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라는 메모를 끝으로, 성운은 메모장을 다시 주머니에 푹 찔러넣었다. ─남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은 결코 성운의 성미에 맞지 않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둬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편집광의 사고. 성운은 숨을 찬찬히 골랐다. 그래, 아지의 생각이 맞다. 뿌리가 뽑히지 않는 이상 그것은 임시방편에 불과했지만, 임시방편에게는 임시방편이라는 의미가 있다. 아지가 건네어주는 겸허하고 흔들림없는 위로는 성운에게 분명한 도움이 되었다.
이 세상에 나쁜 일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은 절망적이지만, 포기할 필요는 없다.
“─고마워, 아지 후배님.”
우리의 편이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없다고 할 수도 없다. 그래, 성운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그것이 결코 용기의 불꽃이 되살라올려지는 순간은 아니었으나, 적어도 그것은 성운의 머리 위에 드리운 그늘 속에서 마음 속 불씨에 한 줌의 선풍을 불어넣어줄 수 있었다. 성운은 아지의 손을 맞잡았다.
“잠깐 둘러보는 정도는, 좋다고 생각해.”
그리고 손을 들어서 아지의 머리를 한번 더 복복 쓰다듬어주고는, 조금 더 차분한 마음으로 아쿠아리움 산책을 시작했다. 벨루가가 그들의 뒤에서 지느러미를 흔들어주고 있었다.
- 너도 알 거 같은데, 이 녀석 몸을 별로 아껴 쓰질 않아. - 내 말은 죽어도 안 들었는데 요즘은 좀 덜하더라고.
비단의 이야기에 랑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샌드위치를 입 안에 문 채 우물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물론 그 와중에 리라가 자신의 발목에 머리를 팍 하고 부딪히고 간 건 알았으니, 눈만 도륵 굴려 물을 마시는 리라를 보다가 샌드위치를 꿀꺽 삼키곤 제 몫의 물을 다시 마셨다. 그러다가 비단이 건네 준 샌드위치를 먹던 리라가 비단과 랑의 관계를 궁금해하는 것과 더불어 비단의 이름을 묻자, 비단은 리라 쪽을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 비단, 금비단이라고 불러. - 그리고 얘랑은 별 관계 아니야, 그냥 아는 사이. "아까 말했었지, 아는 사람이라고."
비단의 말에 맞장구 치듯, 랑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냥 아는 사람."
기실 그 이상의 관계를 쌓아 두기는 했으나, 그 이상의 표현은 불가능한 그런 사람이었기에 랑은 리라에게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리곤 가만히 리라가 샌드위치를 먹는 걸 보다가, 다 먹을 기미가 보이면 벤치에서 내려와 기지개를 한번 쭉 폈을 것이다.
"배도 채웠겠다, 부실이나 가 볼까." - 그냥 가게? 난 학구 시내 안까진 안 가, 알고 있는 거지?
부실로 목적지를 설정하려는 듯한 랑에게 비단은 알고 있냐는 듯 질문을 건넸고, 랑은 알고 있다는 듯 하품을 했다. 보통 가장 안전한 장소는 자신의 은신처겠지만 동물로 변해 있는 상황이면 아무래도 학생 전체가 동물로 변한 목화고 쪽이 소란스럽긴 해도 안정적이지 않을까 싶어서 내린 결정인 것 같다.
분명 그랬지. 비단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그가 모르는 곳에서도 숱하게 그래왔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럼 아무래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어서, 리라는 빵을 괜히 강하게 쪼아먹는 걸로 불안을 해소하려 노력했다.
"금비단이요? 그렇구나~ 이름 예쁘다."
작아진 몸은 조금만 먹어도 쉽게 배가 불러온다. 샌드위치의 가장자리 일부를 적당히 해치운 리라는 그를 쳐다보며 이름을 알려주는 비단과 한 마디를 덧붙이는 랑을 번갈아 보았다. 금비단, 아는 사람 금비단이라. 그냥 아는 사람이라는 말로만 표현하기에는 첫눈에도 쌓인 시간이 깊은 것처럼 보였지만 두 사람이 입을 모아 그렇게 말하면 더 물을 이유가 사라져서 그런가 보다, 하게 되는 거다.
"이제 배 안 고파요? 나는 당연히 언니랑 같이 가지~ 맞아요, 학교 가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최소한 목화고 안에 있으면 동물원에 잡아가려고 하진 않을 테니까."
학구 시내 안까지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을 보아하니 비단 또한 저 안쪽에 사는 사람이구나, 하는 감상이 스쳐 지나간다. 이어서 벤치 아래로 내려가 기지개를 펴는 랑에게 시선을 두던 리라는 그대로 살짝 날아 조금 전처럼 랑의 머리 위에 안착했다. 복슬복슬한 검은 털 사이에 묻혀있으면 안정감이 든다.
"딱 붙어 있을 거야! 랑이 언니 잡혀가도 안 되고 다쳐도 안 되니까, 가는 길에 동물로 오해하려는 사람 있으면 다 쫓아내줄게요."
그리고 랑의 귀에 머리를 살짝 부빈 다음, 다시 비단에게 시선을 돌렸다. 초록색과 노란색이 섞인 눈동자.
"그럼 비단 언니는 이제 돌아가시는 거예요?"
순간 초면에 호칭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 게 아닌가 싶었지만 어쩔 수 없다. 비단이 리라의 선배도 아니고, 금비단 씨나 금비단 님은 너무 딱딱하지 않은가. 어쨌든, 리라는 인사하듯 한쪽 날개를 파닥거렸다.
이름이 예쁘다면서 조잘대는 리라를 보며, 비단은 슬쩍 입꼬리를 올리다가 물을 마셨다. 잔이 입가에서 떨어지면 살짝 올라갔던 입꼬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 자리로 되돌아가 있고, 랑은 그런 비단에게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자신의 머리 위에 내려앉은 리라를 확인하려는 듯 시선을 올렸다. 그래봤자 머리 바로 위에 있는 걸 볼 수 있는 동물 같은 건 없으니 위에 앉은 걸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 잘 부탁한다."
살짝 보기만 해도 자그마한 카나리아보다는 커다란 늑대가 지켜주는 쪽인 것 같긴 하지만 언제나 고정적인 관념은 오류를 각오해야 하는 법. 무엇보다 리라가 그렇게 말해주는 게 랑의 가슴을 조금 울렁거리게 만들었기 때문에, 랑은 털을 살짝 세웠다가 가라앉히곤 그제야 벤치에 남은 비단을 돌아보았다.
"간다,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 너나 잘 해, 귀여운 애 걱정이나 시키지 마."
인사인지 핀잔인지 모를 말을 주고받고 나서 인사하듯 날개를 파닥거려 보이는 리라에게, 비단은 피식 웃으면서 손가락을 펼쳐 부드럽게 까딱였다.
"잘 가, 아가씨."
그 인사를 뒤로 하고, 랑은 네 발을 움직여 가볍게 외곽으로부터 학구 내로 달리기 시작했다.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타닥, 타닥 하고 발톱이 땅에 발을 내딛을 때마다 가볍게 부딪히며 소리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