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X를 담아、나로부터。 편지를 전할 수 있습니다. 직접 전해도 괜찮습니다. ※ 누가 내 편지를 옮겼을까? 신발장에 감춰도 좋습니다. 장난꾸러기가 건들겠지만요! ※ 수수께끼의 편지함 누구에게 갈지 모르는 랜덤박스에 넣어봅시다. 상대도 랜덤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
무신은 폭력과 그로부터 비롯한 공포를 근간 신격으로 삼은 신. 그러므로 아오이가 내보이는 공포는 이 신을 즐겁게 하기엔 충분했다. 자연스러운 삥… 아니 공진도 즐거움에 한몫했다. 금품이나 음식을 뜯을 작정은 아니었지만 알아서 바치는 것을 거절해야 할 이유가 있나? 그는 당연하단 듯 상대의 도시락을 빼앗았다. 내심 흡족한 기분으로 그것을 열었는데…….
내용물을 보자 그러잖아도 사나운 꼴의 눈썹 각이 한층 더 솟아올랐다.
"뭐냐. 쌀? 상(床)이란 무릇 삼첩 모두 육찬이며 쌀 따위는 불요거늘."
……남의 도시락에 쌀이 있다며 역정을 내는 작자는 아마 이 신 말곤 더 없으리라.
"게다 너구리 냄새가 나는군."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너구리 냄새까지. 나쁜 의미의 말은 아니다. 단지 면식 있는 녀석의 지인에게 손 대게 되면 귀찮아질 수도 있겠단 계산 정도는 무신도 할 줄 알아서 그렇다.
>>393 그건... 글쎄? 🤔😏 엔딩쯤에는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내 생각에 무리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2천년 버릇 개 못 준다고, 그 사고방식을 고친다면 거진 사람... 아니 신을 새로 고쳐쓰는 수준이니까. 😏 아야나 앞에서 보인 KAMISAMA 모먼트 같은 것도, 실제로는 없어진 지 오래인 허상 같은 옛적 기억에 자진해서 잠겼을 뿐인 헛되고 의미없는 짓이었고. 당장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쯤이다.
아예 없다고 단언하긴 어렵겠는데. 물론 신 각각의 성정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선민의식 가질 신은 충분히 오만에 잠겨 다른 식을 깔볼 수도 있겠지. 신격은 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이르자면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신들은 기본적으로 너와 나의 신격을 서로 재는 성정을 조금씩은 갖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물론 뇌피셜이고 무조건 이를 따르라 하는 오피셜은 아니다❗❗❗ 다만 신계가 그렇다고 완전히 썩은 것만은 단언할 만하게 아니다. 인간계도 그렇듯이 양면이 공존하겠지.
"종종 '님'이라고 지칭하는 분들이 있기는 하더군요. 어째서인지는 잘모르겠지만?" '특히 너처럼 감만 좋은 녀석들은 말이지. 의식안하는게 좋을텐데, 너무 티를 내버리잖아.' 어쩔줄 몰라하는 소녀를 보며 여신은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웃는 얼굴로 애써 부채로 가렸다. 소녀가 의식하는 것과는 별개로 그저 상냥한 웃음에 가까웠지만서도.무척이나 거짓웃음이 자연스러웠기에
"여름에 대비해 유카타를 구비하고 싶었나봅니다. 시라카와군은."
대신 전해주면 일을 덜었다며 여신은 소년이 왜 그런 일을 맡겼는지에 대해서 부차적으로 설명해주었다.
"시라카와군과는 무척이나 우애가 깊으신가 보네요. 카와자토양은. 맑은 강白河과 강의 마을河里이라서 그런가." '네가 그러면 그럴수록 내 추론이 맞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말이지.' 여신이 둘 사이에 애칭도 그러하니, 사이가 좋지않느냐는 추론을 해보인다. 곧바로 들어오는 질문에 있어서는 펼쳐놓았던 쥘부채를 접고는 실눈에 웃음기를 머금고 대답했다. 마치 겸손하게 자신은 별볼일 없다는 듯. 실눈 사이로 눈동자가 명백히 적의를 띄고있었지만 그것을 알아차리진 못했으리라. "어머, 너무 눈에 띄지않게 2년을 지냈다보니, 잘모를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눈을 뜬 여신은 대답이후 다시 되돌려 주듯,
"반대로 카와자토의 유지답게 겸손을 가지고 있어서 이런 분일줄은 몰랐네요. 카와자토양은." '인간의 가죽을 뒤집어 쓰고서 퍽이나 인간들과 사이가 좋구나 너는.' 소녀에 대해 그리 평가했다.
