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근데 오자마자 남이 풀어준 혜성금 썰 무엇이지? 잠 덜깨서 품에 인형 끌어안고 금이 흔들흔들하면서 깨우는데 금이가 더 자자고 이혜성 끌어당기고 이혜성은 으응 일어나야돼 안돼....하는 그런 아니면 반대도 좋다 휴일 아침 드물게 일찍 일어난 금이가 이혜성 흔들어깨우는데 이혜성 근처에 있는 인형 당겨서 품에 안고 5분만 하고 웅얼거리는 그런(모닝 헛소리)
부모님 앞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잔과 레드벨벳 케이크 두조각을 같이 내려놓은 혜성은 매니저의 배려로 부모님과 마주 앉을 수 있었다. 카페인을 마시지 못하는 제 입맛에 맞춘 메론소다를 앞에 두고 있었지만 한입 제대로 마시지 못한 건 제 오빠를 쏙 빼닮은 날카롭고 매서운 눈매를 가진 엄마의 시선 때문이었다. 체하겠다. 천천히 메론소다를 빨대로 휘젖고 있을 때, 혜성이 자리에 앉는 순간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던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얘가 아주 비쩍 말라서는... 밥은 제대로 먹고 다니니? 죽도 못먹은 것처럼 맥이 없어보여?" "엄마. 나 자취한지 벌써 3년째야. 밥 잘 챙겨먹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 엄마니까 막내딸이 그렇게 보이는거지."
이야기할 것들은 3년의 세월만큼이나 한가득인데, 누구도 먼저 켜켜이 먼지 쌓인 이야기들을 꺼내지 않았다. 불안정한 평화를 먼저 깨지 못했다. 부모의 품을 떠나 자립한 자식은 어느새 입다물고 속 삭히는데 익숙해져,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버렸고 부모는 품 떠나 자립한 자식에게 느껴지는 묘한 거리감과 변한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예쁘고 귀하게 키운 딸이었고 그만큼 구김살 없이 예쁘게 컸다고 생각했더니 얼굴 보지 못한 세월동안 그 막내가, 저리 변했다. 부모는 착찹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시시콜콜 딸 없는 시간동안 있었던 소소한 가족 이야기를 조금씩 꺼낸다. 그 마음을 알아서 혜성또한 부모님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메일 것 같은 목을 메론소다를 마시며 억지로 뚫었다. 딸과 꼭 닮은 유순하고 단정한 인상의 아버지가 딸의 손을 꼭 잡았다.
"딸."
힘들지? 말없는 무언의 다독임에 혜성은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삼켰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부모님을 배웅하고 화장실을 들렸다가 창고로 들어간 혜성은 땡땡이를 치고있는 후배의 모습을 발견하고 작게 웃었다.
지난 며칠간 일을 했다고 4일차에 와서는 좀 더 익숙해진 느낌이다. 간지러운 집사님 멘트도, 서빙도, 정리도 전부 몸에 밴 듯 자연스럽게... 아니 잠깐. 아예 몸에 배면 좀 곤란하지 않나? 어쨌든 이리라는 잘 해내고 있었다. 여유가 생기니 주변이 좀 더 눈에 잘 들어오기도 하고. 그 증거로 어제는 반가운 옛 인연도 만나게 되었으니.
"어?"
만남의 여파로 밀어닥친 약한 향수에 젖어 테이블을 정리하던 도중 부실 한쪽에서 약한 소란이 이는 게 느껴졌다. 뭐지? 하고 고개를 돌리면 테이블 앞에 서서 케첩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랑과 익숙한 인상의 연구원, 쨍한 금발에 강한 인상을 가진 단발머리 여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랑이 언니? 무슨 일 있어요?"
랑의 등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민 리라의 눈이 순차적으로 오므라이스, 성환, 비단에게 보다 정확하게 닿았다. 상황을 파악하듯 두어 번 깜빡이던 눈이 이윽고 부드럽게 휘어진다.
"어! 성환 연구원님! 그리고 비단 언니!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어요?"
응? 언제 봤다고 언니지? 그러나 태클 걸 틈도 없이 말은 이어진다.
"그런데 어떻게 같이 오셨어요? 두 분 아는 사이세요?"
