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보기보다 되게 무례하다라. 당신의 반응에 날이 서있음을 태오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날이 섰음을 깨닫고 스스로를 우습게 보고 있다는 것도. 다만 이 점에 대해서 굳이 지적할 생각은 없었다. 당신의 상태를 이해하기 때문은 아니다. 친절하지만 상냥하지 못한 성정은 당신이 그렇다면 그렇겠지, 따위의 으레 끔찍한 '인간이 그렇지 뭐'를 착실히 적용하고 있었으니.
"내가 보기보다…… 상식이 없는 사람이라서요. 배우는 거 없이 자랐거든."
자조적인 농담인지, 아니면 진심인지 모를 말을 툭 뱉고는 태오는 느긋하게 자세를 바꿨다. 의자를 빙글 돌려 제대로 된 자세로 앉고는, 다리를 꼬며 등받이에 푹 기댄 채, 잠시 봉투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대화를 하며 다과를 곁들이는 건 좋지만, 지금 당장 또 버터와 설탕, 초콜릿 덩어리가 입에 필요한가 고민하는 듯했다. 그리고 고민은 길지 않았다.
"왜 너만, 이라. 재밌는 소리네요……."
먹지 않는 편이 좋겠다. 당신과 대화를 할 때 저런 불건강한 덩어리가 방해를 한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조금이라도 흐름이 끊기면 질릴 것이 뻔하다. 태오는 더 이상 쿠키에 관심을 갖지 않겠다는 듯 시선을 떼더니, 당신의 모습에 다시금 표정에 변화를 주었다. 이번에도 희미하게 호선을 긋는 눈이지만 감정은 명백하게 드러났다가 삽시간에 흩어진다. 흥미.
"……달리 말하자면 거래를 하자는 거죠, 너. 실로…… 흥미로워라. 오래간만에 살아있는 것에 흥미가 생기네요……."
태오는 고이 깍지를 낀 손을 배 위에 올렸다. 등받이에 흐르듯 기댄 자세하며, 꼬아낸 다리 하며 사뭇 불량한 자세였다. 살아있는 존재에 흥미를 가진 게 얼마 만이더라, 포르말린에 일단 담가보고 싶단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이 드는 것도. 태오는 눈을 느릿하게 들었다.
"본디 거래라 한다면 내 쪽에 유리하게 끌곤 하는데, 이번에는……. 그래요, 답해줄게요."
옅은 비색 눈동자가 당신을 똑바로 마주한다. 명백한 거래자의 태도다.
"너, 선에 걸쳤잖아요……. 여기에 섞일지, 아니면 겉돌지. 나는 그게…… 이 도시에서 좋지 않다고 판단했을 뿐이에요. 무엇보다……. 네가 알게 되어버린 정보 때문에."
태오는 손가락 하나를 들어 손등을 일정한 박자로 두들기더니, 이내 입을 벌렸다.
"좋든 싫든 인간이란 무덤까지 가져가겠노라 선언하지만, 기어코 새로운 상자를 열지요……. 그렇지만 이 도시에서 희망 따위는 없는데, 잃는 것만 있으면 쓰나……. 네가 선인으로 살고자 한다는데, 악인만 가득한 곳에서 왜 나만 명분이 필요하냐 얘기하는 것도 그렇고……. 그래, 쓴소리는 싫을 테니, 망 봐준 값이라고 해줄까요?"
>>245 다른 것도 지금 찌고 있어요~ 피아노연주, 이런 것도 좋아해줄까요? 성운: (거울을 가리킨다) 성운: (그리곤 혜우를 복복 쓰다듬는다) 성운: “그래도 이제, 차근차근 화해해보려고···” 성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라니까, 하나둘씩, 응.”
한숨이 들린다. 직고하자면 당신과 지금 평온히 얼굴 맞대고 있지만 영 내키지 않는다. 여전히 그 당시 있었던 당신의 행동을 이해하고 싶지 않았거니와 당신은 묘하게 기분이 나쁘기 때문이다. 익숙하고, 낯설며, 무언가 깊숙하게 끌어당기는 것이 있다. 그러나 매력은 아니다. 조금만이라도, 당신의 속내를 깊이 읽어보고 싶지 않은 거부감이 든다. 형용할 수 없는 것이 자신의 발목을 부여잡고 다시금 어딘가로 끌고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시선을 마주하는 것도 꺼림칙하다. 다만 거래한 것이 있거니와, 행하지 아니하면 나리께서 직접 나설 테니 그 사람과 얼굴 맞대게 하는 건 한사코 사양하고 싶었다.
