고 베이킹 쪽은 어디까지나 할 줄만 안다 정도였으나, 때마침 있었던 은우와 새봄이 한 마디씩 거들어주고 도와준 덕분에 무사히 맛있는 휘낭시에를 한판 가득 구워낼 수 있었다. 어제만큼은 아니었지만, 휘낭시에는 티타임 디저트로 꽤 호평받았다. 성운은 제과 쪽에도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다!
고문 선생님이 허락했다면 자신이 뭐라고 할 일은 없었다. 저지먼트의 총 책임자는 어디까지나 고문 선생님이고, 자신은 그 아래의 부장이었으니까. 물론 일단 자신에게도 연락은 자주 오긴 하지만, 어쨌건 총 책임자는 어른인 고문 선생님이었다. 그렇기에 은우는 굳이 그 사실에 대해선 더 언급하지 않고, 더 말을 하지 않으려는 듯 말을 마무리지었다.
이내 차가운 스무디가 자신의 앞에 놓여졌고 그는 서빙한 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빨대로 천천히 음료를 빨아마시니 그 내용물이 상당히 시원하고 달콤했다. 여름 시기 동안 참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그런 것일까. 지금 이 순간이 그에게 있어선 상당히 기분이 좋고 편안했다. 자신은 딱히 수능 공부에 집중할 생각이 없었고, 자신을 원하는 대학교 중 한 곳을 선택해서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특히나 더.
허나 그런 사실을 굳이 다른 이들에게 알린 적은 없다. 레벨로 대학교를 골라서 갔어요. 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해도 상당히 재수없는 모습이었기에.
"넌 졸업하고 어쩔거야?"
괜히 그런 물음을 던진 것은 이 동기는 졸업 후에 뭘 하면서 지낼지에 대한 궁금증이 나온 탓이었다. 사업 이야기가 여러번 나오긴 했지만, 사업이라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물론 이 녀석이 내는 아이디어를 보면 충분히 성공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사업 정말로 할 거면 일 농땡이 피진 말고. 물론 네가 사장이 되면 아마 알아서 열심히 할 것 같긴 하지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까까지는 제 정신을 붙들고 조리있게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는데, 지금은 찬물이라도 맞은 듯 하다. 처음이다. 철형이 저렇게 화내는 걸 보는 건. 감정의 종류를 떠나, 저렇게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도 처음인 것 같다. 분노한 사람을 앞에 두면 주눅이 들기 마련이지만, 지금 느끼는 긴장은 공포와는 종류가 달랐다. 지금 철형이 쏟아내는 감정을, 제대로 경청하고, 가능하다면 이해하고 싶어서, 한마디도 허투루 흘려보내도 싶어서 드는 조바심에 가까울까.
철형의 새카만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보며, 철형의 말을 듣고, 또 곱씹었다. 이제야 알 것 같다. 철형이 왜 내가 비상탈출장치를 줬을 때 기분이 나빴는지. 철형이 그날 언짢았고, 기분이 나쁜 건, 역시 내가 철형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내 걱정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사람을 향하는 것인지 몰라서. 철형이 10년 간 어떤 걱정을 받아왔기에 이토록 진절머리를 내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철형이 다른 선배들, 그것도 퍼스트클래스나 대능력자라 불리는 선배들의 이름을 거론했을 때, 어질러진 방처럼 복잡한 머릿속이 말끔해지고, 내가 진정으로 철형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어떤 건지를 깨달았다.
정확히는, 그 말을 할 수 있게 철형이 물어봐 줬다.
철형이 레벨 0이 아니었어도, 레벨 4 이상의 강력한 능력자였어도 철형을 걱정했을 거냐고요?
"당연하죠!"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대답은 막힘없이 터져나왔다. ...아, 너무 일찍 대답했나? 뭐, 상관없다. 혼자서 쓸데없이 깊게 생각하는 건 이미 집어치우기로 했고, 내가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다 말할 거다. 왜냐면, 철형은 말해줬으니까. 철형의 입장을. 제대로, 내가 알 수 있게.
"제가 전투상황에서 가장 먼저 걱정하는 사람은 레벨이 낮은 사람이 아니에요. 제가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이지. 제가 아까도 말했잖아요. 어디서든 형 얼굴 보는 게 반갑고, 아무리 위험한 곳이라도 형만 보이면 마음 놓인다고."
말하다보니, 아까 들린 이름들이 신경쓰인다. 아니, 억울하다. 세상에서 제일 억울하다! 철형의 까만 눈동자 안에서, 밝았던 내 표정이 마구 찌그러지는 게 적나라하게 보였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억울하네? 나 서형도 걱정했죠? 서형 레벨 몇이게요? 레벨 3이에요! 나보다 높아요!! 그리고 철형도 알잖아요, 진형 그 미친 약쟁이 묻지마 폭행범한테 레이저 맞아서 몸에 빵꾸난 거!! 그 때도 걱정했다고요!!! 진형이요? 혜성 선배요? 태오 선배요? 부장, 부부장 선배요? 하, 참나!!!"
울분이 치솟아서 앞머리를 아무렇게나 쓸어올리고 마구 떽떽거렸다.
"난 선배가 유니온보다 더 세도!!!! 최초의 레벨 6이 되어도 걱정할 거라고요!!!!! 아시겠어요?!?!!!!!"
오래간만에 또 낼 수 있는 최고음을 경신하고 나니, 목에서 쇠맛이 나는 것 같다. 그보다도 씩씩거리는 숨이 진정되질 않아,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그러고 나니 속은 시원하다. 이게 내 진심이니까.
이런. 의식이 끊겼다. 순간적으로 피가 식는 느낌에 손에 힘이 풀리고, 그에 따라 수경의 몸은 자연스레 케이스에게로 넘어간다. 갑작스러운 사고였으니 준비가 충분치 못했던 게 당연했지만 만에 하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왔다면. 그리고 조금 더 철저한 준비를 갖췄다면 뭔가 달랐을까 하는 생각을 놓기 어렵다.
"그게 전조라고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워 보였는데. 그게 전조라면 진짜 처벌은 얼마나 심하다는 거지. 옅은 라벤더색 눈동자에 걱정이 깔린다.
"그 두 분이 누군데요? 그래도 괜찮겠어요? 아프다면서요. 나는..."
둘 다 놓고 가고 싶지 않은데. 그러나 일회용 장치를 쥐여주고 물러나는 몸짓을 보면 당장의 설득은 불가능할 것 같다. 암부의 홈그라운드에서 단신으로 설치는 건 위험 부담이 지나치게 높고. 짧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situplay>1597044498>436 "다수에게 칭찬을 받더라도 누군가에겐 열등감과 경멸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결국 사람이 많아질 수록 그런 사람은 한 두명이라도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수에게 좋은 평가를 듣고 계신 은우 선배께선 충분히 잘하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공리주의에 입각해도 1000명이 만족스러워하고 10명이 불만족스러워하면 잘 한 것이 아니냐는 게 청윤의 생각이었다. 물론, 말 그대로 만족과 불만족을 뜻하는 것이라 너무 막나간 퍼스트 클래스 같은 건 당연히 비판적이었지만.
"사실, 선배들에게 군기를 계속해서 잡혀야 하는데다가 중간 관리직이라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는데 저흰 정말 좋은 것 같거든요..!"
청윤은 그렇게 말하곤 물을 한모금 마셨다. 집사복이 솔직히 익숙해졌다 해도 조금 답답하기도 했고 덥기도 했다.
"지금의 2학년들이 이끌어나간다라.. 그.. 연락이요? 은우 선배랑은 그래도 계속 연락 하고 싶은데요~."
물론 반 장난으로 한 말이었다. 개인적인 연락이야 충분히 가능할거고, 은우 선배께선 퍼스트클래스만으로도 어간 힘드신게 아닐태니.
자기네 점포에서 먹거리를 잔뜩 질러서 부실에 옮겨 놓은 뒤 서연은 틈날 때마다 부실을 기웃거리고 있다. 자기가 아는 한도 내에서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음식을 선별하긴 했지만, 개중에 어떤 게 빨리 줄어드는지 알면 부원들의 음식 취향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도 같...다는 건 핑계고, 사람들 반응이 궁금했다. 이런 걸 관종이라고 하나...?
아무튼 오늘도 은근슬쩍 부실을 기웃거리려니 마침 짧은 흑발에 건장한 체격의 나랑 언니가 있었다. 계피향 사탕을 하나 드신 참이다.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맞네. 쪽지는 드렸지만 이 참에 다시 감사인사 해야겠다.
" 안녕하세요~ 언니!! 일전엔 정말 감사했어요 >< 납치범이 처음 보낸 구역이나 마지막에 간 4번 공장에서 언니 아니었으면 저 뼈도 못 추렸을 거예요!! 이제 교대하세요? "
나중에 졸업하고 뭐 할지는 철현 자신도 명확하게 정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것이 은우의 생각대로 사업이라는 게 만만한 것이 아니니까. 정말로 사장님이 될 수도, 사원이 되어서 열심히 일할 수도 있다.
"정말로 사업하면 농땡이 안 피우지."
사업은 오로지 자신의 일이다. 자신이 사장이 되어 모든 것을 책임지고 모든 것을 먹는다. 회사가 정상화된다면 농땡이를 피우겠지만 적어도 처음 회사를 일으킬 땐 지금처럼 열심히 해야한다.
4시간자고 일하는 삶을 계속 살아야한다는 것에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어쩔 수 없다. 부와 권력을 위해서는 해야한다. 그때 분명 봤다. 민호 아저씨가 보라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능력이 아닌 돈과 권력, 그리고 계획이었다. 능력은 그저 강력한 무기에 불과하며, 그것을 사용하는 것은 한낱 인간일 뿐이다.
-로벨 님과.. 안데르 님이죠. 가끔 로벨님께 칼리스님이 양도받을 때가 있는데... 하긴. 저번에 자신은 하기 싫다..라는 뉘앙스를 말했던 게 안데르였던가요. 칼리스를 말할 때 윽 하는 표정을 짓는 걸 보니. 그쪽이 가장 처벌을 많이 했을 거라는 짐작이 가능했을지도.
-그..그렇게 자주 받는 건 아니긴 해요. 일단 수경도 그렇고 케이스도 그렇고 자주 받는 그런 건 아닙니다. 진짜라고요. 그런 거 자주하면 커리큘럼같은거 가하기 힘들어지니까.. 일지도? 하지만 그거나 그거나. 리라가 받아들이기엔 그럴 테 케이스는 입을 다물고. 리라가 가리키는 것과 말을 듣고는..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희가 이런 걸 보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다음에.. 또 볼 수 있겠죠...?" 낮게 가라앉고 음울해보이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는. 케이스는 리라를 한번 돌아보고는 뭔가 장치를 써서인지. 사라졌습니다. 리라 또한. 장치를 작동시키면 3학구의 어느 곳으로 이동할 것 같네요. 주머니 속의 초커의 잔해는 희미한 무게감을 줍니다.
슬슬 영업도 끝났겠다. 태오는 옷을 갈아입으러 돌아가기 전 무언가를 빤히 바라보다 고개를 기울였다. 손님이다.
"영업, 끝났습니다만……." "그런가요? 아쉽다." "……아직, 메뉴 하나 정도는 괜찮은데." "아뇨, 괜찮아요. 서비스 점수만 주고 갈게요." "……." "마지막 호의니까 그렇게 알아, 마키나." "아, 누군가 했더니……."
태오는 테이블로 터벅터벅 걸어가더니 고개를 숙여 손님을 내려다 보았다.
"전언인가요?" "아니, 주인님은 거래 때문에 자리 비웠고, 얼굴 보려고 했지." "날 원망해?" "아니라면 거짓말이긴 한데, 너 덕분에 새 거래가 트여서 그렇게 밉지만은 않아." "잠깐, 새 거래?" "뭐야, 몰랐어? 주인님께서 데 마레 연구원 하나랑 거래 텄어. 덕분에 대박났지! 이름이 뭐더라……." "점수나 줘." "아, 맞다, 점수."
"작년엔 지금 3학년 동기조들이 딱 너희들 위치였잖아? 모든 것은 순리대로 흘러가는 법 아닐까? 응? 나랑?"
생각도 못한 말에 그는 두 눈을 깜빡였다. 지금이야 선후배라는 사이로 이어져있고, 굳이 더 말하자면 현 부장, 차기 부장이라는 관계로 데리고 다닐 상황이 많아지기야 하겠지만, 졸업 후에 연락을 하고 지내고 싶다는 말이 나올 것은 생각 못한 탓이었다. 생각보다 자신은 이 후배에게는 꽤 좋은 선배로 기억되는 것 같아 만족스러움을 느끼면서 그는 작게 웃음소리를 내뱉었다.
"저지먼트 일 관련으로 호출하는 것만 아니라면 괜찮아. 물론 내가 바쁘지 않다는 조건하지만... 그 정도는 이해해줄거지?"
물론 지금처럼 바쁘게 살진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다보면 얼마든지 바빠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럴 때는 아무리 자신이라도 연락을 받을 수는 없었다. 그 관련 양해를 살며시 구하며 그는 마저 물을 마신 후에, 컵을 씻고서 다시 제자리에 두었다.
