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당신은 모든 모니터 뒤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넷티켓을 지켜주세요. 1. 본 어장은 일상 속의 비일상, 약간의 호러와 고어틱(텍스트), 조사 및 스토리 참여가 주 된 기타사항이 여럿 섞인 어장입니다. 2. 어장 속 시간은 현실과 다르게 흘러갑니다. 조사 시작 시, 혹은 질문 시 현재 날짜 혹은 시간 등을 안내 드립니다. 3. 캡틴의 멘탈은 안녕할까요? 당신의 멘탈은요? 4. 본격적인 스토리 진행은 금토일 저녁 8시~9시 무렵에 하며, 진행이 없는 날엔 미리 안내 드리기로 했으나, 약간의 변동이 있어 평일에도 진행이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이 경우 참여자가 과반수 이상이어야 합니다. 전날에 미리 안내드리니 부담 갖지 마시어요. 5. 조사는 개인의 행동을 기본으로 한 조사이며, 이 조사엔 약간의 스토리가 섞일 수(영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6. 당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조금 덜 미칠 수 있습니다. 7. 서로 실수가 있더라도 너그럽게 보내도록 합시다.
&알림 사항
1. 상황에 따라 1 100의 다이스가 구를 수 있습니다. 2. 조사의 기본은 확실한 행동 지문입니다. 3. 가능할 것 같나요? 해보세요! 불가능할 것 같나요? 해보세요! 어떻게든 가능하게 만들어 드립니다! 당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4. 본 어장은 19세 이상의 참여를 요합니다. 아니어도 괜찮아요! 우리는 당신의 나이를 알 수 없으니까요! 5. 준비된 시스템은 여러 방면으로 쓰일 수 있으니 꼭 활용해 주세요. 6. 상황에 따라(2) 진행 시간이 아닐 때에도 조사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7. 그럼, 모두 즐겨주세요.
...같은 말을 꺼내면 괜히 이상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 같아서 순간 말문이 턱 막혔다. 그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해야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수 있지? 심지어 그를 아는 사람에게. 고민에 빠진 시선이 명함에 적힌 이름 근처를 잠시 배회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적당히 상황을 모면하고 넘어 갈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런데, 계속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것이다. 제 멋대로 하는 게 뭐가 어때서? 어차피 그 사람도 자기 좋을 대로 행동하고 다닐 텐데. 묘한 반항심이 끓어올라서,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온다.
"..그 사람 때문에 인생이 꼬였어요."
복잡하죠. 하고 싶은 말을 뱉으니 속은 좀 시원했지만, 하면 안될 것 같은 말을 뱉은 기분도 들어서 괜히 주위를 둘러본다. 어디선가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조금 두려운 상상.
>>849 한아름 장인후 때문에 인생이 꼬였다는 말을 듣는 김지철의 표정이 묘해집니다. 설마, 둘이, 그렇고 그런...? 하지만 그런 반응치고는 뭔가 이상한데. 다행히 김지철은 그 정도 눈치는 있는 사람인 듯 더 묻지는 않습니다. 대신 당신이 먼저 말하지 않을 거라는 말에 제 가슴을 쓸어내릴 뿐입니다.
[김지철] 그, 비슷하죠... 제가 약물 5ml를 넣어야 하는데 10ml를 넣어서 결과가 엉망이 되었거든요. [김지철] 하지만 그런 실수를 했다고 사람한테 불연소 쓰레기라던지 하는 건 심하지 않았나요?! [김지철] 나라고 그런 실수를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닌데, 사람이 네? 실수도 좀 할 수 있지. 재활용도 안 된다느니 인신공격을 하는 건...!
>>851 비록 이 쪽을 바라보는 표정이 좀 묘해지긴 했지만, 어떻게든 납득한 모양인지 더 묻지는 않는다. 상대가 눈치 있는 사람이라는 게 다행이었다. 여기서 더 깊게 들어가기 시작하면 막막해졌을 테니까. 더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이 쪽도 덩달아 가슴을 쓸어내린다.
사내의 입에서 이어지는 말들은 제법.. 흥미롭다. 그야 자신에게는 전혀 그런 식으로 이야기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불연소 쓰레기, 재활용도 안 되는 인간? 그 사람, 사실은 입이 꽤 거친 모양이지. 그동안 받아 왔던 편지에 적힌 그들을 떠올리자니 영 매치가 되지 않아 제법 우습다. 아하하! 하지만 처음 봤을 때와 깨어났을 때를 생각하면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는 게 또 그리 이상하진 않은 것 같고.
>>861 한아름 장인후는 당신의 옆에 함께 산책하는 개처럼 붙어서는 따라갑니다. 옆에서 오늘 산책은 어땠냐는 둥, 제가 보낸 편지는 잘 보았냐는 둥, 식사는 제대로 했냐, 요즘 잠은 어떻게 자고 있냐 따위의 안부를 물어대지만, 그 안에 김지철에 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꼭 의도적으로 배제하듯이요.
