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군, 전투 준비 첫 정기고사를 대비해 일상, 로그, 독백으로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전군, 학운 참배 아야카미 신사에 참배합시다! 그러면 조오금은 운이 좋아질지도? 아닐지도…? ※ 전군, 진격!!! 1월 27일부터 1월 28일 23시까지 D-Day를 맞이해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부디, 무운을.
아니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머리가 깨져나갈 것 같았다. 단순히 뇌용량 초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어의 향연!!!! 영어의 향연!!!!!! 영어의 향연!!!!!!! 이건 인간에게 들리는 르뤼에어와 비슷한 거다. 들어서는 안 되고 봐서도 안 되며 보는 순간 SAN치체크를 해야한다는 소리지 아니 근데 내가 이걸 왜 어떻게 알고 있지?? 요컨대, English가 아니라 대충 E̦̙̠͉̭͕͊̀̋̍̅̅̉̓n͈͎͔̮̟͙͚͐̒͌̓͗ǵ͙͉̞̮̩̠̊̌̋ḽ̱̩͚̋̓͌̏̀͂̚ͅi̩͖͈̩͙͆̓͊͛̆̆̽̾ṡ̲̞̞̟̝̪̳̳̜̠̃̈́̏̀̀ͅȟ̯̲̙͙̙̯̗̙̬̥̀͆̀ 정도로 보이고 있다는 소리다. 는 농담이고 나는 원래부터 근대화를 좋아하지 않았고 서구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영어를 내 눈앞에 들이대고 있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기나 해???????!!
"즐기시는 중에 죄송합니다만. 아카가네 아오이군은 아아카미카구라재현연구회의 용무로 잠시 빌려가겠습니다." ─ 에? 하지만 아카가네쨩은- ...아... 네, 넵... 응...
그러는 와중에 나타나는 구세주.
"불만은 없으신걸로. 알겠습니다."
나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부채를 펼친 그 장본인을 올려다보았다. 아니, 장본신이라고 해야할까? 묵은 인연일진대, 어찌 그것이 이토록 화했을지. 군중의 열기는 한층 식어버리고, 몇몇은 참고서 따위를 덮어버리고 조용히 자리를 피하려고까지 한다. 감이 좋은 것들이겠지. 나는 소매로 눈물을 슥슥 닦으면서 웅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들은 마을에서 영물 취급을 받던 어린 흰 개를 잡아다 저주 가득한 부적이 덕지덕지 붙은 철창 안에 가두어 놓고 (중략) 하기를 거듭했다. 흰 개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혀를 깨물려 해도 재갈이 단단히 채워져있고, 굶어 죽으려 해도 아가리를 벌려 음식물을 강제로 떠먹인다. 혹여 반항하기라도 하면 죽기 직전까지 얻어맞기 일쑤고, 차라리 그렇게 맞아 죽었으면 싶어도 죽지 못하게 치료를 해준다. 저들이 나에게 왜 그럴까 의문을 품지도 못하는 한낱 미물이 누굴 원망할까. 이제는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경계가 희미해져 아픔도 슬픔도 증오와 원망도 느껴지지 않을 때쯤. 영원토록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철창 문이 열렸다. 바깥으로 향하는 문에서는 언제 보았는지 모를 찬란한 빛이 환히 비쳐들어왔다. 나가고 싶다. 나가도 되는 걸까.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를 한 걸음 내디뎌도 몽둥이가 날아들지 않는다. 정말일까. 더는 고통받지 않아도 되는 걸까. 이제는 자유로울 수 있는 걸까. 걸음걸음마다 마음속에 불안한 희망을 품으면서. 빛으로 다가설수록 눈이 부셔, 거의 달리다시피 밖으로 나서는 순간이었다.
'깨갱.'
자그마한 육신을 차가운 흙바닥에 남겨둔 채, 그 영(靈)은 거대한 흰 개의 모습으로 현신해 제단을 둘러싸고 엎드려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수많은 인간들 앞에 섰다. 흰 개는 그들을 무심히 내려보았다. 그러나 서서히,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주위를 떠돌던 수많은, 수없는 새끼들의 영이 흰 개의 품으로 모여들어 제 어미를 위로했다. 흰 개는 그들 모두를 품에 끌어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흰 개는 인간들이 자신을 신(神)이라 추앙하는 목소리에 비분강개하여 그들 모두를 찢어발겼다. 흰 개는 환히 웃으며 기쁘게 죽어가던 그 모습을 아직 잊을 수 없다. 새끼들의 영은 제 어미와 함께하고 싶었으나, 흰 개는 그들 모두를 위로하고 훗날을 기약하며 하늘로 올려보내고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모하고서 세상을 떠돌기 시작했다. 애초 신 되는 존재로 난 것이 아닌 흰 개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었다. 인간에 대한 증오만을 가슴에 품은 채 죄 없는 인간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때로는 거대한 개의 형상으로, 때로는 자그마한 소녀의 모습으로. 신조차 상상할 수 없는 슬픔과 증오로 만들어진 그 요괴는 인간에게 있어 단어 그 자체로 재앙이었다.
