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8 헉 이거는 재정주행하다가 유성우시즌이 되면 유심히 레스를 뜯어봐야겠는wwwwwwwwwwwwwwwwww
>>867 사실 소신발언 저 이제 슬라이더가 왼쪽으로 쏠린 멧쨔도 좋습니다 아빠는 딸을 사랑해... 부성애라는 거지.......... 당연하잖아........... 😇 사실 진짜 추접한 변명이구요 저는 납작멧쨔의 맛도 즐기고 싶은 욕심쟁이가 맞답니다 😉 그래서 납작멧쨔와 큰붑멧쨔의 그림은 지금도 제 영혼에 남아있는 엄청난 그림이에요wwwwwwwwwwwwwwwww
헉 오랜만에 -빈-쨔가 다시 나오다니 정좌하고 기다려야만wwwwwwwwwwwwwwwwwwwwwww
아...낙서하니까 말이죠 저... situplay>1597041174>643은 여러 시도를 해봤는데 도저히 못 그릴 것 같아요 저의 비위 이슈로... 크윽... 저는 정말이지... 남캐가 그런 꼬라지를 하고 있는 걸 제 손으로는 절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모양이더군요... 차라리 그럴거면 뇨타를 당하란말이지 🙄
🥺꼭 해야돼...? 난 프리지아에 불만 없는데 🥺유우가한테도 불만... 별로 없어... 하는 멧쨔가 나올지도🤔 법정에서 😾후히히 왜 안해주냐고!! 라고 따질 수는 없으니깐..🙄 오히려 유우가 쪽에서 😰시도때도 없이 허리에 꼬리 감는 것 좀 그만둬 라던가 과한 스킨십에 대한 불만같은거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어요...
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첫 고백을 날렸다. 뭐 이 나이 먹고 고백이 얼마나 대수냐 하면 할 말은 없다. 나도 그따위 게 얼마나 큰 가치를 갖겠냐며 던져버린 거니까. 나랑 엮인 가엾은 여자의 평판을 구제해주기 위해서라면, 내 기분과 자존심 그런 건 알량하게 여겨도 그만이었다.
...내가 목표한 대로 결과가 나왔더라면, 그랬다. 결과는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의 참패. 나는 결국 나 홀로 소문의 근원지이자 확산지가 되어 골려먹으러 오는 갸루녀석들에게 일일이 확인시켜줬다. 당연히 내 기분은 하루가 다르게 꼴아박혔지.
...이렇게나 굴러먹고서 할 말은 아니지만, 난 꽤나 순애충이었던 모양이다. 남들이 듣는다면 웃을 이야기지. ...그래도 끌어안고 온기도 나누고, 입도 맞추고, 그러려면 날 좋아해주는 사람 쪽이 할 맛이 난다고는 생각했다. 말은 그저 말 뿐이라고. 그러니까 좋아하지 않는 녀석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뭐 그리 대수겠냐. 대수더라, 나도 의외였다.
그래서 나는 옥상에서 줄담배를 피며 시간을 죽이고 있다. 할 일은 있다. 그걸 다 하고 집으로 돌아가 저녁도 해야 하지. 최근 미뤄댔으니 오늘 정도는 하는 게 맞다. 하지만 하기 싫어. 필터 앞까지 바짝 탄 담배를 6개피째 운동화 밑창에 비벼 끄고는, 새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을 때였다.
내 머리 위에 큰 그림자가 드리웠다. 어디 용감한 비둘기라도 있나 하고 고개를 들어올리면, 철창에 매달려 영차영차 기어오르는 메이사의 치마 안, ...반바지가.
..............................아니, 오늘처럼 기분이 좋지 않은 날 팬티 한 번 보여줘서 기분을 환기시킬 순 없었나,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실망도 하지 않았어요. 비록 좀 멍청하게 오래 쳐다보긴 했지만, 그런 저질스런 생각 안했다고요.
옥상으로 오르자마자 느껴지는 이 담배냄새! 완전 심하잖아?! 탁 트인 옥상에서도 이 정도라니 대체 어떤 녀석이 얼마나 피우는거야! 츠나센에 이런 꼴초는 딱 한 명 뿐이니까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지만! 그래! 내 바로 아래에 있는 이 몬다이밖에 없잖아? .......그보다 너 뭘 그렇게 들여다보고 있는 건데. 어차피 안에 반바지 입어서 백날천날 봐도 몬다이가 원하는 풍경은 보이지 않을건데?
"하? 뭘 보고 있는거야 몬다이. 학생의 치맛속을 그렇게 응시하다니 선생 자격 박탈감인데~" "그보다 또 옥상에서 담배 피우는 거야? 학교는 금연구역이라고 저번에도... 아, 머리 맞아서 기억 날아갔던가."