[장인후] 그러고 보니, 저녁에 시간 돼요? 괜찮다면 식사를 같이하고 싶은데. [장인후] 아름 씨가 마음에 들어할 만한 곳을 알아왔거든요.
장인후, 저만 없다면 당신은 어디서 식사를 하든 괜찮을지도 모릅니다. 그걸 알고 이러는 건지, 아니면 정말 몰라서 이러는지는 몰라도 당신에겐 제법 압박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요.
장인후는 옆에서 자신이 찾은 곳이 요즘 젊은이들—물론 장인후도 젊은 사람이긴 합니다만—에게 인기가 있는 곳이라며, 숙성 스테이크를 파는 곳이라 맛도 좋다고 덧붙입니다.
그러니까 이거, 데이트 신청이죠? 당신이 놀이공원 데이트를 해주지 않으니 자신이 직접 하는 거죠?
>>865 평범했어요, 네, 그럼요, 아직이요, 평소랑 똑같아요. 묻는 말엔 형식적인 대답만 건넬 뿐이고. 인후 씨는요? 간혹 되묻기는 하지만 건조한 얼굴. 그대로 꽤 먼 거리를 걸어나왔다. 사내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냐고 물을 법도 한데,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안하게 의문스럽다. 몇 가지 떠오르는 것은 있었다. 애초에 따로 물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전부 알고 있거나, 자신이 그 남자에 대한 말을 꺼내는 것이 기껍지 않거나, 또는 다른 어떤 것, ..어쩌면 전부일 수도 있고. 복잡한 마음에 머릿속에서 생각만 빙빙 도는데.
"....네."
...네? 이어지던 질문들에 네, 네, 하고 로봇처럼 형식적인 답을 내뱉다가 별 생각 없이 데이트 신청을 승낙하고 말아 버린 것이다. 뒤늦게 찾아온 깨달음에 당황하며 되물어도 이미 엎어진 물을 주워담을 방법은 없다. 차라리 한 번 보고 다시 안 볼 사람이면 실수에요, 싫어요. 단호하게 질러 보기라도 하겠다마는, 경험 상 거절해도 되돌아오는 호의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한숨을 속으로 삼켰다. 잠이 부족했던 탓이야. 괜히 다른 것을 탓해 보지만. ..그래, 한 번 정도는. 어쩔 수 없는 굳은 결심. 데이트같지 않은 데이트의 시작이었다.
>>866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 그럼요!!!! 당 연 히 투디니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거에요 이거!!!!🙄🙄 장인후땜에 인생 꼬였다고 한 거 인후씨가 들었으려나... 들었다고 생각하면 역시 조금 아찔하긴 한데요.... <:3 근데 또 듣고 나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상상하면 즐거워지는데..😔 이런 저.... 괜찮은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러면 연구소와는 또 다른 비일상이 된다니까요ㅠ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재밌을 것 같긴 해요 그치만!!!! 헉... 미드소마라고 하니 꽃무늬 흰색 옷 차려입고 화관 쓴 우리 애들... 예쁘겠는데요..... 갑자기 끌리는데...🙄🙄
인후씨랑 춤춘다고 하면.. 거의 인후 씨 리드에 끌려다니는 느낌이 될 것 같긴 한데요... 오너된 바로선 꼭 한 번 보고 싶어지는 그림이긴 하네요😊.. 우키키. 갠적으루 대한 씨랑 노아 씨는 우당탕 와당탕 삐걱삐걱이거나... 아니면 정말 즐겁게 즐기면서 추거나(노아 씨가.) 둘 중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가요..🙄
가장.. 예쁜 염소 대회....? 이건.. 가 보고 싶은데요ㅠㅋㅋㅋ... 예쁜 염소라는 건 멀까..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겠는데요? 꽃무늬 흰색 옷 입고 화관 쓴 노아... 그리고 대한... 음..... (미묘!) (?) <:3c
그쵸. 그런데 저도 보고 싶어요. (?) 표정도 아름 씨는 왠지 인형같이 굳어있을 것 같구, 인후 씨는 젠틀하게 웃고 있을 것 같구요. 저도 그럴 것 같아요. 대한 씨는 춤은 평범한 정도라서 살짝 삐꺽이는데 노아 씨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근데 추다보면 대한 씨도 즐거워질 것 같기는 해요. 삐꺽이든 말든! >:D
스테이크 때문에 자신의 데이트를 받아준 것이라 여긴 건지, 장인후의 말은 거침이 없습니다. 실제로 스테이크 때문이 아니라 그저 실수로 말한 것인데도요.