...
사무치는 비애의 감정에 신조차도 어찌하지 못하는 질 나쁜 요괴에게도, 변화는 찾아온다.
폭우 쏟아나리는 날이었다. 소녀는 인적 드문 깊은 숲속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무심코 따라갔다. 신목 되어 보이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는 인간의 가슴께쯤 오는 자그마한 신당이 자리해있고, 그 안에는 슬피 우는 낡은 함(函)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본디 깨끗한 힘을 지니고 태어나 언젠가 하늘로 올라 큰 신이 될 재목이었던 아이는, 그 씨앗을 미처 개화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더랬다. 자신을 위로한다 지어준 신당에 갇혀있던 것도 수백여 년. 발길이 끊겨 홀로 외로이 울고 있던 아이를, 소녀는 어미의 마음으로 품어주었다. 어느샌가 울음은 잦아들고, 소녀에게도 긴 잠이 찾아왔다.
숙어와 문법을 달달 외우고 있는 학도라니 그게 뭔데... 무서워... 내일쯤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면 그 하룻밤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데... 안 돼... 상상하면 안 돼... SAN치 깎여... 하면서 달달 떠는 것과는 별개로, 인간의 몸에는 암시가 아주 잘 먹혀들어가기에 나는 무심코 감탄마저 해버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매를 모은 채로 살짝 눈치를 보고 나면 아마도 그녀는 나를 교실 밖으로 데려 나갔을 것이고, 복도를 나서 빈 교실이라도 찾아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는 그녀 앞에 마주보고 앉아 양손을 포개며 조심조심 물어보고 있었겠지.
지 말마따나 말버릇 고약하다. 머리맡 언사에 질색하며 일순 미간을 좁히더니 즉각 고개만 모로 꺾어 목소리를 올려다봤다. 행여 시선이나 마주치면 남자의 눈매가 초승달로 휘어졌다. 그 틈으로 우미 스미레 것을 훑었다. 뺨이야 손대면 부드러울 테고 눈은 빛났으며 몸에선 분내 대신 인공적인 물 냄새가 났다. 착각인지, 젖은 끄트머리에선 포말 부글거리는 소리가 들린 듯도 하다. 여상 느물대는 낯빛 굳건히 하며 책상에서 발 내리고 일어섰다. 허리 반절 굽혀 스미레와 눈높이를 함께 둔다. 그 어떤 언질 않고, 찰나에 스미레의 목덜미 깊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닿기 직전에 멈춘다.
들숨에 인공적인 물향을 되풀이한다. 날숨에 희미하게나마 바다 냄새가 섞여 나온다. 익히 알던 냄새였다. 격 맞게 행동할 적, 날이 기울던 녘이면 풍겨오던 그런 것. 미흡하나 맑고 짰다.
고개를 들었다. 검은 태양은 거듭 심해 깊은 곳을 주시했다. 곧 한 쌍의 원석이 눈길을 가로막는다. 죽은 색처럼 보였다. 선명함에도 불안정했다. 그렇게 느꼈다. 아마 아이올라이트를 바다에 처넣고 제발 빠져 죽으라고, 영영 뭍으로 돌아오지 말라며 염불이라도 외면 이리 변색될까 싶다.
"안녕. 파도에서 떨어졌구나."
바다 냄새로 근간을 짐작했으며 아이올라이트에서 태생을 확신했다. 인어와 눈물에 얽힌 사연은 익히 들어 알았다. 저를 광신하던 몇몇 또한 공물이랍시고 그것을 뽑아 바치고는 했다. 자신과 내기에서 패한 신이 질질 짜대길래 아마도 개평으로 주었더랬다. 그제야 뺨 긁적이다 평이하게 답했다.
화창한 날, 이런 날씨에 가볍게 산책을 가도 좋겠다 싶을 정도의 날. 어느 한 카페에서는 어느 한 학생이 한숨을 연신 내쉬면서 문제집을 붙들고 있었다. 그 학생의 이름은 초아. 덜렁거리고 눈치 없는 성격으로 유명하지만 의의로 공부는 성실하게 잘하고 답 채크만큼은 덜렁거리지 않고 잘해서 나름 중상위권을 위치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약한 과목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수학이었다. 어찌나 수학에 약한지 수학만 점수가 다른 점수들에 비해 꽤 낮았다. 그래서 수학을 열심히 하지만 동시에 수학을 좋아하지 않아 이리 풀 때마다 머리가 아프다.
"아, 수학은 왜 이렇게나 머리 아픈 거야!"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아니, 그러면 편리한 생활을 못할 텐데. 아 몰라! 그래도 수학이 싫은 건 마찬가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