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0 어제까지만 해도 불꽃이 튈 정도로 금속배트를 휘두르며 똑같은 금속 커버를 씌운 더미들을 때려눕혔던 그녀가 이번에는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금속방패를 들고 와선 깔깔거리자 여성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외형에서부터 뿜어져나오는 묵직함, 세월의 흔적들이 그것이 꽤나 오래되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은데...
"연구실에 구비된 거나 진압용으로 나온 것들을 사용하는게 더 편하지 않겠니?" "그치만 멋지잖슴까~" "그렇긴 해도 효율은 썩 좋지 않은건 사실이잖니~ 게다가... 그거 제대로 들 수는 있고?" "에이, 이래뵈두 한때 철거 전문 스킬아웃이었슴다." "뭐어, 그거야 몇년 전만 해도 귀에 박히도록 들었던 이야기니까~"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대여." "...그거, 나쁜 버릇은 빨리 고치는게 좋다는 말 아니었니?" "오-와!"
여성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방패를 들고서 그대로 더미에게 달려간 그녀는 기합과 함께 그대로 부딪혔고... 더미는 터엉, 하는 묵직한 쇳소리와 함께 저만치 나동그라져선 끼긱대고 있었다.
"역시 최선의 공격은 방어임다!" "...애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방어 회 먹고 싶어여." "내가 방어 한마리 정도는 들고 휘두를 수 있는데, 그걸로 맞아보겠니...?" "데엠..."
퍽 정중하되 고풍스러운 문장의 나열이다. 그 새끼들이 먼저 야부리 털어서 참지 못하고 그만 조져버렸습니다만 후회하지 않습니다…….라고 담백하게 쓰면 될 것을 굳이 돌려쓰는 이유는 자신이 잘못했음을 이번엔 명백히 시인하는 탓이었으리라. 태오는 이제 어디를 어떻게 조졌, 아니, 손보았고 그로 인해 전치 2주 하고도 딱 하루를 넘긴 부상을 입히고 말았는지 쓰기 위해 다음 단락으로 펜을 들었으나, 당신이 오자 펜을 내려두고 종이를 뒤집었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네에, 부득이하게 순찰 루트를 바꾸게 될 것 같아서요…"
태오는 앞에 앉을 적, 바구니에 시선을 흘긋 돌리고는 이내 당신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노이즈에 가려져 얼굴 보일 리 없지만. 그리고 옆에 미리 가져다 두었던 지도를 앞으로 슥 밀었다.
"당일에 통보하는 것보다는 오늘 차라리 직접 보고 조율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여서요…."
현태오는 제법 기이한 선배였다. 다른 후배나 학우와 달리 골목 사정을 훤히 알기라도 하는지 순찰 루트를 바꾸는 날엔 그 인근의 크고 작은 싸움을 피할 수 있었다. 다른 부원들이면 싸움판에 끼든지, 아니면 다 제압하거나 부장에게 이르자고 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그들의 생태계도 존중한다는 식의 태도를 보였으니, 어쩌면 지나치게 미적지근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1인 순찰을 하다가…… 스킬아웃끼리의 세력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지라, 그 다툼을 피할 경로를 만들고자 해서요……."
혹시 자신이 바꿔도 괜찮겠냐는 듯, 혹은 다른 생각이 있으면 가감없이 말해달라는 듯 당신에게 느릿하게 물어온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말을, 여기에 들어와 이야기를 읽어내리고 혹은 써내리는 당신은 알고 있다고 믿겠다. 상자 안의 고양이가 반반의 확률로 죽는 장치를 해두었을 때, 상자를 열어 고양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확인하기 전에는 고양이는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있는 상태를 동시에 유지한다는, 양자역학을 비판하기 위해 창안된 사고실험이지만 현재는 아이러니하게도 양자역학의 대표적 예시 중 하나로 쓰이는 사고실험을 말이다.
이 구태의연한 이야기를 굳이 지금 시점에서 왜 꺼내는가 하면, 그의 연인이 딱 이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빗대면 좋을 의뭉스러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무언가 할 듯 말 듯, 해줄 듯 말 듯 하다가 그 끝에서 결국 그 결과를 관측하고서야 마침내 그녀가 어떤 상태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물론 그녀를 「믿지 못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이제 와서 그녀를 불신하기에는 그녀와 주고받은 것도 많고 나눈 것도 많았다. 그래서 성운은 막연히,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성운이 그녀에게 갖고 있는 바로 그 신뢰나 기대를 가지고 끝의 끝까지 성운을 장난치고 애태우기를 워낙에 즐기는 사람이라.
그래서 빨간 봉투에 싸인 퐁당 오 쇼콜라를 받았을 때, 성운은 단순히 「당연하게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안도하며 기뻐」했다. 그 직후에 아직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이런 것에 천착하는 자신이 새삼 조금 싫어지긴 했으나, 성운은 이제 그만 이런 번거로운 생각 따위는 그냥 뒤로 미뤄두기로 했다. 자신이 행복한 발렌타인을 보냈으면 하고 마련해준 초콜릿이 아닌가.
그러니, 씁쓸한 생각은 이 초콜릿의 맛만큼만 씁쓸하면 될 일이다. 그만큼만 씁쓸하고, 나머지는 달콤할 만큼 달콤하면 그걸로 되었다.
아직 관측하지 못한 상자들이 까마득히 많이 쌓여있지만, 성운은 그 관측하지 못한 상자들에 대해서도 그런 막연한 믿음을, 막연한 기대를,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그것들이 열릴 날을 기다리기로 했다.
오늘의 이 발렌타인 초콜릿처럼.
하나 정도는 맛보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그애가 올 때 다시 데워서 하나둘씩 간식으로 나눠먹으면 좋겠다. 성운은 그리 생각했다.
······그리고 슈뢰딩거의 초콜릿은 하나 더 있었다. 누가 보냈는지 아주 명약관화한 이 파란색 포장의 초콜릿······ 파란색 포장 안에 든 두 봉지의 초콜릿. 하나는 다크 초콜릿, 하나는 크림 초콜릿. 문제는 그 크림 초콜릿에 생크림이 들어갔는지 마늘 크림이 들어갔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봉지에 든 것 중 어느 것이 크림 초콜릿인지도, 그 크림 초콜릿에 생크림이 들어갔는지 마늘크림이 들어갔는지도 봉지를 열어서 그 안을 관측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참으로 그의 친우다운 이중 슈뢰딩거 트랩에, 성운은 어질어질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