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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어와 문법을 달달 외우고 있는 학도라니 그게 뭔데... 무서워... 내일쯤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면 그 하룻밤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데... 안 돼... 상상하면 안 돼... SAN치 깎여... 하면서 달달 떠는 것과는 별개로, 인간의 몸에는 암시가 아주 잘 먹혀들어가기에 나는 무심코 감탄마저 해버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매를 모은 채로 살짝 눈치를 보고 나면 아마도 그녀는 나를 교실 밖으로 데려 나갔을 것이고, 복도를 나서 빈 교실이라도 찾아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는 그녀 앞에 마주보고 앉아 양손을 포개며 조심조심 물어보고 있었겠지.
지 말마따나 말버릇 고약하다. 머리맡 언사에 질색하며 일순 미간을 좁히더니 즉각 고개만 모로 꺾어 목소리를 올려다봤다. 행여 시선이나 마주치면 남자의 눈매가 초승달로 휘어졌다. 그 틈으로 우미 스미레 것을 훑었다. 뺨이야 손대면 부드러울 테고 눈은 빛났으며 몸에선 분내 대신 인공적인 물 냄새가 났다. 착각인지, 젖은 끄트머리에선 포말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린 듯도 하다. 여상 느물대는 낯빛 굳건히 하며 책상에서 발 내리고 일어섰다. 허리 반절 굽혀 스미레와 눈높이를 함께 둔다. 그 어떤 언질 않고, 찰나에 스미레의 목덜미 깊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닿기 직전에 멈춘다.
들숨에 인공적인 물향을 되풀이한다. 날숨에 희미하게나마 바다 냄새가 섞여 나온다. 익히 알던 냄새였다. 격 맞게 행동할 적, 날이 기울던 녘이면 풍겨오던 그런 것. 미흡하나 맑고 짰다.
고개를 들었다. 검은 태양은 거듭 심해 깊은 곳을 주시했다. 곧 한 쌍의 원석이 눈길을 가로막는다. 죽은 색처럼 보였다. 선명함에도 불안정했다. 그렇게 느꼈다. 아마 아이올라이트를 바다에 처넣고 제발 빠져 죽으라고, 영영 뭍으로 돌아오지 말라며 염불이라도 외면 이리 변색될까 싶다.
"안녕. 파도에서 떨어졌구나."
바다 냄새로 근간을 짐작했으며 아이올라이트에서 태생을 확신했다. 인어와 눈물에 얽힌 사연은 익히 들어 알았다. 저를 광신하던 몇몇 또한 공물이랍시고 그것을 뽑아 바치고는 했다. 자신과 내기에서 패한 신이 질질 짜대길래 아마도 개평으로 주었더랬다. 그제야 뺨 긁적이다 평이하게 답했다.
화창한 날, 이런 날씨에 가볍게 산책을 가도 좋겠다 싶을 정도의 날. 어느 한 카페에서는 어느 한 학생이 한숨을 연신 내쉬면서 문제집을 붙들고 있었다. 그 학생의 이름은 초아. 덜렁거리고 눈치 없는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의의로 공부는 성실하게 잘하고 답 채크만큼은 덜렁거리지 않고 잘해서 나름 중상위권을 위치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약한 과목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수학이었다. 어찌나 수학에 약한지 수학만 점수가 다른 점수들에 비해 꽤 낮았다. 그래서 수학을 열심히 하지만 동시에 수학을 좋아하지 않아 이리 풀 때마다 머리가 아프다.
"아, 수학은 왜 이렇게나 머리 아픈 거야!"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아니, 그러면 편리한 생활을 못할 텐데. 아 몰라! 그래도 수학이 싫은 건 마찬가지야!
눈웃음 한 번 마주했을 뿐이건만, 어디서 이리 음험한 냄새가 날까? 어떤 신격인지는 알아채지 못했으나 타고나길 예민한 기질이 즉각 감지한다. 필경 저와 상극인 놈이다. 보통내기들 같으면 혀를 한 번 차거나 '또 지랄이네'라는 낯으로 자리를 피했을 터다. 헌데 실실 웃는 것도 모자라 고개를 들이밀어? 눈앞 상대가 신이 아니고, 주변에 보는 눈만 없었으면 당장이라도 뺨을 올려붙였으리라. 빙해같이 차가웠던 눈이 새파랗게 타오르고, 목에 핏대가 선다. 비스듬히 눈만 굴려 아래로 시선을 던지면 보이는 붉음. 그럼에도 태양임을 짐작할 수조차 없다. 대신, 다만 불길은 저에게서 타오르니. 아, 이런. 불같은 성질이 올라오려 한다.
심기가 급작스레 뒤틀린 이유는 하나, 제 물건에 함부로 손 댄 것. 둘, '마치 인간처럼' 훑은 것. 셋, 멋대로 접촉할 듯 다가온 것. 기실 그저 웃어넘길 수도, 약간 나무라며 넘길 수도 있을 테지만 이쪽이 워낙 불같고 오만해서. 심지어 저는 신격을 알아챔이 불가했는데, 저 신놈은 대번 제 정체를 짐작해? 퍽 자존심 상한다 이거야. 지금도 보아라, 무의식중 어느덧 한 손이 그의 뒷머리를 잡아챌 듯 올라가 있다. 속닥이기 딱 좋은 거리에 있는 그에게 뇌까려 말한다. 인간들은 들을 수 없도록.
"예. 귀한 요괴이니 눈으로만 보시길."
뒷머리에 거의 근접한 손을 겨우 가라앉히곤, 그저 두 발자국 정도 떨어져 어깨를 툭 털어낸다. 음울한 녹발 몇 가닥이 흐트러진다. 이제는 인간 스미레로 다시금 돌아와서.
"헛소리는 관둬. 알지도 못하는 스미레를 찾아온 이유는 있겠지."
실상 스미레를 목적으로 찾아온 것은 아니었으나, 인간들은 모르는 특수한 태생들과 여러 상황이 합쳐져 오해가 빚어졌다고 봄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