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중앙출신 엘리트 또레나. 고문서를 직접 읽는 것이 더 잘 읽힙니다. 이것이... 어른의 힘?
부적과 금줄을 새것으로 바꿀 때는 눈속임을 위한 의식이 필요하다. ██████████가 넘어오지 못하도록 이곳에서 제물을 보내는 것이다. 그 해에 태어난 ███ 중 하나를 골라 상자에 넣고 나오지 못하게 못을 박아 조각배에 실어 바다로 띄워보낸다. 띄워보내는 ██는 바다 끝에서 재앙을 막는 신으로 해안가 사당에서 █년간 모신다.
███ ██년, 의식의 잔혹함을 이유로 조정에서 금하다.
██ █년, 기존의 의식을 대체하여 새로운 제사 의식을 만들다. 조각배에 인형을 태워 ██시 ████에서 해안에 띄워 보낸 후 부적과 금줄을 새로 준비한 것으로 바꾼다. 바꾼 후 7일 동안 바다에 나가는 것을 금한다.
오래된 서적이라 그런지 군데군데 벌레가 먹고 얼룩이 져서 여전히 읽을 수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아까에 비하면 제법 많은 정보를 알아낸 것 같습니다.
가는 길 내내 츠나센에서 봤던 것처럼 기이하게 뒤틀린 거리와 사람들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띕니다. 신년 하츠모데 때 갔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서, 아카미 신사로 향하면.... 그곳 역시 산처럼 조용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몸은 조금 가벼워진 것 같지만... 사람이 아무도 없는 듯한 느낌입니다.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따라오는 기척은 없습니다. 달리는 도중 뒤를 돌아본다면 무언가를 목격했을지도 모르지만... 당신은 그저 달려나갔을 뿐입니다. 머리 속에서 울리는 경종을 따라 그저 뛰고 또 뛰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세상에는 직접 목격하지 않는 것이 좋은 일이 얼마든지 있는 법이니까요. 모든 것을 볼 필요도, 모든 것을 뇌리에 각인시킬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223 (창고에서 발견한 휴대폰. 켜져있는 우마톡을 읽어보니, 이건 아마도 그 몬죠 페어리라는 우마무스메의 것이겠지. 대화 상대는 메이사 프로키온. 그럼 츠나지향토기라는 책은 그녀의 집에 있는 걸까? 아니면 도서관? 그리고 몬죠 페어리는 무슨 목적으로 신사를 왔고, 지금 그녀는 어디에 있는 걸까?) (일단 부적 종이와 붉은 안료를 챙기고, 신사를 벗어난다. 점점 실마리가 보이는 것도 같다.)
부적 종이와 안료, 그리고 핸드폰을 챙겨서 신사를 나섭니다. 손이 조금 끈적해졌지만... 별 영향은 없을 겁니다. 그렇게 신사를 나서자 갑자기 당신이 들고 있던 핸드폰이 울립니다. 조금 전 주워서 대화 내용을 확인했던, 아마 [몬죠 페어리]라는 우마무스메의 것일 핸드폰에 전화가 오고 있습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발신자는 메이사 프로키온입니다. 전화를 받으시겠습니까?
>>227 "지금? 바로?" "에에.... 숙소 잡을 수 있을라나? 아 아니 그보다, 그럼 이 책은 전해주고 가야 할텐데."
각방은 무리라는 말에 잠시 메이사의 눈이 포식자의 그것처럼 변했던 것 같지만... 기분 탓일 겁니다. 아무튼 지금?이라는 말에 조금 놀란 듯 하다가, 책을 주고 가야 한다며 메이사는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조금 작은 소리로, 아마 옆에서 말하는 듯한 소리도 들립니다. 이 목소리의 주인도 당신이 아는 사람입니다. 메이사의 담당 트레이너, 팀 프리지아의 트레이너인 히다이 유우가의 목소리입니다. 팀 프리지아도 트레이닝을 하는 중일까요? ....츠나센에서는 마주치지 않았던 것 같지만, 아무래도 좋을 일이겠죠.
[아~ 그래. 그럼 중간에서 만날까. 아카미 신사라고 했지? 중간이면.... 우미야 쪽인가?] [우미야 앞에서 보면 되겠다. 지금 바로 갈까?]
그렇게 전화를 끊은 메이사도 겉옷을 챙겨 입기 시작합니다. 같이 갈까?하는 물음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곤, 책을 들어 끌어안습니다.