장인후는 싱글벙글하는 얼굴로 옷을 굳이 차려 입지는 않아도 좋다고 말하지만, 원한다면 그런 곳에 갈 때 입으면 괜찮은 옷을 사주겠다고 덧붙입니다.
[장인후] 알던가요? 나 돈 많은 거. 물론 재수없게 들릴 것 같아서 자랑은 안 했지만~
자랑, 했습니다. 그야, 당신에게 보내는 선물들은 값이 제법 나가는 것들 투성이였으니까요. 장인후는 당신이 옷을 사달라고 하지도 않았음에도, 이미 사줄 것이라고 정해 놓은 것처럼 제멋대로 원피스라던지, 투피스라던지 따위의 이야기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끝에는 당신이라면 어떤 옷이든 잘 소화해낼 것이고, 어울릴 것이라는 칭찬 뿐이죠.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는 건 좋은데, 부담스러운 시선을 돌리진 않는다. 짐짓 어이가 없지만 결과가 좋았으니 만사 장땡인가.
상품을 받은 대한. 노아와 마찬가지로 미묘한 얼굴이다. 떨떠름하게 상품을 받아든다. 노아의 얼굴에 여러 생각이 스치는 게 투명하게 보이다가, 엄지를 세우는 모습을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 이 자식, 열받아.
어쨌든 그런 얘기를 대놓고 할 순 없으므로 원래 험악했던 인상이 조금 더 험악해졌을 뿐이다.
"뭐어, 그런가."
운영 위원을 흘끗 보더니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다.
"들고 다니기 귀찮다."
반응이 영 좋지 않은 두 사람을 감지한 운영 위원이 넉살도 좋게 웃으면서 무언가를 들고 다가온다. 축하한다며 대한의 머리에 걸린 (물론 대한이 수그려야 했다.) 화관과 꽃 목걸이. 대한은 굉장히 어색해 보인다. 키 크고 험악하게 생긴 남자 위에 꽃과 꽃 목걸이. 이게 그림이었다면 조화의 ㅈ자도 모르는 사람이 그린 그림이 아닐까, 싶다.
위노아는 모르는 체를 했다. 당신의 표정이 험악해진다는 건, 그 안에 대놓고 할 수 없는 말이 있다는 걸 이제는 어렴풋이 안다. 당신이 한국어로 말하는 것에 수긍하듯 고개를 꾸닥꾸닥 거리다가 키득키득 웃음을 터뜨린다.
“오, 화관. 오, 꽃 목걸이.”
그런 반응을 안 건지, 운영 위원이 화관과 꽃 목걸이를 들고 다가와 당신에게 씌워주면 위노아는 한치의 거짓도 없이 박수를 쳐주었다. 정작 당신은 어색해 보이지만, 생각해 보면 아주 어색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야, 생각해 보라. 한국에서 꽃무늬 셔츠를 입고 다니는 조폭이라던지, 조폭이라던지, 조폭 같은 걸?
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조폭처럼 생겼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울리는데?”
약간의 진심 섞인 말이다. 위노아는 다시금 엄지를 세워 당신에게 보여주었다가, 그대로 운영 위원에게도 보여준다. 이내 한다는 말은 ‘굿 초이스.’였다. 운영 위원도 그제야 한 사람이라도 마음에 드는 상품(?)을 주었다는 것에 만족스러운지, 씩 웃었다.
조폭 같이 생기지 않았지만 조폭 같은 강대한은 얼굴 근육이 고장난 듯하다. 뒤이어 위노아의 박수와 반응에 더더욱 고장이 난다.
"장난 하냐?"
이제 곧 서른, 어쩌면 서른을 넘겼을지도 모르는 건장한 남자에게 화관과 꽃 목걸이라니, 하와이의 관광객이 아닌 이상 어울릴 리가 없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운영 위원에게도 가서 그 센스를 칭찬하는 것을 어이털린 얼굴로 보고 있던 대한. 곧 이것이 장난이 아니라는 걸 안다.
"아니, 무슨..... 꽃이야. 꽃은. 이런 건 니가 더...."
그러나 위노아의 손에 목걸이가 매만져지자 입을 다문다. 노아의 가식없는 듯한 얼굴과 말투를 느끼고서, 눈을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뭐어, 오늘은 축제니까.
"취향 참 이상해."
그러고서 녹즙기를 넣을 봉투를 받아 어깨 뒤로 편하게 걸친다. 한쪽 손은 주머니에 넣은 게, 누가 봐도 건들거리는 모습이다. 이런 행태는 이제 습관적이라고 봐도 좋다.
"그럼 다음은 어디 가볼까?"
풍선 부스를 흘끗, 그리고 저 멀리에 있는 작은 놀이기구들도 흘끗, 이벤트의 시간이 적혀있는 안내판도 흘끗댄다. 카드로 운세를 점쳐주는 부스도 있고, 어딘가에서 맛있는 냄새가 풍겨오는 듯도 하다.
