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오는 시선을 돌려버렸다. 날 그렇게 좋아하지 말아야 한다. 가까이 있어서는 안 된다. 차라리 저지먼트에 속할 때 내 안면을 갈아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게끔 했어야 했는데. 허리에 팔이 둘릴 적 태오는 체념하기로 했다. 지난 일이다. 앞으로도 지날 일이다.
"있어요."
누군가 도와줬으니까. 태오는 당신을 업어들려 했다. 손이 괜히 닿지 않게 손등을 말아쥐는 등 속칭 매너손으로 움직이며 저벅저벅 걸음을 옮겼다.
"……."
살면서 죽은 거 말고 살아있는 거 옮겨보는 건 처음인데. 속을 꾹 누르며 미간이 좁아진다. 도착했을 때는 내려주려 하며 희멀겋고 보라색 구슬 가진 녀석 흘긋 쳐다보더니 빨리 데려가라는 듯 손짓했겠지.
혜우의 오너로서 조금 말을 해보자면... 솔직히 이런 미니게임에서까지 그래버리면 엥? 스럽긴 해... 아니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다 그전까지 일상이며 진행이며 위태롭지만 잘 이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망치로 뒷통수 맞은 기분이야 아마 이게 성운주가 내 전개에 대해 느낀 감정이겠지 그러니 나도 말할게 성운이의 캐릭터성이나 개성을 제한하거나 억지로 교정할 생각은 없지만 성운주 역시, 그 전까지의 진행을 무시하는 갑작스러운 전개는 자제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뭔가를 전개할 때, 좀 여유를 두고 전개했으면 싶어 이번처럼 갑자기 사라지고 쫓아가지 않으면 친칠라로 돌아간다는 둥 하면 목줄 쥐고 흔드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나도 그렇게 느꼈고 그리고... 혜우라고 갑자기 사라졌을 때 안 놀랐을까? 나는 그거 보고 뇌정지 안 왔을까? 갑자기 그런 훈련 레스까지 올려버리는데? 성운주는 사실 혜우가 성운이만 봤으면 하는 거야? 다른 관계는 다 무시하고? 질투를 하지 말란게 아냐 그 표현 방법을 좀더 가볍게는 할 수 없을까 하는 거야 그냥 애들끼리 투닥거리는 수준으로...
끝으로 성운주, 성운이 뿐만 아니라 오너의 레스도 어감이나 분위기가 확 달라져서 너무 날카로워져 캐의 기분이나 감정에 몰입하는 건 좋지만 어느 정도 선을 그어두자 제발 그리고 오너의 감정은 유하게 표현했으면 좋겠다 캐릭터는 캐릭터고, 오너는 오너라는 점, 잊지 말아줘
우선,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 것과, 그에 따라 성운이라는 캐릭터가 느낀 감정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것, 그리고 전개에 여유를 두지 않아 불쾌한 경험을 하게 해드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과민반응. '성운이 뿐만 아니라 오너의 레스도 어감이나 분위기가 확 달라져서 너무 날카로워져' 이 점에 대해서 정말로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전적으로 뒷사람 성미에 문제가 있는 탓입니다. 조금만 잘못된다 싶으면 명치를 쥐어짜는 고통이 실질적으로 몸에 느껴지는 고질적인 증세가 있어서(비단 이 스레에서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안고 있던 체질입니다. 각종 진료과를 돌아다녀봤는데도 지금까지 어디가 문제인지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레스를 작성함에 있어 종종 부주의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 불쾌하실 일 없도록 개선하겠습니다.
