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프리는 한 차례 부드럽게 웃은 후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 찬장을 뒤적거려 티팟을 찾으면서는 가만 생각하는 것이다. 저 서류 뭉치들 하며 편지, 저 아가씨의 기색. 과연 알 만하군.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기는 하지...
손을 재게 놀려 차를 우렸다. 스트레이너로 찻잎을 거르는 데까지는 채 10분이 지나지 않았고, 은쟁반에는 차가 우러난 티팟과 컵, 우유 병과 쿠키 등이 정갈히 놓였다. 그가 야외 테라스까지 걸어 가 서류를 피해 쟁반을 놓는 일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찻잔에 차를 따르며 지나가는 말인 양 이야기를 이었다.
"편지 선별 임무이지요? 후후. 요즈음 저희 급사들도 그 일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더라고요..."
점잖은 투로 말꼬리를 흐리고서는. 맑게 우러난 차가 잔 안에서 찰랑거린다. 급사는 상대의 편으로 그것을 가만 밀어 놓았다.
"원하신다면 제가 도울 수 있습니다, 레이디."
// 와~~ 모네랑 첫만남이다~ 렘프리가 편지를 읽는 묘사가 없어서 이번에는 다이스 굴리는 걸 한 번 생략하겠습니다!!
디아나의 꽤 투명스러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목소리는 다정했다. 이런 의미없는 친절을 굳이 내게 제공할 이유가 있는가. 자신의 신분을 높게 여겼거나, 기사에게 뭐 바라는 것이라도 있거나. 그런식으로 디아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되풀이했다. 아마 지금 상당히 예민해져 있어서 본성이 나왔는지도 모르지.
곧 주전자를 높이 들어 차를 따르는 소리가 들렸다. 모네는 이 소리를 좋아해 차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맑고 청명한 물줄기가 가지런히 찻잔 가운데로 차오르는 깨끗한 소리가 좋았다. 아니야. 별미는 바로 향이지. 조금 씁쓰름하면서도 짙게 풍겨져오는 얼그레이 향. 그리고 그 속에 옅게 찬 베르가못 허브의 화한 느낌이 좋다. 마치 디아나 자신을 닮았다.
" 마음에 드는 식기네."
제 자신이 은을 좋아하는게 티나기라도 했는지, 혹은 누가 오든 무의식적으로 담는 그릇인지는 모르지만 모네는 은을 좋아했다. 조금만 소홀히하면 까맣게 변해버리는 그 까탈스러움이 좋았다. 디아나는 문득 허리에 찬 커다란 달모양의 검을 응시했다. 그래 이것 때문에 은을 좋아한다 눈치챘을지도 모르겠다.
" 응?"
여기까지 전달되었군. 여력없는 웃음이 비집고 나온다.
" 그럼 부탁 좀 할게요. 쓰잘데기 없는 편지는 저쪽으로 아예 치워주면 고맙겠어요."
모네는 순순이 편지 꾸러미를 넘겼는데.. 그 양은 실로 엄청났다. 아까 뜯은 편지는 고백편지를 가장한 중매 광고였지.
[박수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아, 화려한 성당과 꽃다발. 사실은 오래전부터 당신 같은 신사를 기다려왔다구요. ... 나와 결혼해 쥬오! 쥬오 중매 정보 사업가는 모든 내용을 비밀로 하며, 최대 삼천 가문의 영애들이 신청한 서비스랍니다.]
무명은 화살을 쏘자마자 나무에서 뛰어 땅으로 내려왔다. 서둘러 그들이 있는 곳에 도착하기 위해 마저 움직이려는 듯 그녀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프란츠가 검을 휘두르는 순간 무명은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메아리처럼 귓가에 남는 데스 나이트의 괴성에 맞서려는 듯 독수리가 마지막으로 울음소리를 내고 수평선을 향해 날아가며 저 너머로 모습을 감췄다. 그녀가 쏜 화살은 데스 나이트의 검에 맞아 부서졌지만, 그가 휘두른 검이 마물에게 닿아 상흔을 남기는 것을 본 무명은 이번엔 프란츠에게 시선을 돌렸다. 다친 곳은 없는지 상태를 확인하려는 듯 후드 너머에 가려진 눈동자가 머리부터 시작해 발 끝에 도착할 때까지 그녀는 아무런 미동 없이 그를 응시했다.
