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묵직한 것이 서로 맞닿아 일어나는 충격파와 파열음이 뒤따라온다.
'총은 맞지만 않으면 피해가 없단 말이제.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토고는 사격연습장에서 연습용 목각 인형을 상대로 근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정확히는 건파이팅이라고 해야 하나? 총을 쥐고 사용하는 근접 무술을 훈련중이다. 손으로 쳐내고 쏘고, 발로 차며 쏜다. 이러한 행위를 아예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 조준선이 빗나가 맞추기 어렵다.
"이건 내 무기술의 역량 한계네..."
념을 얻었어도 무기술이 뒤따라주질 못하니까 조급한 느낌이다. 토고는 이번엔 폴러 베어를 사용해 적의 움직임을 제한한다는 느낌으로 다시 건파이팅을 연습한다.
어디서 들려온 총성에 귀가 쫑긋 세워진다. 목각 인형에 탄환을 박아넣고 훈련 기능을 일시 정지 시킨 뒤에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자 애어른이 그곳에 있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저격총 대신 권총을 뽑아든 모습에 의아함을 느끼다가 헬리콥터를 권총으로 저격하는 그 사람이 생각나 킥킥 웃고는
"권총으로 저격하려고? 헬기라도 떨굴 생각이가?"
라고 한 번 농담을 던져본다.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아내고는 다음 훈련을 준비하기 위해 총기를 점검한다.
어쩐지 투박하게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나더니만, 육탄전이랑 섞어서 연습하느라 그랬던거군. 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어쨌거나 우리가 본직 격투가는 아니니까. 진짜로 그 길로 갈게 아니면, 다소는 견제 용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용도를 가볍게 시범으로 보여준다. 탕탕, 휘어지는 탄환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꺾어들어가는 탄을 쏘고. 자연스럽게 상대가 회피 태세를 취할만한 루트인 왼쪽을 돌려차기로 차서 밀어넣는다. 이런 느낌으로, 탄막을 쏜 뒤의 빈틈이나 회피 경로를 차단하는 느낌이 보조로썬 꽤 유용하지 않을까.
"초대형 침식 게이트를 전개하는 상위 악신과 만난 접신을 해제할 만큼 용한가? 잘못 접촉하면 미쳐버릴텐데."
사격한 권총을 가볍게 돌리면서, 적당히 진지한 어조로 얘기한다. 능글맞게 대답하는거 보니 농담이라고 여기는 모양인데, 나도 농담이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그래도 탄이 퍼지는 샷건은 내가 쓰기엔 조금 그렇지만....권총류라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기관단총이나 샷건같은 연발, 혹은 산탄 형식은 역시나 단일탄에 집중하는 내 스타일엔 맞지 않는다고는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 생각하고 있는 것은 소총이나 권총류에 가깝다.
"찐으로 그 길을 가려는 건 아니고. 너무 총만 쓴 것 같아가 연습 중이다. 총기를 다루는 데에 있어서 너무 총만 생각한 건 아닐까... 싶어가."
그 전에도 내구성이 좋은 총으로는 방어와 같은 행위를 했었지만, 그건 총기를 너무나 혹사시키는 행위로 어디까지나 총기만 썼기 때문에. 그렇기에 맞춘다는 것에만 너무 집중했었던 것 같았다. 나는 탄을 휘게 만든다거나 무조건 명중하게 만드는 기행을 벌이지 못하니까 목각 인형의 공격을 손으로 쳐내며 다른 손에 쥐고 있던 총으로 몸통 사격. 그리고 발로 지면을 차며 뒤로 뛰며 총탄을 난사. 이런 식으로 시범을 보여준다.
"세상에 누가 그런 신을 만나가 개고생을 하는데? 크크... 심지어 만났다고 해도 멀쩡하게 돌아가서 해주 할 수 있을 것 같나?"
에잉.. 농담도. 토고는 애어른의 너무 진지하고 딱딱한 태도가 싫었다.
"한 발 한 발에 신중함을 걸고 싶다면... 리볼버도 나쁘지 않데이. 매그넘이라던가 하는 것도 있고. 저격총을 메인으로 쓰다가 견제용으로 권총을 쓸거라면 자동권총쪽이 좀 더 용이하지 않겠나?"
저격에 어울리는 권총류는 한 발 한 발이 강력한 대신 연사력이 떨어지는 권총. 저격과는 어울리진 않지만 견제용으로 좋은 것은 연사력이 뛰어나지만 위력은 떨어지는 자동권총... 기간단총과도 같은 건 저격과도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민첩하게 움직어야 할 긴급 상황시에 어울리지 않으니 추천에서 제외한다.
"그 맘 뭔지 안다. 뭐, 일단 써야 한다는 상황이 안 찾아오는 게 제일 좋지. 고것도 다 돈인데."
"총사가 총에 집중하는건 어느 의미론 당연한 얘기인 것 같기도 하지만....하기사. 너와 같이 애초부터 근접전에서 사격을 실행하는 스타일이라면, 나보다 더 느끼는 바가 많았겠지."
나는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왜냐면 나는 철저하게 쏘는 것이 역할이었고. 오로지 쏘는 것만 특화했다. 상대가 근접전을 시도한다면 맞받아치지 않고 거리를 다시 벌리는 것이 나의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토고도 상당한 숙련자니까 다소 의견을 존중할까 하면서 시범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그런식으로 담론을 느끼다가, 누가 그런 개고생을 하냐고 하길래 덤덤하게 대상을 지칭하기로 했다.
"두개 다 꽤 좋은 추천인걸. 이론적으로는 사실, 자동권총류를 통해서 이미 메인으로 굳어진 대물저격총과 각각 거리와 용도에 따라 스위칭 하는 것이 유리할지도 모르지만....내 느낌적으로는, 리볼버나 매그넘 같은 한방의 위력이 강한 권총으로 중근거리의 거너로 전환해볼까....싶기도 해."
성격상 아군을 앞에 세워두고 원거리에 잠행하는게 영 안맞는 느낌이라서 말이야. 라고 덧붙이며 어깨를 으쓱인다.
"그것도 그럴지도 몰라. 정말 엄청나게 비싸더군. 발당 9만 GP로 5발을 사니 의뢰비를 다 썼어...."
의념으로 총알발싸! 가 표준이야. 기본적으로 무한탄이라서 구매 안해도 상관 없어. 다만 특수하게 제작된 실탄의 경우 실어서 쏘면 그에 따른 효과가 실린 인챈트탄 같은 느낌이 돼. 그렇다곤 해도 비싸고 불편해가지고, 거의 대부분이 의념으로 총알발싸! 하고 있음. 저 얘기하고 있는 건앤더머도 의념탄이 기본이고 비싼 특수탄을 비상용으로 몇발 챙겨둔 느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