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상처받은 마음에 더 이상 자리가 없어 겉으로도 드러나게 되었지만, 알아주는 이 하나 없다.]
[9월 15일의 마지막 기록]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어. 그냥, 정신 차리고 보니까 그곳에 있더라고. 그저 웅크리고 앉아서는 벽만 보고있었지. 뭔가 말을 걸어온다거나, 움직인다거나 하지도 않았어. 그래서 우리도 그걸 그냥 방치해놨지. 꽤 오랫동안 지켜봤지만 위협이라는 생각이 안들었거든.
가끔씩... 뭔 흰색 털뭉치 하나가 같이 있기도 했어. 그땐 조심해야해. 그 흰색 털뭉치가 옆을 지킬때 근처에 다가가면, 별로 좋은 꼴은 못보거든.
아무튼, 그게 혼자 있을 때는 근처에 가면 흐느끼는 소리만 들려. 얼굴을 완전히 파묻고 있으니 표정이나 생김새같은건 모르지만, 여리여리하고 머리가 긴걸로 봐선 사람이라면 여자겠구나 싶은?
우리가 여기 배정받기 전에 딱 한번, 이 괴이를 담당하던 녀석들이 말소 작전을 진행했었는데... 결과적으론 뭐, 괴멸 수준도 아니었대. 전부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로 난자가 돼있었다나. 몇몇은 천장이나 바닥에 찌부러져있었다더라. 생존자 0. 그쪽이 괴이 사냥 부대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걸 생각해보면, 꽤나 충격적인 결과였지. 그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거라고 해봤자 상처 뿐이야. 부대에서 피해를 입히긴 한거지. 그 상처는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고 있어.
그 이후에는 그냥 저기에 둔 상태로 방치하는 중이야. 괜히 깨웠다가 무슨 난장을 만들지 모르니, 본부에서도 그냥 냅둔채로 살자는거지. 본부가 제거를 포기한 괴이는 저게 처음일걸?
그나저나 여기에 여자가 배정받는건 또 처음이네. 커리큘럼인지 뭔지 하는 부작용이 쎄서 흑발 흑안인 사람은 찾아보기 힘든데. 아, 이쪽에 들어온지 얼마 안됐구나? 그럼 일단 그것부터 확인하러 가자. 위협은 안돼도 매일 상태 체크는 하고 있거든. 여기가 워낙에 변칙적이어야지.
[뚜벅거리는 묵직한 발걸음 소리와 함께 녹음 종료]
웅크리고 앉아 구석을 바라보고 있다. 얼굴은 완전히 파묻고있어 보이지는 않으나, 마지막 목격에 의하면 그저 검은 구멍에서 검은 눈물을 끊임없이 흘려내고 있다고 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그저 흐느끼는 소리를 낼 뿐이지만, 한 번 자극하면 끔찍한 비명을 지르며 자극한 대상에게 달려든다. 그것은, 자신을 공격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 같은 것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다. 죽이지도 못하면서 상처만 늘린 것에 대한 분노다. 삶의 의지는 이미 옛부터 사라졌지만, 그것을 죽일 수 있는 이는 없다. 어쩌면 그것도 알고있을지 모른다. 마음만 먹으면 없앨 수 있는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흉터처럼 자리잡게 되는 것이 그 근거일테다.
가끔 그것의 곁을 지키는 흰색 털뭉치가 있다는 보고가 올라온다. 흰색 털뭉치는 그것에게 가까이 붙어앉아 비비적거리거나 동물이 사람을 핥는 듯한 모습을 표방하곤 한다. 주변에 불청객이 가까이 다가가면 낮게 으르렁거리다가, 일정 거리 이상 접근하면 공격한다. 해당 털뭉치에 대해서는 다른 문서에 서술되어있다.
그것은 어쩌면 자비를 베풀고 있다.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만큼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모습으로 되돌려준다.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아버렸기에, 같은 모습일지라도 인간은 버틸 수 없다. 그 많은 상처는 누가 내었으며, 그것이 삶을 포기하게 만들어 버린 것은 누구인가.
그것이 자비를 베풀지 않는 순간이 있다. 정확한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현재로써는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을 가진 여성에게 비상식적으로 거대한 적개심을 품고있다는 것만을 알 수 있다. 해당 모습의 여성이 그것이 인지할 수 있을 만큼 가까이 갈 경우, 평소 자극되었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비명을 지르며 여성을 공격한다. 여성이 어디로 숨던 찾아내어, 가로막는 장애물을 모두 분쇄하며 여성을 공격한다. 한 번 공격이 시작되면 막을 수 없으며, 여성의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입히고서야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마음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다. 상처받은 마음에 더 이상 자리가 없어 겉으로도 드러나게 되었지만, 알아주는 이 하나 없다.
─ 이 독악한 것. 이시미는 이시미인 모양이구나. 안승환 그 작자가 어떻게 이런 것에게 사슬로 모가지를 묶어 억압했는지 경탄스러울 지경이야.