"졸업하면? 대학교에 가서 공부를 좀 하다가 베이킹으로 나아갈까 생각 중이야. 일단은 취미로 디저트 카페나 차려볼까 싶어. 거기서 마음껏 내 취미를 즐기면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베이킹, 요리. 그것은 은우의 취미 중 하나였다. 물론 요 근래에는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즐길 수 없었지만 졸업을 하게 되면 아마 어지간한 큰일이 난 것이 아니고서야 마음껏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그녀에게 말했다.
"물론 달콤한 것을 싫어하는 너니까 가게에 와달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내키면 찾아와. 서비스 정도는 해줄테니까. 너에게는 좀 이것저것 많이 해주고 싶기도 하고... 하하. 뭐, 그렇다고 억지로 오라는 것은 아니야. 어디까지나 그냥 오면 서비스 정도는 해줄게. 정도인 거니까."
로벨, 안데르. 그리고 칼리스. 리라는 세 이름을 머릿속에 담아둔다. 둘은 아는 이름이고 하나는 모르는 이름이지만, 어차피 다 비슷한 부류일 거라는 편견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안데르는 그나마 로벨보다는 말이 통하는 것 같긴 했지만... 중요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동조한다는 사실이 지워지나?
"볼 수 있을 거예요."
그 목소리가 닿았는지는 모르겠다. 리라는 케이스와 수경이 사라진 자리를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건네받은 워프 장치를 눌렀다. 주머니의 잔해가 돌처럼 묵직하게만 느껴진다.
덧붙여서 개인 이벤트는 어디까지나 자기 캐릭터의 '서사'를 풀때 진행급이 필요할때 허용해주는 그런 이벤트이기 때문에...단순히 요리대회... 같은 것은 힘들 것 같아요. 물론 그 요리대회가 새봄이의 서사를 푸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면... 검수를 받고 할 수도 있어요!
>>551 흠흠 그렇구나, 서사라..... 새봄이 서사의 다크다크 심각심각한 그런 부분은 단체 이벤트로 하기 좀 그래서(새봄이랑 친한 사람도 몇 없다보니 초면에 헤비메탈 코스튬입는 기분이고 해서 말이지~)훈련레스로 넘겼는데. 뭔가 서사를 푼다! 라는 느낌이 나게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웹박수 찌를게>< 답변 고마워!
>>0 성하제가 끝나간다는 것은 카페 역시 슬슬 정리할 시간이라는 것, 역시나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지 그녀는 마지막 손님까지도 꼼꼼하게 챙기며 마무리지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으에... 이제 메이드복 못입는 검까... 나름 편했는데 말이에여..."
역시 아쉬운건 옷쪽이었는지 한동안 치맛자락을 휘휘 흩날려보다가 다시금 정리 삼매경에 빠졌을까? 한켠에 놓아두었던 기기들의 재정비-축제 기간동안 그녀가 두고두고 혹사시켰기에 '약간' 고장난 것들의 경우 수리가 필요했다.- 하며 다시 패키징하고 정리하기까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일손을 돕고나니 조금 뿌듯한 느낌이 들었는지 헤실거리며 웃어보이는 그녀였다.
정하 : 으으음...나쁘진 않아요! 뭐 나름 기본은 있잖아요? 그 불에 익히고 향신료를 넣고... 으으... 레시피의 큰 결은 알고 계시잖아요? 이제 디테일만 살리면 될것같은데요?
정하 : 일단, 여기서 불을...처음부터 쓰면 안돼요. 여기부터 잘못인데, 덕분에 이부분이 퍽퍽해지고 누린내가 나죠? 차음엔 이렇게, 중탕을 먼저 합니다. 그리고 먼저 피를 뺀다음에... 듀ㅣㅅ부분은 나중에 천천히 따라해보고! 여기부터 같이 해봐요. 칼을 이렇게 쥐고오~
다들 잘 먹을 거라는 말에 안심이다. 이 언니 과묵하지만 은근히 따수워. 진짜 멋있다~~ 리라는 연예인이었으니 당연히 팬이 많지만 알고 보면 나랑 언니 팬도 은근 많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잘 어울리는 연예인 커플을 직관하는 것 같아졌다. 나랑 언니 보면 리라도 더 신나게 공연하겠지~~
" 빨간머리... 고릴라요? "
한순간 머릿속이 물음표로 가득 찬 서연이었다. 그랬다가 뒤늦게 머리가 굴러갔다. 태진 선배 머리가 빨갛긴 해도 고릴라라고 불릴 정도의 인상이었나. 그런 싱거운 생각이 스칠 때 온더로드를 그다지 달갑지 않아 하는 듯한 울림이 이어졌다. 아마 전에 폭로되었다는 그 사정 때문이겠지. 인기를 구가하는 아이돌에게 주어지는 일과 개인 생활 모두를 함께해야만 하는 환경, 살인적인 스케줄 등이 사람을 망가뜨리기에 생겼으리라 짐작만 하고 있는 그 사정. 그걸 생각하면 온더로드 재결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팬심이 남긴 미련은 진하기도 하다.
" 아... 그게, 여기 오면 바깥 세상보다 편의점 같은 일자리가 많을 거 같아서 들어왔어요. 온더로드가 아무리 좋아도 먹고는 살아야죠~~ "
난 그 디테일 조아해요 스트레인지에서 금이 보면 마구 흔들리면 좋겠어(이런발언) 아 저기요 킹받습니다 버튼 꽉 눌러버리기. 나리는 끌끌대면서 "속내 읽는 녀석인 거 잘 기억하고." 하겠지...
미친들개 < ㅋ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밈미야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리인 업서요. 하면 알아서 오라는 듯 고개 까딱이고 말 나리... 휴 나는 비사문천의 저 단호한 정의가 너무조아... 나리가 "정치에 입문한 걸 환영한단다." 하겠지... 이름 파는 순간을 깨달으면 그 시점이 정치질의 입문일지어니... 일단 줘패고 이름을 팔거라 그러면 알아서 길 것이다(뭐)
유교맨(엘렐레함)인데요 아니애초에 유교맨 인가?
(차마 보여줄 수 없는 잡설정 노트를 봄)
유교맨 아닌듯
>>288 이게무슨발언이야 근데 색배치 보면 맞음
오~ 깡이 대단하군 천혜우 태오 간호하고 그러면 좀 이상한 걸 볼 수 있을지두... 태오 진짜 눈만 뜨고 여전히 이상향을 보고 있는 듯 멍하고 태오는 태오인데 의식이 나가버린 듯하고~ 그러면서 입도 안 벌리고... 비늘은 안 떨어졌는데 이따금 비늘 건드리면 신체 반응하듯 파르르 떨림
답장은 아마 둘 다 없을 거고
그 떨어진 경위 조사하러 태휘가 와서 면담할 것 같은데 혜우가... 붙어있을 거야? 그러면 좀 매콤한 답 들을지도 몰라서... 근데 혜우가 바라는 답은 아닐 가능성이 큼...
>>300 니죽이러왓다(대따큰레스들고왓단뜻) 그거라면 이해하고 당연히 받아들일 수는 있다마는 몇가지 정정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서휘는 성운이의 눈을 태오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혜우 괴롭히는데 가담한 사람처럼 쳐다보는 것 같다고 느꼈어. 성운주의 설명이 있기 때문에 명확히 내쪽에서도 설명할 수 있는 건데, 사건을 벌여도 저지먼트나 태오에게 영향이 갈 사건이 아닌 '혜우'를 향한 사건을 벌일 것 같은 눈으로 받아들였다. 가 맞을 것 같걸랑...
지금이라도 네 애, 즉 혜우 챙기고 싶으면 챙기라고 했던 이유가 그거기도 하구🤔
앞서 말했듯 서휘는 멀쩡하게 지내던 애가 갑자기 이런 상황이 되었는데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파나케이아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성운이가 따라와도 잠자코 있었을 거야. 물론 시선도 달게 받겠지만 그렇게 혜우 괴롭히는 것 같고 내가 사건 벌일 것 같단 생각이 들면 지금이라도 차라리 혜우한테 집중하는 게 나을 거라고 지쳐서 얘기한 거지. 태오는 자기가 알아서 할 테고 여기서 죽어도 그게 네가 말했듯 걔 선택이니까 너는 네 선택으로 내가 위험하다 판단하고 알아서 네 사람 챙기라고...(꾸닥) 나리 이자식 체념하는 듯 얘기해서 더 재수 없을듯
그런데 지금 내쪽에서 조금 정정하고 싶은 게 있는 부분이 하나 있긴 합니다요
성운이가 예민한 것: 이해함. 그런 사건이 있었음 나였어도 고슴도치 됨 나리 경계: 그럴만도 함 이 새끼 업보가 하늘을 찌름 그런데: 여기는 태오가 있는 병원임 두 사람: 그렇게 찐한 모습을 보였음 혜우: 태오를 살림
이 상황에서 경호원으로 왔을 뿐이니, 두 분도 품위있게 기다리도록 하시죠. 괜히 방해되지 않도록. 하고 얘기하면 '두 사람을 비꼬는' 형식의 얘기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데 이거를 성운주가 의도했는지 묻고 싶구...
나리, 즉 서휘는 경계해도 좋은 인물은 맞지... 혜우를 약점으로 잡는다? 하고 은근히 눈 빛낸 사람이기도 하고 업보가 하늘을 찌르고 안 풀린 비설 보면 나리태오 주식 산 사람들 오열할 것도 좀 있고. 생각해보니 이 새끼도 대가리를 깨버려야만 ㄱㄷ려봐 조만간 나리도 함 깨볼게 내가 어이 백서휘 대가리 상납의 시간이다 (냅다 망치를 꺼내버리고) 암튼 그렇지만 나리에게 있어서 역린이나 마찬가지인 태오가 투신해서 소생한 상황에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지 않고 날카롭게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은 아니야. 겉보기로는 느긋하지만 스트레인지에서 하도 구른 탓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게 아예 습관으로 자리 잡아 여기에서 멀쩡하게 보일 뿐이지... 뭐 성운이는 모를 테고 나리도 그걸 아니까 성운이가 뭐라고 하든 신경은 안 쓰는데 그 발언에서는 심기가 많이 불편했을 거라 생각해.🤔
그리고 한결이가 특히 문제라서... 한결이는 내가 여러 번 서술로 보였듯 광공자각루트 열기 전까지는 '데 마레의 양심적이고 속이 여린 꽃밭 연구원'이었고, 태오를 정말 아꼈거든. 하물며 태오가 상태 호전되는 것처럼 말한 게 다 거짓말이었던 상황이니까. 바로 직전까지 커리큘럼도 멀쩡히 받고 상담도 잘 받던 아이가 내일 보자 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리면, 거기다 자기가 했던 커리큘럼이 처절하게 실패하다 못해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데. 물론 성운이가 그 사실을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난 일상에서 태오가 성운이에게 2학구를 혐오하는 모습을 보였고 몇 번이나 '태오는 연구원을 싫어한다.'는 뉘앙스를 서술했음에도 그 현태오가 가까이, 그리고 미소까지 보이는 연구원이면... 응.
아무튼 그 상황에서 품위랑 방해 얘기를 하면 나리가 저벅저벅 걸어와서 내려다보더니 손 올려서... 때리진 않고 성운이 어깨 토닥이면서 "아무리 파나케이아가 왔다고 해도 심장이 한 번 멎었던 순간이 없어지는 건 아니란다, 학생. 생사가 오가는 곳에서 품위를 논하기엔 적절하지 않지. 피곤했을 텐데 잘 시간도 지나 예민했던 모양이구나." 하고 말할 것 같음... 최대한의 인내심 발휘해서 그래도 어른 시늉은 해주는 거구 응...
물론 한결이는 그 말에 무너져버려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내 잘못이라면서 입 벙긋대고 소리도 못 내고 울 것 같은데 한결이한테 가서 머리 툭툭 건드려두고 자리 떠나는데 한결이 어디 가냐는 듯 쳐다보면 "내가 품위랑 예절은 진작 씹어먹은 놈팽이라 방해 안 될 생각으로 담배 피우러 간다." 함 < 뒤끝대마왕
"알아. 나도 작년에 그랬어. 지금 이렇게 부장의 자리에 있다는 것이 그다지 믿기지 않았거든."
하지만 결국 이렇게 부장이 되었고 이런저런 일을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왔다. 가을이 지나 겨울이 거의 다가올 무렵, 아마 본격적으로 인수인계를 하게 될테고 이 후배도 자신이 생각한 것과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괜히 귀엽다는 듯이 청윤을 바라봤다. 과연 내년 저지먼트는 어떤 분위기일까. 역시 세은에게 살짝 물어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은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몇 안되는 취미 중 하나거든. 주말에도 일이 없으면 부엌에서 이것저것 만들기도 하고 말이야. 최근에는 조금 커다란 디저트에 도전하고 있긴 한데... 아직은 힘들더라.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딱 정한 구도는 없어서 말이야. 졸업 후에 천천히 생각해볼거야. 어차피 졸업하자마자 바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닐테니까."
