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그래도 누나는 좀 맷집도 있고 맞을 짓을 좀 한달까... 그보다 이런 거는 장난이잖아 장난!
메이사의 "심하긴 하네"를 싱글맘엉덩이독도킥의 이야기로 받아들였는지, 화들짝 놀라며 추한 자기변호를 하고 부엌으로 빤스런하는 유우가. 하지만 그의 누나 유우나는 제대로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유우가가 부엌에 쏙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선, 짐짓 인상을 쓴 채 설교를 시작했으니까.
"알았니? 메이쨩. 내 동생의 몸만 보고 좋아하는 건 그럴 만 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몸 말고는 딱히 뭐가 셀링포인트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남녀간에는!"
유우나는 손깍지를 엣치치하게 끼며,
"사랑이 있어야 한단 말이야아~!! 메이쨩 벌써부터 그렇게 몸만 보고 만나고 그런 발랑까진 소녀가 되면 안 되니까?!"
깍지낀 손끼리 비벼대는 게 오히려 외설적으로 느껴지는 건... 착각이다.
- 너 또 뭔 얘기하냐? "성교육입니다만." - 에라이.
밥솥에 적당히 밥을 안쳐놓은 유우가는 또 누나의 싱글맘엉덩이에 독도킥을.
- 성희롱하는 미친여자는 내가 처리했으니 안심하라고 메이사!
...이 인간은 서랍장 안에 있는 물건으로 성희롱을 했는데 말이지. 아무래도 유우 남매는 늘 이런 식으로 네가 등신이니 내가 정상이니 하며 티키타카하는 게 분명하다.
"―아무튼 메이쨩, 그런 식으로 하는 건 내 동생 뿐만 아니라 자기자신도 망치는 일이니까 말이지? 모든 건 사랑을 기반으로 성숙한 성생활을..."
...그래도 기죽지 않고 다시 일장 설교를 시작하는 걸 봐선, 그냥 엣치치러브러브 이야기를 하고 싶은 철없는 아줌마 같기도 하고.
그, 그, 그 손동작이 더 위험해보이는데요?! 어째선지 얼굴을 붉히게 되는 동작인데요!?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말엔 동의하지만 그, 그, 저 그런 건 하지 않았거든요?! 잔뜩 빨개져서 아, 아와, 아와와와...하고 있다보니 유우가가 나와서 또 독도킥을 날리고 갔다. 유우나씨의 맷집이 센 걸까 아니면 유우가의 킥이 예상보다 약한 걸까... 별로 타격은 없어보이네(?) 히또미미의 발차기는 약하구나....
"아니 그, 그...."
티키타카하던 유우가가 다시 주방으로 갔는지 힐끔거리며, 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무리 그래도 역시 부끄럽거든요. 이런 얘기 하는 거. 그것도 유우가네 집에서 이런 말을 유우가의 누나분께 하게 되다니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대체!
"그....런 것까진 안 했어요.... 못한다고 할까.... 애초에 학교였고.." "그냥 엄청 푹 잠들었길래 살짝 장난치려고 자국만 남긴 거고 그... 실?전은 하나도 못했으니까아....." "그, 그, 그리고 몸만 보고 좋아하는 거 아니라구요.. 우우..."
사실 장난의 의미도 있긴 하지만, 뭐라고 할까... 진로조사서에 유우가의 바깥 양반을 적어서 낸 녀석과 담판을 지었을 때랑 비슷한 거라고 할까. 유우가, 인기가 없는 편은 아니니까. 슬쩍슬쩍 그런 눈을 한 녀석들이 때때로 보인단 말이지. 그래서 정식으로 담당이 되고 나서 말딸의 감을 200% 발휘해서 견제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찰렌타인데이쯤 엄청나게 견제하긴 했는데, 그래도 꿋꿋하다고 할까 '담당은 상관없잖아!'하는 녀석들이 있다고 할까... 그래서 좀 경고를 하는 거라고 할까.
결론은 그거다 그거. 장난 반, 독점력 반이 섞였다는 거.
근데 이런 얘기까지 하면 우 와 . . . 하는 반응이 올 것 같아서 이건 말하지 않는 걸로. 응.
어쩐지 실망(?) 한 것처럼까지 느껴지는 이야기. 흥미진진하게 듣던 유우나는 '헤에~ 그 정도밖에 안 한 건가.' 하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회고하는 것은 유우가의 제정신 아닌 전 여친 7명...