둘째, 성운이라는 캐릭터가 느낀 감정. 이것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 못하고 성운의 반응 먼저 보여드린 탓에, 전개의 톤이 너무 급격하게 가라앉은 것에 대해서도 송구스럽습니다. 정확히는, 여전히 자신에게 갔다온다는 말도 없이 가볍고 쉽게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서 자신을 떠나는 혜우를 보며, 성운이는 어쩌면 혜우가 자신에게 건넨 말들이 자기가 생각하던 것과 그 무게가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는 불신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성운이는 혜우가 자신을 너무 가볍고 쉽게 떠난다는 생각이 들 때, 혜우 탓을 하기보다는 자기가 혜우에게 충분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것은 성운이가 인첨공에 들어온다는 그릇된 판단을 했을 때부터 줄곧 자책을 하며 살았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어서 그런 거에요. 그리고 그 자책이 수정하기 전의 대사처럼 "없으면 안되기는" 같은 냉소적인 힐난으로 드러날 수도 있고요. 이것을 너무 급히 표현하다 보니 혜우주께 좋지 않은 경험을 안겨드리게 되었습니다. 이 전개의 표현방식이 무겁다고 하시고, 저도 그 느낌에 공감하니, 표현방법을 좀더 가볍게 바꿔서 다시 이어갈 기회를 주신다면 혜우에게 투덜대는 방향으로 표현을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전개에 여유를 두지 않고 돌파구를 제시하는 방법이 미숙하여 불쾌한 경험을 안겨드린 것. 해소법을 알려드린다고 한 것이 그만 목줄 쥐고 흔드는 것처럼 가닿았다는 점에 대해서 저도 다시 제 레스를 읽어보면서 책임을 십분 통감했고, 이 또한 제 조급함의 문제라는 사실 또한 실감했습니다. 혜우주께 비슷한 문제로 항의한 적이 있으면서도, 저 역시 제 스스로 모자란 점을 깨닫지 못하고 같은 문제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결코 혜우가 성운이만 봤으면 하는 것이 아니며, 떠날 때 한번 돌아봐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이 점을 전하고, 혜우와 성운이가 서로 소통하여 그 결론에 다다르는 것을 보고 싶었으나, 그러기에 제가 너무 급했습니다. 이 점은 첫째 사항과 문제점을 공유한다고 생각되며, 첫째 조항에서 말씀드렸듯 개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 말씀은 분명히 드려야겠는데... 혜우가 분명히 태오가 남매나 다름없는 관계라고 성운이에게 아무리 이야기를 했더라도, 성운이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필연적으로 데미지를 받으며, 혜우가 지금까지 그걸 지속적으로 대수롭잖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두셔야만 합니다. 제로전 이후부터 내내 성운이는 계속 궁지에 몰린 상태였고, 빠져나오나 싶었는데 다시 거기로 밀려들어가는 자신을 보고 있어요. 이 부분만은 확실히 캐릭터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그것만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92 상세한 설명 고마워 성운주 그리고 이 늦은 시간에 너무 골아픈 생각 하게 해서 미안해
성운주의 답으로 내가 생각한 바와 하고 싶은 말은 다 전해졌다고 느꼈어 그러니 진심 담긴 조언 하나만 마지막으로 할게
성운주, 조금만 잘못된다 싶으면 명치를 쥐어짜는 고통, 이게 뭔지는 나도 잘 알아 나는 명치가 아니라 다른 곳이지만 어쨌거나 결이 같은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할게 아픔이 느껴진다 싶으면 폰을 놓거나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제발 쉬어 나 정말 누누히 말하고 싶었어 아니지 몇 번 말한 적도 있을거야 힘들면 쉬라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몰입하라구 전개와 서사는 잠깐 멈춰놓으면 돼 책 보다 멈추듯 갈피 꽂아놓고 아픔 추스린 담에 이어도 돼 그렇게 하자고 하면 누가 안된다고 하겠어 나도 그렇고 물론 스토리 진행 때는 일분일초가 급박하니 어쩔 수 없겠지만... 최소한 그 외의 상황에선 제발, 다 놓고 진정한 다음에 차분한 상태로 이어가자 순간에 휩쓸리지 말고, 스스로 진정하려 하는 습관을 길러보자 아직 쓰지 않은 레스는 돌이킬 수 있지만 이미 써버린 레스는 돌이키려면 얼마를 돌아가야 할 지 몰라 그러니 부탁할게 그런 상황이 온다면, 명치가 아파지면, 잠깐만 하고 쉬었다 와 지금도 그렇게 앞으로도 계속 태오주가 앞서 말해줬듯 오너가 건강해야 캐도 아무리 굴러도 몇번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거니까
그리고 위에 둘째 끝부분에 말한 썰은 응, 새롭게 이어주면 간단히 주고받는 걸로 마무리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