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리조트에 가기 하루 전 쯤, 옷을 사러 갔었다. 미리 갔어야 했지만 방학임에도 이것 저것 할 일이 많아 전날에야 부랴부랴 간 것이었다. 물론 짐꾼으로 유준을 동행했으니 혼자는 아니었다.
"야, 이럴 때일 수록 걔를 불러야지. 왜 나를 끌고 가냐?" "미리 보여주면 재미 없잖아요. 수영복도 살 건데." "미리 보면 정 떨어지기라도 한다냐. 하여간 귀찮아." "네- 다음 모태 솔로." "이 자식이 진짜."
딱콩!
어김없이 꿀밤 한 대 얻어맞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훌륭한 짐꾼이 되어주었다. 애초에 나보다 패션 감각도 좋으니 그 쪽으로도 도움이 되었다.
어쩐지 수영복에 열과 성을 쏟아서 문제였지...
유준의 열정적인 수영복 강좌를 한참 들은 끝에 고른 검은색 스트랩 비키니를 사려고 들고 계산대에 갔다. 계산대에 있던 여직원이 친절하게 웃으며 가격을 알려주었고 나는 내 카드를 대서 계산하던 중이었다.
"워터파크라도 가시는 걸까요? 두 분 잘 어울리시는데-" "네?" "뭐요?"
아마 인사치레였을 말에 나와 유준 모두 매섭게 눈을 뜨자 여직원이 단박에 식은땀을 삐질거리며 아니신가보다 죄송해요- 라고 했다.
"그, 너무 가깝게 얘기하시길래 연인이신 줄 알았죠-" 누구랑? "누가 저런 날양아치랑. 애인은 따로 있어요. 그 사람이랑 가요. 그리고, 부활동 같이 하는 사람들이랑." "어머, 그러시구나- 그럼 다같이 누리랜드로 가시나요?" 어디 가? "그렇죠. 인첨공에 갈 곳이 거기 밖에 없잖아요." "호호. 그렇긴 해요- 그럼 서비스로 패드 하나 넣어드릴게요." 그러니까 내 부탁 들어줄 거지? "앗, 감사합니다." "여기 드릴게요. 구입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오늘 밤 10시, 3학구 00공원, 고장난 가로등 아래 벤치를 찾아.
가게를 나오는 순간, 기묘한 두통이 관자놀이를 스쳤다. 하지만 오늘 에어컨 빵빵한 쇼핑몰 내를 너무 돌아다녀서 그런 걸 거라고 그렇게 치부하며 유준과 조금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갔다.
아무리 해가 긴 여름이라 해도 저녁 8시 언저리쯤 되면 하늘도 세상도 모두 어두워졌다.
하물며 10시 쯤은 가로등이 없다면 제법 캄캄해 그 길을 지나는 사람이 누구인지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 어둠 속을 엷은 하늘색 원피스가 살랑거리며 가로질렀다. 원피스의 옷감보다 훨씬 짙은, 깊은 바다색 머리카락이 뒷태에 살랑거렸다.
가녀린 여성의 실루엣은 느리지만 비틀거리지 않고 천천히 걸어서 어디론가 향했다. 차분한 걸음이 도달한 곳은 3학구의 외곽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원. 그 공원에서도 특히, 가로등이 고장나 어두운 벤치를 찾아가자 이미 와 있던 한 소년이 실루엣을 보고 미소지었다.
"여, 어서 와. 딱 10시에 맞춰서 왔구나."
실루엣- 그녀는 벤치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멈춰섰다. 그녀를 향해 소년이 손짓했다.
"여기로 와서 앉아. 우리 '이야기'를 하자."
그녀는 소년의 손짓을 따라 벤치에 다가가 앉았다. 가까이 보니, 소년은 붉은 눈을 제외하면 머리와 옷, 신발에 이르기까지 모두 검은 색 뿐이었다.
"퀸에게 듣자하니, 누리랜드로 놀러간다고 해서 말야. 애인이랑, 같은 부활동 멤버들이랑 말야. 맞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로 다 같이 놀러가게 된 걸까?"
그녀는 대답했다.
"그렇구나. 이맘때의 누리랜드라. 한창 재밌을 시기지. 가서 재밌게 놀길 바라."
그녀는 다시 끄덕였다.
"그런데 너, 애인과 한 방을 쓰니?"
그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각방이야? 너무해라- 하지만 애인의 방에 놀러는 가겠지?"