"그 녀석들은 죄다 몸만 보고 좋아했던 거 같은데 말이지~"
물론 혈육이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우웩 해버리는 점을 제외하고 보면 이해는 간다. 일단 키 크고 체격 좋고, 운동했기 때문에 잘 발달돼있는데 또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군살도 조금은 붙어있다. 얼굴도 유우나를 닮아서 꽤 봐줄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1n살 연상의 아주머니께 잡아먹혔어도 어쩐지 마음 한 구석은 납득해버린 것이다. 제정신 아닌 아줌마라고 생각은 했지만. ...아무튼.
"이해는 못하겠지만 유우가의 마음까지 좋아하는 메이쨩을 응원하니까 나는~!"
메이사를 덥썩 껴안고 기대오는, 우유 냄새를 풍기는 히또미미 유부녀.
"유우가는 사람 보는 눈이 없으니까 말이야? 진짜 착한 녀석들은 안중에도 없이 늘 이상한 애들이랑만 사귀었구... 그래서 험한 꼴도 몇 번 당했었단 말이지~ 메이쨩은 그러면 안 된다?"
...이렇게까지 전폭적인 응원 선언이라면 이것저것 물어봐도 저번처럼 다 말해줄지도. 아니, 오히려 이 아줌마는 입이 근질거리는 모양이다.
"당연하죠?! 제가 유우가를 좋아하는건 그, 그런 몸만 보고 그런 게 아니라구요." "유우가는 안 그런 것 같아도 상냥하고, 잘해주고, 처음으로 중앙이라는 꿈도 가지게 해줬고.... ....쭉 같이 있자고도 해줬으니까.... 에우우...."
우와 무지 부끄럽다! 아 아무튼 몸만 보고 그런 건 절대 아니니까. 그런 걸 전달하고 싶었는데 왜 내가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은거지... 엄청 뜨거워진 뺨을 두 손으로 가려본다. 으으, 뜨겁잖아... 아무튼, 그 녀석들이라는건 전 여친들인가... 대체 어떤 사람들을 사귀었던거야 유우가.... 그보다 방금 뭔가 실망한 것 같은데 유우나씨...? 그리고 험한 꼴은 대체 어떤 꼴을 말하는거지. 우와 무지 궁금한데....
다시 슬쩍 시선을 주방 쪽으로. 귀도 쫑긋 솟아서 주방을 향한다. ....응, 일단 지금은 이쪽으로 올 낌새는 없는 것 같네. 그럼.... 지금이 기회지! 저번에 물어보지 못했던 걸 물어보기로 할까. 주방 쪽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목소리를 낮춰서 소근소근 말했다.
"저기.. 전 여친들이 어떤 사람들이었길래요? 험한 꼴은 또 뭘 당한 거고... 참, 저번에 전 여친 얘기 하실 때도 한 사람은 그, 엄청 연상?이었던 것 같은데. 대체 얼마나 연상이었던 거예요?"
궁금한걸 와다다다 쏟아낸다. 아니 그치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고.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청 응원받고 있으니까, 어쩌면, 지금이라면 전부 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메이사의 사랑 고백을 들으며 히죽거리던 것도 잠시, '어떤 연상'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유우나의 표정이 똥씹은 얼굴이 된다. 유우나도 꽤나 연상인데다 만만찮은 여자인데, 이 여자가 '아줌마'라고 질려할 정도면 어떤 사람인 것인가.
"유우가를 꼬맹이坊や라고 부르던 사람이었지... 가슴 무지 컸고. 점도 있었고. 거―기까지는 괜찮아. 괜찮다 이 말씀이야."
질린 표정으로, 마치 PTSD를 풀어내듯 독백하는 유우나... 과연, 그녀가 읊어주는 정보만으로도 '엄청나게 만만찮은 연상' 이라는 건 알겠다.
"그런데 유부녀였다고...!!!!!"
개 만 만 찮 음 . . .
"남편으로도 모자라 고등학생을 손대?! 심지어 그 여자, 안카자카에서 유명한 영계 킬러더라!?"
테이블을 쾅! 내려치는 유우나.