두드리는 걸로 날아가다니 몬다이의 기억저장매체 너무 연약하지 않아? 히죽히죽 웃으면서 펜스를 넘어 옥상 바닥으로 뛰어내린다. 엇차. 이 정도는 간단하지~ 그리고 한 손은 허리에, 한 손은 몬다이를 가리키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아니, 요즘 이런저런 얘기가 엄청 들리더라고.
"몬다이, 우리 또레나한테 차였다며? 또레나는 이미 쿠소닌겐하고 죽고 못사는 사이인 것도 모르고 고백했다며? 모쏠○○○○답게 소문에도 어둡고 눈치도 없으면서 급발진만 잘하네❤️ 한심해❤️ 허접❤️"
그렇게 놀리듯이 말하고 있지만, 사실 소문을 처음 들었을 땐 뭐라 말하기 이상한 기분이 들었었다. ....아니, 정말로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냥 헛소문이면 좋겠다던가 그런 느낌이랄까. 애초에 몬다이가 또레나한테 고백할 리가 없잖아? 병실에서 얘기할 땐 그렇게 기겁하던 사람이 말이야. ....하지만 진짜라면, 뭔가.... ....아니 그치만 어차피 차였고? 상관없지 않나? 자꾸 생각이 나는 걸 억지로 그렇게 틀어막으면서 옥상으로 올라왔던 거였다. 어차피 또 옥상에서 담배 피우고 있을테니까, 직접 물어보자고.
메이사가 펜스를 훌쩍 넘어오자, 그때서야 "아, 꺼야겠네." 하는 생각이 들어 장초를 운동화 바닥에 지졌다. 뭔가 요즘은 멍―해서 반응이 반 박자씩 느리다는 걸 새삼 실감하게 된다. 스트레스인가. 그거 가지고. 나도 참 약골이구나.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귓전을 때리는 건방진 목소리. 차였다며? 라는 화두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뒤의 매도들은 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또, 또, 젠장맞을 질문에 정해진 대답을 해야 한단 게 힘들었다. 목구멍에 담배빵이라도 당한다면 이런 기분이겠지 싶다.
그야, 나는 남을 제대로 좋아한 적이 없으니까. 쓰라린 짝사랑이라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학창 시절엔 달리느라 남들에게 관심이 없었고, 그 이후에는 나의 패배자 신세에 빠져 있어 누군가를 안중에 넣을 기회도 없었다. 다만 누군가가 날 좋아한다고 하면 그냥저냥 어울려줬을 뿐이다. 연애라는 게 궁금했다거나, 혹은 니트인데다 부모의 일만 겨우내 돕는 식충이 인생에서 도피하고 싶어서. 그렇게 어울려주며 지내다 보면, 정도 붙고 몸도 친해지고 익숙해져서, '이런 게 좋아하는 거겠지' 하는 마음과 함께 말하는 거지. 좋아한다고.
그런 최소한의 정조차 없이 알량한 연민 하나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기란 참 역겹다.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목구멍에 남아있는 담뱃내가 혀에 묻어날 정도로.
"하아... 그래. 차였다. 제대로 차였어."
이거로 몇 번째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었다. 하하... 하는 힘빠진 웃음을 내는데도 기분은 영 괜찮아지지 않는다. 회피가 안 되네 이게.
"죽고 못사는 줄 알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죽고 못산다는 말에 이제야 픽 웃음이 났다. 죽고 못 살아, 죽고 못 살아... 그러면서 이런 헛소문에 얽혀버린 거냐.
"내 악감정일 뿐이라고? 지금 당장 계단으로 뛰어내려가면서 '꺄악 몬다이가 내 치마 속을 들여다봤어!!!'하고 소리치면 다른 트레이너들이랑 선생님들이랑 학원장이랑 애들도 그렇게 말하려나? 시험삼아서 해볼까?"
히죽히죽 웃으면서, 담배를 끄는 몬다이를 쭉 응시하고 있었다. 차였다며?하는 말에 눈을 질끈 감는 게 어째... ....뭐야? 헛소문도 아니고 잘못 와전된 것도 아니고 진짜로 고백했던 거야? 그것도 꽤나 진심으로? 히죽거리는 웃음이 어째 이상하게 구겨질 즈음, 교환이라도 한 듯 몬다이의 얼굴에 웃음이 걸린다. 억지로 웃는 듯한 느낌의 그런 거.