일단은 대학이 먼저였다. 거기서 이것저것 배우고, 베이킹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배우고, 그러면서도 요리도 조금 더 배워보고. 그렇게 이것저것 다양하게 즐겨보고, 청춘도 즐겨보고 그러다가 가게를 만들면 되지 않겠는가. 어림잡아 5~6년 뒤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이 후배가 과연 그때도 자신과 연락을 나눌지 나름 기대도 해보면서 그는 가볍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정리했다.
"...인테리어는 내가 하면 큰일날 것 같은데. 내가 다른 것은 몰라도 예술면은 좀 파멸적이라서 말이야. 세은이가 메이드복? 우와. 내가 문제가 아니라 가게가 그냥 박살이 날 것 같은데. ...내가 부탁한다고 해서 절대로 할 애는 아니니까. 나중에 서연이나 불러다가 직원으로 써볼까...고민은 하고 있긴 한데 말이야."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을 보면 조금 더 교육을 시킨 후에, 자신이 정식으로 카페 직원으로 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물론 그건 나중의 일이었다. 그 애가 애초에 할지도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참고로 말해두지만 메이드복을 입히진 않을거야. 정식으로 유니폼을 입힐거야. 무슨 디자인으로 할지는 안 정했지만... 뭐, 녹색은 아닐거야. 어쨌든 온다고 한다면, 달콤하지 않은 디저트도 한 종류 정도는 미리 생각해둬야겠네. 그래도 힘들게 찾아온 귀여운 후배에게 뭐 하나 안 먹이면 선배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니 말이야. 뭐가 좋을까나. 하하. 천천히 생각해볼게."
" 아니야. 너 걔한테 안 맞아봐서 그래. 아..나도 걔한테 맞아본 건 아닌데.. 똑같은 능력인 녀석한테 맞았잖아. 지이이이이이이인짜아아아아아아 엄청 아파. 그때 당시에 정신 못 차렸단 말이야. 내가 할 수 있는 건 도망 밖에 없어. 아... 그냥 도망치면 되겠네? "
은우는 전력으로 상대하지 않을 것이다.. 확실히 그렇겠지. 그런데 아마 저번의 제로세븐보다 더 강하게 나오지 않을까..
" 아냐.. 절대 한가하지는 않아.. 코스프레 카페도 있긴 한데.. 최근 개인적으로 조사하는 게 있어서 말이지. "
이 일상은 천혜우의 개인 이벤트 이전에 전조가 공개된 시점이니, 한양은 실종된 사람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겠다. 몸을 갈아가면서 할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야.
" 집안 분위기.. 엄마의 입김이 강하긴 했지.. 엄마가 더 연상이라서 그런가.. "
단순히 개인적인 추측이었을 뿐이다.
" .... "
이게 요즘 애들이 말하는 ' 좋아요 테러 ' 라는 건가? 줄여서 좋테. 나는 다른 사람의 피드를 보기만 하지, 좋아요는 거의 안 누르는데 말이야. 예전에 올린 피드에도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은근히 있구나. 그리고 이 셀카들.. 왜 구석탱이에서만 찍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람들 있는 곳에서 혼자 ' 나 셀카 찍고 있어요~ ' 라고 티를 내기에는 개인적으로 뭔가 부끄럽고 뻘쭘해서 눈에 안 띄는 구석에서만 찍은 것이었다.
" 그래? R&D가 엄청 흥하나봐? "
은우보다 누적재산이 많다니.. 이거는 진짜 대단한 걸? 아무리 레벨 4여도 퍼스트클래스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건 쉽지 않은 걸 넘어서 엄청 어려운 일인데.
" 어.. 그게... "
사실 한양은 먹는 양이 많지는 않았다. 배가 부르면 앞에 음식이 얼마나 남든 간에 바로 버리는 녀석이니깐. 이건 레벨 0 때도 그랬어. 가끔은 치킨을 한 마리 시켜놓고, 몇 조각 안 먹고 배부르다고 하니깐.
쌕쌕 숨을 고르고 있으려니, 내가 당연하죠, 라고 말할때부터 놀란 얼굴로 아무 말도 없던 철형이 이를 악무는 듯 하더니 물어왔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고. ...내가 지금 목에서 쇠맛이 나는데 이 진심이 안 느껴지나? ...아, 그러고보니 아까 득음할 때 선배라고 했지? ...그건 그냥 개빡쳐서 그런건데. 내가 구라치는 건지 아닌지 판별하려면... 어, 태오 선배한테 부탁해야 하나? 나 그 선배랑 지금 별로 안 친한데. 어쩌지? 내 진심을 증명할 방법을 강구하느라고 떽떽거리지도 못하고 있는데, 의자가 땅에 끌리는 소리가 나더니, 어느새 철형의 머리가 저 위에 있다. 이어, 커다란 외침이 쩌렁하게 울리며 내 귓가를 매웠다.
걱정해달라?
계속 걱정해달라고. 그렇게 말씀하셨겠다?
나도 자릴 박차고 일어났다.
"그 말... 무를 생각 마요?"
그렇게 내뱉어놓고 숨을 깊이 들이 마셨다. 성하제는 끝났지만, 잔소리 퍼레이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언짢으면 언짢다고 말해요. 이번에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내 의도가 뭐든 간에 철형 아픈 데 건드려서 상처줬잖아요! 오늘처럼 철형이 오해한 거면 사실이 뭔지 말해주고, 내가 말 실수 한 거면 사과할 테니까 앞으로는 제깍 말해요!! 나 혼자 생각하게 하지 마요!! 내가 형 마음 다치게 해놓고 그냥 넘어가서 형도 혼자 생각하다가 속시끄럽고 힘들까봐 걱정되잖아요!!!"
"그리고!!! 그놈의 사망플래그 적립까지는... 등짝스매시로 봐주겠는데!! 고기방패 발언 그거 또 했다간 진짜 내가 한 말 지킬 줄 알아요!! 뭐가 됐든 형 다치는 거 싫다고요!!!! 형이 자기 돌보지 않는 걸로 보여서 속 뒤집진다고요!!! 아니 고기방패든 뭐든 다치기만 해봐요, 생채기 하나라도 나봐요!! 하나당 다 나을때까지, 아니 낫고도 잔소리 열시간 할거니까!!!"
그날 일을 생각하다보니, 문득 전투 마지막에 랑 선배랑 서형 덕에 알게 된 정보가 생각났다. 약쟁이 묻지마 폭행범이 먹었다는, 레벨을 단기간에 올려주는 마약. 샹그릴라. 그러고보니 나도 주변에서 샹그릴라 먹냐는 소릴 가끔 듣기도 했지. 그 땐 별 생각 없이 넘겼는데... 싫은 걸 상상해버렸다. 피가 싹 식으면서 현기증이 일었다. 소름이 끼치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싫어. 철형이 그 약쟁이 묻지마 폭행범같이 되는 건. 그러면, 진짜... 숨을 크게 들이쉬고 억지로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그, 그 마약... 샹그릴란가 뭔가... 그거, 절대 먹지 마요? 철형, 이니까... 안 먹을 거라고 믿는데... 만에 하나라도, 진짜로, 그거 먹으면... 최대한 학생들 많을때 형이 걸치고 있는 직물이란 직물 죄다 달콤하게 만들어버릴줄 알아요!!!"
그냥 자신의 감상을 말했을 뿐인데 반응을 보자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맛이 나는 상대라고 해야 하나. 만약 랑이 말이 많은 성격이었다면 아주 시끄러웠을 것이다.
"어, 빨간머리 고릴라."
쐐기를 박듯 한 번 더 이야기하던 랑은, 바깥보다 인첨공 내에서 할 만한 일거리가 더 많을 것 같아서 들어왔다는 서연의 말에 눈을 조금 가늘게 떴다. 그래서 그런 반응이 나왔나. 서연에게 인첨공은 성공의 길이 열려 있는 장소 같은 거라고 생각하니 최근 겪었던 일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도 같다.
"그래서, 지낼 만 하냐."
인첨공이 애초 생각한 대로의 삶을 서연에게 주고 있는지, 그런 소소한 호기심이 떠올라 그리 묻던 랑은, 언제 인첨공에 들어왔냐는 질문이 들려오자 잠시 입을 다물었다.
흠 그리고 이쯤 되면 미리 리라주에게 얘기해두는 게 좋을 거 같군 일단 랑이는 리라가 무슨 과거가 있는지 관심이 없어 이건 사실 리라뿐만 아니라 다른 애들한테도 똑같아 ??:어? 근데 과거에 만난 애들하고는 그런 얘기 하잖아요 그건 자기가 경험했던 과거에서 마주쳤던 사람이니까 그냥 꺼낸거고 그게 큰 의미를 가지진 않음
그리고... 지금 랑이는 리라를 좋아하는 게 맞지만, 이 사랑이라는 게 아직 한 단계 더 나아갈 필요성이 있어 다른 사람 과거는 신경 안 쓰면서 본인 과거에 조금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게 해결되어야 된다
잘 먹을 거라 말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에는 약간 쑥스러운 듯 말을 줄인 반면에 태진 선배를 빨간 머리 고릴라라고 부르는 건 즉답이다. 서로 애칭(???)을 부르며 티격태격하는 찐친일까? 눈을 위로 굴리며 생각해 보는 서연이었지만, 나랑 언니라면 태진 선배가 그렇게 나와도 무심히 흘려넘기실 거 같아 상상은 안 된다.
그런 가운데에도 무심한 듯한 태도로 툭 던지는 질문은 아까처럼 따수웠다. 일전에 출동할 때 내가 멘탈 못 잡고 헤맸어서 걱정해 주는 거구나. 눈에 눈물이 괴는 느낌이라 서연은 짐짓 히죽 웃었다.
" 네!! 밖에 있었으면 집 구하는 것도 일이고 어디서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막막했을 텐데, 여기 와서는 기숙사 들어오고 일자리도 구했거든요. 그 정도만 되어도 먹고 살기엔 지장 없을 거 같아서 초능력은 기대도 안 했는데, 커리큘럼이 좋았는지 레벨도 엄청 빨리 올라서~~ 부실에 사다 놓은 것도 그 돈으로 산 거예요. 히히~ "
" 딱 하나 문제라면... 저는 전투는 전혀 못 하고 몸도 굼뜨니까 능력이 막히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건데요. 그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러면 저지먼트에는 안 어울리는 거 아닌가 싶고. "
그렇게 티미를 늘어놓다 뜻밖의 정보에 입이 딱 벌어지는 서연이었다. 15년 전? 그러면 4살 때 인첨공에 왔단 말야? 어쩌다?
" 에?? 그땐 애기잖아요. 가족이 다같이 이사오신 거예요? "
/나랑 언니 완전 터줏대감이었네요 놀랍다!!!@ㅁ@ 시간이 늦어서 나머지는 내일 이어도 괜찮을까요?
현탐ㅋ ㅋ ㅋ ㅋ ㅋㅋㅋㅋㅋ 그건 아니고 생각에 잠겼는데 의식이 도통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 아직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재부팅 중인데 필수 프로그램이 로딩이 안 되는지라 바탕화면에 암것도 안 뜬 그 상황(이런 발언) 그래도 가만히 있지요 호호호
옆에 있으면 태휘가 말 걸어도 말 없고... 얘가 뭐 괴롭힘을 당했는지 단순 신세 비관인지는 알아야 하는데 애가 망가진 것처럼 가만히 있으니까 "정신 차리면 나중에 또 올게." 하구. 아마 그때 태오가 희미하게 " ……는데." 하지 않을까 싶오... 대답 들으려고 태휘가 입 다물면 고개 푹 숙이더니 "……이번에는, 완성할 수 있었는데." 하면서 바들대고는 "유서에 써뒀잖아요……." 얘기하는데 태휘가 그제야 눈 둥글게 뜨는거지.
요약하자면 성운주의 주어곡해증후군이 또! 한 부분이 있어서(네 사람이 태오 이야기하는 줄.. 👀) 수정은 필요할 듯하지만요 태오주가 느끼신 대로 성운이가 대놓고 들이받은 게 맞아요 그런데 "혜우한테 허튼짓할 생각 하지마세요"를 비꼬아말했을뿐인 게 뭔가 더 큰 인신공격으로 가닿은 것 같은 이느낌. 👀
하얀 이가 보일 정도의 큰 웃음을 지었다. 다른 이들이라면 모르겠다. 어쩌면 새봄이가 하는 걱정도 거슬릴 수도 있을 테지. 그러나 한동안은, 최소한 새봄이의 걱정에 한정해서는 거슬리는 감정이 들지 않을 것 같았다.
새봄은 자신이 실수한 게 있거든 제깍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자신의 언행으로 철현이 열받았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 모양이었다. 착하다. 너무나 착해서 눈이 부실 지경이다.
"안 힘들어. 익숙해. 오히려 마음 다친거 하나하나 다 말하는 게 더 귀찮고 짜증나! 그러니 그냥 용서할래. 네 의도가 뭐든,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네 말로 내가 상처 입으면 그게 무엇이든 선의라는 것을 아니까 용서하고 넘어갈래."
다 말하는 것은 자신으로서도 부담스럽다. 그러니 그녀의 의도가 어떠하든 선의일 것이라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이 편했다. 실제로도 선의일테니까.
