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영락의 10~15년 전 외부적 이미지는 바깥에서 저명한 학자이자 의사로 자자하던 선생이 별안간 인첨공으로 들어와 세운 병원+연구소?로 시작 병원 자체는 평범하게 운영해서 그냥 병원을 하려는 건가? 했음 그러다 연구소를 본격 운용하기 시작했을 때는 반짝 관심사가 쏠렸음 데 마레급 연구소가 늘어나는 것인가 하면서 그러나 생각보다 수수하게 운영되고 성과도 별거 없었고 무엇보다 가망도 없어보이는 학생들까지 무상으로 거둬 키운다는 점에서 거두지도 못할 씨를 뿌린다며 흰눈을 받기도 함 혹시 비윤리적인 커리큘럼을 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도 잠시 돌았지만 재적 중인 학생들의 상태가 이전보다 양호하면 양호했지 나빠지지도 않았고 인명 사고 같은 것도 나온 적 없었음 5-6년 전 뉴스 기사를 제외하면 큰 굴곡 없이 무난하게 운영되어옴
>>711 쓸만하면 다행이지 일단 바이오키네시스를 전문 분류로 내세운 이유가 연구소-병원 간의 인재 양성을 위해서였어 그래서 메인이 바이오인 것 뿐 분류가 달라도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다면 다른 분류도 거둔 거야 모든 학생은 보살핌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게 소장의 방침 중 하나기도 하거든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원하는 학생들만 받아줬어 영락도 일단은 연구소니까 자선단체가 아니고
퇴원은 소리 없이 진행됐다. 혜우에게는 '퇴원해요. 병원에 와줘서 고마웠어.' 하고 짧은 문자를 남기고 젤리며 빈 몬스터 캔이며 모두 봉투째 챙겨 병원을 나섰다. 밖으로 나서자 공기가 후끈하다. 가을이 다가온다지만 여전히 아스팔트에 남은 잔열은 뜨끈하고, 습기 가득한 바람은 피부를 금세 끈적하게 만들 것 같았다. 아무리 몸이 서늘한 편이라도 외부적인 요인까지 견딜 사람은 못 됐다. 그리고 여긴 2학구다. 이제 위험한 것이 없다지만 마음에 남은 공포는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는 것이 신상에 이롭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걸음을 재촉하자니 망막 한구석에서 오렌지색 빛이 깜빡인다. 누굴까? 손목에 이식된 칩은 설정을 끄지 않는 이상 각종 알림을 증강현실로 보여주곤 했고, 태오는 중요한 알림 몇 개를 제외하고 모두 껐기 때문에 이런 알림이 드물었다. 주황색은 더욱 드물다! 레이브의 일에 관련된 것은 보라색, 헤이커에 관련된 일은 녹색, 그리고 자신에 관한 일이 오렌지색이기 때문이다. 태오는 괜히 제로와 그림자의 술수를 떠올리곤 설마 이번에도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니겠지 생각했다. 칩이 이식된 손가락을 까딱이자 망막에 글씨가 떠올랐다.
惟命是聽
태오는 오늘의 날짜를 셈했다. 20xx년 8월……. 걸음이 스트레인지로 향하는 가장 빠른 골목을 향해 비틀렸다. 인파에 휩쓸리던 자가 인두겁을 벗고 굴로 기어가는 일은 무엇보다 쉬웠다.
스트레인지는 낙후된 지역이긴 하지만 무조건 열악하지는 않다. 타 지역에 낙후됐을 뿐이지, 2학구나 4학구의 스트레인지 일부는 시대에 약간 뒤처진 곳도 있었다. 태오가 향한 곳은 어디인지 알 수 없으나, 일단 그 '약간 뒤처진 곳'은 아닌 듯싶었다. 다 무너져가는 듯한 건물로 다가서자 남성 둘이 태오를 막아섰다. 태오는 이 두 남성이 무엇인지 안다. 아직도 이 안드로이드를 쓰는구나! 험악한 표정을 짓는 두 남성 중 하나의 팔을 붙들어 무언가를 툭 건드리자 고개를 축 늘어뜨리더니, 이내 두 존재가 길을 터준다. 태오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 바로 지하로 내려갔다. 안은 호텔 복도를 연상케 했다. 태오는 많은 방 중에서 하나의 문고리를 잡더니, 노크도 없이 들어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소파로 다가갔다.
