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행복이 너를 지배하도록 두면, 행복은 너를 잡아먹는 용이 되어버리고 만단다. 고집불통, 겁쟁이, 게으름뱅이······ 이런 사람들이 붙들고 늘어지는 게 결국 누구 치맛자락이겠니, 아들아.
“허어어어어억.”
성운은 기겁하며 눈을 떠서는 욕조에서 몸을 일으켰고, 쿨럭, 하더니 날숨 대신에 욕조에 가득찬 것과 똑같은 투명한 호박색의 액체를 한가득 게워냈다. 채 욕조 밖으로 고개를 빼지도 못하고 두어 차례 더 호박색의 액체를 쏟아내고 나서야, 성운은 몸을 가누고 욕조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몇 차례 더 액체를 게워냈다. 관자놀이며 목에 붙어있던 전극이 툭툭 떨어져나가 욕조 가장자리며 안에 널부러졌다. 그리고는 폐가 떨어져나가라 계속 켁켁 기침하면서 밭은 숨을 몰아쉬었다.
- 성운아.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다.
- 지각 검사부터 해보자. 114967은 소수니, 아니니? “···소수에요. 10869번째 소수.” - 혼자 길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길을 잃었냐고 물어보고, 부모를 찾아줘야죠.” - 최근에 제일 인상에 남았던 기억 한 가지를 떠올려보렴. “···친구인 리라가 데 마레 홈페이지 링크를 줬었어요. 거기에 데 마레에서 커리큘럼받은 애들 사진이 있었는데, 제가 아는 얼굴도 있었고요.” - 좋아, 아무 이상 없는 것 같구나. 오늘 커리큘럼은 여기까지다. “······아버지. 질문 하나만.” - 뭐니. 해보거라. “······오늘 커리큘럼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요.” - 전극 붙이고 욕조에 누운 것까지는 기억나니? “네. 하지만 그 뒤에 뭔가를 더 한 것 같은데······.” - 오늘은 그게 다인걸. “···그런가요?” - 그래. 이제 씻고, 옷 갈아입거라. 너 에스크리마 학원 가야지.
다른 이들과 다름없이, 그는 종종 궁지를 맞이했다. 아니 어쩌면 다른 이들보다 더 쉽게 그랬다. 소박한 소원을 품어주지 못하는 현실의 괴리에 예민한 정신은 히스테리의 영역까지 그를 내몰곤 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주저앉거나 굴러떨어지거나 꺾이거나 마모되지 않았다. 아니, 그럴 때마다 잠깐 주저앉기는 했으나 그게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잠깐 기력을 회복하거나, 우회로를 찾거나, 타개책을 떠올리거나··· 어떻게든 다시 일어났고, 그는 다시 자신이 가던 길로 고집스럽게 가는 성격이었다. 그래, 학습하고, 성장하듯이.
그리고 이제는 그 길을 네 손을 잡고 너와 함께 가고 있다. 네가 잊었던 것들을, 네가 뒤로 했던 것들을, 네가 포기했던 것들을 함께 되찾기를 바라며.
“······”
그저 가볍게 남기려고만 했던 충돌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것이 되었음에 성운 역시도 흠칫 놀란 듯했다. 다시금 얼굴에, 아쿠아리움의 한색조 조명 아래에서도 알아볼 수 있는 핏기가 돈다. 그러나 새침은 떨지 않는다. 오히려 네가 새침을 떨며 고개를 돌려버린다. 하지만 성운은 네 손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 꼭 쥔다. 그리고 네 뒤를 저벅저벅 따르다가, 보폭을 약간 늘려 다시 네 옆에 나란히 서서는 심해관을 향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메인 수조보다는 작지만 그래도 벽면 하나를 파노라마로 꽉 채우는 거대한 심해 어항. 그 한 흐름을, 깊은 물 속에 가득 뜬 하얀 달들이 부유하며 수놓고 있었다. 문득 그 순간, 성운은 의도치 않게 다시금 한번 더 과거를 돌아보는 기분을 느꼈다. 네 문서 이야기보다도 좀더 최근의, 상대적으로 최근의 어떤 이야기를. 바다 위에 휘영청 뜬 하얀 달이 내 옆에 내려앉았던 어느 날의 이야기를.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괜히 식식대며 앞서나갔다. 타인보다 냉랭한 체온 덕에 조금 걷자 곧 식는 것이 느껴져 성운이 성큼 옆으로 다가왔을 땐 다시 태연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속으론 줄곧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부끄러웠을까, 왜 그런 반응이 나왔을까? 어쩐지, 아까 전철에서도 이랬던 것 같은데.
