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잉, 물을 데우는 소리와 원두 가는 소리. 묵묵히 커피를 준비하는 손길과 이어지는 대화 속. 어느 누구의 입에서도 들을 수 없던 작은 단어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려 그 위에 손을 얹는다.
───아이자와 히카루, 1989년, 열 여섯번째 이야기.
낡은 기타에 수놓인 글씨를 기억한다. 아빠도. 이 작은 동네에서 선율을 울리곤 했겠지.
"응, 물론이지예..!"
흐린 날과 같이 어두웠던 소년의 얼굴에 작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언제나, 흐르는 음악이 숨을 켜듯 이어지면 그리운 것들이 가느다랗게 흔들리며 두 눈을 적신다. 낡은 필름이 되감김에 화려했던 무대가 피어오르고, 젊은 날의 과오가 피어오르며 처음으로 기타를 잡았던 그때로 돌아간다.
허나, 소년은 모를 것이다. 고작 한칸짜리 테이블을 가로에 둔채 선 둘의 곁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을만큼 미약한 선율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는예, 학교 슨배임한테 키타 선물도 받고예- 마 그래 됐심더."
스튜디오 속 방음재에서 풍기던 퀴퀴 텁텁한 냄새와 알코올 향기. 장난스럽게 다가왔던 달콤한 숨소리와 이어지는 선율. 그 모든 것들이 대화가 이어질수록 생생하게 피어올라 입꼬리를 천천히 기울였다. 무뚝뚝한 형아야의 시선에는 그저 꼬마 같은 고교생의 작은 으쓱임 정도로 비치겠지만.
>>447 오늘 일찍 잘라공 자기도 12시쯤 나랑 같이 자자 아니 나 진짜 수영을 10년 넘도록 해서 필테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이건 직접 겪어봐야돼 운동을 그렇게 하면서 어케 몸이 이래 굳을 수 있냐며 쌤도 놀라시드라 ㅋㅋ 친구(있긴함)<< ㅋㅋ; 하 긱사 휴게실이라 치면 돌아서려는 거 손목 잡고 억지로 소파까지 끌고 갔음 좋겠다ㅋ 안고 자야지 ^^ 물론 또 뺨 쥐뜯기겠지만ㅎㅎ
>>476 조아 사실 나 내일 잘 일어나려면 오후 8:15 / 오후 9:45 / 오후 11:15 / 오전 12:45 이 중에 자야하는데 마지노선인 맨 마지막거에 잘려구햇엇어 ㅋㅋ 잠드는 시간도 있으니 열두시 반쯤에 자려구 ㅎㅎ 근육 말고 이제 유연성도 기르겟네 왤케 삶 건강해 나도 쫌 건강히 살아야지 😮💨 친구가 있다는 거에 놀라셧나요? 놀랍게도잇엇답니다~ 어 하고 끌려가다가 반항하는데 나기 꿈쩍도 안할거같쬬… 심지어 긱사 휴게실? 격식 집어치우고 미친놈아 안놔? 하면서 머리채 쥐어뜯다가 안되면 물어버릴지도모름………아르르캉캉
>>484 평소 몇시쯤 일어나는데? 편도 한시간 반이라 치면 오전 수업 있는 날엔 7시 전에 일어나야 여유있지않나? 근데 자는 시간 미리 정해주는 거 쫌 신기하네 렘수면? 맞나? 그거 때매 그래? 하 작이야 이게 건강 챙기는 걸로 보여? 자기같은 연하녀 꼬셔서 결혼할라고 관리하는 거지 ^^ 그거 아녔으면 걍 하루에 배민 5번 시켜먹었다 진짜 ㅋㅋ 쓰미 친구면 먼가 타케코마냥 분위기 냉하거나 아니면 아예 순딩하거나 두 케이스 중 하나 같거덩 ㅋ하 드뎌 이빨이 나오는구나 ㅋ 물렸다고 뒤로 빼면 가오 상하는 거 알지? 실실 웃으면서 꽉 껴안고 자는 시늉이나 할듯?
>>492 난 준비 두시간 걸려서 월요일은 여섯시반 화수는 다섯시 반에는 일어나야해 🥹…… 마자 어차피 6시간 이하로 잘거면 피곤할테니까 조금이라도 개운하게 렘수면 맞춰서 자려구 우와…… 엄청 불건강(?)한 이유엿다…… 근데 평소에도 운동하는거 같든데 원래 운동조아하는거아냐? ㅎㅎ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 자체를 엄청 좋아하든데 쓰미 캐해 완벽하다 증말 냉미녀 절친 하나랑 같이 순딩이 가운데 끼고 다닐듯……. 진짜 가오에 죽고 가오에 사는 남자 최나기 어떡함…… 이래도좋으면 어떡함. 결국 피 쫌 봐야 포기할듯… 근데 이제 휴게실로 다가오는 발소리 들리자마자 빛의 속도로 일어나서 슝 가려구할듯… 넘 오해살만한 그림이자나 마치 연인처럼 ㅋㅋㅋ ㅠ 😚😚
>>497 아니 맨날 풀메하고 가? 일단 앤오님 씻는데 한시간 기초 바르는데 10분 화장 20분 고데기 30분? 그거 맞춰 자면 효과 좀 있으? 하 요즘 진짜 자도 자도 피곤한데 도움 좀 될랑가 운동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지 ㅋㅋㅋ 근데 루틴 맞춰 살아야하니까 맨날 스불스불 거리면서 한다 ㅜ 먼가 요즘 취미 너무 경직되는 거 같아서 담달부턴 수욜마다 쿠킹 클래스 다닐라공 물론 남는 시간은 김쓰미한테 집중 ㅇㄸ? 하 오늘 간만에 한건했다 ㅋ 냉미녀 절친은 얘 싫어할 느낌이고 순딩이는 암생각 없어서 태연하게 말 섞어줄 삘이거덩 ㅎㅎ하 쓰미 서양 이름은 본명 그대로 가나? 아니 근데 약혼자>연인인데 연인처럼 보이며 오히려 좋지ㅋ얘는 쫌 발소리 들리면 외려 스미 품에 더 파고들듯? 일부러 티 내려고 ^^ 하 근데 증사 컴션 넣고싶다
서비스라기엔 너무나 근사해서 고개를 꾸벅이면서도 얼떨떨한 표정이다. 음료를 담은 쟁반 위에 설탕 스틱 몇봉지가 놓여 카운터와 가까운 자리에 잔을 내린다. 중앙에 놓인 좌석으로 창가 너머로 비치는 비바람 풍경과 이어지는 음악이 마주한다. 아늑한 잔잔함이 흐르는 카페 안에서. 건방지게도 자신만의 공간이 된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사실은예.. 그래 잘 알진 못해가.. 히히.. 지도 자주 듣심더 이 노래."
작은 손가락이 봉투를 갈라 하얀 가루는 김이 모락 피어오르는 커피잔 안으로 사르르 녹아내린다. 잔에 담긴 온기가 기분 좋아 여우눈이 된 꼬맹이는 설탕 듬뿍인 커피를 호록 한모금 삼킨다. 혀를 찌르는 쓴맛과 고소한 향기, 달콤하게 적신 설탕이 한데 어우러 혀끝에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저희 아부지도 노래 억수로 좋아해가. 아마 몰라도, 뵀을지도 모르겠네예. 마스터씨랑."
빗물에 젖은 수건을 고이 접어 카운터 너머로 시선을 옮겨 말한다. 만약 계셨다면. 여쭈어 봤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차라리 다행이었다. 오래된 이야기를 더듬다보면 저도 주체하지 못한채 쉴새없이 그 안을 파고들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