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X를 담아、나로부터。 편지를 전할 수 있습니다. 직접 전해도 괜찮습니다. ※ 누가 내 편지를 옮겼을까? 신발장에 감춰도 좋습니다. 장난꾸러기가 건들겠지만요! ※ 수수께끼의 편지함 누구에게 갈지 모르는 랜덤박스에 넣어봅시다. 상대도 랜덤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
예의상 여신역시 소녀의 소개에 응대하듯 잘부탁한다는 의미에서 소개를 마쳤다. 그러고는 용건에 대해서 곧바로 이야기하기에 앞서 들어오는 질문에 쿡쿡거리며 웃고는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했다. 혀차는 소리가 분명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신은 적어도 속내를 드러낼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으니까 "설마요. 그런 것이라면 좀더 비밀스럽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이 땅의 인간에게 그런 감정을 가질 이유도 없고.' 쥐고있던 부채를 펼쳐 입가를 가리고는 소년에게 전할 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눈앞의 소녀가 알기 쉽게 대략적인 정황을 말하면서.
"이전에 꽃놀이철에 만난 연이었을뿐인데 소녀, 부모님이 포목점을 하다보니 다음번에 찾아뵙겠다해서 집안에 조금 일에 대해 논의를 하고 의뢰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아왔을 뿐이라구요?" 여기까지가 말문을 트기 위한 그저 말로서의 명분이다. 난죽국매의 무늬가 그려진 부채로 여전히 입가를 가리고 여신은 궁금한 것이 있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소녀에게 곧바로 질문하나를 이야기했다.
"카와자토라면, 분명 이 아야카미의 유명한 유지有志가 아닌지?" '요사스럽기 그지없는 것들이 인간사회에 스며들어있구나. 알고는 있었지만' 여신은 포목점을 하기에, 귓동냥으로 들었다는 듯 그리 이야기를 덧붙였다.
그런 놈들은 1학년때 다 밟았다. 라고 굳이 오해를 키울만한 사실은 말하지 않은채 미소를 지은 그는 상대방이 적당히 넘어가려고하자 자신도 더 언급하지 않은채로 그 화제를 넘겼다. 말하는걸보니 전학생 같은데 새로 온 반이니까 이것저것 겁나고 그랬겠지. 그는 자비심 깊은 마음을 떠올렸다. 만..
"으응?"
여전히 말을 더듬는 상대를 보며 내가 그렇게 겁나나. 하고 괜히 머쓱하게 볼을 긁적이던것도 잠시. 그는 상대의 말을 따라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여긴 어디.
"와악, 잘못 들어온거구나. 큰일날뻔했네."
그제서야 그는 상황을 파악했고 옆자리의 학생에게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한뒤 서둘러 교실을 나서려했다.
-거기 뭐하냐, 앉아라.
"엑.."
하필 그 순간에 선생님이 들어와 수업이 시작되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그는 얼결에 남의반에서 수업을 듣게되어 책도 없는 상황에서 그저 옆자리를 바라볼 뿐이었다.
신님에게 대하듯 하는 말투를 여기서까지 해버렸다! 아니아니, 잠깐만. 이러면 내가 사쿠야 선배님을 신으로써 의식하고 있는 셈이 되잖아. 어쩔 줄 모르는 눈으로 선배님을 내려다보며 아야나는 추욱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가 이어지는 사쿠야의 말에 고개를 갸웃이며 이렇게 물어보려 하였다.
"의뢰.....? 유우 군이 그런 의뢰를 드렸사와요? 저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 "하여튼간에 알겠사와요. 제가 대신 전해드리도록 하겠답니다. "
왜냐하면 유우군은 지금......이 자리에 없으니까! 아무튼 없을 테니까. 단순한 생각을 하며 아야나는 사쿠야에게로 눈을 또르르 돌리며 물으려 하였다.
유감. 자리를 살피는 데 여념이 없었던 청동기신은 키가 작지 않았음에도 무신을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화들짝 눈이고 손이고 어디에 둘지를 모르다가 허리를 휙 굽히며 두 손으로 공손하게 바친 것은 아니나다를까 린게츠 엄마가 싸준 도시락... 그렇다, 불쌍한 청동기신은 혼자서 밥 먹을 곳을 수색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그마저 갈취당할 위기였고.
카가리가 가져가면 이미 둥그런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당겨 헤헤... 웃는 듯 울듯 하고 있었을 것이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심오한 표정이 되었다.
>>377 그야말로 허♡접 신이 다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는 조금은 진지하게 대답하자면, 엄밀히 말했을 때 신력은 생각보다 퇴색되지는 않았다. 자기 신격의 범위 안에서는 확실하게 능력을 행사하는 모습 등에서 눈치챈다면 눈치챌 수는 있었겠지만. 단, 전성기 시절이 너무나도 높았던 바람에(...) 역체감 때문에 실제보다 심하게 아오이가 기가 죽은 것도 있고, 오랜 은둔 생활로 현실감각이 둔해진 것도 있고, 인두겁이 실제로 약해빠진 것까지 한몫해서 지금의 겁쟁이 허♡접 아오이가 완성되었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약해진 것도 있겠지만, 마음가짐의 문제지.
무신은 폭력과 그로부터 비롯한 공포를 근간 신격으로 삼은 신. 그러므로 아오이가 내보이는 공포는 이 신을 즐겁게 하기엔 충분했다. 자연스러운 삥… 아니 공진도 즐거움에 한몫했다. 금품이나 음식을 뜯을 작정은 아니었지만 알아서 바치는 것을 거절해야 할 이유가 있나? 그는 당연하단 듯 상대의 도시락을 빼앗았다. 내심 흡족한 기분으로 그것을 열었는데…….
내용물을 보자 그러잖아도 사나운 꼴의 눈썹 각이 한층 더 솟아올랐다.
"뭐냐. 쌀? 상(床)이란 무릇 삼첩 모두 육찬이며 쌀 따위는 불요거늘."
……남의 도시락에 쌀이 있다며 역정을 내는 작자는 아마 이 신 말곤 더 없으리라.
"게다 너구리 냄새가 나는군."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너구리 냄새까지. 나쁜 의미의 말은 아니다. 단지 면식 있는 녀석의 지인에게 손 대게 되면 귀찮아질 수도 있겠단 계산 정도는 무신도 할 줄 알아서 그렇다.
>>393 그건... 글쎄? 🤔😏 엔딩쯤에는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내 생각에 무리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2천년 버릇 개 못 준다고, 그 사고방식을 고친다면 거진 사람... 아니 신을 새로 고쳐쓰는 수준이니까. 😏 아야나 앞에서 보인 KAMISAMA 모먼트 같은 것도, 실제로는 없어진 지 오래인 허상 같은 옛적 기억에 자진해서 잠겼을 뿐인 헛되고 의미없는 짓이었고. 당장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쯤이다.
아예 없다고 단언하긴 어렵겠는데. 물론 신 각각의 성정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선민의식 가질 신은 충분히 오만에 잠겨 다른 식을 깔볼 수도 있겠지. 신격은 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이르자면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신들은 기본적으로 너와 나의 신격을 서로 재는 성정을 조금씩은 갖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물론 뇌피셜이고 무조건 이를 따르라 하는 오피셜은 아니다❗❗❗ 다만 신계가 그렇다고 완전히 썩은 것만은 단언할 만하게 아니다. 인간계도 그렇듯이 양면이 공존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