하긴 인첨공이니까 건너건너 모두 아는 사람인 게 이상하진 않다. 두 사람 사이에는 랑이라는 접점도 있었고. 물론 담당 연구원과 그냥 아는 사람이 어떻게 같이 카페에 올 정도로 친근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리라는 케첩 그림을 다 그린 듯한 랑의 팔을 가볍게 껴안았다.
"비단 언니는 이 모습으론 처음 뵙는 거네요! 저 그때 그 새예요.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저지먼트 카페에 어서오세요, 두 분~ 집사 이리라입니다! 오므라이스 시키셨네요. 음료수 없이 드시면 목마르지 않으시겠어요? 마침 저희 카페에 직접 담근 자몽 청이 있거든요. 맛있어서 잘 나가다 보니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어떠세요? 한정판 수제 자몽 에이드 두 잔 곁들이시는 건?"
자연스럽게 추가 주문을 유도한 리라는 랑을 바라보며 남몰래 윙크해 보인다. 빼돌려 주겠다는 의미였다. 물론 이미 고난이 한 차례 지나간 것 같아 보이긴 했지마는. 만약 성환과 비단이 이 제안을 수락했다면, 리라는 주문표를 작성한 뒤 랑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났을 것이다.
잠시 후, 두 사람의 테이블 앞에 다시 나타난 건 리라였다. 자몽에이드를 주문하기로 결정했다면 은빛 쟁반 위에 음료 두 잔을 올린 채 반듯한 자세로 등장했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빈손이었을 테니, 갑자기 왜 왔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테고.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리라가 은근슬쩍 의자 하나를 끌어와 두 사람 곁에 착석하는 건 정해진 수순이었으니.
"음식은 입에 맞으세요?"
가벼운 스몰토크로 대화의 서막을 연 리라의 눈동자가 성환에게 먼저 닿았다.
"성환 연구원님. 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연구원님은 인첨공에 얼마나 오래 계셨어요? 전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여기에 대해 모르는 게 좀 많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아는 선생님 도움을 받아서 인첨공 연구소들에 대한 공부를 좀 하고 있는데, 그러다가 알게 된 게 있었어요. 저희 담당 연구원님은 이런 질문 잘 안 받아주셔서 성환 연구원님께 여쭤보고 싶은데..."
사실 시현에게 물어봐도 되긴 하지만 그쪽도 대충 알려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성환 연구원님은 친절하시기도 하고, 만약 알고 있다면 제대로 알려줄지도 모르지. 그런 기대를 품고 입을 연다.
"애시르라는 연구재단이 있더라고요. 거기에서 최근에 무슨 이론을 발표했다던데... 이름이 아마... '생존본능과 능력 계발간의 상관관계' 라던가? 그거 무슨 이론이에요? 저 도와주시는 선생님 메모에는 좀 위험하다고만 써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몰라서. 보통 그런 건 연구원들만 열람할 수 있으니까요."
아, 그리고. 리라의 고개가 비단을 향해 돌아갔다.
"참. 비단 언니, 있잖아요. 스트레인지에 어떤 연구 재단이 땅 산 거 아세요? 그게 이 연구재단이던데. 전 안 가봐서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그런 뉴스 비슷한 게 있더라고요. 근데 진짜면 이상하지 않나요? 출퇴근 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굳이...?"
의식의 흐름에 가까운 연결이었지만 말해놓고 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이상하다는 뜻이다. 대놓고 수상하다는 점에 있어서.
다소 끔찍할 뻔했던 3일차의 마무리는 부원들의 도움 덕에 나쁜 기억으로 자리잡지 않을 수 있었다. 이런저런 말과 반응이 오갔지만, 결과적으로 정인은 끝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얼굴로 리라와 부원들을 번갈아 보다 신경질적인 한숨을 내쉰 뒤 마음대로 하라며 그를 내버려두고 가버렸다. 덕분에 찡찡이와의 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얻을 수 있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4일차 아침. 카페에 출근하고 보니 흉흉한 소문이 저지먼트 사이를 맴돌고 있었다. 알고 보니 없어진 학생이 4명 더 있고, 그들 모두 마지막 행적이 각기 다른 공원이며 공원에 들어가는 흔적은 있으나 나간 흔적은 없다는 내용이었다. 실종자들의 핸드폰과 ID카드가 공원 내지는 근처 시설에 유실물로 맡겨져 있다는 부분까지 듣고 나니 기분이 미묘해진다. 유실물로 맡겨져 있다고. 하필 추적이 가능한 핸드폰과 인첨공에서 신분확인을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ID 카드만 쏙 빼놓고. 누가 봐도 고의성이 짙은 게 빤히 보이는데, 이 찜찜함에 박차를 가하는 건 장소의 종류에 있다. 각기 다른 공원이라니. 이게 무슨 의미지. 당장은 혼자 해결하고 알아볼 수 있는 게 없으니 그저 머릿속에 담아놓고 넘어가지만 작은 거미가 어깨를 타고 오르는 듯 오묘한 불길함은 지워지지 않았다.