무명은 그가 전한 인사에 짧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림자라는 본분에 충실할 생각인지 얼굴은 온통 검은 옷을 뒤집어써 알아보기가 어려웠고 움직이는 소리도 거의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는 이곳에 온 이유를 답하지 않은 채 묵묵히 활을 들어 올렸다. 빈 시위가 한계까지 팽팽하게 당겨지자 물감 번지듯 두 개의 화살이 그 안에 생겨났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 같더니, 곧 후드 너머에서 평소보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가십시오. 제가 엄호하겠습니다."
다시 마물의 움직임을 방해하려는 듯 쏘아진 화살이 각각 데스 나이트의 목과 무릎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으흠. 곱지는 않은 손가락 마디가 은쟁반을 가볍게 치고 지나갔다. 경쾌한듯 둔탁한 소리가 아슬하게 귓가를 스치고.
"좋은 우연이네요. 실은 저도 은을 좋아하거든요... 마음에 드셨다니 기쁜걸요."
당신의 추론은 아주 틀리지만은 않았으리라. 타인의 호감에는 채 못 미치더라도 최소한 불호를 얻지 않으려는 습성은 암살자의 것이다. 그리고 또 왕실을 드나드는 사람에게 조금 더 친절한 것은... 그래, 속물의 버릇이다. 그러한 점을 모두 미루어 보자면, 속물 암살자가 상대에게 친절하며 은을 밝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못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눈썰미가 조금 더 좋은 것도.
"달 모양 검이군요. 달은 워낙 기사-night와 knight의 발음 장난을 노렸다-에게 잘 어울리는 법이지요... 멋집니다."
렘프리는 상대의 맞은편에 곧게 서 종이를 한 움큼 쥐었다. 활자가 촘촘히 이어진 종이가 손 안에서 팔락거리려니...
[메를릭 농장에 취직하go! 직장 job자! 숙식 보장, 주 7일 근무, 주급 협상 후 결정...]
전투 관련 묘사에 있어서는 크게 터치하고 있지 않습니다. "공정한 전투"를 위해 "쉽고 간단한" 다이스 전투를 제시드리기도 했구요. 그렇기에 평범한 판타지 세계관의 상위권 강자들의 전투 묘사처럼, 주위 사물들을 쉽게 벤다던지, 검기를 날려 큰 바위를 무너트린다던지, 거목을 주먹으로 부신다던지 등 ... 전부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 (칼질 한번에 일대 지형이 바뀌었다던지... 바다를 가른다던지...) 에서 최대한 느슨하게, 즐겁게 즐기실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간단한 공지사항인데, 실레이아주께서 익숙하지 않으신 만큼 저희가 다같이 챙겨드렸으면 합니다. 저도 모든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발 벗고 나설 생각이에요. 오늘은 아침에 잠깐 나갈수도 있는데, 그걸 제외하고 오후부터는 쭉 붙어있으려고 합니다. 인원 맞지 않는 분 계시면 일상도 구해보구요 😊 다들 느긋한 일요일 보내시길 바라요!
