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어느 마을에는 커다란 골칫거리가 하나 있었어.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강력한 악신이 마을 어귀에 터를 잡아버린 거야. 그것은 터무니없이 강해서 당시 인간들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았어. 그러던 어느 날, 일방적인 학살도 싫증이 났는지, 그 신은 더 이상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는 조건으로 뒷산에 자신을 위한 신사를 짓고 매 3년 어린 여자아이를 제물로 바칠 것을 요구해왔어. 힘없는 인간들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 히나도 그 신 되는 존재에게 제물로 바쳐진 불행한 아이 중 하나였던 거야.
마을엔 평화가 찾아왔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히나가 성년이 되었을 무렵이었어. 떠돌이 퇴마사 유우키가 우연히 그 마을에 묵게 되며 마을의 잔혹한 풍습을 듣게 된 거야. 당시의 유우키는 여러모로 엄청 강했다고 하자! ... 유우키는 우여곡절 끝에 악신을 봉하고 스무 살 히나를 포함해 여럿의 아이와 여인들을 구출하게 되었지만, 이미 마을로부터 버려졌던 이들은 크나큰 증오와 원망에 마을로 돌아가는 대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고, 홀연히 어딘가로 떠나버리는 이들도 있었어. 결국 유우키의 곁에 남은 것은 히나뿐이었어. 유우키는 히나를 차마 두고 갈 수 없어 한동안 여행길을 함께하게 돼.
당연하겠지만, 여로의 끝에 남아있는 것은 애틋한 정분뿐이었어.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말 안타깝게도 두 사람이 온전히 맺어지기 전부터 히나는 이미 악신의 씨앗을 품은 상태였던 거야. 그것은 봉해졌던 때보다 더 악한 기운을 갖고 태어나 히나를 죽음으로 몰고 갔고, 유우키와 히나에게 같은 시기에 태어나 서로 정분에 빠지게 되지만 결코 맺어질 수 없는, 두 사람이 온전히 맺어지기 전에 한쪽이 죽어버리는 영원윤회의 저주를 내리게 돼. 그 존재가 지금 히나의 그림자에 들러붙은 괴이이고.
>>713 이거 정말 말 그대로 일본 설화 그 자체잖아! 그래도 제물로 바쳐진 아이들..먹지는 않았구나. 그냥 단순히 데리고만 있었고 말이야. 뭔가 조금 신기하면서도... 악신의 씨앗을 품은 상태라고 하니 그것이 더 악질적이기도 하고..... 결코 맺어질 수 없는, 두 사람이 온전히 맺어지기 전에 한 쪽이 죽어버리는 영원윤회의 저주라... 그리고 지금도 붙어있고... 아직 퇴치되지 않았으니까 이대로 가면 유우키와 히나 둘 중 하나가 죽는구나! 안되겠다. 아야나를 통해서 무신까지 불러온 다음에 싹 퇴치해버리는 수밖에!
ㅋㅋㅋㅋㅋㅋ 정사는 아니고 그냥 조각글 느낌이긴 하지만 나도 모르게 죽어라 괴이야! 이런 말을 해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이건 조만간의 일이 될 수도 있겠고, 유우키주에게 먼저 상의하는 것이 맞겠으니 한번 살짝 꺼내볼게! 요괴도 먹을 수 있는 모노리에 의해 괴이는 정말 쉽게 사라져버리겠지만. 히나가 유우키에게 끌린 것이 저 썰에 나온 저주의 영향이라는 것을 엮으면, 저주가 사라짐과 함께 유우키를 좋아하는 마음도 사라져버려. 지금까지 함께했던 현세의 기억은 온전히 남아있지만, 내가 왜 그랬지? 하는 의문이 들어버리고... 쉽게 말해서 호감도 초기화? 사귀는 것은 여전하지만 다시 처음부터 친해져야 하는 그런 느낌...! 을 상상했어.!
대충 저런 부작용이 아닐까 생각은 하긴 했지만 정말로 저거였구나!! ㅋㅋㅋㅋㅋ 근데 그 저주는 유우키도 받은 거니까 아마 유우키도 똑같이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걸. 근데 유우키는 그렇게 잊어버린다고 해도 딱히 전생의 그런 느낌보다는 지금의 히나에게 끌리고 좋아하는 거니까 아마 별 영향은 크게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관계라는 것이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연속성이잖아? 유우키는 눈치는 은근히 빠르기 때문에 갑자기 히나가 좋아하는 마음이 사라져버리면 아무래도 태도를 완전히 동일하게 하는 것이 아닌 이상 결국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것을 엄청 빠르게 간파할거란 말이야. 그럼 물어볼테고 좋아하는 마음이 없어졌다라고 한다면 아마 유우키는 가만히 생각을 하다가 히나에게 그럼 어떻게 하고 싶냐고 확실하게 물어볼 것 같아. 그 답이 어떻게 되냐에 따라서 관계가...해소될 상황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드네. 유우키가 히나와 사귀는 것은 일단 사귀어볼까..라는 마음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두 사람의 마음이 일치했기에 사귀는 것도 컸었거든. 그런데 그게 아니라면... 아무래도 유우키로서는 좀 마음이 많이 쓰리기야 하겠지만, 막 억지로 자신과 사귀게 하고 싶다..그런 마음은 없어서 말이지. 그렇다고 아예 안 보고 그런 것은 아니고... 나름대로 또 노력이야 하겠지만! 어쨌든 이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라고 나도 일단 한번 주절주절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