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증오는 극악무도한 감정이다. 알량하고 사소한 감정에서 꽃 피우는 주제에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큼직하게 자라 손 쓸 도리가 없었다. 태오는 그 사실을 잘 안다. 누군가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계기는 사소했지만 결과는 아주 컸다. 꼭 대단한 속도로 자라는 잡초에 물을 준 것처럼 무럭무럭 자라 깊게 뿌리를 내리더니 이내 온 마음을 덮었다.
또한 증오는 모순적인 감정이기도 하다. 이따금 얼굴을 마주하면 침을 뱉고 싶고, 그러면서도 뱉어줄 침조차 아깝단 생각이 들었다. 목을 조르고 싶지만 손을 더럽히고 싶지도 않았다. 길을 가다 불의의 사고로 확 죽어버렸으면 생각했다가도 그런 걸로 죽어버리면 아깝단 생각이 들었으며, 몇 번이고 삶과 죽음을 재단하며 제 좋을 대로 생각하다 결국 그 사람을 탓했다.
네가 차라리 내게 욕이라도 했다면, 그 순간 한 번이라도 다시 생각했더라면, 차라리 나를 이용했다고 말하며 매달기라도 했더라면. 모든 것은 내게 미련 갖는 당신 때문이라며 그 책임을 돌렸다. 모든 것이 역겹더라도 당신만큼은 그러지 말았어야지. 타인의 손에 죽길 기도하는 것도 아깝고, 그러자니 내 손으로도 죽이기엔 지나치게 기분 나쁜 존재. 오르락내리락 생명의 영위를 드러내는 이불의 움직임에 태오는 시선을 꽂았다. 오늘도 무방비한 모습에 목을 조르고 싶었지만, 태오는 스스로가 썩 이기적이고 오만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걸 죽이는 건 기분 잡치는 일이라 하지 않을 거라 오늘도 다짐하며 주먹을 쥐었다.
당신은 아마 모를 것이다. 내가 그 빌어먹을 재단 놈들로 하여금 경계에 내몰려 고난을 겪을 적, 그것들이 참고로 삼았다는 책을 읽었단 것을. 아무리 잉크로 잘 찍어냈다 한들 실로 얇은 종잇장이라 볼록하게 자국이 남는 부분을 매만지며 손가락 끝으로도 읽었던 그 책 속에서는 인간 하나가 인간 모두의 죄악을 떠안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더라. 그걸 읽은 나는 당신이 늘 말씀하시던 바깥의 봄날과 언젠가 보았던 피에타상에 대해서 떠올렸다.
아, 내가 당신과 형제자매의 죄를 모두 떠안고 매달리면 그것이 봄날이겠구나. 십자가에서 죽어가던 그 존재도 제 아버지를 원망했으나 그것이 신의 뜻임을 알고 겸허히 눈 감았으니 나라고 하지 못할 것이 무에 있을까. 오히려 그것이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태오는 주먹을 쥐었던 손을 조심히 펴 잠든 서휘의 뺨을 느릿하게 더듬었다.
내 죽는 날, 그 시신을 당신이 찾을 수 없길 바란다. 그렇게 나의 혼백이 지옥에 떨어지고 영영 불타길 바란다. 당신이 그렇게 아낀다는, 허울뿐인 나의 육신은 길가에 널려 어디에 있을지도 모를 개의 먹이가 되어 사라지고, 혼백은 지옥 구렁텅이를 기어다녀 그 모습을 잃어 당신이 마주해도 모를만큼 망가지길 소망한다. 한 번의 덧없는 생, 그것만큼 아름다운 봄날과 작품이 어디 있을까.
태오는 새근거리는 숨소리 너머로 들려오는 심상과 무의식 기저에 깔린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좋은 꿈을 꾸고 있구나, 그렇다면 오늘은 내가 이겼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당신은 모를 테니, 이 계획에 대해서도 모를 확률이 클 테니까. 고개를 숙여 뺨을 더듬던 손길을 깊숙하게 밀어내며 서휘의 귀 뒤를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훑었다.
"어딜 가도 당신은 내 곁에 없었는데……. 어찌 내가…… 당신을 마음에 품을 수 있을까요."