"알았어. 안 할게! 고개방패 발언 안할게! 그게 진짜 너한테 상처가 되고 걱정이 되었으면 절대 안할게!"
그때 그 발언은 자신이 생각해도 심했다.
"대신, 너도 다치지 마. 잔소리를 많이 해본적은 없지만 선배나 부장이 하도 해서 어떻게 하는 진 알고 있으니까! 네가 열시간 하면 나는 열 한시간 할 수 있으니까!!"
이 영광을 빌어먹을 꼰대 선배 자식들과 은우에게 바쳤다.
마지막으로 새봄이 한 말. 샹그릴라라는 마약을 절대 먹지 말라는 것. 철현은 당황해하며 새봄에게 되물었다.
"네가 그걸 대체 어떻게..."
철현은 과거 샹그릴라와 있었던 악연을 떠올렸다. 빨간 머리 여자에게서 레벨 2가 되는 샹그릴라를 받았던 것. 딸기 맛이 아니라는 억지를 부려 부숴버린 것. 그리고 그것을 후회한 것.
요즘도 계속해서 그때 그 약을 먹었다면 같은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저어버린다. 아무리 그 약을 먹었다면 파멸 했을 것이라 스스로에게 말했지만 한켠으로는 지금 이 상황이 파멸이 아니면 뭐냐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새봄이 이렇게 말해버리니 이젠 정말로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거 정말 무서운 걸?" "..."
"옛날 일이야. 프로토타입 싸구려 샹그릴라가 아니라 진짜 레벨 2로 한번에 올라갈 수 있는 샹그릴라를 준다고 하더라." "그땐 자신 있게 거절했는 데, 자꾸 생각나더라고?" "돈에 쪼들릴 때나...다른 이들에게 무시당할때." "그냥 눈 딱감고 먹어버리고 저지먼트 나가버렸다면 어땠을까?"
마지막 최후의 샹그릴라를 모두 파괴했을 때도 그랬다.
"마지막 샹그릴라 공장을 파괴할 때도, 해독제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일부를 살려둬야한다고 말했지만..." "본심은 달랐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거야 틀이 있으니까. 틀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거든. 엄밀히 말하면 의뢰해서 만든 전용 틀이야."
자신은 그저 반죽을 만들고 찍어내리는 것 뿐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그녀에게 설명했다. 정말로 딱 그 정도였으니까. 다른 디저트들은 엄청 오래 만들고 열심히 만들다보니 손에 익은 것일 뿐이었고. 아직 플레이팅이나 데코레이션은 조금 더 배워야 할 것이 많았고, 노력해야 할 것이 많았기에 그는 괜히 쓴 웃음소리를 냈다.
"세은이가 할려나. 서연이는 잘 꼬시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아마 어림도 없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애초에 강제로 시킬 생각 또한 자신에겐 없었다. 그 애는, 그 애의 미래를 나아갔으면 했으니까. 물론 같이 해주면 고맙기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원하지 않은 것을 시킬 생각은 없었다.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한 애였으니, 남은 시간은 순전히 자신의 행복만을 위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와중 해맑게 웃는 그녀를 바라보며 그 역시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역시 자신은...
"좀 더 쉬어. 손님을 맞이하는데 두 명이나 갈 필요는 없으니까."
손님이 들어왔는데, 맞이하는 이가 둘일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생각을 했기에 청윤에게 쉬라고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쭈욱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신 다음 손님은 네가 받고."
싱긋 웃으면서 그는 손님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향했다. 어서 오세요. 주인님~ 반가운 목소리와 함께 더불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그는 손님을 맞이했다.
끝내 나의 가장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었는데. 모조리 해낼 수 있었는데. 추하게 남지 않을 수 있었는데. 나의 두려움을 외면하고 거듭되는 시험 속에서 끝내 패배하지 않을 수 있었는데. 나는 그 순간이 몹시도 두려웠으니 일련의 사건은 끝내 방아쇠를 당겼다.
그는 내게 두려움을 심었다.
내가 억누르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노라 속삭였고, 나는 그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나는 학습된 두려움을 진실이라 받아들이고 살았으며, 유일하게 남은 것이 나를 외면한다는 사실과 떠난다는 것이 싫어 발악해왔다. 그렇지만 세상은 늘 자신의 편이 아니었다. 아니, 모든 사람의 편이 아니었다.
억눌러도 모든 것을 잃었다. 외면하고 떠났다. 처음으로 의문을 가졌다. 내가 행하지 않아도 현실이 되었는데 내가 이것을 두려워해야 합니까?
하여 도박을 했다. 내가 이 자리에서 마무리를 지으면 나는 억누르고 살 수 있는 사람이요 작품을 완성할 수 있으니 지당히 정당한 삶을 살았던 것이며,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 결국 그가 틀린 것이니. 바람결 넘실거리고 눈 감았을 적, 태오는 자신의 마음을, 그리고 제 의식을 읽을 수 있었다. 후련함과 고통, 그 사이에서 꽃을 피우는 의문의 해소와 참을 수 없는…….
아 이게 네 사람을 태오로 읽어버린 성운주 특유의 인칭곡해증후군이 또.......... (이마팍팍팍) 그래서당신들은태오앞에서하늘을우러러떳떳해? 나도그러지못하는데 까지 준비한 성운주 얌전히 설레발대사 끌어안고 인천앞바다칠라백숙되겠습니다
그러면 성운이 >>300이 아래처럼 바뀌겠네요. 그리고 성운이 대사를 좀 직설적으로 바꿔야겠어요. 태오주 캐릭터들이랑 대화하다 보면 묘하게 태오주의 우월한 문장력이 슬적 전염되는 경향이 👀
“파나케이아를 걱정해서 하는 행동이라면 이게 맞아요. 그리고 제가 걱정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 아니라서요··· 그때 시원하게 갈겨놓고 무슨 소리냐 하실 텐데 그래도 일단 제 선배라.”
성운이 이 대사를 해설을 드리자면... 1. 태오를 자기 손으로 처치하지 못한다면 혜우가 멘탈데미지 씨게 입을 테니 이게 그나마 혜우가 멘탈데미지를 제일 적게 입는 길임을 내가 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혜우를 따라와서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안정을 주는 것뿐이다. 2. 태오가 서헌오 박사 이야기 꺼낸 것 때문에 성운이 마음속에 부채의식이 있음. (3. 혜우가 태오를 수술하는 게 혜우 정신에도 태오 육신에도 그나마 가장 나은 상황일 테니 그걸 뜯어말릴 이유도 없거니와, 뜯어말리려면 혜우랑 사이 틀어질 각오를 해야 될 텐데 그러고 싶지 않음.) 정도겠네요. 그리고 노골적으로 나으리 빤히 바라보면서
“파나케이아의 심경을 가장 우선해서 동행하긴 했지만··· 「어르신」이라면 제 기우를 이해해주실 거라 생각할게요.”
3. 혜우 수술 끝나면 부둥둥해주려고 온 거긴 한데 서휘씨 당신이 올것같아서 온 것도 있다. 당신 업보다 받아들여.
하곤 아마 한결씨 바라보더니 착잡한 얼굴로 주머니에서 초콜릿같은 거 꺼내서 주지 않을까 하는데.. 한결씨 또 초콜릿에 뭐 지뢰 있다거나 하는건 아니죠? 👀
품위 어쩌고 하면서 두 사람 다 묶어서 돌리는 말을 성운이가 했던 게, 원래는 성운이가 한결씨도 '그리도 태오선배를 귀애해서 맞이한 결과가 이거야?' 하는 심경으로 삐딱하게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대하는 말이었는데, 생각해보니 태오에게 비슷한 이유로 부채의식이 있는 성운이가 한결씨를 보고 찔려했으면 찔려했지 미워할 것 같지는 않아서 고쳐야 할 듯하네요.
성운은 피켓을 조심조심 분해해서, 재활용품을 재활용품으로 두고 쓰레기는 쓰레기에 버렸다. 막대기는 또 어디 쓸 일이 있을지 몰라 비품함 한구석에 잘 기대어둔다. 아니, 누구 때릴 때 쓸 건 전혀 아니고. 또 피켓 만들 일이 생길지 모르잖은가. 일단 적어도 메이드카페는 아닐 거라 굳게 믿는다. 이런 걸 또 해보려면 내년이나 되어야 하려나─ 아니, 내년에는, 나 저지먼트에 없을 것 같으니까 그렇지도 않겠네.
아, 누리랜드는 고사하고 2인용 영화관 티켓도 모자라네! 성운은 아쉬움에 손뼉을 짝 쳤다. 혜우의 암시 트리거를 잘못 건드린 것 때문에 누리랜드 휴가 절반을 날려버린 게 아직도 마음속에 하나의 큰 응어리로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도 이제 어엿한 레벨 4, 그것도 상위권이니, 다달이 나오는 지원금을 적금에 넣고도 남는 생활비로 충분히 영화관 티켓이나 누리랜드 숙박권을 구매할 여력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행을 자기 돈으로 가는 거랑 남의 돈으로 가는 건 엄연히 그 감흥이 다른 법이다. 이것을 읽는 자는 이해하리라 믿는다.
아무튼, 그것을 놓친 것은 아쉽고, 이런저런 일이 많아서 성하제를 백 퍼센트 즐기지는 못했지만··· 데이트라면 성하제 축제 거리가 아니더라도 휴게실에서 실컷 즐겼고, 결국에는─ 그럭저럭 즐거웠어.
성운은 나직이 속으로 중얼거리며, 혜우와 다른 부원들을 도와 카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메이드복에서 목화고 지정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메이드 레티시아가 아니라 저지먼트 부원 서성운으로서.
성운: “병문안?” “내가 가면 상태가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을 것 없을 것 같은데.” “조롱이나 빈정대는 게 아니라, 문자 그대로 그럴 것 같아. 태오 선배가 날 못마땅해하는 이유가 있어서.” “···그걸 해결하기 전까진, 아니 그걸 해결하더라도, 태오 선배를 더러 나도 기꺼이 여겨달라고 말할 자격 같은 건··· 나한테 없어.” *한숨*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인천첨단공업단지에서 카운셀링의 역할은 중요하다. 과학발전과 인재양성이라는 명문 하에 바깥에 비하면 인권이며 도덕이 휴지조각이나 다름없이 취급되는 만큼 마음이 병든 어른과 아이의 수는 해마다 늘고 있었으니까. 들어오는 자는 있으나 나가는 자는 없는 곳. 1년에 2회 가량의 일시적 개방을 제외하면 바깥과의 교류도 일체 없는 공간. 닫힌 사회. 이런 곳에서 심리적 문제가 불거지는 건 크게 어려운 일도 이상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작은 불씨를 방치하면 언제라도 거대한 불로 번지기 마련. 때문에 아녜스 센터는 마음 속에 불씨를 하나씩 품고 살아가는 이곳의 사람들을 위해서 다양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이와 성향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 비교적 시간과 횟수 조율이 편한 상담 시스템. 그러나 개중에 가장 독특한 것은 역시 익명 상담 제도일 것이다.
익명으로 상담을 할 수 있나요?
센터로 걸려온 상담 문의 전화 너머의 음성은 가라앉고, 작고, 갈라져 있었다. 울거나 소리지르기라도 한 것처럼, 혹은 발성기관에 이상이 있는 듯 상한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넘어왔다. 하필 그 날 선경이 문의 전화를 받게 된 건 과연 우연이었을까. 어쨌거나 조율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익명 상담자 K의 예약일이 잡혔다.
"반가워요, 내담자 분.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어요. 슬슬 날이 쌀쌀해지고 있는데 춥진 않았나요?"
전화선 너머에서 들었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텐션. 선경은 하얀 머그잔에 담긴 코코아를 케이스의 앞에 놓아주며 부드럽게 웃었다. 고양이 발바닥 모양 마쉬멜로우가 띄워져 있는 갈색 음료에서는 달콤한 향이 피어오른다.
"녹화와 녹음은 내담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하지 않아요. 상담 일지는 익명 여부와 무관하게 작성하게 되지만, 만약 기록이 남는 게 싫다면 그것도 하지 않을게요. 가끔은 그저 흘러가는 대화가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모쪼록 편한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들. 어쩌면 당연하게도, 선경의 눈에는 케이스의 이런저런 특이점이 보인다. 가장 선명한 건 깊은 우울감과 트라우마 반응. 하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듯 방어적인 태도가 눈에 띄며, 이는 주로 활달한 겉모습-페르소나 내지는 가면의 형태로 표출되는 듯하다.
"내담자 분의 가치라는 것은 누가 정해준 걸까요? 스스로? 아니면 타인이?"
'쓰인다'는 수동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하니 후자일 가능성이 농후하나 확신하지는 않는다. 선경은 상담 시간 내내 일관적으로 안정된 태도로 케이스의 말을 귀담아 들었다.
"복잡할 필요가 없다는 건 인간관계를 이야기하는 걸까요? 맞다면 어째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나요? 사람은 사회에서 살아가며 자의적으로나 타의적으로나 복잡한 인간관계를 맺기 마련인데요. 그건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러운 일이랍니다."