끄덕.
"얘기도 이것저것 할 거구?"
끄덕.
"그럼 우리 얘기도 할 거니?"
...끄덕.
그녀의 고개가 위아래로 움직이자 소년이 탄식하며 이마를 짚었다.
"이런- 아니길 바랐는데, 얘기 할 결심을 해버린 모양이구나. 이런, 정말 안타까워... 하지만 아직 들킬 수는 없으니 말야, 보험을 살짝 걸어두도록 할게. 괜 찮 지 ? "
그녀의 고개가 파르르 떨렸다. 마치 끄덕이기를 거부하듯이. 그러나 천천히, 고개는 위아래로 움직였고 붉은 눈의 소년은 활짝 웃으며 일어나 그녀 앞에 섰다.
그리고 불길한 검은 장갑의 손으로 그녀의 하얀 얼굴을 들어올렸다.
"잘 기억해. 천혜우. 너는 절대 그에게 우리의 존재를 발설해서는 안 돼. 절대, 절대로, 우리의 존재를 발설코자 입에 담는 순간, 아픈 꼴을 보게 될 거야. 그래, 가령, 코피가 눈으로 솟구칠 정도로 나게 된다던지." 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말하지마 멍하게 뜨인 푸른 눈에 붉은 빛 한 줄기가 일렁였다.
"내가 한 말, 잘 기억 했지?"
끄덕.
"그래! 그럼 이제 돌아가보도록 해. 넌 지금 집에 들렀다가 산책을 하러 나온 거야. 알았지?"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는 길은 XX번 도로로 돌아가는게 좋겠다. 거기에 아주 멋진 육교가 있거든. 그 육교를 건너가면 밤바람도 시원하고 좋겠지. 그러니 내려갈 때, 꼭 왼발부터 내딛도록 해. 거기 계단은 폭이 넓으니, 크게 내딛어야 해. 아! 그리고, 머리 조심하고."
마지막으로 다시 끄덕, 고개를 움직이고 그녀는 천천히 공원을 벗어났다. 단정한 실루엣이 공원을 나갈 무렵 백발에 백안, 흰 옷 차림의 여자가 벤치 뒤에서 나왔다.
"수고했어. 퀸." "별 말씀을. 그보다, 이것을."
하얀 여자는 두 손으로 공손히 편지 한 장을 내밀었다. 소년은, 아니, 어느새 키가 여자보다 훌쩍 커진 청년이 편지를 받아 내용을 읽었다.
"흐음. 이건 내가 가보도록 하지." "부디, 원하시는 대로."
너른 공원에 한 차례 돌풍이 불었다. 세찬 바람이 서서히 가라앉을 쯤 밤늦은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손톱만큼 가늘어진 달이 희미하게 걸릴 무렵 그녀는 고요한 차도 위의 육교를 건너고 있었다.
타박- 타박-
가벼운 발소리가 정적을 깨지 않을 만큼만 울렸다. 그 걸음은 이윽고 내려가는 계단 앞에 멈췄다.
대략 20여단 쯤 되어보이는 높은 계단 위에서 멍한 눈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왼발을 크게, 아주 크게 내딛었다.
계단 따윈 없는 허공으로.
그대로 휘청인 몸이 계단을 굴러 내려갔다. 머리를 조심하라, 던 그 말처럼 팔로 머리를 감싼게 우스꽝스러웠다. 이윽고 계단 아래 바닥에 내던져지자, 커흑! 하는 단말마가 피와 함께 내뱉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나는 정신을 차렸다.
"아, 윽! 뭐야, 여기가 어디야...?"
강렬한 고통에 몸을 어찌하지 못 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로 앞에 계단이 있었고 나는 그 위에 있었고- 머릿속으로 차르르 맞춰지는 기억의 퍼즐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굳-이 여기까지 산책하러 나와서 계단을 구르다니 이 무슨 멍청한 상황이람!
"짜증나네... 큭..."
투덜대며 몸을 일으켜 엉망인 상처들을 회복시켰다. 그나마 다행인게 머리는 괜찮았다. 대신 팔이 작살난게 문제였지만 나한테 이 정도 상처는 시간 문제일 뿐이었다.
"하..."
회복을 마치고 엉망이 된 옷을 털며 일어났다. 이쯤 하고 얼른 가서 자야겠다. 내일은 리조트에 가야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