"……네 생각한 것이 정답일 수도 있지요."
이대로면 당신이 가장 의심하는 양아치 하나가 희생 당하겠지만 알게 무언가? 남의 집에 처들어와 침대를 뺏어가 기어이 자고간 대가 치고는 싸지 않은가. 태오는 느긋하게 외투의 안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비단 도망이 문제가 아니지요……. 네게 이어진 명줄이 하나만 있는 건 아닐 텐데요……."
품에서 꺼낸 것은 검은색의 우편봉투였다. 단조로운 검은색에, 기분 나쁠 정도로 붉은 필기체로 伏 써있는 것을 당신을 향해 건네주려 하니, 그 어떤 의문도 갖지 말라는 듯 자연스러운 태도였다.
"외곽 지하에는 펍이 하나 있지요……. 미성년자인들 뭐 어떤가요, 술만 마시지 않으면 되는 일이니……. 한때 오즈를 제압했던 폐건물 근처, 푸른색으로 깜빡이는 네온사인 밑이 입구."
스트레인지의 음산한 거리. 길거리에는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고, 다수의 스킬아웃들이 담배를 피거나 취한 채로 고성방가를 하고 있었다. 한 후드티를 입은 청년은 거리에 있는 건물로 들어간다. 건물의 안에는 스킬아웃으로 추정되는 녀석들이 테이블 앉아서 낄낄대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 엥? 너는 누구냐? "
" 3학구 목화고 저지먼트 부부장 서한양이라는 사람입니다 - 3학구의 레벨 제로나 저능력자들의 돈을 강제로 수금해간 사람이 맞지요? 폭력과 협박을 동원해서요. 조사해보니깐.. 조직이름이 '정의사회' ? 찾아보니깐 아지트에도 대놓고 정의사회라고 써있어서요 - "
얼굴에 흉터가 난 껄렁한 녀석이 일어난다. 껄렁거리며 한양에게 다가갔고, 그를 비꼬기 시작한다.
" 하하.. 저기 그쪽에게 볼 일이 있는 게 아니고, 이 조직 두목에게 볼 일이 있어서요. 그리고 반말은 삼가하시죠? "
" 싫어. 어쩔래? "
스킬아웃은 한양의 뺨을 짝짝치며 낄낄 웃어대기 시작했다.
" 그만해요. "
" 왜? X같아? "
" 응. X같아. "
한양의 뺨을 때리던 팔을 왼손으로 막고, 오른 손바닥으로 녀석의 울대를 탁 친다. 녀석은 기침을 하며 주저 앉아버렸다. 이어서 다른 놈이 손에 회칼을 들고 한양에게 쇄도한다. 오른손에 회칼을 쥐고 한양의 복부를 노린다. 한양은 칼로 찌르려는 녀석에게 오히려 바짝 다가가서 거리를 좁히고, 오른손으로 녀석의 안면을 붙잡고 왼손으로 칼을 든 회칼을 붙잡는다. 그대로 녀석의 얼굴을 밀면서 뒷통수를 벽에 박아버리면서 기절시킨다. 한양은 녀석의 회칼을 쥐고, 두목으로 보이는 험악한 인상의 마주 앉는다. 그리고는 녀석이 안주 삼아서 먹던 생선회 하나를 회칼로 푹 찍어서 먹는 한양이다.
" 그..왜..3학구에 와서 행패요.. 깍두기듵은 깍두기들 세계에서만 놀면 아무도 간섭 안 한다니깐..됐고, 뺏은 돈이나 돌려주세요. "
" ...... "
" 뭔 말을 해봐요. "
곧 덩치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빠르게 소주병을 쥐고 한양의 머리를 내려치려고 했다 - 하지만 한양은 염동력으로 녀석의 움직임을 멈춘 뒤에 바닥에 내팽겨친다.
" 아저씨- 나도 참 이러기 싫어요. 그러니깐 우리 좋게좋게 갑시다? "
" 그 돈.. 없어... "
" 벌써 다 썼나 , 그 돈을? 그렇다면.. "
" 우리가 쓰는 돈이 아니라고. "
" 그게 무슨 소리죠? "
남성은 바닥에 앉으면서 무덤덤하게 담뱃불을 붙이며 말했다.
