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태오는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달관한 사람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 달관의 틈을 정확히 찔러 들어왔고, 태오는 하필이면 당신 같은 사람이 그 끔찍한 농담을 던졌다는 사실에 넌더리가 났다. 갑자기 굴러 들어와 스트레인지를 쑥대밭으로 만든 녀석이, 이제는 스트레인지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을 농담을 던지며 낄낄 웃는 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루 빨리 당신이 사건인지 뭔지를 해결하고 영영 발 붙이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여기는 인간이 올 곳이 아니다.
"그래서 나한테 그딴 되도 않는 앙탈을 부렸다니, 실로 괴롭군요……."
혜우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도 태오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7년의 시간이 지나 아무것도 하지 못한 주제에 지금 와서 오라비 노릇 하기에 늦었음도 알거니와 해서도 안 된다. 옅은 분노, 의구심이 속을 헤집는다. 태오는 속으로 일소했다. 하나만 할 것이지, 같잖은 합리화나 하고 있으니 굳이 더 파고들고 싶지 않다. 증오할 것이면 증오만 하길 바랄 뿐이다. 인간에게 합리화는 바라지 않는다. 잠투정도 다른 존재들이 대체 무얼 이해한다고.
"……."
태오는 걷던 도중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었다. 당신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큰 떨림이었다. 의도한 것이 아니다. 무의식 깊숙한 곳에 각인된 두려움은 자신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알터. 당신을 싫어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노골적으로 싫어할 수 있는 이유다. 누군가 자신에게 너무 심하지 않느냐 일갈한들 절대 뜻을 굽히지 않을 명백한 명분이다! 2학구는 끔찍한 곳이고, 알터는 그 많은 연구소 중에서 궤를 달리하는 곳이다. 이 녀석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스트레인지 바깥으로 던져버리고 굴로 기어 들어가고 싶었다. 알터의 연구원을 마주한다면 아마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아니, 미치는 수준이 아니다. 약을 먹일 것이다. 효과도 없는 약을. 그리고 자신을 다시 그 미친 소리 속에 던질지도 모른다. 아니면 안승환 그 작자처럼 같잖은 사과를 건넬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싫다. 끔찍한 족속들.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 소리가 들리지 않는단 거지만, 조금이라도 들릴까 두려워 걸음을 재촉했다.
"네 그리 받아들이면…… 그런 것이겠지요."
네 선택일 뿐이다. 그리 받아들이고 뻔뻔한 낯짝으로 다시 선배라 임하머 홀로 승화시킬 것이면 그리 하든지, 탓할 것이면 탓하든지, 사과할 것이면 하든지. 어차피 지난 일이다. 태오는 당신의 시선을 느꼈는지 눈을 흘겼다. 세로로 쭉 찢어진 동공은 고양이나 그 과에 속하는 동물 보다는 파충류를 더 많이 닮았고, 제법 눈치가 좋은 건지 눈을 반개했다.
"……왜요, 내 왜 여기에 있는지 궁금한가요?"
태오는 나오기 직전까지의 순간을 떠올렸는지 드물게 표정을 구기는가 싶더니 하, 하고 짧은 한숨에 가까운 웃음과 함께 시선을 정면으로 두었다.
"내 껍질 벗긴 사람 있기에 적당히 장단 맞춰주다 바깥 소음에 분위기 식어서 다시 주워입고 나왔답니다……. 실로 영양가 없는 소리지요."
기실 나리께서 문화센터 사건 직후, 태오의 난데없는 자해 소동으로 호출하여 네가 벌인 짓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혼냈다가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던 순간에 사건 터진 것이지만. 누구라도 큰 오해를 하며 기함할 천박한 말이 태오의 입에서 우수수 쏟아졌다. 주변에 사람도 없겠다, 검열 없이 쏟아진 말은 저게 금욕적인 선배 입에서 나올 수 있는가 싶을 정도로 경박했다.