나쁜 짓이라. 선경의 손가락이 깍지를 낀 채 테이블 위로 올라온다.
"그간 해왔던 일들에 주변인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그게 혼란스럽다는 뜻일까요."
"그렇다면 내담자께서는 타인의 그런 반응들에 맞춰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무시하고 싶은가요? 아니면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가요? 관성적으로 살아갈 뿐이라면 그런 말들에 일체의 영향도 받지 않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반응이 마음 속에 남아 맴돈다는 건 내담자 분에게 그런 반응들이 약간이나마 흔적을 남겼다는 뜻일 거예요. 흔적이 내게 어떤 모양으로 남았는지 스스로 살펴보고, 그러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보는 것. 그런 식으로 나의 마음을 되짚어보면 혼란스러움도 조금은 가라앉지 않을까요?"
안경 너머로 밝은 갈색 눈동자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사실, 쉽게 말했지만 단숨에 하긴 어려운 일이에요. 사연은 길디 긴 실 틈틈히 묶인 매듭과 같아서 그 양이 늘면 늘 수록 조리있게 풀기 어렵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결국 필요한 건 시간이랍니다. 시간이 있으면 이것이 정석적으로 풀 수 있는 매듭인지, 다른 방법이 필요한 매듭인지 파악할 수 있거든요."
겉옷 주머니에서 명함 두 개를 꺼낸 선경은 그것을 케이스의 앞에 밀어둔다. 하나는 선경 자신의 것. 그리고 다른 하나에는 엄시현 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무르지 않겠다면서, 이가 드러나도록 보이는 웃음에, 나는 왜인지 울 것 같아졌다. 슬퍼서는 아니고, 안심이 돼서. 그래도 참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 그리고, 꽤 보람있는 대답들이 이어졌다. 나는 사소한 거라도 마음에 걸리면 하나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철형은 그게 귀찮은 스타일인가보다. 하긴 그럴 수 있지. 나도 마음에 걸렸어도 여러 사정으로 그냥 넘기는 일이 없진 않으니까. 무엇보다도, 고맙기도 했다. 내 의도를 좋게 생각하겠다는 건, 날 믿어주겠다는 의미 같아서.
"좋아요! 그 부분은 형만 편하면 되는 거니까요. 어, 내가 공연히 불안해져서 형한테 내가 뭔가 실수했냐고 물어볼 수도 있긴한데, 그건 괜찮아요? 그것도 영 번거로우면 다른 방법 강구하게요."
뭐가 좋을까? 내가 뭔가 찔린 순간 형한테 달다구리를 만들어준다?. 뭐, 그건 차차 생각해보기로 하자. 마침 형이 고기방패소리 안 하겠다고 했으니까. 마음이 푹 놓였다.
"다행이다, 형 손에서 무슨 맛 나는지는 영원히 모르는 게 좋을 테니까요! ...그나저나 철형 잔소리도 할 줄 알아요?"
눈이 휘둥그래졌다. 오늘 처음으로 진대 해서 그런거 뭔가 신선할 것 같은데. 야, 이건 좀 들어보고 싶은..... 아니, 아니다. 나는 아까 다치지 말라고 떼 써놓고 궁금증 해결하자고 철형한테 내가 느낀 거랑 같은 심정 느끼게 하면 안되지. 그리고 부장선배식 잔소리라면 철형 목소리로도 듣고 싶지 않아. 내가 접한 유일한 부장 선배식 잔소리는 그 배드파더한테 한 고백(아닌가?)이라고. 싫어싫어!!
"...절대 다치면 안되겠다. 리라 언니 팔찌 게이지도 깎일 일 없게 잘 숨고 튀어다닐게요. 제가요, 다리는 짧아도 달리기는 빨라요!"
이건 다른 의미로 울고 싶어지는데. 젠장. 그런데, 어라. 싫은 걸 상상해버린 여파를 가까스로 가라앉히고 있는데, 샹그릴라 이야기에 철형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아아, 하긴 이거 공공연하긴 하지만 아주 공론화 된 이야기는 아니지.
"...가끔 반 애들이 물어봐요. 샹그릴라 먹냐고. 그게 뭔지는 최근에 알았어요, 혜우 사건 때, 범인이 그걸 복용했다더라고요. 그걸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그 날 직접 봐서 알게 됐어요."
아까 멘탈이 흔들린 것도 그것 때문이다. 철형이 그 범인처럼 된다면, 진짜 멘탈을 유지할 자신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철형이 내 협박에 무섭다고 말하는데도 안심이 되질 않았다. 이 심정은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고민하느라 쉽사리 입을 떼지 못하는데, 형의 목소리가 조용히 부실 안에 울렸다. 싸구려가 아니라 효과 좋은 진짜를 주겠다는 유혹을 받았음에도 자신있게 거절했지만, 가지 않은 길을 자꾸 생각하게 되었던 모양이다. 마지막 공장을 파괴할 때도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해독제를 만들 때 필요할 거라는 것도 진심이겠지만, 다른 생각이 안 들 수는 없었을 것 같고.
솔직히, 난 능력에 대한 욕심의 희박하다. 레벨 4가 되어서 제일 하고 싶은게 부실을 과자집으로 만드는 거니까. 그래서 철형의 심정을 백퍼센트 공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하나는 알 것 같았다. 지금 철형이, 아까 화를 낼 때도, 후배 앞에서 정말 어려운 이야기를 해주고 있고, 해줬다는 걸. 그걸 깨닫자, 조금 전 눌렀던 게 다시 터지려고 했다. 그래서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입을 앙다물고, 눈에서 뜨거운 게 고이기 전에 질끈 감고, 숨을 죽이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그런데-
이젠 진짜 못 먹게 생겼네
그 한 마디에, 불안했던 마음이 눈 녹듯 녹아내렸다. 그런데 울음을 참을 이성도 함께 녹아내렸는지, 질끈 감았던 눈에 힘이 풀리면서 얼굴이 온통 뜨겁고 축축하게 젖어버리고, 잇새로 울음 섞인 신음이 새어나왔다. 울음을 참을 기운은 고사하고, 입을 막을 기운조차도 없어서 그만, 미취학 아동마냥 목을 놓아 크게 울어버리고 말았다.
>>624 >>킬<< 이사람아 내 본진을 왜 궁금해하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안알려줄거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어이없네 갑자기 폭군이래 3학구 스트레인지 휘어잡아야할 것 같잖아 하지만 난는 빤나나라서 그런거 몬해 (치즈덕) 못한다구 이사람아ㅋㅋㅋㅋㅋ이잉 하지마 빗질 봑봑해버릴거다 씨익씨익
꺄아아앙 이사람이 바부 치즈덕 굴린다 아이고 선생님 이럴수는 없는거야 (떽굴떽굴) 아 그러치 정답이다. 음미하면서 피우는 애연가 이혜성이라고 근데 섹시하진 않음. 아 섹시한 면도 있긴 할텐데 내 손이 묘사 못하니까 없다고 할래(?) 하지만 떠올릴 수 밖에 없는 디테일이죠? 응 네가 만든 지옥이다 악깡버하렴 먐미야 핫핫핫
저지먼트들 만나도 크게 흔들리지 않던 노이즈가 금이 마주치자마자 겉잡을 수 없이 요동치는 거 좀 맛있네? 어? 디테일 공설로 할까? 어? 크아아아악 하지만 이런 킹받음이 아니면 당신을 이겨볼 날이 없는걸(이런발언) 속내 읽는 녀석이라는 소리에 이혜성 진지하게 어 조졌네 씨; 하고 생각하며 산 넘어 산인 상황에 머리 지끈지끈거려서 죽을 맛임 (이런발언) 하지만 K가 맹수라기엔 약간 좀 거칠고 난폭하구 그래서 떠오른 게 미친 들개밖에 안떠올랐는걸ㅋㅋㅋㅋㅋ그치만 찰떡이죠? 좀만 성질 다듬어져 있으면 좀 대리인으로 써먹고 싶은데 기분파라서 그게 안되서 이혜성 머리 아프다고 함(?) 감사합니다 나리 더 물어보지 않아줘서요 따흐흑. 비사문천 정의인데 실제로는 이혜성의 정의관이기도 하지 근데 이혜성은 모르는(끄덕좌 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많이 가르쳐 주세요." 하고 약간 좀 그 정치드라마 같은데 나오는 그런 대사 치는거지 이혜성은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혜성 결국 정치에 입문할 수 밖에 없는건가 캡틴 하는 이상 그럴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게...이게 씁.. 오너가 몰라 빤나나 하는 사람이라 맞?나?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엘렐레함)<<< 이거 흥미있는데 벅벅 내놔 벅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단호함 근데 그게 맞을 것 같기는 해(?)
>>741 괜찮아 내가 헷갈리게 썼다잉 ㅋ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그 말 꺼냈으면 나리 '어르신' 되어서는 떳떳하지, 내가 그 아이의 하늘이거든. 나왔을 것 같아서 두려움 인천앞바다태오주드럼통(?)
이게 머선 소리람 문장력이 전염된다뇨 제 문장 개허접♡ 최악♡ 이런 글을 쓴다니 내가 다 수치스러워 죽어버려♡ 수준인뎁쇼... 크아악 밑글 보고 죽다.
제 선배라 < 이거 진짜 현태오가 들었으면 손가락 하나 들고 관자놀이에 빙글 했을 발언(이럼) 네가 나 대하는 게 선배 대하는 거라면 내 작년까지 선배 대한 건 열녀문 받고도 남았겠다~!!(군기 저지먼트였다.)(대체)
1번도 글구 3번도 글구 최고다 역시 칠라야 혜우의 사랑이지(?) 나리도 느릿하게 고개 끄덕이고는 이해한다는 듯한 반응 보이는데 한결쌤은 울먹울먹만 하고 잇슴.. 이 선생님은 어둠이나 그런 것에 발 들여본 적이 없는 갓 태어난 아기 기린인 것임...
"작게 말해라. 내가 인첨공 시민인지라." 하고 핀잔은 주겠지만.👀 나으리 잘 보면 백발이 아니라 흑발에다 적안이고 노이즈도 없고 머리 땋은 것도 아니고 그냥 잘 빗질한 모습일 테구 응. 무슨 시민이요? 해봤자 답은 없을 듯...
한결씨 초콜릿에 지뢰는 없는데 갓 태어난 아기 기린은(제발) 그거 받고 또 울먹! 하는거지... 그리고 칠라를 향한 나리의 따가운 시선😏 아 아직 동생 아낀다고~ 찔렸으면 찔렸지 < 우우 나쁜 사람
한결쌤은 그래도 위로해주면 훌쩍이다 제가 조금 더 잘 알아챘어야 하는데...를 말하는 전형적인 데 마레 사람이니까 걱정 말구
나리도 더 안 긁으면 옹졸하게 담배 태우러 가는 삐돌이니 걱정 말아(나리: 이봐, 선생. 삐돌이? 횟감 되고싶어?)
>>744 (호박꿀 들간 쫀디기맛) 먹구싶다 쫀디기 구운거
태오: (멍...)
ㄹㅇ 부럽다 오너에게도 그 피부 좀 주라... 태오는 화장도 잘 먹겠지 매우 부럽군.
그러게요...🤔 이거는 태오 본인의 문제라서 흠티콘 그런데 보고싶어... 이거 할 때 폰 확인하면 답은 없구 막상 태오한테 누구? 하면 침묵할 것 같구... 비늘 콕콕 찌를 때 "신데렐라.", "오늘은 약 안 먹으면 안 될까요. 여전히 들려요." 같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릴지도.😏
가지 말아요. 하고 말하면서 씁쓸하게 미소도 못 짓고 기운 없던 애가 이제 가지 말아요. 하면서 부드러운 미소 짓고 있을 것 같은 그런 거...😏😏😏
>>788 아 업해서 마스터 해야 해욧 < 이사람아
ㅋㅋㅋㅋㅋㅋ아 근데 궁금해! 왜냐면 나는 덕질하는 것 없는 유목민이기 때문이지 나의 본진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당하다. 울다. 갑자기 폭군이라지만 최고 아닙니까? 빤나나야... 비사문천 캡틴으로 스트레인지 삼키고 정치퀸 되는 거임(뭐) 악 빗질만은 안 된다 죽는다 봑실사한다익
히히히 이럴수는 있는거야~~ 롤링롤링 치즈덕 롤링... 이제 동그래지겠군 >;3 아 와호~~~~ 역시 존퍼섹의 이밈미... 애연가라 ㄹㅇ 태오야 잘 가르쳤다... 블데 피우는 거 < 이거 블데 자체가 좀 시가처럼 빡빡하게 차서 느즈막하고 필터 허뻐 뜨거운데 그걸 느긋하게 음미하며 피운다? 여기에 무덤 파고 이부자리 삼아야만... 최고입니다 마히다. 그런데 내가 만든 극야의 서 때문에 고통스럽다. 이것이 온탕냉탕 지옥?(이럼)
아~~~~~~~ 좋아요 그거 공설로 해줘 금이 마주치자마자 이제 본인도 노이즈 흔들리는 거 아는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그 상황 너무 좋아 금이가 누구십니까? 해주면 이제 바르르르 떨리는 수준까지 가는거지 크크큭. 악 크아아악 두고봐 나도 더보기 버튼으로 고통스럽게 만들어주지(그렇지만 조져지는 것은 나였다고 한다.) 아 ㅋㅋ 밈미야... 머리 지끈지끈거리고 그러면 확 태오가 뭐라고 하기 전에 허리를 꼬집어버리자 낙지이 소금 쳐버리기 술법(?)
