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는 생각한다. 이 세상은 참 썩어 빠졌다고. 무엇하나 제대로 선택하여 나아갈 수 있는 방법도 없으며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일도 없다고. 소년의 죽음, 성검, 도와달라는 말을 지독하게도 안 하는 여성. 타인을 세례라는 이름으로 저주하는 전쟁 스피커와 비슷한 성자. 참으로 불합리한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아지고 싶다. 소년의 희생을 모른 채 하지 않고 그가 뚫어준 길을 나아가 선택을 하고 싶다. 도와달라는 말을 지독하리만큼이나마 안 하지만 서로 터놓고 말하는 관계이기에 이놈의 정에 의존하여 나아가고 싶다. 타인에게 멋대로 내리는 세례로 자신을 우상시하는 성자를 해치우고 나 스스로 선택하여 축복을 받는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
신을 믿진 않지만, 신이 있다면 그러길 더욱 바랄테니까.
토고는 나아간다. 그리고 마주한다.
"후우.. 함 해보자. 전재산 거덜나도 승리만 이기면 회수하는 거 아니겠나?"
토고는 생각한다. 전열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세례자는 우리보다 레벨이 높다고 생각해야 한다. 성자의 보조를 받는 세레자라... 세례자를 처음 보는데도 참.. 기괴하게 생겼네. 철이... 그가 전열을 맡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임시로나마. 그럼 난 그 임시인 부분을 채워줘야겠지... 토고는 GP칩을 꺼낸다. 그것을 일종의 저주에 가까운 에너지로 바꾸어 세례자에게 퍼붓는다. 20만GP. 아니, 30만GP! 간다!
#자신에게 공격이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회피를 준비하며 철이를 공격하려는 세례자에게 30만GP 부당협상!
ㅡㅡㅡㅡㅡㅡ 린
초신성이 터져 끝을 고하는 듯 휘황하며 슬픈 광휘에 눈이 아렸다. 금방이라도 속에서 우러져나온 뜨거움이 흐를 것 같은 기분은 단지 그 때문일 것이다. 허나, 어떻게 달려왔는 지 모를 좁은 길 끝에선 그녀의 적은 어째서 자신과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가. 경악속에 드러난 그의 눈은 구원을 하는 동시에 제 자신의 구원를 갈망하는 듯 했다.
구원을 바라는 것인가 구원을 해줄 것인가.
"신을 믿는 자들이란 으레 그런 법이어요." 나도 당신도. 그들을 믿으며 사라진 소년도, 지금도 성지를 지키고 있을 사제들도. 다른 이들을 어린 양 삼아 인도하는 동시에 제 자신도 그로 말미암아 구원받을 수 있길, 신께서 우리의 죄업과 선업을 모두 거두어 심판함으로써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어린 왕께서 보우하사, 길 잃은 어리고 어리석은 자들을 현혹하여 끝으로 향하는 선택을 박탈한 감히 신역을 노린 이단을 심판하겠사옵니다."
나는 당신의 거짓된 낙원을 원하지 않는다. 차갑게 굳어져 죽은 감정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무감정한, 비인간적인 무표정으로 칼끝을 겨눈다. 슬픔, 원한, 혼란등등의 감정으로 흔들리던 두 눈이 표정만큼 차갑게 내려앉아 똑바로 적을, 미혹되어 자신을 잃은 세 명의 세례자를미아迷兒 응시한다.
>>472 상태는 꽤나 심각합니다. 근육 조직이 대부분 화상으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으며, 관련된 반응들은 거의 행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리의 머릿속에는 비슷한 증상으로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이 머리를 스쳐가지만, 그 어떤 병도 이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꼭 따진다면...... 으음...... 으으으으으음..............
......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만. 이와 비슷한 병명을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해뿌리넘이꽃 다섯 송이, 바닷물 3L, 도모플 초, 하미아 뿌리 가루 30g.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현대의 의료 기술은 아닙니다.
>>473 " 속이 시원할 수는 없겠지. "
확실히.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막 개운하지도 않고, 편안하지도 않은 상황. 이제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이 드는 상황만 이어질 뿐입니다.
" 아이들은... 많이 자랐어? "
이지혜는 태식에게 물어옵니다.
>>474 무너지는 잔해를 몸으로 받치고, 남은 잔해들을 내던집니다. 그 행동을 끝으로 무너지는 시체를 조심히 받아들고 알렌은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훌쩍거리며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 속. 한 명의 소년은 아이들을 토닥이며 어떻게든 그들이 진정할 수 있도록 위로를 건네주고 있습니다. 무너질 법도 한데도, 어떻게든 참으며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모습은 아이답지 않으면서도 어쩐지 짠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짧게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입가에 검지와 중지를 비스듬하게 가져다 댄다. 있지도 않은 담배를 한모금 하고 싶은 기분이다. 끊은지는 좀 되었다마는. 그럼에도 여전히 가슴이 답답하고 무력할 땐, 그걸 밀어내고 머리를 맑게하는 매캐한 그것의 기억이 끌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
"일단은 애한테 돌아갈까."
어깨는 무거워졌지만, 그 정도로 목적을 이뤘다면....당장엔 울적해지지 말자고. 슬슬 에브나가 일어날 시간일지도 모른다. 한번 아이쪽에 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