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원레ㅐ 기억하던이면 그 휴가 첫 날 같은 성운이인거지? 그런 행동에 외모가 설표 성운이니까 색다르다면 색다르지!
응응, 나는 내몰리는 상황 자체가 없길 바라는게 아니구 다시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이전보다 나아진 방향으로 대처할 수 있길 바라는 거야 처음은 최선일 수 없어도 다음엔 최선을 그 다음엔 더 나은 최선으로 이어지면 되는 거야 너무 깊이 파버린 구덩이는 한번에 메울 수 없는게 당연하니까
저녁 면회를 온 성운이 가고 난 후, 조금 지났을 즈음, 기어이 분석실 책상을 한 발 걷어찬 유준이 그녀의 병실로 향했다.
성운이 면회를 오긴 했겠지만 이미 갔거나 아직 있으면 얘기나 좀 할까 했는데 이게 왠 걸, 병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불도 켜지 않은 채 침대 위에 웅크린 그녀만 있을 뿐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타닥-
유준은 컴컴한 병실의 불을 켜고 들어가 그녀가 웅크린 침대로 다가갔다.
"야, 왜 또 청승이야. 걔 안 왔어?" "...아뇨." "왔어? 그런데 왜 그러는데." "...웃고 있었어요." "누구, 걔? 웃으면 좋은 거지 뭐."
그러자 그녀는 세차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유준이 이유를 알 수 없어 멀뚱하게 보고만 있자, 먹먹하게 잠긴 그녀의 목소리가 토로했다.
"저번엔, 저번엔 안 그랬어요. 엄청 놀라고, 떨고, 그랬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엔, 아니 이번에도,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고, 그래도 걱정 더 시키기 싫어서 안 숨겼다고, 많이 생각나고, 보고 싶었다고 말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런데 그렇게 웃고 있으면, 그러면 말을 못 하잖아요..."
아.
유준은 그 말 만으로 둘의 시간이 어땠을지 대강 눈 앞에 그려졌다. 분명 그 녀석은 괜히 언급 만으로도 뭐가 될까 봐 아예 말을 차단한 거 겠지. 누가 어린 애들 아니랄까봐 서로 삽질한게 틀림 없었다. 그리고 그 애들 케어는 제 몫이라니, 소장님도 너무하시지.
에휴, 한숨 내쉰 유준은 침대 옆 보호대를 덜컹 내려버리곤 침대에 턱 하니 걸터앉았다. 그리고 웅크린 채 떨기 시작한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천혜우. 잘 생각해 봐라. 걔가 왜 그랬겠냐. 너 놀리려고 그랬겠어?" "......" "너 그거 때문인 거 아는데, 덜컥 그 얘기 했다가 또 너 코피 나고 그러면 어쩌나 했겠지." "아닌데..." "네가 아니래도 걔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어. 네가 걔를 생각하는 만큼 걔도 너를 생각하니까. 그래서 그런 거야." "......" "아니면 내가 일주일 동안 치마 입고 출퇴근 한다. 장담해." "치, 그게 뭐야..."
유준의 아무말에 그녀는 피식 헛웃음을 흘렸다. 그렇게 조금, 누그러진 순간에, 지잉 하고 그녀의 폰이 울렸다. 집어와서 화면을 보는 그녀의 얼굴을 보곤 유준이 모르는 척 말했다.
"내가 아는 걔면 분명히 또 오겠다 할 건데, 그럼 뭐라고 해줘야 하나-" "아 조용히 해요... 알아서 할 테니까." "알아서 하긴, 방금 전까지 찔찔대놓곤." "씨이, 진짜, 나 이제 쉴 거니까 가요!" "아이고!"
등에 대고 발길질을 해대는 바람에 유준은 튕기듯 침대에서 내려왔다. 엄살을 떨면서 돌아보자, 곧 폰을 잡고 뭔가 써서 보내는 그녀가 보였다. 이쯤 하면 됐겠지, 그런 판단이 들어 그대로 병실을 나왔다. 그리고 데스크에 그녀의 체류를 하루 연장하곤 연구실로 돌아갔다.
내일- 잘 해야 할 텐데. 에휴!
"......"
유준을 등 떠밀어 보내곤 난 뒤, 톡이 전송된 폰 화면을 보았다. 오고 간 톡 내용은 간결했다. 내일도 와도 되냐는 성운의 톡에 당연하지 라고 보낸 것 뿐이었다. 그 톡 내용 뒤로, 성운이 어떤 표정 어떤 기분일지 하나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갈 때는 어떤 표정이었을까. 어떤 기분이었을까.
하나도 알 수 없어서, 무서워졌다. 또, 세상에 혼자만 남겨질 것 같았다.
"흐윽."
환한 폰 화면 빛이 어룽거리며 흐려졌다. 숨이 벅차고, 한여름인데도 몸이 덜덜 떨렸다. 발끝에서부터 나를 조여오는 한기에 덜컥 겁이 나 떨리는 손으로 톡을 덧붙였다.
>[내일은 조금 일찍 오면 좋겠다] >[아침에] >[한 10시? 11시도 괜찮구]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어]
거기까지 보내고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이제 시작일 밤이 언제 지나갈까, 언제 해가 떠 성운이 올까, 다시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또, 웃으면서 들어오진 않을까, 온통 그런 생각들만 나, 밤새 차가운 눈물만 끊임없이 흘려보냈다.
그렇게 밤이 흘러갔다.
새까만 밤이 한중간을 마악 지나갈 즈음이었을까. 울다 지쳐 까무룩 잠들었던 건.
푹 내리감겼던 눈에 시린 빛이 들어오길래 부스스 떠보자 영원할 것 같았던 밤이 지나고 어느새 날이 밝아 있었다. 여름의 아침은 어느 계절보다도 빠르니 해가 떴대도 아직 성운이 오려면 시간이 남아 있었다.