맹수...라기엔 거칠고 난폭해서 미친 들개라는데 ㄹㅇ 찰떡이라 반박할 수가 없음 이 사람의 캐해를 이길 수가 없다... 이것이 창조자의 맛??? 성질 다듬어져 있으먼 < 이거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가 진짜 너무야... 아 본인은 모르는 정의관 이거 넘 맛도리다... 나중에 자각하고 어떤 루트 밟을지도 기대되는데 자각 못하고 어느 순간 나 김치찌개 좋아했네. 하는데 그 순간 김찌 먹고 있는 그런 느낌인 것도 좋다...(비유를 해도 꼭 이딴걸로 함) 입문 대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고 눈동냥 하면 금세 알게 될 게다." 하고 받아쳐주는 나리... 그런데 나 밈미가 나리한테 몇가지 배웠는데 패치 잘못 되어서 맹... 하고 일단 이렇게 하면 되겠지! 여고생 모드! 했다가 조절 못한 나머지 진짜 살벌하게 정치판 짜버릴 것 같단 적폐캐해가 잇서.
아 저기요 내놔 벅벅 하고있네 이 사람이 어 내가 주면 큰일나 (심심해서 손 크기 그런 거 적어둔 노트였음) 하지만 나리 연애 많이 해봤을 것 같구 그게 너무 가벼웠을 것 같고 유교맨은 아닐 것 같단 막 그런 알지 암튼 나리는 오래는 못 사귀었을 듯 사귄 것도 아니고 걍 만났다 헤어지는 것에 가까운
한결쌤은 대학 시절에 애인이랑 오래 사귀었을지도 그리고 졸논 시즌에 헤어짐 대학원에서도 연애 한 번 해봄 길게 사귀다 헤어짐
>>819 나를 한낱 경험치로 삼아버릴 셈인거지! 그런거지! 게임북의 몬스터처럼!(이런발언)
크아아악 안된다 난 여×여 서사를 없어서 못먹는 사람이다..그리고 내 본진은 태진주와 같다(?)(은근슬쩍 불어버림) 앗 아앗 앗 먐미 복복.....복복...위로의 복복....스트레인지 삼키기에는 어, 나리라는 태산이 있는데요 아니 그전에 못삼키는데요 그거 잘못 삼키면 탈 날거라는 걸 이혜성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을 것 같아서(이러기) 히히히히 내 경험치가 되어라 먐미(빗질 봑봑)
갸아아악 이건 학대야 갸아아악 (동그래지다!) 일반 연초처럼 연기 가늘게 뱉는 게 아니라 꼭 시가피듯이 자욱하게 퍼지도록 연기 훅 뱉어내는 가운데 다리 꼬고 무릎 위에 양손 포개놓고 막 (한술 더뜸) 이혜성이 이렇게 애연가가 될거라는 걸 태오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야 (이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악깡버하자 네가 만든 온탕냉탕반복뛰기 지옥일지니(?) 하지만 설정 맛있죠? 연결고리 덥석 물어주는 거 기쁘죠?
아 아 상황 진짜 미쳤네 돌았다 돌았어 이마 팍팍침. 금이가 누구냐고 하자마자 바르르르르 떨리고 노이즈에 렉 걸리는 거 너무 하....음 남이 해주는 캐해 맛있다. 아니 왜 크크큭맨이 되었어 어이없네 진짜 근데 맛있으니 더 킹받아 이익 익. ㅋㅋㅋㅋㅋㅋㅋㅋㅋ태오 소금 쳐서 박박 버무린 낙지처럼 만들어버리면 되는거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맞?아?
미친 들개라서 자칫 잘못하면 우두머리도 물어뜯으려 드는데 어허 씁 하면 깨갱거리며 꼬리말지만 으르렁은 거리는 그런 사람이 K임. 맞아 이게 바로 창조자의 맛이다. 그리고 그 맛이 있기에 내가 먐미 설정들 그냥 쩝쩝거리며 먹잖아 반응 못하는 건 내가 모르게써 빤나나! 하는 사람이라서 그래..() ??? 그거 무슨 비유죠 그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알것 같기도 한데 아니 이게 씁(미아핑) 눈동냥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나리ㅋㅋㅋㅋㅋㅋㅋ"그럼 옆에서 눈동냥하게 자리 마련해주실겁니까" 하고 이혜성 어수룩한 티 보여줌. 어머....(곰곰)(맛있음) 괜찮다 그거. 버전 패치 잘못되어버린 이혜성이라니 상상만 해도 웃기고 그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고생 모드! 했는데 까보니까 정치계랑 청탁하는 건달처럼 행동하고ㅋㅋㅋㅋㅋㅋㅋ후 이건 인터레스팅하니 좀 자세히 이야기 나눠봅시다 먐미여
손 크기? 약간 나리가 제일 클것 같구 한결쌤은 씁 태오랑 비슷? 아니면 약간 클 느낌? 아 근데 한결쌤이 태오보다 손 작은 것도 맛도리인데 나리 오는 사람 안막고 가는 사람 안잡는 겁나 금태양 느낌인데 그거 알면서 접근하는 사람들 좀 있었을 것 같아. 주변에 적당히 합의보고 노는 사람들도 몇 있었을 듯 (남의 npc 적폐하기)
태오 혹시 진짜 재부팅 중인거니? 중얼거리는 말 들어보면 왠지 데마레 시절 ~ 목화고 이전? 까지의 기억 섞인 말들인거 같은데 아니다... 혹시 자아를 재정립 하는 건가?
>>가지 말아요. 하고 말하면서 씁쓸하게 미소도 못 짓고 기운 없던 애가 이제 가지 말아요. 하면서 부드러운 미소 짓고 있을 것 같은 이거랑 >>833에 바뀌게 되는 점 이거 겹치는 거지? 웃으면서 가지말라는데 어케 전보다 더 위태롭니 그치만 혜우에 대한 불신의 비율이 늘어났다 하니 스읍... 이걸 어케 접근한다? 눈 앞에서 한번 땡깡을 쳐...? (망치 스윽)(?)
>>850 뭔가 마음은 좀 더 아꼈다가 더 특별한 순간에 쓰라고 말하고 있었는데, 혜성이가 바로 예약이요? 👀👀👀👀 가을 패션이야, 저 역시 준비해야 할 텐데. 같은 패알못이라 쭈글모드가 되어버리네요.... 응. 금이가 먼저 표 생겼다면서 연락했을 거예요. 영화는...... 🤔 무슨 장르가 좋을까요... 액션? 공포? 드라마(로맨스)? 판타지? 으으음... 🤔
>>853 필요하다면 나리 통해서 세탁한 자금 좀 사용해도 되고? 호캉스 가고 싶다하면 당연히 예약하지 아무렴 히히히 (복복복) 금이라면 그냥 청바지에 후드티, 아무 자켓만 입어도 이혜성 눈에는 예쁘게 보일테니 괜찮다 찡긋 그러니까 금주가 입히고 싶은 옷 입혀도 돼 연락해도 되구 성하제 끝나자마자 금이가 얼굴 빨개져서 언제언제 시간 내줄 수 있냐 같이 영화보러가자 하고 말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지 아니면 연락해도 좋고 (곰곰) 공포는......이혜성한테 지뢰라서 무리고 다큐미스테리 같은 거 보여주면 되게 열심히 볼 이혜성인데...음(흠) 기왕 데이트니까 드라마(로맨스) 어때?
>>855 금이가 숙박권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은. 그렇게도 가능할 거라. 대체 돈이 다 어디서 나서, 지원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부담 되는 것은 아닐까 쩔쩔맬 금이가 예상이 가요. 아, 그래도 신경 쓰고 싶은걸요. uu. 이리저리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혜성주도 마찬가지예요? >>얼굴 빨개져서<< 악 윽, 이제는 좀 익숙해져서 예전처럼 홍당무 까진 않을 것 같지만요. 공포는 지뢰라 00, 뭔가 무서워하는 혜성이를 보고 싶다는 나쁜 마음이 슬 생겨나지만. 무리라면 응. 아 좋아요. 클리셰 적이라 더 좋아요.... 손 잡고 부끄러월할 모습이 그려지네요. uvu....
>>866 돈이 다 어디서 나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금이도 이혜성 닮아가는거야? 왜 현실적인 생각을 하냐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럼 서로서로 부담가지지 말고 편안하게 알아보는걸로 할까? 예전처럼 홍당무는 아닌데 아직 부끄러워하기는 하는구나 귀여워 히히.... 무서워하는 이혜성 보고 싶은 마음 이해는 가지만 원래 영화관 데이트는 클리셰를 따라야한다는 그런 게 있잖아? 그리고 공포영화는 인첨공플렉스(net플렉스)를 통해 자취방에서도 볼 수있고 그쪽이 더 제대로 무서워할거라고 생각해 아마(흠) 영화에서 키스신 나오면 손 잡고 있기는 한데 서로 어색하게 눈 돌릴 것 같고 금이는 이혜성 의식하는데 이혜성은 되게 저런 게 연애적인 감정인가? 하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장면이 떠오른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럼 내일(12시 지났으니 오늘) 일상 돌리면 되나? 아니면 금주 편한 시간에 맞출게 어차피 나 현생살면 알잖아(먼산) 글구 피곤하면 바로 자자 알았지?
"그래서... 초커를 건네줬나요?" -그렇죠... "...만나보는 게 필요하겠네요." 근데 만나주기는 할까요.. 같은 한탄을 하는 그입니다.
-그럼 선화라 불리는 모습으로 가는 건 어때요..? "...그러면 만나줄까요...?" -리태 님이랑 같이 만나다가 리태님을 슥 보내버리고.. 같은 거에요. -그리고... 상담에 한번 같이 가보는 건 어때요? "상담...이요? 케이스. 상담을 받고 있나요?" -그래서는 안되지만.. 안데르님은 말하지 않으실 것이잖아요. "...사실을 말하시는데도 뭔가 기분이 미묘하네요.." -승낙한 걸로 알게요. 일정 비워두세요. "일정 있는것도 없는걸요. 아프지만 않으면요.."
어느 날 밤에, 당신의 곁에는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눈에는 그것이 비치기만 했습니다.
"만일... 하나가 어긋나서 하나가 온전해진다면.." "그외에도 만일은 참 많지요." "...전 정말 옳은 방향이 되도록 믿고 싶었어요.." 밤의 창문은 열려 있었고. 당신은 크세리온과 여러 기술들에 의해 온전히 치유되었으나. 기억만은 그 날 부실에서 돌아왔다는 것으로 바뀌어져있었을 겁니다... 당신의 이동 커리큘럼을 행했다는 사실로도 바꿔치기되었던 걸까요?
상담 일지는 망설이다가.. 상담이 언젠가 끝나고 나면 파기할 수 있냐고 물었을 겁니다. 남기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던 걸까요?
-와 달달한거! 고마워요! 코코아를 홀짝홀짝 마시는 걸 보고 완전 행복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것 같지만. 계속되는 상담에서 그러한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행복을 느끼기보다는 허함을 채우려는 목적에 가까워보일지도 모릅니다.
-타인이 정해줬어요. 인첨공에서는 흔한 일이지요? -그래서.. 타인과 관계를 맺을 필요 없이.. 그렇게 쓰이기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제게 보이는 다른 세상의 것들이 그리도 찬란히 빛나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확실하게 하는 것 같아서 어둠 속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같은 말을 하는 자신에게 순간적으로 역함이 치미는 듯 한참을 입을 손으로 가리고 윽...하는 소리를 내며 떨었습니다. 케이스는. 선경이 건네는 말 중 누구에게나. 라는 말에 잠깐 망설이는 듯 하더니.
"그렇다면.. 제가 정말로 사랑하면서 증오하는 분도 같이. 익명으로 상담을 받아도 될까요" 웅얼거리듯 말하는군요. 만일 그래도 된다고 하여도 같이 갈 수 있냐고 물으며 일정을 잡는 전화는 몇 번의 상담을 거치고 나서야 조심스럽게 걸려왔을 것이니까요.