훈련 결과가 맨날 곤죽엔딩으로 끝나는 건 역시 물이 들어가는 레시피를 써서일까,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에 오늘은 초심으로 돌아가 가장 작고 간단한 디저트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건 바로 지우개로 머랭 쿠키 만들기. 머랭쿠키는 힘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만드는 방법도 심플하고 식재료의 구성은 은근 간단하다. 재료를 볼에 넣고 섞어서 굽는다. 끝! 이런 간단한 거라도 성공할 때까지 해봐야 늘지.
우선 준비물을 상상한다. 이번에는 조리도구 빼먹지 말기! 볼, 휘퍼, 짤주머니, 깍지, 계란, 설탕, 바닐라 익스트랙, 아 오븐도. 아, 근데 하필 전동휘퍼 말고 그냥 손거품기를 상상했네. 어쩌겠어, 힘으로 떼워야지. 볼에 계란을 깨서 흰자만 넣고 노른자는... 급하니까 껍질안에 넣어놓자. 그리고 젓는다. 끝없이, 뿔이 올라올때까지, 근데 얼마나 저어야 했더라? 평소엔 한이 선배한테 맡겨서 기억이 잘...
"앗차거!"
이번엔 손 위로 거품이 생기다 만 계란 흰자가 흥건하다. 그래, 곤죽엔딩이 안 나면 신새봄이 아니지. 그래도 언젠간 곤죽엔딩없는 신새봄이 될 날도 올거야! 그리고 그 날이 오면 꼭 과자집을 만들어야지, 히히.
의무실이라는 단어는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단순히 못들었나 싶었지만, 몸이 조금 떨리는게 보일 것이다. 의무실이나 병원 같은 단어는 언급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다. 흐릿한 시선으로 중얼거린다. 퍼렁 살쾡이(혜우)는 다쳐서 찾아갈 때 마다 일단 한 대 쥐어박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항의하고 싶어도 어쨌든 치료는 해주니까. 얌전히 한 대씩 맞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2학년 동 월. 실전... 이라 하기엔 좀 빡셀걸. " " 사람도 아니고 초자연적 존재들이랑 싸우는 거니까. " " 그래도 뭐, 사람처럼 생겼다고 얼굴 보고 그러지만 않으면 나름 괜찮을거야. "
이렇게 경고해도 얼굴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정신 이상이 생겨 발광하는 생존자들을 본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새봄이 고개를 꾸벅이는 것에 피식 웃으며 손을 두어번 내젓는다.
" 명심해. 내가 생존자라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사람처럼 생겼다고 도와주러 간다거나 부르거나 하는거 금지야. "
생존자들은 괴이와 달리 대부분 불안에 떠는 모습을 보이곤 하지만, 이 썩을 것들이 학습을 했는지 지능이 높아졌는지... 생존자의 모습을 모방하는 경우가 생겼다. 맨 처음 잘못알고 말 걸었다가 곤욕을 치렀었다.
" 자, 그럼 1층 휴게실부터. " " 아참, 물어볼게 있는데, "
조용히 말하던 동월은, 1층 휴게실의 문을 열며 새봄을 돌아보았다.
" 비위는 괜찮은 편? "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보았다면.... (자극적이고 고어적인 묘사에 주의) 마치 사람이 터진 듯이 육편이 이리저리 튀어, 방 안에 피칠갑이 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을테다.
여로가 갈림길에 도달했을 때, 깔끔한 쪽의 문으로 다가가고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동월이 난전을 펼치고 있었다. 촉수처럼 생긴 여러 개의 손을 동월에게 찔러대는 그것과, 간신이 칼을 휘둘러 그것을 막아내고 있는 동월. 어느 쪽에게 우세인지는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동월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지만 그것은 숨을 쉬지도 않았으니까.