"유우가는 그 때 숫총각?은 아닌가, 아무튼 경험치가 딸리니까 해봤자 삼십대 노처녀 정도로 생각했겠지만 그 여자, 넉넉잡아 삼십대 후반이었다니까?! 그런데 뻔뻔스레 남고생을 꼬시고 잡아먹다니 완전 돌아버린 작자 아냐? 게다가 유우가 그 녀석은 왜 만나는 여자마다 그런 느낌인 건지 전혀 모르겠다니까?"
그리고 유우나가 이렇게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싫어하는 걸 보아, 눈빛만 주고받고서도 여성 대 여성으로 개쳐발렸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겠다.
거리낌없이 아줌마라고 부르는건가. 뭐, 뭐어 마음에 안들면 누구든 아줌마도 되고 할망구도 되니까. 하지만 점점 듣다보니 만만찮은 사람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유, 유우가를 꼬맹이라고 불렀다고?! 가슴이 무지 컸다고? 슬쩍 시선을 내려 내 가슴팍을 확인한다. ...으, 으음... 점은 나도 있긴한데....
그런 생각을 한번에 날릴 정도로 충격적인 정보가 귀에 들어온다. 뭐라고요?
"유, 유부녀?! 그, 그, 그럼 불륜이었다는...?!"
테이블을 쾅 내리치는 소리에 몸이 움찔. 큰소리에 놀란 것도 있지만, 그, 말의 내용 쪽이 더 충격이었다. 다시 힐끔 주방 쪽을 보다가 유우나씨에게 시선을 돌린다. 아마 내 얼굴, 엄청 얼빠졌을걸...
유우나는 생각한다. 난 아무리 남미새여도 아들 보기 떳떳하지 않은 짓은 하지 않는다고. 아들뻘 녀석을 노린다거나 남편이 있는데도 그 의리를 배반하는 짓따위는 하지 않는다. 비록 3개월마다 남자를 갈아치우긴 하지만, 아무튼 남편 없으니까 떳떳하다. 나는 질타할 수 있다!
유우나는 혼자 열받아서 씩씩거리다가, 메이사의 얼빠진 표정을 보고 나서 한숨을 푸우우욱 내쉬었다.
"물론 유우가가 만나는 녀석들이 죄다 유부녀였다 그런 건 아닌데... 성격들이 좀 비슷했단 말이지. 서슴없이 요구하고, 제멋대로고, 어? 뭐랄까... 굶주린... 눈빛을 한... 근데 유우가 걔는 몰라. 다른 괜찮은 녀석들이 자길 뚫어져라 보고 있는데 그런 애들 다 쳐내고 고백공격하는 여자애들을 그냥 무분별하게 받는 거야. 아주 그냥 열려있는 거지. 그리고 더 속터지는 건 뭔지 알아?! 그 여자애 좀 위험한데~라고 남들이 경고할 때는 아냐아냐, 나 사람 잘 보는데 애가 좀 마음에 상처는 있지만 다 커버돼. 착한 애야. 하면서 내숭을 다 믿는다니까?"
...과연, 왜 유우가가 만나는 녀석들이 다 그 모양인 것인가, 그 미스테리를 잘 설명해준다. 역시 남미새답다. 가령 키노 위키같은 소심하지만 연애 같은 것을 선망하는 녀석이 '선생님의 바깥양반'을 갸루삐들의 장난처럼 적어냈다고 하자. 그러면 야수의 눈빛을 하고 있던 녀석들이 득달같이 달려와 린치를 가해놓고는 유우가가 눈치 못채는 사이에 고백공격으로 일단 품에 파고들었다는 거지.
그래서 유우가는 경계심도 높고 아~무 생각 없는 척 구는 것이리라. 그래봤자 자빠뜨리면 그만이지만. 그러면 그냥 또 마음의 문이 훤히 오픈되는 쉬운 여미새 새키지만.
불륜이라니. 나 그거 드라마 안에서만 봤는데. 의외로 가까운 사람이 직접 겪었던 일이라고 하니 뭔가 뭔가 우와;;;하는 기분이다. 신기하다고 할까 현실감 있다고 할까...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유우가의 전 여친들에 대한 이야기. 사실 쪼금 찔린다. 굶주린 포식자의 눈이라던가 제멋대로라던가 이런저런 요구...는 그, 간식 사달라고 하는 것도 넣는다면 나도 전부 해당되는 거 아닌가?라는 찔림이....