"부르면 제때 오고, 말해달라 하면 말하고, 네 양지로 독립한들 본가 오는 것을 보니 평시와 다를 것 하나 없구나." "……먼저 그런 연락을 보내셨으면서요." "네가 저지른 일이 원체 커야지. 그 연락받고도 안 왔으면 염치도 없는 게야. 네 양심이 여기에서만 틀어박히는 게 좋았을 만큼 좁아터진 사람일 테니."
눈앞의 남성은 소파에 앉아있지만, 앉은키로도 충분히 태오와 시선을 마주할 수 있을 정도로 체격이 컸다. 태오는 눈을 굴렸다. 저 새빨간 눈을 마주하고 싶지 않다. 두려울 것 하나 없지만, 저 눈을 마주하면 여러 감정이 샘솟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목을 조르고 싶은 증오심과 분노, 두려움, 공포,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느끼는 한심함……. 마주하기 싫은 것 하나.
"……어쩐 일로, 호출하셨을까요?"
태오는 괜히 자신의 팔을 꽉 쥐었다. 나리는 대답 대신 자신의 허벅지를 툭툭 두드렸다. 태오는 저 신호가 무엇인지 알지만 다가서지 않았다. 나리는 동상처럼 꼼짝없이 발붙이고 있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한번 허벅지를 두드릴까 고민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보고해야지." "무엇을……." "문화센터."
입안이 마른 것 같았다. 어떻게든 입술을 축여보려 했지만 혓바닥도 탈지면처럼 바싹 말라붙은 느낌이었다. 태오는 잽싸게 머리를 굴렸다. 도망칠 수 있을까? 맞설 수 있나? 아니, 그럴 리가 없다. 만약 그랬다간 붙잡힐 것이다. 양지로 영영 발 딛지도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다시금 몰아칠지도 모른다. 암운이 드리울 것이고 끝내 모든 것이….
"아이돌 불렛의 사인회 경호를 맡았습니다." "그건 알고 있어. 더 말해." "……그 과정에서 암부 그림자의 습격이 있었고, 바깥에서는 블랙 크로우와의 교전이 있어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암부의 목표는?"
태오는 레드윙이 불렛이라는 사실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겨우 상기할 수 있었다. 한낱 인간끼리의 의리라지만 자신도 양지에 새삼 깊게 스며든 것 같았다.
"…저지먼트가 샹그릴라의 종식과 더불어 그림자의 멸문지화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기에, 가장 유명한 아이돌인 불렛을 통하여 위신과 평판을 떨어뜨리고자 해당 테러를 벌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마키나."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태오는 자신이 단단하게 굳은 석고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느꼈다. 손가락을 하나 까딱할 수 없고, 나리는 붉은 눈동자 속 세로로 쭉 찢어진 동공까지 온전히 드러내며 태오를 마주했다.
"그 말에 한치 거짓도 없어야 할 게야." "……."
능력이 본능에 붉은 전조등을 켰다. 저 말에 진심이 담겨있다. 조금이라도 잘못했다간 나리의 손에 산산조각이 날 게 뻔하다. 아무리 자신이라도 더 기어오르면 안 된다! 지금의 나리는 태오에게 자비롭지 않을 것이다. 석고상에 금이 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태오는 고개를 겨우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더 보고할 게 남았지." "……암부 그림자의 일원을 체포하기 위해 나섰습니다만."
태오의 눈이 불안하게 떨렸다. 나리의 앞에서 속내를 얘기하는 건 자주 있던 일이지만, 독립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시선이 자꾸만 불안정하게 교차했다. 이걸 말하면 무너져버릴 것 같다. 이 바닥이 줄 하나로만 겨우 버티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밑에는 온갖 날카로운 것으로 무장한 늑대가 있다. 혀는 철로 됐고, 발톱은 가시가 돋쳤으며, 이빨은 삐죽삐죽하다. 줄에서 조금만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면 떨어질 텐데, 그렇게 날카로운 늑대 사이에서 온몸이 갈가리 찢기고 말겠지! 태오는 애써 눈을 마주쳤다. 붉은 시선은 변하지 않았다.