상담일지 #1, #2..#4~5정도의 대략적 요약 -달콤한 것을 굉장히 선호한다는 취향이 있다. ㄴ그러나 그것은 그냥 선호가 아니라 마음의 공허를 채우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병적인 선호(탐닉)에 가까워질 수 있다. -나쁜 짓을 했다의 대략적인 개요를 들을 수 있었다. ㄴ기본적으로는 의뢰를 받아 행하는 것이었고. 소수정예 팀으로 활동함. 막내였다고 함. ㄴ연구소에 대한 공작이나, 정보 수집, 크게는 상해까지도. ㄴ현재는 팀이 없어졌으며. 제약과 호위 관련된 업무로 일을 하고 있다고 함. *그들(팀)과 사이가 좋았다고 함. 하지만 불안과 시간의 흐름이 최신에 다다를수록 이야기를 점점 어려워하는 성향으로 보아 좋지 않은 경험(트라우마적인 경험)을 한 것으로 보임. -겉으로 보이는 가면..내지는 페르소나는 능력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 능력을 덜 쓰는 것이 좋다는 뉘앙스를 말한 적 있으나 본인은 인지하지 못함. ㄴ텔레파시 계열인 것으로 추정할 수도? -예전에 좋지 못한 연구소에서 지냈다고 함. 이름은 들을 수 없었으나 앨리어스라는 용어나. 기사 등에서 확인되는 몇가지 증거로 인해 출신을 알 수 있었다.(*내담자에게는 알아차렸다는 티를 내지 않는다) ㄴ가혹하고 혹독한 커리큘럼으로 인해 생명이나 능력을 쓰는 데에 거리낌이 적은 등의 뒤틀림이 존재. *현재 다니고 있는 곳을 칭할 때 '정원'이라고 칭하며, 본인을 그 안의 식물이라고 칭함.(내담자의 앨리어스는 동북아 3국에서 자라는 은방울꽃 학명의 아종명인 var. keiskei 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사물화로 지칭하는 것이 익숙하지만 가끔씩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을 들으면 오히려 혼란스러워하는 것을 볼 때 본인의 가치를 타인이 정하고, 물건으로 대해지고 있는 것을 스스로는 인지하지 않으려고 외면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의고사 쇼크로 요 며칠 수업 시간에 덜 졸려고 눈을 부릅떴더니 같은반 ○○○이 나더러 뭐 잘못 먹었냔다. 관심 있는 전공이 생겼고 커트라인 보니 성적 욕심 나더라니까 니가? 하면서 웃겨 죽는다. 입시 할 테면 해 보라며 깔아 주는 사람 늘면 자긴 좋다고 낄낄대는 게 얼마나 얄밉던지. 바로 헤드락을 거는데 얘가 평소처럼 호들갑으로 응수하질 않더라.
내 속 읽는 거 아니지?
머리가 텅 비는 기분이었다. 손을 뗐더니 하는 말이 내가 3렙까지 오르니 어쩌다 닿아도 신경 쓰이더란다. 능력이 있는 이상 읽고픈 충동이 전혀 안 들 수는 없을 거 같아서. 대놓고 물으면 못 말해 줄 거야 없다만 모르는 새 읽히긴 싫어서 찜찜했단다. 내 능력은 이런 걸 신경 써야 하는구나. 충분히 알고 주의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서로 헤드락 걸고 놀던 녀석한테서 들으니 무게가 달랐다. 앞으론 점잔 빼며 놀아야겠네. 어쨌거나 속에 담아 두지 않고 어려운 얘기 꺼내 준 게 고마워서 간식 쐈다.
걱정과는 다르게 대화는 좋은 쪽으로 잘 해결되고 있었다. 불필요한 감정싸움 없이 서로의 오해를 풀어나가며 서로의 진의를 파악할 수 있었으니까. 철현은 새봄의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생각하기로 실수한 것 같으면 먼저 말해도 되겠냐는 물음이었다.
"좋을 대로 해. 하지만 굳이 그렇게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자신을 신경 써주는 게 새봄이에게 좋다면 굳이 그것을 막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은 새봄이의 언행을 선한 의도라고 생각하기로 했으니까. 그정도는 마음대로 하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은우 잔소리의 마이너 카피버전이지만. 가능은 하지."
상대가 화났을 때의 대처법인 코드 옐로와 코드 오렌지가 왜 만들어졌는 지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부장과 부부장, 꼰대 선배 양반들의 잔소리를 질릴듯이 들었고 대처법까지 만들었다. 그러니 따라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치지마..어쩌면 내가 널 다치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네가 위험할 것 같으면 날 무시하고 도망쳐."
자신이 저지먼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이들에게 능력 사용을 요청하는 것과 정말로 몸을 쓰는 일 뿐이다. 후자는 새봄이 앞에서 했다간 또 다시 걱정을 끼칠테니 무모한 일은 할 수 없다. 그러니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이들과 함께 싸우는 것. 그러다보면 타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잘못된 판단으로 타인이 다친다면 철현은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것 같았다.
"모카고 저지먼트 중에서 그런 말 안들은 건 나 밖에 없을껄?"
이미 오래 전에 포기한 능력 개발에 대한 욕망을 부추기는 불법 약물 샹그릴라. 샹그릴라의 존재를 알게 된 때부터 욕망에 흔들렸다. 레벨 0로서의 차별과 앞서나가는 동기들에 대한 열등감, 무시가 약물에 대한 충동을 일으켰다. 동료들을 공격한 빨간 머리의 유혹이 아니었다면, 정말로 넘어갔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유혹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그 유혹을 이겨낼 동기가 또 하나 생겨버렸다.
"어? 어???
얘 갑자기 왜 울지? 대체 왜 울지? 내가 또 뭔갈 잘못한건가?
만약 이 광경을 다른 동기들이 봤으면 우사미 눈을 한채 철현을 경멸하는 눈초리로 봤을 것이 분명했다.
"울지마 새봄아. 대체 왜 우는 거야??"
서둘러 근처에 있는 휴지를 풀어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려고 했다. 사실 닦는 것보단 문지른다고 봐야겠지만. 옆에서 등을 토닥여주며 최대한 달래보려고 했다.
수경이를 데리고 가냐와 초커를 들고가냐는 거...는 사실 수경이를 데리고 갈거라고 생각했었...
멀쩡해진다지만 그래도 수경이를 데리고 가지 않을까요..? 로 정보정보 준비했다가 초커라는 말에 초커 정보 걍 ASTC 기술이거저거 넣은 프로토타입에 기술을 엄청집중해서 양산이 힘들고 그래서 리라가그린거냐고 물어볼수있음 띡 한줄을 좀 늘려야 해서 솜씻너가 된 수경주를 아시오?
울음이 터지고 난 뒤로 섬광탄이 터진 듯 새하얘졌던 머릿속이 차차 돌아오니, 얼굴에 문질러지는 휴지와, 내 등을 다독이는 손길이 느껴졌다. 왜 우냐고 쩔쩔매는 철형 목소리도 들렸고. 형 놀랐구나. 설명해줘야겠다. 그 생각이 들자, 울음을 멈추는 게 쉬워졌다. 힘이 쭉 빠지는 바람에 철형한테 기대다시피 했던 몸을 바로 세우고, 얼굴을 덮은 휴지를 받아들어 - 철형의 손이 휴지에서 떨어진 걸 확인하고. 코묻으면 안 되니까. - 코를 팽 풀었다. 내가 왜 울었는가. 생각보다 복잡하다. 물론 가장 큰 건 고마움과 안도감이다. 약간의 빡침도 있고. 소맷부리로 마저 얼굴을 닦고, 철형을 올려다보며 씩 웃어보였다.
"다 틀렸어요! 근데 좀 복잡해서 맞추긴 어려웠을 거예요. 세 개나 되거든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설명해줄게요."
헛기침을 하고, 다시 음료수를 집어들어 한 모금 넘겼다. 아이고, 철형이 안 놀라고 서형이 사준 음료 아니었으면 탈수 왔겠네. 조금 기운이 나서, 형한테 다시 앉아달라고 권한 뒤 - 형이 앉았다면 바로, 형이 서서 듣겠다 했으면 고개를 끄덕이고 - 입을 열었다.
"일단, 마음이 놓였던 게 커요. 샹그릴라 안 먹을 거라고 해준 거요. 샹그릴라 먹지 말라고 할 때, 잠깐 형이 혜우 사건 때 범인처럼 되는 걸 상상해버렸는데... 정말 싫고, 무서웠어요."
"그거 먹으면 능력은 오를 지 몰라도, 몸도 심하게 망가지고 제정신도 유지 못하게 되잖아요. 아까도 말했지만, 형이 다치는 건, 이유가 뭐든 싫으니까요. "
"...그리고, 거절했지만 그 뒤로 계속 먹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났다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안 먹고 견뎌온 거잖아요?"
"그걸 생각하니까 더 속상했어요. 기어이 먹게 된다면, 그만큼 철형이 궁지에 몰려서, 견딜 수 없어서일 테니까. 기어이 먹게 된다면, 그만큼 철형이 궁지에 몰려서, 견딜 수 없어서일 테니까. ...그런 상상만으로 멘탈이 흔들리지 뭐예요."
말하다보니, 또 울 것 같다. 아직 다 못 말했다. 이제 세개중에 하나니까. 크게 숨을 들이키고 웃어보였다.
"그래서, 못 먹게 됐다고 말해주니까. 안 먹을 거라고 약속해주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엄청 안심되고 또 고마웠어요. 이게 첫번째예요."
다행이다. 아직까지는 잘 말하고 있다. 사실 지금은 걱정할 게 아무것도 없긴 하다. 왜냐면, 형은 이미 내가 앞서 꺼낸 진심을 알아줬으니까. 그리고, 말해도 된다고 해줬으니까. 형은 그런 사람이 맞다. 진심을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 사람.
"그리고 두번째로, 아까 나한테 부장, 부부장 선배들이나, 진형같은 레벨 4선배들이어도 걱정할 거냐고 한 거랑, 샹그릴라를 주겠다는 유혹을 받고 거절했지만, 수락했으면 어땠을 지 계속 생각났고, 해독제 때문에 공장을 일부 남겨두자고 할 때도 본심은 달랐을 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거요."
"자기보다 어린 사람, 그것도 후배한테, 자기가 느낀 감정에 대해서 솔직하게 다 말해주는 거, 어렵잖아요. 왜냐면 선배로서, 연장자로서 어쩔 수 없이 가지게 되는 책임감이란 게 있으니까."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고, 치부를 드러내는 거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는데도, 이렇게나 솔직하게 다 말해주는 마음이 어떨까. 나를 얼마나 믿어주면 이렇게까지 마음 써주고 노력해줄까."
"그런 걸 생각하다보니, 너무 고마웠어요. 형이 전부 말해준 덕에, 나는 내가 진짜로 형한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었고, 또 형에 대해서 전보다 좀 더 알 수 있었고, 형이 지금 나를 얼마나 진실하게 대하고 있는지도 느꼈으니까."
말하다보니, 더 느껴지는 게 있다. 서형 쪽지를 받았을 때도 느낀 거지만, 나는 줄곧 이런 교류를 바래왔었던 것 같다. 중학교 2학년 때 선하가 죽고,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고, 그 다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인첨공은 정병, 마약 권하는 마의 소굴이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기도 하고, 또 그 안에도 정말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내 앞에 있는 철형처럼. ...아차, 근데 이 이야기들을 나중에 할 걸. 우는 이유중에 섭섭했던 것도 하나 있는데. ...몰라, 말해버리지 뭐. 철형이잖아!
"...물론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섭섭한 것도 하나 있는데요. 이게 세번짼데."
아까도 목소리 톤이 높았던 건 아닌데, 그거보다도 퍽 낮아진 게 내 귀로도 느껴진다. 섭섭한 게 아니라 빡침에 더 가까운 감정이었구나. 어쩌겠어, 잘 말해야지.
"내가 아까 뭐라고 했어요. 형 다치는 거 싫다고 했죠? 형이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 것도 싫다고 했죠? 고기방패 소리에 상처 받았다는 이유가 뭐겠어요? 그 말을 듣고 내가 위험할 것 같으면 형 무시하고 도망치라는 말이 나와요?"
내 말 듣긴 한거야? 아, 생각할 수록 화 나네? 아니, 진정하자. 원래 뭐 하기로 했어? 내가 운 이유 설명하기로 했잖아. 헛기침을 하곤, 마저 말을 이었다.
"세번째 이유는 내가 뭐에 어떻게 상처받았는지 이제 이해를 했는데도, 형도 무모한 짓 안 하겠다는 말도 아니고, 위험하면 같이 도망치자는 말도 아니고, 형을 두고 도망치라고 말한 게 속상해서예요."
"이 참에 확실하게 말해두겠는데요. 나 안 다칠 건데요, 리라 언니가 준 물건들도 잘 챙기고, 잘 숨고 잘 피해 다닐 건데..."
"도망칠 거면 철형도 끌고 도망칠 거예요. 이건 형이 부장 선배 스타일로 야단쳐도 양보 못해요!!!"
못 박듯이 한자한자 힘주어... 떽떽거리며 눈에 힘을 주어 도끼눈을 뜨고 철형 눈을 빤히 노려봤다. 내가 전투 때마다 수레 끌고 다니고, 훈련 과정에 역기 들기를 넣더라도, 저 말은 못 듣겠고, 안 들을 거다!
>>933 꿀팁은 서로 나눠야지 동료참가잔데 히히>< 리라다운 귀여운데 몽환적인 컬러야! 그리고 머리색 눈색에서 가져온건데 맞췄구나! 역시 리라주야>< 그러고보니 딴 얘긴데, 윤정인 선생님 이 뒤에도 학교 왔으려나? 저번엔 새봄이가 은신중이어서 못 마주쳤지만 새봄이 만나면 어떤 반응이나 평가를 보일지 궁금하지뭐야><
>>935 😏 못 알아볼 수 없지 새봄이 컬러 귀엽고 달콤하고 짱이니까🤭🤭 후 이 센스쟁이
흐음! 그 일 있고 나서 또 왔을지는 모르겠는데 앞으로 또 올 가능성은 있다! 새봄이에 대한 반응이나 평가라...