.....뭐야? 진심으로 고백했다가 차여서 그런 거야? 한숨도 어거지로 웃는 것도 그래서 그런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이상하지. 히죽히죽 웃으면서 잔뜩 놀려줄만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놀릴 기분이 안 든다고 할까, 뭔가... ...썩 좋은 기분은 아니고, 재미도 없고, 괜히... ...모르겠어. 뭔가 이상한 기분. 그런 기분에서 도망치듯 고개를 돌렸다. 그런다고 해결이 될 리 없지만.
".....뭐냐고. 진심으로 했던 거였냐고." "..재미없어."
괜히 틱틱거리는 듯한 말을 던지고는 삿대질 하던 손을 허리로 되돌렸다.
"아아~ 한심해❤️ 혼활도 매번 실패하는데다 고백했는데 차여서 소문까지 쫙 퍼지고❤️ 이런 사람이 담임이라니 D반의 명예가 바닥까지 떨어져버렸다고~ 몬다이가 책임지고 다시 회복시켜놔야겠네~" "몬다이한테는 불가능한 일이려나~ 절대 무리겠지~❤️"
불쑥 올라오는 말. 되묻기 위함은 아니었다. 사실 긍정했을 때 "에― 그거 진짜예요―? 재미없어." 라고 말한 녀석들은 몇몇 있었다. 그때마다 짜증은 났지만 씹어삼켰다. 그게 누적되다 보니 메이사의 말을 스위치 삼아 터지기 직전까지 올라왔을 뿐이다.
메이사 프로키온, 적당히 영리하고 평판도 괜찮고 꽤나 팔방미인, 그러나 건방진 애송이. 고개를 돌린 녀석을 내려다보다가 턱에 힘을 줬다. 어금니가 꽉 맞물린다, 빠득 소리가 입안에서 불쾌하게 울렸다. 힘겹게 씹어삼켰다. 이 다혈질 성격 때문에 망친 일이 몇 개나 되는데 또 망칠 수는 없었다. 애초에 이런 질문들이 쏟아지는 건 상정했던 일 아니던가. 여기에 화를 내는 건 애꿎은 녀석에게 독박을 씌우는 일밖에 되지 않아.
눈을 지그시 감고 애써 참아내고 나자, 기묘했던 정적이 이제야 실감이 난다. 참는다고 대답을 하지 않으니 좀 기묘했던 모양이다. 메이사의 눈길에 나는 침을 삼키고 뒤늦은 대꾸를 한다.
"...재미없어서 미안하게 됐네요, 이 자식아."
"그보다 D반의 명예는 애초에 없었잖아. D반은 너희의 존재만으로 이미 끔찍하고 나는 그런 너희한테 걸맞는 보호자일 뿐이라고. 혼활 실패하고 고백...했다 차여서 소문 퍼지는 녀석이 너희한테 딱 맞는 수준이다. 다들 알고 있는 거 아니었어?" "나참, 새삼스럽네..."
우마무스메 특유의 감이 날카롭게 경고를 날리고 있었다. 재미?라고 되물은 저 말을 잘못 건드리면 무진장 큰일이 날 것 같다고. ....꽤 아슬아슬한 느낌이 드는데. 이거... 저도 모르게 움찔 떨면서, 터지기 직전의 시한폭탄이라도 마주한 것처럼 조마조마한 시선으로 몬다이를 주시했다...만.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몬다이는 당장 터질 것 같진 않아서. 뭐라고 할까, 직전까진 갔지만 터지진 않았다는 느낌인가. 조금 전까지 주거니 받거니 하던 대화가 끊기자 옥상은 적막해졌다. 침을 삼키는 소리가 크게 들릴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어. 한참을 그렇게 조용히 있다가 들려온 대답에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 짧은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어째서지? 잘 모르겠어. 터지지 않고 가라앉은 몬다이의 태도 때문인가. 아니, 그보다 더 근본적인 쪽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 말이 그렇게 터지기 직전까지 갈 정도로 기분이 나빴다면, 재미없다는 말이 그 정도로 기폭제가 될 정도였다면, 몬다이가 했던 고백은 진짜였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인가. ....아마 이쪽이 정답에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하지만 남의 고백이 진짜라는 거에 내가 왜 기분이 좋지 않은 거지? 이걸 모르겠어. 나는 그냥 구경하면서 팝콘이나 씹는 쪽인데. 어째서지. .....어째서지? 필사적으로 참은 한숨은 안도의 한숨이면서, 동시에 이런 답답한 심정이 담긴 한숨이었다.
"뭐어? 전부터 생각했는데 D반 취급이 너무한 거 아냐? 다들 재밌고 좋은 애들인데?" "대체 어디서 그렇게 끔찍하다는 말이 퍼지고 있는 건데! 퍼트리는 녀석 잡히기만 해봐. 정강이를 박살내줄테니까...."