말끔히 씻고, 혹시 텃을지 모를 눈가며 뺨이며 보송하게 만들고 병원복도 새로 갈아입고 했는데도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성운이 오면 무슨 말을 할지 다시 생각했다.
생각하고, 생각하다보니, 어느새 병실 문 밖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어제도 들었던 발소리가 오늘은 왜 이리도 두근거릴까. 나도 모르게 긴장해 깨물려 터진 입술을 얼른 회복시켰다. 그리고 드디어, 병실 문이 열리자,
타닥-
그만 맨발로 침대를 내려가 달려가서 안기고 말았다. 성운의 등 뒤로 문이 닫히고, 그 상태로 병실 안 쪽으로 끌어당기다가 미처 침대에 도착하지도 못 한 채, 병실 한 가운데 서서 말을 쏟아냈다.
"오자마자, 이래서 놀랐지? 미안해. 그런데 너 보니까, 참을 수가 없어서."
떨리려는 손으로 성운의 옷을 꼭 쥐려 했다. 흐트러지려는 숨을 잡으려 일부러 목소리를 꾹 눌렀다. 그러나 고개는 들지 못 하고, 푹 숙인 채 말을 이었다.
"미안, 미안해. 성운아. 나 때문에 고민스럽게 해서, 그렇게, 아프게 웃게 해서, 미안해. 정말 미안해..."
또, 눈 앞이 어룽질까 봐 두 눈을 꾹 감았다. 지난 밤 내내 나를 가뒀던 그 어둠에 다시금 나를 가두며 어제 했어야 했던 말들을 털어놓았다.
"우리, 우리 있지, 내 문제 있잖아,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그러니까 너도 나도 생각하지 말자. 그러면 괜찮아. 그러니까, 그 얘기만 하지 않으면 돼. 일부러, 일부러 그렇게 웃지 않아도 돼. 나, 나, 네 웃음이, 너무 멀게 느껴져서, 그래서 무서웠어..."
흡... 흑... 참으려 해도 조금씩 새어나오는 흐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말을 해야 했기에, 성운에게 전해야 했기에, 목소리를 쥐어짜 내 고뇌를 토로했다.
"나는, 항상 나만 두고 내 주변이 변했어. 나만, 두고 모두가 변하고, 멀어지고, 그런 일만 있었어서, 이제는 그런 변화가 너무 무서워. 무서워서 항상 숨고 외면했어. 멀어지게 두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제,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아. 너한테 얘기하고, 너한테 의지하고 싶어. 내가 무서워할 때, 내 손을 잡아주는게 너였으면 하고, 내가 아파 울 때, 기댈 곳이 네 품이었으면 하고, 이제 혼자가 아니라 너와 함께이고 싶어. 그리고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나도, 너한테 그런 사람이고 싶어. 성운아. 성운아..."
어찌어찌 말을 마쳤을 때는 이미 눈물이 터진 듯 흐르고 있었다. 눈물로 온 얼굴을 적시면서도 성운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더 붙잡고, 나보다 더 큰 몸을 받아주려 하면 했지.
그리 부둥켜 안고 어제와 달리 서럽게 쏟아지는 울음을 다 받아주려 했다. 울음 속에 서로의 생각과 마음들을 한데 맞춰보고 그랬느냐며, 그래서였냐며, 나 또한 너와 같다고, 같은 마음, 같은 기분이라며, 숱한 우여곡절을 겪고 서로 무너진 끝에서야 겨우 서로를 이해하는 첫 발을 내딛은 듯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이해의 증표는 서로의 입술 위에 새겼겠지. 비릿하고 미적지근하기에 더욱 선명히, 아로새겼을 터였다.
그 후에는 서로 조금은 가볍게 대할 수 있었지 않을까. 나야 뭐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겠지만 성운을 침대에 앉혀놓고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가져와 얼굴을 닦아주고 옆에 나란히 앉아 틈틈히 등을 쓸어주고 머리카락을 어루만져주고 평소보다 더 얘기에 귀를 기울이며 눈이 마주칠 때마다 부드럽게 웃어주고 나도 나지만 더 마음 고생 하고 지쳤을 성운에게 같이 낮잠 자자며 기꺼이 팔과 품을 내어주고 먼저 재운 후에 그 무방비한 얼굴을 시야에 아로새기듯 바라보다가 같이 잠들어버리고 그리고 깬 후엔 저녁으로 뭘 먹을까 같이 고민하며 꼭 한 번 이상은, 귓가에 달콤한 애정 어린 말을 들려주었겠지. 앞으로 있을지 모를 차가운 앞날에 조금이라도 더 따스히 견딜 수 있길 바라면서.
"하하- 글쎄요. 확실한 건, 저는 '자연'이 아니고 저지먼트에 해가 되는 거짓말이나 사기는 안 쳐요- 사기꾼은 맞긴 하지만?"
여로가 웃으면서 말했다.
"음... 도박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 도박이 먹힐지는 모르고 도박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는 것은 또 아니니까. 정석적인 루트로 갈게요- 선배가 '시청자'라는 걸 최악으로 둔 거 보면, 되도록이면 만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 같고- 시청자라는 걸 보면.... 여기, 영화관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우린 배우인 거고? 악취미네..."
여로는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며 말했다. 이렇게 된다면, 답은 정해져있지 않던가. 여로는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선배는 늘 선배 노릇 제대로 했으니까- 오랜만은 아닌걸요-"
그는 숨을 토해냈다.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다.
"... 이런 곳은 질색이예요- 무엇보다, 선배나 모든 저지먼트 부원들에게 만나서 사과할 것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