"그, 그렇군요...." "그, 근데... 그런 경험?이 많았는데 제가 자빠뜨린다고 될...까요...?"
양심이 아픈 것과는 별개로, 수없이 거쳐왔을 일을 내가 다시 한다고 해서 감흥이 있을까?라는 불안감?같은 것도 조금 든다. 생각해보면 하츠모데 때도... 목에 마킹 남겼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옆으로 치워졌었지. ...다시 시도해도 비슷한 느낌인 거 아닐까... 아니아니 옷차림이 바뀌면 다를까? 유우나씨 앞인데도 고민에 빠져머린다. 으으...
"뭘 모르는구마안~ 어이 어이, 찌를 때마다 당첨!인 거면 그건 이미 약점이라고? 그리고 말이지."
메이사의 볼을 잡고 끌어와선 귓속말한다.
"그런 거 싫어하는 남자는 없어~💕"
...역시나 그릇된 성교육. 그리고 현관에서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자, 유우나는 엣치치한 대화는 언제 했냐는 듯이 "아빠아~" 하며 달려나갔다. ...정말이지 좀 정신없고 돌풍같은 여자랄까.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메이사에게 어느새 유우가가 와선 식탁에 그릇이나 소스, 먹기 좋게 썰어둔 야채 따위를 내려놓으며 말한다.
- 저 여자 이야기는 한 번 걸러 들어. 바보라고 바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바보이며 걸러들으라고 말하는 남동생 싸가지.
"아버지 오셨으니까 슬슬 먹지 싶네. 이번에 인사드릴 땐 혀 깨물지 마라? 하하."
유우가는 에이프런을 벗어다 옆에 가지런히 개켜놓으며 그런 농담을 했다. 그 뒷목은 여전히 얼룩덜룩... ...이대로라면 아버지한테 인사드리면서 '제가 이 짓거리를 했답니다. 당신의 잘 키운 아들은 이제 제 거예요.' 라고 광고하는 꼴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구나. 남자는 다들 그런 걸 좋아하는건가. 아까 그 손동작같은 그런.. 거시기... 그거말이지... .....하긴 생각해보면 유우가도 서랍에 그거 넣어놨고🙄 진짜 그런가보네.... 나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에 빠져 앓는 소리를 내던 사이에 현관에서 인기척이 나고, 유우나씨도 나가버렸다. 그리고 소용돌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유우가가 등장.
"에, 어, 응...." "아 진짜!!! 간신히 잊고 있었는데!!! 유우가!!"
거리낌없이 바보라고 부르는거냐고. 누나잖아? 하지만 언니오빠동생을 둔 애들은 대체로 이런 느낌이긴 했으니까. 유우가도 별 다를 거 없구나. 하고 뭔가 흐뭇하게 웃으려다가 발끈했다. 아 쫌!!!!!! 간신히 잊어버리고 있었다고!!!!!!! 왜 일부러 또 말하는건데 진짜!!!!
근데, 그렇게 발끈하다 슬쩍 본 유우가의 뒷목은 여전히 얼룩덜룩했다. ......이, 이, 이대로 인사드려도 되는 걸까. 빙글빙글 우왕좌왕 정신없이 눈이 돌아간다. 우, 우웃...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 끝에 내놓은게 파스라니. 한심하다 메이사. 하지만 당장 아버님은 들어오고 계시고 인사는 드려야 하는데 목은 가려야하고 저녁 먹을 건데 스카프 두르거나 저지 입으라고 하면 백퍼 의심받을거고차라리아까빈백에서자서목뻐근하니까파스붙일까?로가는게낫다고생각을하긴했는데제발먹혀라제발제발제발제발—
>>619 히히... 사실 멧쨔를 좀 생각하고 쓰긴 썼지만 🙄 히다이와 사악한 전여친들이 그런 느낌이라는 건 옛날부터 정해져있던 설정이긴 했답니다... 이유는 간단, 제가 앙칼지고 적극적이고 욕심많은 여자아이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 사실 히다이도 그만큼 데이면서도 계속 당첨(...) 됐단 건 키노위키같은 아이들이 재미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히다이가 걸러들으라고 말한만큼... 멧쨔랑 그 사악한 전여친들이랑은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지 않을까요 그것은............ ......................동거할 때나 결혼했을 때 자기 입으로 말할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