반응 자체는 평범할 것 같아! 신새봄 학생, 하면서 일반적으로 대하는...🤔 가장 보통의 뻣뻣함(평소 모습입니다)을 보여줄 거 같고
평가는... 1.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이미지네이션 쿠킹 사용자. 1.1 시스템 열람 결과 최근 레벨 상승이 눈에 띔. 2. 신체-정신적인 결함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 (*말을 이따위로 하지만 그냥 건강해보이네~ 이런 의미입니다... 아오 정인아(딱콩)) 3. 향후 레벨 4 이상의 엘리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임.
일단은 이 정도? 만약 여기에 당시 새봄이가 생각했던 내용까지 알게 된다면...(독백으로 쓴 그거) 신새봄 학생은 모범생이군요. 했을 듯(?)
모두에게 낙원일 수는 없어도 누군가에게는 낙원처럼 느껴질 장소가 존재한다면, 그 비밀이 무엇이든간에 그리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 비밀을 파헤치는 건 필요 없는 일 아닐까. 인첨공에서의 생활이 퍽 만족스러운 듯한 서연의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던 랑은 서연의 이야기 중에 섞인 저지먼트에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말에 흐음, 하고 생각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건... 다들 비슷할 거다, 능력이라는 게 있으면 의존하게 되니까."
너무나 편리하다. 결국 자신의 뇌를 통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긴 하지만 몸을 직접 쓰는 것보다 빠르고 효과적인 게 대부분이니까. 그러니까 그런 부분으로 저지먼트에 어울리지 않는다든가,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엔 이것저것 도와주고 싶어 하는 녀석들이 많으니까, 네가 원하면 호신술 정도는 쉽게 배울 수 있을 거다." "꼭 앞에 나설 필요는 없지, 넌... 저지먼트를 상대하는 녀석들에게 상당히 귀찮은 존재일 걸, 네 몸 하나만 챙겨 도망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해."
현장을 아예 통째로 지워버리는 게 아니라면, 서연의 능력 앞에서 쉽게 도망칠 순 없겠지. 자신이 하지 못하는 것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노력했다면 그걸로 됐다. 그 뒤부터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걸 찾는 게 전부라고 랑은 생각했다.
>>837 하지만 경험치로 만들면 영원히 나와 함께 하는걸... 엉망진창 hp로 만들어주지(이런발언)
그거 저도 없어서 못 먹어요 그래서 여기서 실컷 먹잖아 ㅋㅋ ㅋ ㅋㅋ히히 맛나다... 여기 싹 커플링 맛집임... 앗! 어딘지 알 것 같다! >:3 관심있음 흥미있을유... 복복에 햅삐뱜 됨
>>잘못 삼키면 탈 날거라는 걸 이혜성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을 것 같아서<< ㅇ이이이사람이 ㅋ ㅋㅋ ㅋ ㅋㅋㅋㅋㅋ 하지만 부정할 수 없구나 이거 잘못 삼키면 ㄹㅇ 탈나제... 크아악 밈미의 경험치가 되어버려 안됏(전리품과 함께 주금)
하하 학대라니 이건 경험치의 복수다~~~~~는 저 죽을게요. 자욱하게 퍼지는 거 미치죠 딸기향 그윽한데 상큼하니 깜찍한 딸기 보다는 은은하고 깊을 것 같음... 손에도 연초 냄새 보다는 커스텀 딸기향 배어있을 것 같단 적폐거 있 미치겠군 아임스핀. 무릎 위에 양손 포개놓기 < 이거 미쳐버림 언니에게서 보스의 기운이 느껴져요 발닦개가 되어야만... 진짜 태오 예상 1도 못해서 밈미랑 맞담하다가 .oO(뭐지?) 하는 생각 정도는 한 번 해봤을 것 같구 악깡버냉온지옥 ㅋ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 예......... 기쁩니다 더없는 행복 유후~~ ◠‿◠ 언제나 환영~
맛있죠? 바르르 떨리고 렉 걸리는데 순간 꺼질 뻔한거 가까스로 붙잡는거지... 그리고 첨예한 대립과 함께 밈미가 아니라고 부정하면 금이가 2번 더 물어보고... 밈미는 총 3번 부정하지만 결국 들키고 그런거 맛있잖아~ 필승전략) 내가 먼저 선빵친다 그게 현태오라 할지라도 가보자고 태오도 얼탱없어서 지 뭐 생각했는지 까먹을 정도로 꼬집으면 된다고 생각해(저기요)
아 마싯다 더즈세여. (볼빵빵) ㅋㅋ ㅋ ㅋ ㅋ ㅋㅋㅋㅋ 아 그런거야???? 이런 느낌이군... 지금껏 이런 느낌을 밈미 혼자 받았다니 괘씸해(막 이럼) 빤나나~~~~~~~ 하지만 진짜로 김찌 5년 먹던 애가 어 나 김찌 좋아햇네. 이럴 것 같아 언젠가 깨닫는... 너 정치에 스며든거야 정며들었다고(대체) 나리가 어리숙한 밈미 보고 "……내 참관료는 비싼데." 하고 농담 던지는거지~😏 버전 패치가 잘못 되어도 너무 잘못 되었고... 밈미는 분명 나리에게 정치질은 명분 싸움이란다. 를 배웠는데 이거가 분명 '남이 날 줘팼어도 그거 잘 조작하면 제3자를 조져먹을 수 있단다'였는데 그걸 패치 잘못해서 '남이 날 줘패면 제3자를 끌어다가 조져서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를 실천하는 거지... 분명 배운 건 이거였는데 지금껏 본 미디어나 그런 게 그만 밈미를(이하생략) 그리고 나리가 상황 벌어진 거 보고 이마 팍 치면서 '스트레인지가 어쩐지 시끄럽더라!' 하는거지... 스킬아웃 둘이 자멸해버린거 보고 요즘 애들은 왜이리 무섭다니! 시전하기
어 정답~ 니리가 젤 크구 한결이는 태오보다 큰 느낌... 손 작은 거 생각해봤는데 태오가 손이 작은 편이라🤔
아 금태양이래 웃겨죽어 ㅋㅋㅋㅋㅋ 근데 그거 맞는거같아 이 사람은 절대 깊은 사이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에서 오는 놀이에 가까운... 사랑이나 애정은 절대 없고 그냥 부차적인 감정의 충족... 태오도 아마 나리랑 같이 지내면서 많이 봤을 것 같구🤔 어제는 여자와 함께 팔짱끼며 다니던 나리가 오늘은 남자와 함께 있다든지 이 죄(진짜 범죄)와 업보 많은 나리자식... 그렇지만 태오에게 꿰여서 그 모든 것을 멀리해버린...
진짜 의외지~ 한결쌤 연애 길게하면서 깊게 했을 것 같음 나리랑 정 반대로... 커리큘럼 사고 있기 전까지는 말도 했을 테니 정말 보드랍고 좋은 연애를 했을 텐데 결국 서로의 의견차이나 현생에서 오는 시간의 부재 그런 거 극복 못하고 헤어지고 대학원에서 새 사랑을 찾았지만 이 사람과는 커리큘럼 관련 사상 차이로 트러블이 나서 헤어진... 그런 연애사 가졌으면~ 하고 있음... 한결쌤은 데 마레 재질이면 애인은 학생의 인권은 달리 필요가 없단식인... 그런 거...(노트를 보다.) 집착순애공 존맛~
오호오호 역시 새봄이도 스캔당하는구나! 찌릿찌릿한걸(?) 건강해보인다니 그거 뿌듯한데! 새봄이는 뇌구조에서 건강에 대한 집념이 압도적으로 크니까>< 액면 그대로도 자기가 품위를 유지하면서 사회생활하고 있구나 싶어서 안도할 것 같은걸! 그리고 3번에 대해서는 만약에 듣는다면
새봄: 감사합니다! 히히. 그래도 굿즈 만들어지는 건 부담스러워서 레벨 4까지만 올라가보고 싶어요~
같은 소리를 할 지도 ㅋㅋㅋㅋ 아아, 그 독백! 생각해보면 전투때도 저지먼트고 나발이고 만담하고 놀기 바빴던 새봄이가 처음으로 자기가 저지먼트인 걸 의식했던 순간이었지... 만약에 그 때 이야기가 나오고, 자기 생각을 얘기했다가 모범생이라고 듣는다면
새봄: 아하하 그런가요? 그냥 저마다 입장이 있을 거고, 그렇지만 그 때 상황은 무서웠다고 생각한 정돈데. 그거랑 선생님이 별로 동요 안 하셔서 놀란 거도 있고요. 어떻게 그러셨어요? 저도 레벨 2지만 저보다 레벨 높은 능력자들이 하나둘도 아니고 여럿이서 화내면 엄청엄청 무서울 것 같은데!
하고 촉새봄 모드가 될것 같은걸>< 정인이 대답도 궁금하다!
>>941 으악 배탈났어??ㅜㅜㅜㅜㅜ 얼른 약먹고 뜨신물 마셔봐봐ㅜㅜㅜ
>>951 그거시 바로 코뿔소!! ...하지만 의외로 안 부서지고 과자집이 될수도 있지!!(???
>>0 집에 돌아왔다. 어떻게 돌아왔지? 기억나지 않았다. 여전히 오른손에 들려있는 칼을 내려다본다. 차갑게 굳어 이리저리 눌러붙어있는 붉은 자국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을 싸늘한 시선으로 내려보던 소년은, 그것을 방 저 멀리로 던져버렸다.
뒤늦게 찾아온 후폭풍은, 그를 빠르게 혼란스러운 상태로 몰아넣었다. 뒷걸음질 치다가 발이 걸려 넘어지고, 몸을 웅크려 바닥에 둥글게 말고서 몸을 부들부들 떨어댄다. 가엾게 헉헉거리는 숨소리가 방 안을 메우지만, 그것을 알아줄 이는 없다. 오로지 혼자서 버텨내야 할 무게였다. 하지만 그 어린 소년에게 그것은 감당 가능한 일이었을까? ...글쎄. 알 수 없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거지? 대체 왜 거기까지 흘러들어간거지? 나 때문에? 내가 그곳에서 오염된건가? 내가 그 아이와 그것 사이에 뭔가 연결점 같은 것이 된건가? 이해가 안가. 그 아이는 전혀 몰랐는데. 나 때문이다. 내가 그것에 접촉하여 무슨 오염이 일어났고, 내가 그 상태로 그 아이와 접촉했고, 그 아이는 나때문에, 그곳으로 끌려갔다. 대체, 대체 얼마나 더 불행해야 하는거지? 지금까지 그렇게 불행과 손붙잡고 살아왔다면, 이제는 좀 행복해져도 되는거 아닌가? 나에게는 행복이 허락되지 않는건가? 앞으로 남은 인생에 불행밖에 없다면, 그렇다면.... 여기서, 사라져도 괜찮지 않을까? 나이프를 줍고, 그것을 역수로 쥐어, 내 목에 겨누고, 찌른다. 어렵지 않은 일련의 과정만 겪으면 내 인생의 불행을 내 손으로 끝장낼 수 있지 않을까? ........ ..... 아니, 아니다. 그렇지 않다. 나는 아직, 행복해질 수 있다. 있을 것이다. 있어야만 한다. 믿지 않겠다. 운명을, 신을, 우연을 믿지 않겠다. 내 인생은 내가 만들며, 기도해야 할 사람은 오직 나 뿐이며, 모든 우연은 필연으로 이어져 있다고 믿겠다. 그것들이 더 이상 내 불행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겠다. 나는, 행복해질것이다.
>>95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헤헤 🥹 감동이야... 혜성주 먹는거 보고 대리만족 해야지(호랭이복복)
>>956 생물학적으로 로벨과 수경이의 유전자가 얼마나 일치하나요(?)
>>958 굿ㅋㅋㅋㅋ즈ㅋㅋㅋㅋㅋㅋㅋ 아 새봄이 너무 귀엽다 정인이는 그 얘기 들으면 "목표가 소소하네요." 이랬겠지만🤦♀️ (자기 담당 학생이 아니라 그러려니 하긴 함) 후후 귀여워... ㅇ너무귀엽다...
🤔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은
정인: "글쎄요. 무서워해야 합니까?" 정인: "인첨공 시스템 상 레벨이 높은 학생일수록 잃을 게 많아지는 편인데,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순간의 감정을 못 이겨 쌓아올린 모든 걸 내버리고 인생에 빨간줄 그일 선택은 하지 않겠죠." 정인: "물론 그만큼의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부류도 존재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보통 저지먼트에 들어오지 않으니까요."
라네~
뱜ㅇ미 안 농!!!! 잠깐의 자유 축하해!!
>>962 원래 인류는 진화하는 존재다 이건 어쩔 수 없어 더 나은 삶을 갈망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