얕은 한숨을 푹 내쉬고 옷매무새를 점검한 뒤 주문표를 든다. 오늘은 오늘의 할 일을 하자.
(원래 이 레스가 먼저 올라가야 했으며 여기에 >>583의 다이스를 굴렸어야 했다... 나는 바보멍충이다...) (시간상 이 레스를 >>583 이전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겟 습니 다.......)
부드러운 푸딩을 다시금 한 스푼 뜬다. 누군가 혀를 뭉갤 때 남성은 달고 끝맛이 깔끔한 푸딩을 입천장으로 뭉갰다. 지나치게 여유롭고, 느긋한 태도였다.
"안타깝게도요…… 내가 여기서 다 불어버리면 태오가 얘기하고 싶지 않은 걸 모두 얘기해버리는 거니까요. 여기까지 말하는 것도…… 그래. 학생이 태오의 동생이라 최대한 힘내본 거라서."
남성은 생긋 눈을 휘었다. "공백이 길었으니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한 것은 이해한다마는……." 하고 중얼거리는 목소리는 듣는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듯했다. 태오의 갈라진 듯 속삭이는 것에 더 가까운 목소리와는 판이했다.
"숨길 생각이 없었나, 음, 사적인 감정은 있지만 그건 아니라서요……. 남들 보기엔 그랬나 보다. 아, 어쩜 좋아. 누구 하나는 확신을 하겠구나. 응. 그렇네요, 하하, 안타깝기도 하지."
슬쩍 어딘가로 시선을 옮겼던 남성은 스푼을 내려놓고 테이블 위에 고이 손을 얹었다. 깍지를 끼며 모으는 손길이 단아하다. 어울리는 사람을 만난다, 라. 당돌하지. 제 처지가 뭔지 알면서 이렇게 구시겠다. 여유에 미세한 금이 가던 것은 한결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였다.
"그런가요? 태오에게도 좋은 사람이 생기면 나야 좋죠. 태오가 바라는 사람일지는…… 모르겠지만. 알잖아요? 태오는 까다로운 거. 어울리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환영이에요."
그런데.
"치한이라. 으음, 그 선생님이 도와주셨구나. 이상하네, 2학구라면 치를 떠는 아이가 그 도움이나 시선이 달가웠을까."
살갗 가죽이 서로 꽉 짓물리는 소리가 들린다. 시선을 내려보면 손가락 마디가 새하얗게 물들었으리라. 우리 동생, 학생을 그렇게 좋아하니 데 마레로 끌려갔겠다마는 이렇게까지 좋아하면 쓰나. 남성은 빙그레 미소 지었다.
"태오에게 들었답니다. 자기가 가장 괴로울 때…… 정작 자신은 외면하고 소장님이 총애하는 아이 하나만 챙긴 연구소에서 뻔뻔하게도 제 커리큘럼을 담당했다, 라고 말이에요."
그래서 내가 데 마레 최근에 엎어줬지. 남성은 속으로 여유롭게 생각하다가도 연락처 소리에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줄 수는 있는데 연락 잘 못 받아요. 일이 바쁘거든……. 일정이 있어서, 일주일 내로 연락할 일이 있다면 문자로 주면 고맙겠어요. 새벽에 답장 주는 건 미안해서 다음날 아침에나 줄 것 같지만."
그리고 품에서 명함을 꺼냈다. 고급스러운 명함이다. 코발트 블루의 배경과 선명한 옥색, 은은한 하늘색으로 그려진 간단한 라인아트 로고가 오로라를 연상시켰다. 한 귀퉁이에 오렌지 색으로 레이브의 서명이 그려진 것을 보니 직접 의뢰라도 받은 듯싶다.
"잘 부탁해요, 학생."