일요일 아침이네요. 잘 보내고 계신가요? 모두 상쾌한 기상 하셨으면 좋겠네요. 식사도 꼭 하시구요. 😊
>>305 알겠습니다. 잘 확인하였어요. 실레이아주는, 정식으로 환영합니다~ 부족한 캐릭터와 뒷사람이지만 잘 부탁드려요. 🥳
>>306 하겔도 선관을 구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시트를 읽어보니 약혼할 뻔한 사이였다든가, 집안에 대해서 서로 알고는 있는 정도의 선관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혹시 원하시는 선관이 있으신지 들어보고 싶어요. 있으시다면, 임시스레로 와서 마저 이야기 나누고요. 임시스레 링크는 이곳에 있어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으시다 하면 가문에 대해서 서로 알고있는 정도의 가벼운 선관이 좋을 것 같아요. 직접적인 교류는 많이 없었을 것 같구요. 각자 명예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클라이센 가문은 국가와 황제에게 충성하는 방식으로, 카이로스 가문은 그보다 더 이전 과거의 흔적을 상기하는 방식으로 명예롭기를 추구하거든요. 서로 소 닭 보듯 하는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웹박수 답변 겸 해서 말씀드립니다. 저희 어장에서는 현재 인원을 계속해서 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가개장 기간이기도 하고, 특별하게 공지가 없는 한 계속해서 인원을 구할 것 같아요. 또한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는 법이죠. 뉴비 관련 어장이라던지 이것저것 룰 관련 읽어보시면서, 적응하시는데 최대한 도와드릴거에요. 모르는게 있다면 언제든지 대답해드릴거구요 😊 일반적인 커뮤랑 다르게 편하게, 굳이 웹박수 이용하지 않으셔도 이곳이나 시트 어장에 질문이라던지, 하시고 싶은 말씀 남겨주시면 된답니다. 전혀 무례한 질문이 아니니 편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326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드디어 기사단장님들이 전부 모였네요~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궁금한걸요.
>>327 시체 처리꾼이라면 어떤 느낌 말씀하시는건가요? 증거를 인멸하는 존윅의 청소부들 같은 느낌이라면 암부 쪽으로 해서 가능합니다. 해당 인원이 존재했던 기록부터 해서 완전히 말살하는 느낌의 업자가 되겠네요. 그 외에 정말 시체를 묘에 묻어주는 묘지기 같은 직업이라면 신관 쪽이 장례 지도를 전반적으로 맡기 때문에 조금 애매하지 않을까... 성기사 쪽으로 해도 괜찮지 싶네요. 이래저래 전반적으로 가능합니다.
>>328 황실내 파벌이 나눠져 있으니 한 파벌의 사망자가 나올경우 그 시체를 황실 내부 혹은 파벌중 하나의 인물이 처리한다면 시체에서 무슨 정보를 빼낼려한다 은폐한다 같은 소리가 나올수 있으며 암부는 시체 처리라해도 공개적으로 존재한다는것을 드러내면 안된다고 생각하여 외부 제 3자가 시체를 회수하여 처리하는 느낌입니다! 캐릭터 자체는 암부를 생각하고 있어 결론적으로 시체는 암부에 귀속 될 것 같습니다!
>>331 해당 부분은 조금 어려울 것 같네요.. 기본적으로 귀족의 장례인만큼 성직자들을 통해 장례가 진행되거든요. 파벌이 갈린거는 이번 황제의 명령을 통해서니까요. 오랜 예법들이 있어서 외부의 인물이 귀족의 시체를 회수하여 처리한다~ 라는거는 조금 어려울것같아요. 암부 쪽 생각하시면 장의사라던지, 장례쪽을 전반적으로 맡고 있는 성직자 쪽 인물로 위장 신분을 생각해두시는건 어떨까요? 그 이면은 말씀하신대로 시체 처리꾼이라던지요~
>>333 그럼 성직자와 함께오는 운반꾼은 괜찮을까요? 기본적으로 성직자가 혼자 성인 혹은 몇몇의 사람들을 옮기기는 어려울테니 물론 황실에서 지원을 해주는것도 가능하지만 교단쪽에서 빈민에게 지원하는 차 하여 빈민가에서 인원을 고용하여 수당을 주고 황실도 빈민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니 아무리 귀족이지만 실질적인 장례는 모두 성직자가 담당하고 어쩔수 없이 옮기는것 뿐이니 빈민 감소 정책이라 생각하여 허용해주는 방향은 어떨까 싶어요! 더해 성직자가 직접 와서 장례를 치뤄줄 정도면 교단으로 운반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하거나 급한 사항이라고 생각하여 그런 일에 시체를 운반할 정도의 힘을 가진 기사나 여러명의 하인을 투입하는것보단 아까 말씀드린대로 빈민 감소 정책 겸하여 인원을 아끼는 느낌은 어떨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