"근데 흉흉할 정도야? 확실히 요즘 분위기가 이상하긴 하지만. 안개도 짙고."
그렇게 말한대로, 현관문을 열면 여전히 빽빽하게 들어찼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짙게 내려앉은 안개가 시야를 뿌옇게 만들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당신의 손을 잡는 메이사와 함께, 우미야로 향합니다. 짙은 안개 사이로 드문드문, 이상한 것들이 보이지만... 아침에 있던 것처럼 가까이 접근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무사히 우미야에 도착합니다. ...야나기하라 트레이너는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240 신사를 나서서 우미야로 향하는 길은 여전히 안개가 끼고, 뿌연 시야에 종종 이상한 것들이 스쳐지나고 있습니다. 멀리서 안개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실루엣은 평범한 사람인데, 가까이 다가오면 눈과 입이 일반적인 인간과 다르게 세로로 찢어진 형태를 하고 있거나, 인간의 것이 아닌 팔다리가 달려있거나.... 그렇게 기이한 것들이 스쳐지나가던 가운데, 얼굴 전체가 입으로 뒤덮여있는 것이 갑자기 당신을 향해 뒤돌았습니다.
"▓▓이다." "▓▓이야." "막▓?" "▓▓에 부적▓▓▓?" "▓▓?" "▓▓?"
수없이 많은 입이 저마다 말을 하는 상태로, 그것은 당신을 향해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메이사는 당신의 손을 꽉 쥐었습니다. 이쪽도 나름대로 뭔가 보고 겪은 것들이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담배를 피워도 되냐는 말에 그 손은 슬그머니 풀렸습니다.
"저쪽이 흡연구역이었던가... 저쪽에서 피우고 와. 난 여기 있을게."
메이사는 다녀오라는 듯 작게 손을 흔들고, 다시 책을 끌어안습니다. 슬슬 도착할 때가 된 것 같은데....
>>244
무의식적인 뒷걸음질로도 미처 피하지 못했습니다. 시선을 돌리는 당신의 뒤로 가까이 따라붙으며, 그것은 끈질기게 속삭입니다.
"▓▓?" "▓▓?" "▓▓▓????" "사당▓ 붙이려▓▓▓▓?"
환청이라고 믿고 싶지만, 귓가에 와닿는 미지근한 온도의 숨과 역겨운 악취가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환상이 아니라 실존하는 무언가라고. 하지만 세상에 어떻게, 눈과 코가 있는 자리는 물론이고 얼굴 전체가 빽빽하게 입으로 뒤덮인 사람이 존재한다는 말인가요. 지금까지 당신이 믿어왔던 상식도, 세계도 부정당하는 기분이 듭니다. 오늘의 일은 뇌리에 각인되어, 때때로 깊은 밤에, 오늘을 생각나게 하는 안개낀 날에 문득 되살아나서 당신을 괴롭힐 것입니다....
시선을 돌리고 계속해서 걸어가는 당신을 따라오던 그것은, 이내 흥미를 잃은 듯 몸을 돌려 다시 걸어갑니다. 무사히 그것에게서 벗어났습니다. ....다시 우미야로 향합니다.
우미야에는 이미 메이사와 히다이 트레이너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히다이 트레이너는 담배까지 들고 있습니다. 어쩌면 담배라도 피워야 지금 상황을 이겨낼 수 있어서일지도 모릅니다.
>>247 (...그것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찰나의 시간이었지만, 무척이나 끔찍하고 공포스러웠다. 우미야로 향하는 내내,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경계한다. 다시 그것이 오지 않을까 싶어서.) (다행스럽게도, 우미야까지는 무사히 도착했다. 메이사와 히다이 트레이너가 보인다. 그도 이변을 겪었을까?)
"...어라? 부적이라면 사당의 그거?" "야나기하라 트레이너가 다시 만든다고? 할 수 있어?"
메이사는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매우 놀라고 있습니다. 미처 감추지 못한 애매한 불만스러운 얼굴이 꼭 '책만 전해주고 여행계획 짜려고 했는데'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셋이서 팔짱까지 끼자 이제와서 빠진다고 하기에도 애매하다고 생각하는지, 메이사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럼 아예 우미야에 들어가서 얘기하는 건 어때?"
그렇게 말하며 메이사가 우미야를 가리켜 보입니다. 츠나지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 여행 계획은 물론이고 부적을 만든다는 평소에는 잘 하지 않을 일까지.. 아무튼 셋이서 머리를 맞대기엔 좋을 장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