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X를 담아、나로부터。 편지를 전할 수 있습니다. 직접 전해도 괜찮습니다. ※ 누가 내 편지를 옮겼을까? 신발장에 감춰도 좋습니다. 장난꾸러기가 건들겠지만요! ※ 수수께끼의 편지함 누구에게 갈지 모르는 랜덤박스에 넣어봅시다. 상대도 랜덤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
아직도 뭔가 잘못본게 아닐까~ 걱정하는 그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능력을 봤으니.. 그로인해 새학기 전에 본 그 후배도 같은 부류인걸까 생각하며 그는 오늘도 평범히 자리에 앉았다.
".....?"
그러나 어째선지 묘하게 익숙하지 않은 주변의 분위기에 그는 또 뭔가 이상한 일에 휘말렸나하고 당황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런게 아니라 그냥 멍하니 있다가 옆반에 들어와서 앉은것 뿐이다... 다행이 이 자리의 주인은 오늘 결석인거 같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뭐가 잘못된건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오직 촛불하나만 의지해 밝혀지는 어둠 아래에서 붉은 실들이 엮이고 엮여있었다. 그것을 달리 표현한다면 거미줄 혹은 그물망. 실타래로 아래로 대롱대롱 이름이 적힌 명패들. 누군가 이 광경을 본다면 분명 광인의 짓이다 라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 소름끼치게도, 상세히 하나하나 인적사항이 적혀 있었다.
"그러니까. 지난 꽃놀이에 만났던 인간이."
白河 祐希라는 이름의 명패를 슬쩍-. 여신은 들여다보더니 아. 하고 문득 떠올린게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 출신을 물어본건가."
쉽게 그것으로 부터 여신은 이어지는 것을 추론하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는 듯. 실타래로 이어진 다른 명패들 사이에서 하나를 쥐어잡았다.
"카와자토라면 확실히 섬길 인간이 없는 것도 아니려나. 등잔아래에 있는게 사람의 그림자인지 그외에 것인지."
촛불이 부채질에 스윽하고 꺼졌다. 거기까지는 여신도 직접 알아볼 필요는 있었다. 어떻게 닿을지는 아직 고민해보면서.
---- 아야카미 고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신은 2학년 교실의 복도를 그냥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옷깃만 스쳐도 연이라고 하지않던가. 연이라는 것은 쥐어잡는 자의 것이라고 여신은 생각했다.
신학기의 편지 보내기 유행은 정말로 즐겁다! 얻그제만 해도 무수히 많은 [ 아야카에루님 ] 의 행운의 면지를 집어넣고 오는 길이었다. 이대로만 가면 학교에 아야카에루님 신앙이 생기는 것은 시간 문제. 에? 그럴 일은 눈곱만큼도 없다고? 아무튼 이루어 질것이다. 이루어 질거라 믿으면 어떻게든 이루어지는거야! 하여튼간에, 오늘도 종종걸음으로 수수께끼의 편지함에 집어넣을 행운의 편지들을 품에 한아름 들고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 ? "
이상한......기운이 느껴진다. 바보 아저씨? 아니, 바보 아저씨의 기운이 아니다. 그 아저씨는 확실하게 바보같은 느낌이 드니까. 지금 이 느낌은......이 느낌은..........뭔가, 불안한 기운이다.
"안녕하시와요 선배님! "
하지만 일단은 인사를 해야지. 선배를 보았으면 인사를 하는 게 후배의 도리니까. 그런생각을 하며 창문 밖 화초를 보고 있는 선배님 께 인사를 올렸다.
응, 나 이 정도면 꽤 학교라는 것에 적응 잘했다고 생각해? 이것 봐, 참고서도 잘 챙기고 다니고 등굣길도 이젠 헤매거나 엉뚱한 길로 빠지거나 하지 않고 도시락도 잘 먹고 수업도 잘 듣고 친구... 치, 치, 치치치, 친구도... 저기 있잖아? 그래도 아직 신학기란 말이야, 난 전학생이라는 위치고 아직은 친구를 본격적으로 사귀기보다는 학교에 익숙해지는 단계라고 솔직히 생각해 응응응... 절대로 내가 친구를 못 사귀는 게 아니고 학교에 적응하는 중이니까 응응. 그, 그래도 가끔은 용기내보고 있으니까 말이지???? 요, 용기도 필요없지 친구 만드는 게 뭐 얼마나 어렵다고... 이것 봐, 나 이렇게 옆에 앉은 친구한테도 쉽게 말 걸 수 있다? 일상적인 대화 있잖아, 좋은 아침, 오늘 어때? 같은 지극히 정상적인 대화들 말이야. 먼저 이렇게 고개를 들어올려. 그리고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지으며 옆자리에 앉은 친구를 쳐다ㅂ으아아아ㅏㅇ아아앙ㄱ!!!!!!