" 우리는 그저 협박을 당해서 녀석의 지시대로 따랐을 뿐이야. 안 그러면 우리를 전부 죽이겠다고 했거든.. 하지만 너가 나서준다면.. "
한양은 표정을 찡그리면서 코를 막고 말했다.
" 걔가 누군데요? "
[ 이틀 뒤 ]
4학구의 한 폐건물. 검은 올백 스타일에 창백한 인상의 남성이 자신의 부하들로 보이는 녀석들과 함께 돈을 세고 있다. 폐건물로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녀석들은 시선을 입구로 돌린다.
" 제 4학구 소속.. 19살 이동호 학생 맞으시죠? "
" .... 뭐 하냐? 연장 들어. "
이동호라는 이름의 남성은 자신을 위협하러온 녀석임을 예상하고, 부하들에게 지시를 했다. 부하들은 각종 둔기류로 무장했지만..
" .....! "
순식간에 한양의 염동력에 의해 제압될 뿐이었다.
" 스트레인지 스킬아웃을 협박해서 우리 학구의 학생들에게 수금을 했다면서요 - 그래서 잡으러 왔지. "
" 잠깐잠깐 그게 무슨 잘못이라는 거지? 약한 것이 죄가 아닌가? 그 녀석들과 나는 격 자체가 다르다고. "
한양은 녀석의 어이없는 논리에 잠시 벙찌더니, 푸핫 웃으며 대답했다.
" 그래요. 격이 다르긴 해요. 국가에도 격이 있죠. 그걸 국격이라고 부르고요. 그런데 인간들한테 비슷한 격이 있어요. 우리는 그걸 '인격'이라 부르죠. "
" 내 보기에는 우리 동호씨 격이 엄청 낮은 것같아. 그래서 저 서한양과 동호씨의 인격 차이도.. "
" 뭐? 너가 서한양? "
" 네. 4학구에도 소문이 났나요? "
" 이 개X끼야아아아!!!!!! "
이동호는 서한양이라는 이름에 매우 격분하면서 능력을 발동하기 시작했다. 그의 능력은 특이하게도 전투 때 상대하는 사람이나 물체 혹은 동물마다 어떻게 효율적으로 제압하거나 죽일 수 있는지 직감적으로 알게해주고, 몸이 이를 로봇처럼 수행하게 해주는 능력이었다. 이동호는 나이프를 들고 한양에게 돌진하지만... 이 나이프를 든 효율적인 살인도 결국 거리가 가까워야 가능한 것.
" 크헉..크허억.. "
염동력으로 접근전조차 허용하지 않는 한양이에게는 쥐약이었다.
" 제가 뭐 잘못했나요? 엄청 열이 오르셨네.. "
" 쿨럭.. 너는 모르겠지.. 너네 애비라는 인간 때문에 우리집이 완전히 박살났는데! "
" 어.. 혹시 가족분이 간첩이신지.. "
" 너네 애비가 육군교도소로 넣어버린 녀석.. 이제 기억나겠어? "
" 아아-! 그 감빵 간 분의 동생이시구나. 근데 그게 왜요? 당신네 아버지 재선 실패해서 정치자금 끊기고 파산한 건 우리 아버지 잘못이 아니잖아요. 그런 걸로 따지면 당신네 아버지 때문에 우리 아버지도 전역하셨다고. "
" 닥쳐-!!! 개돼지들 손 봐준 것이 뭐가 잘못인데?! 그리고 그거 알아? 너네 애비 반골이라서 윗 사람들이 원래부터 존X 싫어했어. 안 그랬어도 나갈 양반이었다고.. 크큭.. "
"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권력을 이용해서 후임을 자살까지 몰고 간 게 잘못이지, 잘 한 겁니까? 그리고 당신네 아버지도 말 많았어요. 조폭하고 유착하고... 예산 횡령의혹도 뜨고.. 힘은 얼마나 좋은데 양다리에- "
" 아- 그래서 동호씨와 동호씨네 형 어머니가 다른 거구나. 그나저나 인연이네 - 여기서 그 분 동생을.. 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인첨공 오셨겠다, 그치? 그래도 좀 잘됐네. 레벨도 나름 높고.. 애들 모아서 삥이나 뜯는 건 벌 받아야겠지만. "
" 뭐?! 뭐라 그랬어, 이 개돼지 새X야!!! "
" 뭐요. 사실이잖아요. 어머니가 다른 걸 다르다고 부르지, 같다고 말해ㅇ... "
그렇게 설전을 펼치다가, 갑자기 자욱한 연기가 건물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이동호의 부하가 연막탄을 터뜨린 것.