"…저는, 할 수 있는 게, 아, 아무것도, 없어서." "……." "누군가를 치료할 수도 없고, 위, 위험을 감지하고 대비하라 할 수도 없고, 탐지할 수도 없으며, 누군가를 지키는 능력도 없어서…… 공격도, 상대를 교란하는 것도, 육체적 능력이 강한 것도 아니라……."
태오는 바들바들 떨며 말을 뱉었다. 나리의 시선은 여전했다. 그 사실이 자신을 채찍으로 거세게 후려치며 줄 위를 걷기를 종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치울 수 없었다. 태오는 결국 모든 것을 뱉기로 했다.
"일반인, 거스러미, 방해물. 아수라장 속에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 잘난 능력을 가지고 엘리트로 살아가지 않았느냐 하지만 누군가의 속내를 전부 꿰뚫는 것도 아닌 반푼이잖습니까. 상대가 마음먹고 지키고자 하거나 입 다물고, 혹은 딴 생각을 하면 어떤 것도 볼 수 없는 머저리 같은 능력인데 정작 타인 보기엔 음침하고 기분 나쁘기 짝이 없는 것을 가지고 도움이 될 리가 없잖은가 생각하였습니다. 실제로도 꺼리니까요." "……." "하, 하지만 능력을 쓰지 않으면 너는 대체 무얼 하고 있었느냐 손가락질하고, 능력을 쓰면 이런 폭력적인 방식으로 누군가를 설득해서는 안 된다는 선인들의 손가락질이 공존하니까, 차라리 숨기는 것을 모조리 드러내어 제 수중에 쥐고 흔들게끔 주어진 능력이라면, 겨, 결국 이렇게 써야 하지 않겠느냐는 방식을 택하는 게 낫지 않나 싶어서 그랬습니다. 처음으로 능력을 다룬 나머지, 그 이후에 너무 광범위하게 들려서, 정신을 온전히 유지할 수 없어서 그렇게 스스로를 해쳤습니다. 상품에, 흐, 흠집을 낸 것은, 달게 받겠습니다, 그, 그러니까." "너는 어리다."
태오는 몸을 크게 떨었다. 항상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던 나리는 드물게 딱딱한 무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 자신에 대해 깊게 고찰한들 겪은 것이 적어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필수적이다. 너 스스로를 깨달았다고 하지만 너는 남들이 보기에 아직 미숙하다. 하지만 너는 그 미숙함을 가지고 네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사람이노라 확정 지었고, 자신의 미숙함을 외면했지. 네가 어리다는 점을 악용해서, 어리니까 이 정도는 괜찮다 합리화를 하면서." "……." "봐라, 네가 만든 결과다. 세상이 네 마음대로 풀릴 줄 알았건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실토하며 결국 네 미숙함을 가장 폭력적인 방법으로 인정하고 무너지지 않았더니." "……."
태오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발을 지탱하고 있는 연약한 새끼줄이 느슨해진 것 같았다.
"보컬 텔레파시는 숨기는 것을 모조리 드러내어 제 수중에 쥐고 흔들게끔 주어진 능력이 아니다. 타인의 속을 읽고 상황을 판단하기 용이한 능력이지. 그러니 묻겠다." "예." "네 아무리 붕대 감았다 해서 세상 사람들이 널 몰라볼 줄 아는 방만한 태도를 스스로 깨달은 감상이 어떠냐." "……." "질문을 바꾸지. 네 아무리 붕대 감았다 해서 너 자신을 숨기고자 했건만, 결국 스스로에게 배신 당한 기분이 어떠냐."
새끼줄이 끊겼지만 태오는 추락하지 않았다. 그저 나리를 마주할 뿐. 그 모습을 보던 나리는 결국 일소를 터뜨렸다. 붉은 눈동자에서 희열에 가까운 것이 번들거렸다.
"하! 이 독악한 것. 이시미는 이시미인 모양이구나. 안승환 그 작자가 어떻게 이런 것에게 사슬로 모가지를 묶어 억압했는지 경탄스러울 지경이야." "……." "그러니 이리 온."
허벅지 두드리는 소리를 뒤로 옷깃 스치며 자리에 앉는 소리가 들렸다. 만족스러운지 낮게 입술을 달싹이는 소리도.
"그래, 물 안에서만 날뛰면 미꾸라지 되는 법이지…… 나도 이 장소가 퍽 넓구나 생각했거늘, 막상 네가 있기엔 지나치게 좁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