"조, 조, 좋, 조조조조, 조... 조... 좋은 아, 아, 아치이이임...... 조, 좋은 아침이게 해줘... 해주세요... 이렇게 부, 부탁... 히히..."
첫 번째, 극한의 커뮤증 폐급 신에게는 그것이 가능할 리 없다. 두 번째, 카즈키의 날카로운 듯한 인상이나 궂은 일로 탄탄히 다져졌을 피지컬이 자연스럽게 약자인 아오이를 쫄게 만들었다. Wls은 양아치에게 쫄기 마련이다. 세 번째, 낯선 낯인 것이 다른 반인 것 같은데 교칙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다른 반에 들어온 것 자체가 훌륭한 양아치의 표본이다, 라는 논리로 더 쫄았다――――
그나저나 왜 내 바로 옆자리에 앉았단 말인가????? 이것이... 「담당일진」?????? 본능적으로-?- 한껏 쪼그라들어서 두 팔로 몸을 보호하려는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면서 나는 우는 듯 웃었고 웃는 듯 울었다... 누구의 사주인지는 몰라도 제발 살려만 주세요... 심지어 약한 인간의 몸이란 말입니다...
"자, 자자자, 잘못했어요... 뭔진 몰라도 진짜 살려주세요..."
아아... 극한의 공포로 닭똥 같은 눈물이 삐져나오는 것이 느껴진다... 또륵...⭐ 또륵...⭐
그는 확실히 눈매같은것 때문에 자주 오해를 받는 편이었고. 아까까지 요괴 생각하느라 무표정이었어서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니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로 격한 오해를 받은적은 그렇게 많지 않았기에 상대가 오해하는지 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나름 웃고 다니려고 애쓰기도 하다보니 이 정도로 공포에 질린 반응은 또 오랜만.
그렇기에 그는 인사를 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울려고 하는 상대방을 그저 빤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우리 벌써 자리 바꿨어?"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는 상대방의 얼굴이 내가 아는 옆자리 사람이 아니란걸 드디어 눈치채고 조심스레 물었다. 다만 자기가 잘못 찾아온건 모르고 새학기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자리가 바뀌었나? 하고 물을 뿐이다.
여신은 지난번 만났던 소년에게 만날 이유는 있었기에, 2-C를 슥 지나치며 교내로 소년이 있는지 슬며시 보다가, 복도에 말을 걸어오는 소녀를 보고 시선을 돌렸다. 계곡물 같은 색의 눈동자와 검은 머리카락. 운이 나쁘지 않다. 여신은 사근한 목소리로 인사에 대답한다.
"처음뵙겠습니다. 후배님. 혹시 2-C의 학생일까요?" 여신은 직감적으로 소녀에게 느껴지는 위화감을 보고 그 성정에 걸맞는 기분나쁜 웃음을 감추고는 이유는 그것으로 이야기한다. 실질적인 목적은 그쪽이기도 했고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좋겠지. 그 소년의 이야기를 빌미로 어차피 이 소녀는 관계자일테니 곧바로 미끼를 물어오겠지. "다름이 아니라 소녀, 2-C의 시라카와 유우키군에게 용건이 있기때문에. 직접 만나러 왔답니다."
갑자기 자신의 반에 대해 묻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뭔가 미심쩍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어지는 말로 증명할 수 있었다. 유우 군을 신님이 찾는다고? 유우 군을 갑자기 왜?