아마 그 말의 절반 정도는 몬다이에게서 나오는 게 아닐까. 오, 이거 꽤 합리적인 의심 아냐? 뭔지 모를 기분을 억지로 누르고 있다는 사실에서 도망치듯, 유쾌하게 얘기했다. 그런다고 뭐라 말하기 힘든 이게 사라지진 않지만.
"...뭐, 일단 차였으니까. 위로 정도는 해줄게." "다음 혼활은 구경만 하고 참견도 방해도 안 할테니까. 기운 내라고 몬다이~"
"너한테나 재밌고 좋은 애들이겠지, 걔넬 가르치고 인솔하는 내 입장이 돼보라고. 넌 유레카나 치트같은 애들 30명을 잘 휘어잡을 수 있겠냐? 아니, 따질 것도 없이 백프로 무리지."
그 녀석들을 휘어잡는 건 물론 나에게도 어려운 일이다. 다른 선생과 트레이너들에게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이 모든 삽질의 근원이 되는 치정 헛소문이 자와자와하게 퍼져버린 거기도 하지. 나와 니시카타가 그렇고 그렇다는 둥의 헛소문은, 그 대상이 나이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그야 '백날천날 혼활에 목숨거는 꾸질거리는 아저씨가 부르주아 아가씨와 밀회를?!' 이런 타이틀은 자극적이니까. 그게 자기네 담임이라면 아주 그냥 미치지.
...진짜 여고생들의 멍청하고 단순해빠진 수준이란... 진짜 개큰한숨 나온다 이 자식들아. 어느새 눈깔을 까뒤집고 세상을 저주하고 있자니, 메이사 녀석이 위로를 전해왔다.
혼활 현장을 보면서 팝콘 씹겠단 이야기를 위로처럼 하는 재주가 있군 녀석. ...그래도 이렇게 위로해주는 마음은 좀 기특한걸.
"팝콘도 씹지 말라고 인마. 내 혼활을 나는솔로처럼 여기지 말란 말이다 이쪽은 언제나 진심으로 임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위로는 받아두마."
내가 져준다. 어휴. 그렇게 티키타카하는 동안, 나는 본의아니게 어떤 암시를 내놓고 말았다. 본인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보통, 혼활을 하는 녀석이 고백을 하고 차였다고 이렇게 심란해 하던가? 늘상 진심으로 혼활하고 실패하는 녀석이라면 실패에 목을 매고 눈물짓거나, 혹은 실패에 전혀 연연하지 않지 않던가. 나는 후자에 가까웠고 말이다. 그런 녀석이 고작 고백에 차였다고 이렇게 궁상을 떤다니 좀 본능 단위로, '뭔가 아귀가 안 맞지 않아?' 싶어지는 부분이었지. 이건.
애초에, 혼활과 고백을 병행한단 것도 이상하다. 고백을 결심할 정도로 좋아한다면 메이사에게 혼활을 적발당할 일 조차 없었을 테니.
"............으으음..." "마이쨩만 30명 정도 있으면 가능은 하겠는데.. 아니지, 걔도 좀 이상한 구석이 있으니까 쉽진 않겠네..."
이게 뭐라고 이렇게 진지하게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게 되는 거지? 그보다 D반 그런 이미지였던거냐고. 유레카랑 치트는 D반에도 한명씩만 있는데? 자연스럽게 지금 D반 전원이 유레카랑 치트쨩 취급받지 않았어? 그리고 거기에 나도 들어가있지 않았어? ....크윽... 오늘만 참아주마 몬다이....
근데 방금 뭐라고 했지? 몬다이... 혼활도 진심이라고? 슬쩍 팔짱을 끼고 몬다이를 지-이 응시했다. 혼활도 고백도 진심이라고? ....혼활 방해했을때 오늘처럼 터지기 직전인 반응은 그닥 없었던 것 같은데. 뭐지? 뭔가 이상하지 않나.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인데? 뭔가.
언제나 진심이라고? 혼활도 진심으로 하고 있으면서 고백도 같이 한다고? 그것도 진심으로? 에, 뭔데? 몬다이는 중혼이 합법인 이세계에서 날아온 거야? 뭐 그럴 리는 없겠지만. 물어볼까 그냥 넘길까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물어보고 말았다. 아니. 역시 신경쓰이니까 물어보는 쪽이 낫지 이건.
"애초에 언제부터 또레나를 좋아했던 건데? 입원했을 땐 그렇게 이상한 신화생물급 취급했으면서."