린게츠 아저씨......바💚보 아저씨.....아야나는 지금 아저씨들이 몹시나 보고싶사와요.....그 정도로 눈앞의 신님이 무섭다는 얘기다......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섭다. 요괴로써의 직감이 이 선배가 보통 선배가 아님을 짐작케 하고 있다. 유우 군에 대해 물어오자 간신히 밝게 대답할 수 있었다.
"당연하답니다. 유우 군과 저는 어릴 때부터 서로 알던 사이였는걸요! "
"아주아주 절친한 사이랍니다~ " 라고 덧붙이며 헤실헤실 웃던 아야나는, 이런 분일지 몰랐단 말에 "그야 당연하지요! " 라 대답하려 하였다.
"집안에서 제가 제일 막내이기도 하지만? 어디에서도 당당해야 한다고 배웠사와요. 설령 신님 앞에서라 할지라도 말이와요. 사쿠야님....아아아니 사쿠야 선배님. "
이 신님 앞에선 왜 자꾸 님 자를 붙이게 되는걸까? 당황스럽다.....바보 아저씨는 마음 편히 바보 아저씨라 부를 수 있는데. 아, 역시 바보 아저씨라서 그랬던 걸까....
계속해서 호칭에 있어서 의식하고 있는 것을 느꼈기에, 여신은 편하게 부르라 그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여신에 입장에서야 그저 자신은 한학년 위에 선배에 불과하기에 님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운듯 했다. 거기에다 경외의 입장으로서 님이라 불리어봤자 그건 두려움의 산물이 아닌가 "우애에 관계에서는 과한 표현이긴 하지만. 소중한 인연이니 한쪽 날개를 잃지않도록 소중히 여겨주세요." 딱히 협박은 아니지만서도. 네가 나를 깔보려는게 보인다면 충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게 카와자토가의 교육인가 라며 여신은 수긍하듯 하나 거기에 이야기를 덧붙인다.
"세상에 신이나 요괴라는 존재. 믿는쪽은 아니지만. 결국 신이던 요괴건 인간의 구절로 부터 존재를 확신하게되니 결국은 이 땅에 있어서는 서로 조화하는게 맞겠죠. 소녀 역시 그러하고. 거기에 위와 아래는 없다고 생각한답니다." 거짓말은 아니다. 다만 그 끝에 도달할 결말에 대해서는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다시 한 번 부채를 펼친 여신은 소녀에게 겨냥하듯 이리 물어본다.
꿋꿋이 선배님을 붙이는 이유? 아무리 그래도 신"님"인데 사쿠야 씨라 부르기는 좀 그렇지 않나 싶어서이다. 어찌됐건 신님이니까 님 자는 반드시 붙여드리도록 하자. 한쪽 날개를 잃지 않도록 소중히 여기라는 말에 알겠다는 듯 아야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그 표정은 한 순간이지만 겁에 질려있었다.
지금 이거, 유우 군이 위험하지 않게 잘 챙겨달라는 신호 맞지...? 응? 그렇지? 이거, 빨간 불 이지? 너 조심해라 라는 신호?
"잘 새겨듣도록 하겠사와요, 사쿠야 선배님.... "
후히히 웃고는 있었으나 뒷목으로는 식은땀이 나는 듯 했다. 이 신님 무서워, 무서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말을 들었는데.....?
어라, 생각보다 생각이 좋으신 분이잖아. 정말 좋으신 분이잖아? 내가 잘못 생각한건가....? 하는 생각으로 아야나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상냥하게 들렸겠지만, 소녀의 대답에 여신의 표정은 부채로 가리어져 볼 수가 없었다. 그저 그 대답을 들은 것으로 용건은 끝났다는 듯 제 갈길을 가듯 등뒤로 사라져갔다. 작별하듯 하나의 말을 남기고서는.
"그럼 다음에는 토코요에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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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말뿐이라면 천지조차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다 단언할 수 있지."
나는 카와자토 아야나의 답변을 듣고는 비웃을 가치조차 없다며 그리 평했다. 당연한 확신에 아무런 근거도 없다. 달리말해서 허황된 소리라고 비판하더라도 근거가 없는 것은 반박이 불가능하다. 그저 천진난만하게 할 수 있다라 말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인지 그 확신이 짓밟혔을 때 무슨 표정을 지을지 실로 기대가 되는 부분이었다.
"조화라는 거짓말이지. 서로 등잔 아래에는 숨기고 있는 욕망이 분명있음에도, 가면을 뒤집어쓰고 하하호호 조화라며 떠들어대는 것은 기만에 불과하잖아? 너희 인간도. 신도. 요괴도."
부채로 가려졌던 표정은 분명한 경멸이었다. 나는 꽃의 여신으로서 조화를 추구하는 기만으로서 너희의 기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