알 수 없는 것을 오래 붙잡고 있는 편은 아니라 그냥 놀라서 그했나보다 하고 또 넘겼다. 그렇게 성운과 함께 심해관에 들어섰다.
뜬금없지만, 이런 엔터테인먼트 스팟은 각 구역의 배치가 매우 중요했다. 입장객들이 어느 동선으로 어떻게 움직여야 이 드넓은 장소를 효율적으로 볼 수 있을지를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구역의 배치 뿐일까, 구역마다 어떻게 꾸밀지도 매우 중요했다.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게 하지 않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정말 중요하고 필수가 되는 장소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심해관에 파노라마와 같은 거대 수조를 설치하고 푸르스름한 조명을 가득 비춘 것은 내게 있어 메인 수조만큼이나 인상에 남아, 언젠가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
앞서 지나온 수조들과 달리, 내가 보고 싶어 하던 해파리가 든 수조 앞에서는 조용히 생물들의 부유를 감상했다. 심해관이라는 테마답게 다른 관보다 서늘히 느껴지는 실내 온도 속 유일한 온기인 성운의 손을 그 어느 때보다 꼬옥 쥔 채였다.
그 고요한 분위기 속에 이번에도, 성운의 목소리가 먼저 들렸다. 이제 와서, 라며 나직하게 건네오는 질문에 나 역시 하얀 해파리를 바라보며 그 밤을 떠올렸다.
저 멀리 파도 치는 검푸른 바다와, 낮은 지붕, 비릿하게 마른 물내, 나를 부르던 희고 따스한 얼굴...
어느새 눈을 감고 그 정경을 떠올리다가 나즈막하게 대답을 꺼냈다.
"그 날, 늦은 밤에 너와 함께 장난을 치고, 그 원두막까지 걸어가고, 바다를 봤었지. 그 밤 내내, 나를 대하고, 나와 얘기하는 너를 보면서, 기대가 들었어. 여러가지."
응, 정말 여러가지.
"그 중 하나가, 너라면 나를 내보여도 괜찮지 않을까, 너라면, 나를 보고도... 받아주지 않을까, 였어. 나를 그 자리에 멈춰세우고, 네 옆에 그대로, 있게 해주지 않을까. 너라면, 그토록 예쁜 눈동자를 가진 너라면, 나를, 제대로 들여다봐주지 않을까."
히히, 조금 이해하기 어렵지, 하고 짧게 덧붙였다.
"그게 네게 반했음이고 사랑인 걸 깨달은 건 나중이었지만, 마음 만은 진실했어. 어느 순간에나. ...대답이 됐을까?"
" 아니 씹다 만 껌 되는 것 보다는 훨씬 낫거든!? " " 내가 깨끗하게 설거지는 해줄게. "
갑작스럽게 나타난 끔찍한 고리의 이빨에 씹혀서 너덜너덜해지는건 사양이었다. 구어는 지금처럼, 뭍에선 딱히 위협이 안된다. '일단은' 물고기니까. 다만 물 속에선... 정하의 능력이 아니면 아마 귀찮을테다. 옆구리 정도는 내어줘야 할지도 모르지.
아무튼 동월에게 쏘아졌던 구어의 머리 부분은 공중에서 우뚝 멈추어, 내부에서부터 찌그러진다. 한평생을(그들에게 자연사가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생물체의 모방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장기 정도야 있든 없든 큰 상관은 아니겠지만... 어우야, 저건 장기고 뭐고 그냥 내부가 완전히 찌그러진 모양이다.
" 팔악접시. "
그리고 공중에서 멈춰있는 그것에게서 검은색의 무언가가 흘러나온다. 저건 바닥에 떨어지면 눌러붙는걸로는 안끝날것 같아서, 청소를 조금 도와주기로 했다.
" 괴이신장. "
아직 손에 들려있는 접시를 들고, 재빠르게 흘러내리는 검은 액체가 바닥에 떨어지기 직전에 접시를 받쳐 그것을 받아내었다.
" 마허라. "
일단 바닥은 더럽혀지지 않은 것 같은데... 접시는, 음, 설거지 제대로 하면 괜찮으려나?
" 음... 아무튼. 괴이는 이런 녀석들이 드글드글한 곳이야. " " ....사실 이런 물고기나 동물형 보다는 인간형이 제일 많지만... "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체같은 녀석들. 동월은 그들을 항상 '생기다 만 놈들' 이라고 표현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