뒷면에는 휴대폰 번호와 이메일, 그리고 짧은 소개가 적혀있었으리라. p.n 알 수 없는 약자와 함께 남성은 빙그레 미소 지었다.
"제작 과정에서 깜빡해서 이름이 없지만…… 편하게 불러요. 아저씨, 선생님, 야, 거기, 저기요 등등." 태오는 어깨에서 흘러내린 옷깃을 고쳐 입고는 손님의 요청을 받기 위해 부산히도 걸어다녔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 아이홀에 끼우지 않아도 쓸 수 있는 단안경을 받아들곤 손님과 안경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이내 쓰며 고개를 들었다.
>>586 잠깐 짬내서... 리라 힐끗 보고 나서 정인씨가 리라에게 한 커리큘럼 종류를 토씨하나 빼놓지 않고 줄줄 읊더니, 이런이런 절차나 이런이런 과정을 너무 조급하게 진행하는 게 아니냐 지적하고는, 이런이런 경우에서 이런이런 증세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인첨공 몇월자 학술지에 자기가 기고한 논문 봤냐고 한 뒤에 “내가 지금 이 말을 하는 게 헛된 기우이기를 바랍니다만, 박사님. 혹여나 커리큘럼을 진행하심에 있어 학생을 학생이 아니라 성과로 보는 우를 범하는 일이 없기를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커리큘럼은 근본적으로 연구자와 학생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대원칙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하고 마무리할 거라 생각해요.
>>595 빨래 하는 중이라서 이거 널구 밥 먹고 올게 수건도 간당간당해서 빨아야함 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니 내가 수면 부족이지 ㅋ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부모님이랑 감성적인 분위기 내고 있던 이혜성 포커싱 당하다. 근데 크리에이터에게 받는 포커싱과 다른() 아니 근데 어째 안디야 내가 떡밥 놓친거 있긴할텐데
" 대한민국 남자의 반이 실탄총기를 다룰 줄 안다곤 하지만... " " 인첨공으로 좁히면, 비단 남자뿐만 아니라 인구의 70% 이상이 실탄을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일테니까. "
나름의 윤리는 지키겠답시고 어린 아이들은 잘 건들지 않지만...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인 학생이 총기를 다룰 줄 안다는 것은 과연 어떨까.
"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지만... "
너무 집착한게 아닌가, 하는 말은 목 너머로 삼켰다. 자신이 지금까지 말하지 않은 것이 있는 것 처럼, 애린에게도 비슷한 것이 있겠지. 어쩌면 저 집착은 말하지 않은 것의 파편일지도 모른다. 당장 물어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 으음... 대충 칼에 실을 달아놓고 당기면 회수가 되지 않을까? "
깊게 박힌 칼을 고작 실에 의지해서 당기는건 꽤나 힘이 많이 들어가니, 급박한 전투의 상황이라면 아마 NG의 범위일테지만... 아무튼이다.
" 허어, 그걸 상품으로 걸겠다 이거야? "
당장 물어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아까의 다짐이 무색하게도 애린은 '비밀 밝히기' 를 상품으로 건다. 이제 와서, 는 아니려나. 동월과 애린이 처음 만나고 나서 시간이 꽤나 오래 지났다지만, 그럼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함구하던게 있단 것은 확실했으니까.
" 뭐 '뭐든지 물어뜯어보세요'랑 별개로 치는건... 상관 없지 않나? 편한대로 해둬. " " 뭣하면 진짜 물어뜯으면 되는거 아닌가. "
물어뜯으면 안된다. 아무튼. 비밀 밝히기라는 거창한 이름이 걸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 자리에서 꼬치꼬치 캐묻거나 깊게 질문할 생각은 없었다. 질문할 거리가 몇 가지 있기도 했으나, 그것은 나중을 위해 아껴두도록 하고... 일단은, 가볍게 가볼까.
" '비밀 밝히기' 니까 내가 굳이 질문하지 않아도 괜찮지? " " 네 자주성에 맡겨보마. "
빙긋 웃으며 말했다. 어쩌면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그가 말한 대로 '비밀 밝히기' 라는 거창한 이름을 지은 것은 애린 본인이었고,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 라고 말한 것도 애린이었으니. 그 질문의 저의를 서로가 잘 알고있기에, 애린이 '즈는 사실 매운걸 잘먹슴다' 같은 의미없는 비밀을 내뱉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