>>878 뭐가 그리 좋은지. 함박웃음에 양심이 쿡 찔리는 것 같아 얼른 시선을 거둔다. 딱히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러나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별 말 않고 조용히 그의 걸음에 맞추어 옆을 걸었다. 굳이 좋은 기분을 망칠 이유는 없다. 이렇게 순순히 따라가도 괜찮을까? 걷다가도 꺼림칙한 마음이 들 때면,
이전의 삶을 생각해, 그 집을 떠올려 봐. 네가 또 어딜 가서 이렇게 사랑받겠어? 속으로 끊임없이 되뇌는 말이.
"...."
정말, 그게 자랑이 아니었나? 조금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 시선이 마주치면 눈길을 슥 피한다. 지금껏 집으로 보내져 오던 수많은 선물들을 떠올려 보면ㅡ 질 좋은 미술 도구들을 비롯해 그것들은 대부분.. 제법 값이 나가는 것들 투성이었는데. 정말 모르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모르는 척 뻔뻔스레 구는 건지. 그 이후로도 그는 어떤 옷을 사주니 마니 하는 시답잖은 말들을 해 댔지만, 오히려 별 볼일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마음엔 편하다.
"..답답한 옷은 싫어요."
말하는 걸 듣고 있으면, 아마 곧 집으로 또 다른 선물이 배송되어 올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 불편한 옷을 받아서 입지도 않고 방치하느니, 차라리 이렇게 이야기하는 편이 나을 지도 몰라. 적어도 그는, 벗어나려 하지만 않으면 친절할 테니까.
당신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 기울인다. 제게 꽃? 위노아의 머릿속에 꽃밭에 둘러싸인 자신의 모습이 떠오른다. 으, 질색. 위노아의 표정이 짜게 식었다. 아, 이런 기분인가? 어쩐지 당신의 반응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굳이 그런 말을 내뱉지는 않았다. 그렇게 했다간 당신이 꽃들을 치워버릴 수도 있으니까. 어쨌든, 어울린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내 취향이 뭐가 어때서? 내 취향이 이상하면 형 취향도 이상한 거거든?”
위노아는 짐짓 눈을 찌푸리며 당신을 노려본다. 무슨 취향 타령인가 싶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지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괜히 투덜거리는 소리도 잠시, 빙 둘러보듯 이쪽 저쪽 기웃거리던 위노아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하곤 저길 가보자며 당신의 손을 잡고는 끌었다.
“여기 뭐 하나 봐. 사람들 모여 있는 곳은 뭐다? 재미 있는 곳이다!”
그런 법이 어디 있나 싶지만, 아무래도 좋겠다. 우르르 몰려 있는 사람들 앞에는 부스가 하나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팻말을 목에 건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팻말에는 <프리 허그>라고 적혀 있다. 부스 또한 키싱 부스인 모양이었다.
위노아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모양새에 오, 하고 작게 감탄 했다. 프리 허그에 키싱 부스. 오... 역시 외국인들(물론 이곳에선 자신들이 외국인이지만.). 멍청한 얼굴로 모인 사람들을 보던 위노아가 다시금 작은 소리로 당신에게 속삭였다.
“원래 이런 곳엔 사람들이 이렇게 모여 있어? 상대방이 예뻐서 그런가?”
언뜻 들리는 말로는 키싱 부스를 연 사람이 제법 예쁘게 생겨서 사람들이 몰렸다는 모양인데, 위노아가 제대로 알아 들은 건 예쁘다는 소리 뿐이다.
>>891 나름대로의 어필은 아무래도 소용 없었던 모양이다. 조만간 막 도착한 옷 택배들이 문전성시를 이룰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찔한 기분이 든다. 작게 한숨을 내쉬었지만, 혹여나 그가 그 소릴 들었더라도 뜻을 굽히지 않으리란 걸 이제는 대충 안다. 그래, 그래, 차라리 답답하지 않은 옷이라면 포장만 뜯고 구석에 박아 놓을 일은 없겠지, 아마.
확실히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가기에는 지나치게 이른 시간이다. 비록 자신에게 시계는 없었지만, 아직 밝은 하늘을 보고 대충 저녁 시간은 아니려니 싶었을 뿐이다. 그래요, 데려다 주겠다는 말에 순순히 응하고 다시 그를 따라 걷는다. (아직 일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여기까지 왔단 말이야? 왜? 하는 생각은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
집에 도착하게 되면, 현관문을 열기 전에 여섯 시, 시계탑이요. 약속을 확인하고선 집으로 들어서겠지. 배웅은 하지 않을 것이다. 끽해야 눈인사를 하는 정도로 끝내겠지. 나갈 때만 해도 집 안에 있으면 답답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친 상태로 들어오니 또 집에 있는 것 만한 게 없다. 차라리 계속 집에 있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