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전투 준비 첫 정기고사를 대비해 일상, 로그, 독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전군, 학운 참배 아야카미 신사에 참배합시다! 그러면 조오금은 운이 좋아질지도? 아닐지도…? ※ 전군, 진격!!! 1월 27일부터 1월 28일 23시까지 D-Day를 맞이해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부디, 무운을.
어깻죽지를 툭툭 털고 있는데 길쭉이 늘어난 그림자가 졌다. 대충 본론만 말하고 끝이겠거니 했는데 이건 또 무슨 웃기지도 않은 짓이야? 연신 장난이라도 치는 듯 가볍게 거리를 좁혀오는 행태에 미간이 살풋 좁혀진다. 있는 힘껏 노려봐주려는데 서서히 내려가는 시선. 아, 이건 이거대로 열받는다. 떼어지지 않는 이목도 시선 하나하나가 신경을 찌른다. 눈앞 상대가 신이라는 점도 한몫했다. 인간, 적어도 요괴 정도만 했어도……. 가뜩이나 예민한 위장이 슬 아파오기 시작하여 덩달아 지끈거리는 머리를 한 번 툭 짚었다가 뗀다.
"남의 취향따위 궁금하지 않-"
거기까지 말하고 암전하는 시야. 놀란 듯 눈이 크게 뜨인다. 코앞까지 다가온 손에 낯짝을 차갑게 굳히며 쳐내 치우려 했다. 빌어먹을 트라우마. 속으로 욕을 지껄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어진 비웃음, 그리고 정정하는 듯한 첨언엔 절로 코웃음이 쳐졌다. 보고 싶어 와? 보아하니 내가 나타난 순간 스미레라는 인물을 아신 듯한데. 저거엔 속아주는 게 되레 기만일 지경이다. 진심이라면 비소 쪽이 옳겠지.
"그야 이제 A반이라면 진저리가 나거든. 거긴 이상하게 상극인 놈들만 한가득이라. 반겨주고 싶대도 극심한 트라우마-거짓말이다-가 몰려 이 스미레는 손이 떨리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아."
트라우마는 커녕 심히 태평해보이는 얼굴로 그리 고하는 낯이 가히 뻔뻔스럽다. 곧 일전에 괴물이란 소릴 듣고 한 바탕 엎게 한 류지와 오랜 앙숙인 능구렁이 요괴 하쿠가 뇌리를 스친다. 그래, 그놈들도 A반이지.
"우리 애들(이 단락에서 C반 학생 몇은 소름이 돋았다.)도 이제 학업에 집중할 시간이고."
짐짓 상냥한 말투로 학우를 위하는 시늉을 하며, 시계에 한 번 시선을 던진 뒤 고개 들어 눈웃음. 안 가니? 라고 말하듯.
나..이거 갑자기 궁금해진건데... 일단 내가 다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아야나와 아는 사이라던가 그런 식으로 선관을 짠 이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거든. 그런 이들은 모두 유우키의 존재에 대해서 일단 파악하고 있니? 파악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묻는거야! 몰라도 상관없다!
>>938 아무래도 유우키가 자주 아야나를 챙기는 행동을 스미레도 목격했으면 알 것 같은데..... 🤔🤔 아야나가 유우키 얘기를 평상시에 많이 얘기하는 것두 같구... 그래서... 알지 않을까?! 아는 쪽으로 하려고 하긴 했는데, 혹시 서로 아무것도 모른 채로 일상을 원한다면 모르는 쪽도 괜찮여~
>>944 그에 대해서 답을 하자면... 유우키는 일단 아야나를 모시고 있고 아야나를 챙겨주고 있지만 그렇다고 막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은 아니야. 유우키는 유우키대로 일상을 보내고 있고...같이 있으면 챙겨주고 그런 편이거든. 앗...ㅋㅋㅋㅋ 몰라줬으면 하는 것은 아니야! 그냥 알고 있을까. 모르고 있을까. 그게 궁금했던 거니까! 스미레주의 캐입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해! 일방적으로 알고 있다도 괜찮다는 것이다!
"천사라니. 후훗. 과찬이에요. 딱히 제가 꼭 해야 할 필요는 없어서 그냥 양보한 것 뿐인걸요. 사키나카 모노리. 그렇다면 사키나카씨라고 부를게요."
맛있는 것을 많이 준다는 말에 유우키는 그저 웃음소리만 낼 뿐, 특별히 무슨 말을 하진 않았다. 반찬가게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빵이나 샌드위치 같은 것을 파는 제과점을 하는 것일까. 어쨌든 맛있는 것을 많이 준다고 한다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정말로 맛있다면 아야나에게 나눠줘도 되겠지. 절로 침을 꿀꺽 삼키며 그는 천천히 세전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상대의 속마음을 읽는 능력은 없었으나 묘하게 참배가 진지하다고 유우키는 생각했다. 그만큼 시험를 잘 치고 싶은 것일까. 허나 유우키는 정말로 여기에 참배를 한다고 해서 점수가 잘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상대의 마음을 무시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결국 이 세상에 신도, 요괴도 존재하고 있었으니... 혹시 아는가. 정말로 참배해서 점수가 오를지.
참배를 마친 그가 자신의 이름을 묻자 유우키는 살며시 오른팔을 굽힌 후에 꾸벅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다른 이들에게도 보이는 일종의 버릇이었다. 기품이 흐르는 인사를 한 후에, 그는 다시 허리를 폈고 모노리를 바라보며 제 이름을 이야기했다.
"저는 시라카와 유우키. 시라카와도 괜찮고 유우키도 괜찮아요. 후훗. 같은 학교인만큼 앞으로 잘 부탁할게요. 사키나카씨. 참고로 저는 2학년인데 당신은?"
자연스럽게 학년에 대해서 물으며, 그는 동전지갑을 꺼냈다. 그리고 함에 넣을 50엔 동전을 뒤적거렸다.
분홍으로 물들었던 벚나무도 어느새 파릇파릇 새 잎사귀가 돋아나, 봄이 가고 있구나 하고 느낄 때쯤. 시로사키 하나라는 작은 강아지도 인간들 틈에 섞여 지내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어느덧 다가온 정기고사-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이 오늘도 깨끗한 머릿속을 하고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복도를 거닐고 있었는데. 키가 조금 큰 여학생이 남자화장실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저기. 거긴 남자화장실이에요."
그래. 이제는 존댓말도 익숙해질 때가 됐지. 마침 그 옆을 지나던 하나는 침착한 목소리로 포피의 손목을 붙들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