" 어서 형님부터 챙기고 도망가 -!! "
" 쿨럭..서한양..너는 내가 꼭 죽인다.. "
" 에이씨..해볼 테면 해봐요. 아, 왜 이렇게 안 보여... "
얼마나 독한 연막탄인지 한양 역시 기침을 해대느라 이동호를 놓쳤고, 연기가 다 빠진 폐건물에는 한양 외에 아무도 없었다.
"네 일기 한 장을 찢었어. 거기에 뭐라고 적혀 있을까?" 태오: "그걸 굳이 찢고 무엇인지 맞춰보라는 당신의 격에 대한 평론이 쓰여있지 아니할까, 생각한답니다……." "……돌려주시겠나요, 당신이 사생활을 침해할 만큼 무례한 사람이다마는, 더 평판 깎이는 건 싫잖아요."
[20xx년 8월 12일. (배경과 인물 크로키. 집 창문 밖으로 내다본 풍경을 간단히 그린 듯하다.) 나가지 않음. 바깥의 날씨가 더운 듯하다. 조용한 하루.]
"24시간 후에 죽는다면 뭘 하고 싶어?" 태오: "……굳이 기다리며 마지막을 셈하는 이유를 알 수 없네요. 희망을 얻고 싶은가요." "……." "밧줄이나 예쁘게 꾸며볼까요."
"누군가를 어떻게 나락에 빠뜨릴 거야?" 태오: "……아하하!" (드문 웃음이었다.) "그런 것은 미리 계획하거나 마음에 담는 게 아니에요……." "……어느 순간 정신 차리면 벌어지고 난 이후겠지." "그게 나락인 거예요, 그러니 쉬이 입에 담지 말아. 그건 절대 가벼운 단어가 아니야……."
"네가... 네가 뭔데 그 사람들을 없애?" "내가 그렇게 해달랬어? 어? 내가 해달랬냐고!" "그들이 없으면, 없으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데." "이 죽일 듯한, 미칠 듯한 감정을, 어디다 쏟아야 하는데!!!" "...네가 받아내. 서성운. 네가, 내 증오, 분노, 이 광기, 전부 감당해." "아, 그래, 이제 네가 제일 증오스러워. 미워. 그러니까 절대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마." "나보다 먼저 죽을 생각도 하지 마. 내가 살아있는 한 죽음조차 허락하지 않을 거야." "그래도 그 말은 해줄게. 네가 견딜 수 있게, 나보다 더, 오래 살 수 있게."
인첨공이 아닌 서울특별시였다. 슬슬 모두가 퇴근하려는 저녁 -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날씨였다. 한 호화로운 영어유치원 앞. 왼쪽 가슴에 'LEE DONG HO'라고 써진 명찰을 단 어린아이가 누군가를 기다린다. 곧 아이 앞에 한 리무진이 왔고, 운전석에서 한 중년의 남자가 비를 맞으며 뒷 좌석을 연다. 뒷 좌석에서 나오는 남성에게 우산을 씌여주는 중년-
" 동호야~ 아빠 왔다. "
그렇게 두 부자는 리무진의 뒷 좌석에 타서 귀가를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갑자기 급브레이크로 멈추는 리무진 - 동호의 아버지는 성질을 내기 시작한다.
" 어이- 김기사! 운전 똑바로 안 해? 나이 50이나 처먹고 운전은 잘해서 뽑아줬더니만.. 가족들 굶는 거 보고 싶냐? "
" 죄송합니다, 의원님.. 그런데 앞에 갑자기.. "
리무진 앞에는 한 모자를 쓴 남성이 리어카를 끌고 느리게 걸어가고 있었다. 남성은 이를 보고 쯧 혀를 차며 동호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 동호야. 약해지기 시작하면 저렇게 되는 건 시간문제란다. 너는 저렇게 되면 안 된다? "
아까의 영어유치원보다는 좀 허름하고 덜 깔끔한 군 어린이집이었다 - 어린이집 앞에서는 '서한양'이라고 써있는 목걸이를 찬 한 어린아이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어딘가를 보더니 환하게 손을 흔들며 달려간다.