태오는 기억을 더듬으며 폐목했다. 세상은 데 마레의 신시申時 햇살 쏟아지던 눈부신 날로 되돌아간다.
"태오야." "네."
어린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혜우는 낮잠을 자고, 희야는 윤 선생님의 손을 잡고 4학구의 스케이트장으로 놀러 간 날. 퇴창의 쿠션 더미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다 고개를 기울이면 움직임에 따라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리넨 커튼에 비친 연노랑 빛 햇빛 너머로 새하얀 점 같은 먼지들이 하늘하늘 춤을 추던 날.
"사람들은…… 자신에게 이득도 없는데 동물을 그냥 죽이고 그러는 것을 싫어한단다." "그러면 돼지랑 소, 닭 같은 동물은요?" "먹으려고 동물을 죽일 때는 법에 정해진 도축 방법이 있지. 하지만 보편적으로 거기에서 벗어나서 죽이는 것을 싫어하는 법이야." "어차피 다들 저를 싫어할 거면서……." "그게 무슨 소리니?" "어차피 언젠가 저에 대한 쓸모를 잴 거면서, 그 가치에다 새로운 기준을 또 정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워요."
승환의 표정은 새하얀 빛에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지나치게 이른 나이에 환멸을 깨달은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아버지가, 그리고 어른의 역할이 처음이었던 승환도 무언가 조언하기 어려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태오야. 우리는 인간이잖니. 그리고 삼촌은 널 미워하지 않을 거란다."
그날 태오의 손에 들려있던 조그마한 새는 죽은 지 오래였다. 어린 태오는 생각했다. 창틀에 머리를 박아 곧 죽을 녀석이었기에, 더 고통받지 않게 목을 꺾어 먼저 보내준 것인데 왜 다들 이 간단한 것을 혐오스러이 여기는가.
개목하고 다시금 폐목한다.
세상은 스트레인지 유시酉時의 햇빛 쏟아져 시야 명멸하던 날로 되돌아간다.
"태오야." "예."
아직 앳된 기색 가시지 않던 태오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소파에 앉아 나리께서 친히 따라주신 차를 마시고 역으로 내리쬐는 낙조의 단말마에 뒤통수에 열이 오르며, 그것이 불편하여 고개를 기울여도 햇살 떨어질 기미 없고, 새붉은 것이 튄 리넨 커튼에 비친 단색 햇빛 너머로 먼지 하나 없던 날.
"인간들은 참 우습지. 이득도 없는데 동물 몇 죽이면 야만적이라 해놓고 정작 취미로 사냥을 앞세우고, 인첨공에서 레벨로 쓸모 정해서 낙인찍은 주제에 거기에 또 법을 들이밀면서 그래도 더 폐기물처럼 살기 싫으면 입 닥치라 하고." "……." "인간이니 뭐니 해도 결국 그 안에서 짐승으로 취급할 것을 나누는 주제에, 기어이 우리를 천 것으로 몰고 말이다." "어차피 기대도 안 했어요. 남들에게 이해를 바란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거니와 미워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믿지 않는걸요." "퍽 우스운 말이야. 그들이 네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어도 미워하지는 않노라 지껄이는 연유라 함은 이해하지 못했으니 미워하지 않는다는 뜻 아니겠더니?"
나리의 표정은 새빨간 빛에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지나치게 이른 나이에 환멸을 깨달은 아이와 어른은 서로를 잘 이해했고, 이해하지 않으려 들었다.
"하지만 태오야. 우리는 결국 인간이구나, 이 바닥에서 지내서 천한 짐승 취급받을 뿐이지."
그날 나리가 머리채를 쥐어 들어 올렸던 사람은 머리에 바람구멍이 나 죽은 지 오래였다. 태오는 생각했다. 인간이되 짐승인 자는 이 바닥에서 쉬이 죽는다. 쓸모를 다 하였으니 더 고통받기 전에 보내주는 것인데 어찌하여 바깥사람들은 이것을 혐오스러이 여기는가.
죽음은 인간의 삶에서 무엇보다 밀접한데도. 태오는 발치에 스민 피를 보며 찻잔을 마저 기울였다. 색이 붉은 탓은 낙일의 새된 비명 탓이요 낙조의 스밈이라 믿고 폐목한다.
그리고 지금 개목하니 섬휘 찬란히 드리운 열대야는 습한 공기를 방에 가득 채우고, 목덜미에 고개 파묻은 남성의 머리카락에 고개 파묻으며 느릿하게 일소했다.
"무엇이 우습니." "스스로에게 배신 당한 기분이 어떠냐 여쭈셨지요." "답할 생각이 들었구나." "결국 저들도 짐승에 불과함을 내가 깨달았으니 굴은 도래할 곳으로 삼기에 너무 좁았구나 하였답니다." "그래서 그때 지금 당장 나서는 것이 두려운 것이냐 소리쳤구나." "그런 셈이지요."
나의 삶은 낙일이자 낙조의 스밈이니 이후에는 몰각함 기다리고, 샐녘 다가오겠으나 짐승들의 도래로 승천하지 못하니 천일 다시금 마주할 일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