아, 나 뭔가 실수했지. 팔짱을 끼고 날 응시하는 메이사를 보자마자 든 생각이었다. 아니 보통 여친한테 말실수를 했다는 느낌의 싸―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보다는... 뭐랄까 좀... 엄마한테 피씨방 간 거 들킨 기분이랄까.
그리고 메이사는 역시 영리한 녀석이었다. 쿡 찌르는 질문은 완전히 핵심을 꿰뚫고 있었고, 거기 부연되는 다른 질문들도 내가 미처 다듬지 못한 허점들을 찌르는 것들 뿐.
엄마의 "너 피씨방 갔다왔지?" 하는 말에 대충 부정부터 했다가, 손에서 풀풀 풍기는 담배냄새를 딱 걸리고 귀를 잡혀 끌려가는 기분이 되어버렸다.
식은 땀이 슬쩍 배어나온다. 손에서 굴리고 있던 장초가 툭 옥상 바닥으로 떨어진 것도 모른 채, 나는 삐걱거리며 메이사의 질문에 대꾸하기 위해 애를 쓰다가...
...질문을 거듭하며 의심에서 추궁으로 변한 메이사의 눈빛을 보고 나의 패배를 직감했다.
"...비밀로 해줘."
그래서 그 모든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부탁부터 해버렸다. 그건 이미 패배 선언이었다... 나는 진심으로 고백한 것도 아니거니와, 너희 또레나를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주먹을 간절하게 말아쥐며 입술을 깨물었다.
"부탁이니까, 나 좀 도와주라."
그리고 옥상에 앉아 풀어낸 이야기는 그동안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했던 것들이었다. 니시카타의 괴력과 관련해 대화하다가, 니시카타 쪽에서 날 껴안아왔다고. 그걸 목격한 녀석들이 나와 니시카타의 치정과 관련한 헛소문을 퍼트렸고 야나기하라의 귀에 들어가서 대판 싸웠다고. 싸우면서 좀 도발을 했지만 그건 지금도 후회하고 있고, 지금은 이 헛소문을 해결하고 야나기하라에게 사과를 해볼 생각이다. 하지만 실패해버렸다. 그런 바보 같은 스토리였다.
—그리고 듣게 된 건 비밀로 해달라는 부탁과, 이번 소문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돌던 소문까지 엮인 길고 구구절절한 사연이었다. 괴력 소문이 돌던 건 제법 된 일이니까.. 그때부터 고생했구만, 몬다이. 근데 그게 어째서 고백까지 이어진거냐고. 그리고 도발은 대체 왜 했던 건데. 뭐 후회하고 있다니까 그건 됐다고 치고. ....뭐랄까, 이래저래 애는 썼지만 실패했다는게 또 안됐다 싶네. 의심과 추궁의 눈빛이 점점 동정 비스무리한 것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흐음, 그렇게 된 거구나." "알았어. 비밀로 할게. 뭐어... 몬다이도 고생이 많네."
팔짱은 이미 얘기를 듣던 도중에 풀어버린지 오래고, 갈 곳을 잃은 손은 자연스레 머리 뒤로 향해서 깍지를 꼈다. 뭐랄까, 괴력 이야기에서 왜 갑자기 몬다이를 껴안은거지, 또레나.... ....또레나는 쿠소닌겐이랑 사귀면서 대체 왜.... ....뭐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나보지. 이해는 못하겠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계속 실패만 쭉 이어지고 있다는 점인가. 으음.... ....몬다이 좀 불쌍하지 않음? 그래도 혼활 구경은 할 거지만.
"별 위로는 안 되겠지만, 기운 내. 이거 줄테니까."
그리고 가디건 주머니에 손을 넣어 뒤적거렸다. 손 끝에 닿는 이건... ....아까 까먹은 사탕 포장지.... 언제 넣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구겨지고 접힌 영수증(이었던것), 뱀밥... 아니 이런 거 말고 좀 제대로 된 거 없나. 한참을 뒤적이다가 반대편 주머니도 뒤적여본다. 어디어디.... 아, 뭔가 있다. 얘도 좀 구겨진 종이지만 영수증은 아니란 말이지.
"쨘. 메이사 티켓이야. ....좀 구겨졌네. 자 여기."
접힌 귀퉁이를 펴보지만 자국이 지워지진 않았다. 대충 귀여운 메모지에 적당히 날려쓴 글씨로 [메이사 티켓]이라고 적어둔 것. 귀퉁이가 접히거나 좀 찢어져 있지만 난 그런 거엔 관대하니까. 이 정도로 사용불가 판정은 내리지 않으니 만사 오케이. 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며 메이사 티켓을 몬다이 쪽으로 내밀었다. 자자. 받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