증오는 실로 추잡한 감정이다. 애정이 짙을수록 그 추함이 부각되고 멍청하기 짝이 없다. 그러니 나는 멍청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특수한 사정이나 피치 못할 사고가 아니라면 집고양이가 집 밖으로 나갈 일은 거의 없다. 물론 세상은 넓고 고양이는 많으니 산책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물을 좋아하는 고양이도 어딘가에는 존재하겠지만 찡찡이는 그런 예외에서 한참 멀리 떨어진 평범한 고양이였다. 물을 싫어하고 집 밖에 나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평범한 취향의 고양이. 그리고 이리라는 그런 반려동물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하는 초보 집사였다. 그래서 찡찡이는 지난 계절 동안 있었던 몇 번의 이동을 제외하면 사실상 리라의 집에서만 뒹굴뒹굴 굴러다니며 착실히 몸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살다보면 언제까지나 좋아하는 것만 쥐여주며 응석받이로 키울 수는 없는 법이다.
투명한 이동 가방에서는 골난 울음소리가 간헐적으로 흘러나왔다. 리라는 발톱 자국 남은 팔토시를 살짝 퀭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슬슬 벗어서 겉옷 주머니에 대충 쑤셔넣는다. 그나마 토시가 두터워서 충분히 공격을 막아주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제대로 피를 볼 뻔했다.
- 우웨우우우웅. 우우우우우우우. 우우우우웅. "찡찡이 아직도 화났어? 미안해, 그래도 너 건강하려면 병원은 가야 하는 거야." - 웨우우우웅. "건강해야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언니랑 더 오래오래 살지~ 응?"
탁! 불만스럽게 가방 안쪽을 꼬리로 치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 리라는 단단히 화가 난 반려묘를 어떻게 달래야 할 지 몰라 저도 모르게 앓는 소리를 낸다. 그래, 이해한다. 인간이 아무리 널 위한 일이라고 말해봤자 고양이 입장에서는 괴롭히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을테니까.
"휴, 나도 찡찡이 좋은 것만 해주고 싶지... 많이 화났어? 주사 아팠지?" - 웨에에엥! "간식 줄까?" - 옹?
결국 완만하게 해결 볼 방법은 이것뿐이다. 팔토시를 넣은 주머니에서 작은 간식 통을 꺼내든 리라는 그것을 찡찡이의 눈 앞에 대고 흔들었다. 이에 캣초딩 시절을 갓 넘어가고 있는 이 치즈태비 고양이는 타 고양이에 비해 동그랗고 다소 처진 듯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리라의 손에 온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사이렌처럼 울리던 울부짖음도 금세 애교쟁이 고양이의 그것으로 돌아왔으니 효과가 얼마나 좋은지는 명료하다.
"그래. 지금 주려면 어디... 잠깐 벤치 같은 데 앉아서..."
예방주사에 분노한 고양이의 표효를 잠시 잠재운 리라는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직 녹색 빛이 빠지지 않은 공원은 적당히 선선해진 공기와 어우러져 퍽 괜찮은 분위기를 선사한다. 정말 계절이 바뀌고 있구나.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럽게 곱씹으며 잠시 앉을 자리를 물색하다 보면 시선 끝에 걸리는 광경이 있다. 돗자리, 강아지. 그리고 길고 검푸른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또래의 학생. 아는 얼굴이다. 리라의 표정에 반가운 기색이 떠올랐다. 다만 지나온 세월이 무색하지만은 않았는지, 리라는 그 자리에서 냅다 목소리를 키워 혜우를 부르는 대신 천천히 걸음을 옮겨 혜우가 앉은 곳까지 다가갔다.
"혜우 후배님~ 안녕하세요! 피크닉 중이었어요?"
그리고 적당한 볼륨으로 말을 걸어보는 거다. 낯이 평소와 크게 다를 것 없이 말간 게, 아무래도 성운에게 혜우의 어린시절 사진을 무허가로 날랐던 과거는 깡그리 잊은 모양이다. 아니면 범인이 자신임을 혜우가 알아챘을 거라는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거나.
"......헉, 근데, 와! 강아지! 귀여워! 혜우 후배님이 키우는 친구예요?"
어느 쪽이든 꽤 태평해 보인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와중에 앞으로 멘 이동 가방에서는 치즈태비 고양이가 구슬 같은 눈을 땡그랗게 뜨곤 강아지 아메를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