" 아빠아아아아아-!!!!!!! "
" 아이고, 이 녀석아. 비 맞는다. "
육군 전투복에 대위 계급장. 양쪽 어깨에는 초록색 견장이 달려 있었다. 왼쪽 가슴에는 '서한성'이라고 써져있는 명찰과 명찰 위에는 '군사경찰' 병과 마크가 붙어 있었다. 왼쪽 팔에는 대한민국 국기 마크가 붙어있고, 오른쪽 팔에는 '특수임무대'라고 써진 패치가 붙어 있었다. 대위 철제계급장이 박힌 베레모와 안경을 쓴 남성은 한양에게 우산을 씌워준다.
" 오늘 선생님 말 잘 들었어? "
" 응! 엄마는? "
" 엄마는 오늘 야근한대~ 그래서 아빠가 아들 데리러왔어. "
" 오오오... 그러면 엄마 늦게 오니깐... "
" 오늘은 아빠랑 실컷 게임하자. "
" 와아--!!!!!! "
그렇게 한양과 한성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었다. 우중충한 날씨임에도 분위기가 밝아질 정도로. 그런데 한양은 우산으로부터 안 맞는 비를 맞기 시작한다. 머리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물기. 자신의 손을 잡고 있던 아버지의 손도 느껴지지 않는다.
" 아빠? "
한성을 올려다보는 한양. 한성은 정중한 표정으로 누군가에게 경례를 하고 있었다. 한성이 경례를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아까 동호가 보던 리어카를 끌던 노인이었다. 노인의 모자에는 ' 6.25 전쟁참전용사 '라는 글씨가 박혀 있었고, 노인은 한성의 경례에 멋쩍은 듯이 모자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한성은 한양에게 우산을 다시 씌워주면서 말하기 시작했다.
" 아들- 갑자기 놀랐지? 아빠가 미안해. 그런데 말이야 아들. "
" 응. "
" 저분들에게 감사해야 되는 거야. 저분들 덕에 우리가 있는 거고. 아빠는 아들이 그거 알았으면 해. "
정보의 불균형에서 강제로 지나치게 우위에 놓여있다는 게 태오에게는 대개 불쾌하고 힘든 일이긴 하다만, 이따금 이렇게 유쾌한 순간도 온다. ···그러면 너도 아니란 거야? 그러면 누가 태오 선배에게 말했지? 같은 흐름이 될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만, 할 수 있는 게 고작 주변의 저지먼트 동아리 친구들에게 도움 청하기인 유치한 일개 쥐새끼가 진상을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진상에 닿지를 못하고 수박 겉핥기만 하고 있는 꼴이 자못 골계롭다. 뭐, 지금에서야 딱 이 정도가 적당하긴 하다.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죽으면 안될 이유 같은 거, 굳이 누구 입으로 채근받지 않더라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죽음을 피할 대책만큼은 마련해둘 수 있을 만큼 마련해두고 있다. 자신에게 무리겠다 싶으면 포기할 생각도 만만이다. 하지만 섣불리 무리겠다 싶은 생각을 하고 싶지도 않다. 금교와 윤강목에게로 눈을 돌려보면 태오의 말마따나 그들에게 쥐여있는 명줄이 그야말로 하나가 아니니까. 그러니, 아무 것도 되묻지 말고 그냥 받아라, 고 내미는 복자가 적힌 까만 봉투를, 성운은, 그 껄끄러운 호의를 소중히 품안에 넣어 챙겼다.
“알겠습니다.”
하는 성운의 말끝 말미에 무언가 회상하는 기색이 분주하다. 오호라, 이 녀석 보아라. 몇 년 전 것이긴 한데, 스트레인지 지도를 갖고 있잖은가. 태오만큼 빠삭하지야 않다만, 적어도 어느 초록머리 삼도류 길치마냥 엄한 잡구석에서 길 잃고 헤맬 걱정은 좀 덜어도 좋겠다. 낡은 것이긴 하나 적어도 성운이 이번에 가야 할 장소를 찾아가는 데에는 별 지장 없으리라.
“···감사합니다.”
잠깐 뜸을 들이다, 성운은 그렇게 답을 내어놓았다. 그 「어르신」이 누구인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하는 말이, 입밖으로 나오지 않고 머릿속으로 끝났다. 대신 다른 말이 나왔다.
“이대로 품 속에 넣기만 하기에는, 박수한테 복채 안 치르고 나온 기분이라··· 혹시 제게 뭔가 바라시는 게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