" ...뭐? "
불운? 그런게 작용할 수 있는건가? 아무리 불합리한게 괴이라곤 하지만, 그렇다고 갈림길애서 불운이 작용할 리가 없었다. 단지 자신의 시야를 믿지 말고 끔찍하게 생긴 쪽을 고르면 되는걸. 하지만 더 생각하기도 전에 촉수가 동월에게로 뻗어진다. 동월은 정신을 차리고 칼을 일자로 휘두르지만.... 갑자기 내부가 암전되며, 눈앞에 있던 그것도 사라져버린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 ......X발. "
얼굴이 하얗게 질린 동월이, 뒤돌아서 달리기 시작한다. 얼마 달리지 않아 문 앞에 서있는 여로가 보였다.
" 성여로!!!!!!!!!!!!!! "
여로가 뒤를 돌아 동월을 보았다면, 그의 바로 뒤에서 밀려오는 무수히 많은 손들이 보일 것이다. 동월은 빈혈기로 인해 점점 어지러워지는 머리를 강제로 깨워내며 필사적으로 달려, 여로를 덮치듯이 문 밖으로 다이빙을 하려 했다.
" 문 닫고 걸어잠그고서 절대,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 있어!! "
최소한 최악은 피하려고 했던 말이다. 그렇게 여로를 방 안으로 밀쳐내고 자신도 몸을 밀어넣으려 한 순간에,
이해.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을 태오는 알고 있다. 같은 곳에서 머리를 맞대고 잠들어도 잠투정도, 꾸는 꿈도 다른 것이 인간이다. 이해라고 해봤자 서로 적당히 맞춰주며 속으로는 다른 것을 생각하는 행위에 가깝다고 생각할 정도로 태오는 이해라는 단어에 회의적인 감정을 느낀다. 이런 말이 입에서 나올 수 없을 사람이지만, 지금은 뱉어버리고 말았다. 당신이 그 구실을 하는 척이라도 했으면 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속내를 헤집고, 껍질을 벗겨 본색을 드러내게 만들고 싶은 악독한 마음 때문이다. 살 지지는 소리가 들려도 태오는 시선을 옮기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속내를 뒤집고 싶다는 악의가 꿈틀거렸다. 당신이 그렇게 불태우다 결국 폭발했으면 한다. 그렇게 본성과 더불어 만 천하에 너 또한 동물임을 드러냈으면! 마침 상황이 알맞다. 당신 또한 악의를 내비치며 맞섰기 때문이다.
"저지먼트니까."
맹수 같은 눈빛이다. 금빛 시선이 번뜩여도 세로로 찢어진 동공은 흔들림 하나 없었다. 당신은 스트레인지에서 겪은 당신의 삶을 인정하나, 태오는 스트레인지에서의 모든 삶을 인정한다. 약한 자가 잡아먹히고, 사냥 당하는 약육강식의 세상을 그저 받아들였다. 그들 또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여겼다. 거스르는 자가 있다면 그 또한 이해했다. 자신도 그렇게 살았기 때문이다. 삶은 죽음으로, 죽음은 탄생으로, 탄생은 삶으로. 그 삼각형과 같은 순환구조를 일찍이 깨닫고, 당신이 자신을 죽이려 들었던 앙금도 어떻게든 누르며 이해하려 들었다.
"샹그릴라 사건이 왜 일어났지?"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지금은 하나의 진득한 악의가 되어 도사렸다. 마치 엉겨붙은 피 같다. 삼각형의 구조가 뚝 끊겨 그 속에 있던 응어리가 일부 흘러 나왔다. 샹그릴라를 언급하며 열등생이 어째서 먹고 엘리트를 공격했는지를 은유적으로 물었다. 남들에겐 한 번도 하지 않은 말이었다.
"너는 그러니까 왜……."
태오는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깍지 낀 손의 손톱은 잘 다듬어졌지만 날카롭다. 손등에 감긴 붕대는 오늘도 풀릴 기미 없다. 비색 시선이 희미하게 움직여 호선을 그을 듯 말 듯하다. 당신은 안다. 일상에서 감정을 희미하게 죽이고 사는 태오에게 있어, 이것이 최대한 웃는 표정이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