"혹시 연애 편지를 전달하러 오셨다거나 그런 것이라면, 제가 대신 전해드리겠사와요? "
밝은 목소리로 돌려 말하고 있기는 하나 이 카와자토 아야나, 눈치가 아예 없지만은 않다. 그 증거로 이 소녀, 눈빛이 몹시 떨리고 있다. 이 신님......느낌이 좋지 않다. 유우 군이 신님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걸까? 천벌을 내리러 온 것이 아닐까? 불안하다, 불안해. 내가 어떻게든 유우군을 지켜주지 않으면 안된다.......그런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아니, 생각을 해볼수록 더 단순한 이야기다. 신이 왜 한낱 인간을 갑자기 찾는가? 그것도 요괴를 모시는 인간을?
아, 혹시 요괴를 모시는 대가로 지옥에 보내러 오신 걸까....... 그건 아니겠지. 그건 아닐거야.......카와자토 아야나의 머릿속에는 지금 지옥도가 펼쳐지고 있다......
몰랐던 때엔 존재조차 모르고 지나갔겠지만 알아버린 시점에서는 구태여 모르는 척 흘려 보낼 이유도 없다. 무신은 첫 편지를 보낸 이후론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요즘 이 나이대의 인간들은 편지에 어떤 내용을 주로 쓰는지, 발송 방식의 비율은 어떠한지, 또 편지를 받은 학생들의 이후 대응이라든지, 다양한 범주에서.
유행과 소식에 관심을 가지는 것. 그래, 여기까지는 지극히 평범한 범주의 행동이다. 하지만 그 방식마저 평범하지는 않았으니.
당신은 신발장 근처를 지나가던 중이었을 테다. 편지를 넣기 위해서든, 등하교를 하기 위해서든,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근처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던 중이었든. 평범하고 학생다운 생활을 하던 당신에게 난데없는 고난이 닥친 것은 그때였다.
천장에서, 갑자기 닌자… 아니 사람 하나가 뚝 떨어져 당신 앞에 착지한 것이다!
화려한 머리칼 휘날리며 가뿐히 땅에 내린 신은 몹시도 당당하게 손바닥을 펴 보이며 말했다.
"손에 든 건 뭐지? 내놓는 편이 좋을 게다."
뭘 내놓으라는 거냐면, 편지를……. 약육강식의 대자연 출신은 정보 수집마저 갈취와 겁박 외엔 떠올리지도 못했다. 또 이 양반이 어디에서 나타난 것인가 하면, 당신과 이 여학생의 머리 위쪽을 주목하면 답이 되겠다. 화려한 머리색의 양아치(추정)은 높게 선 신발장 위에 올라가서 아래를 감시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만약 당신의 키가 컸거나 머리 위쪽을 잘 살폈다면 처음부터 눈치챌 수 있었을지도.
"으, 으, 으... 응...? 설마... 날 응징하려고 온 사람이 아니었어...? 새로 들어온 전학생이 이유 없이 짜증나서 텃세를 부리고 누가 이 학교의 실세인지 알려주기 위해 누군가로부터 돈을 대가로 사주 당한 어둠의 사람이 아니었단 말이야...? 예요...??"
순식간에 이상한 피해망상의 흐름이 지나간 듯했지만, 이는 대충 무시해도 좋다. 담당일진(?)인 것치고는 상당히 온순한 반응이기에, 나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슬쩍슬쩍 거의 뒤로 넘어가려고 하던 자세를 바로하려 했다. 피식자처럼 뜨인 눈이 포식자의 눈치를 가만가만 살피면서... 흐트러진 겉옷을 바로하고... 의자를 슬쩍 땡기면서... 두 손을 책상 위에 모으더니 당당한 양 허리를 쭉 피고서는,
"아니, 아무 일도 없었는데. 무슨 일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다...! 를 시전하기로 했다... 정말로 눈물나는 일인 줄은 본인만 모르고 있다...
"자리는 말이지. 그, 그러니까... 자, 자, 자리는... 전혀 안...! 바꿨어. 바꾼 것 같으면 네 머리의 착각이란 말이지이... 애, 애초에, 여기 잘못 들어왔지 않아? 주우, 주변을 좀 더 잘 둘러보라고...!"
방금의 추태를 만회하기 위해 당당함을 내세웠지만 그것이 잘 되지는 않는다... 당연하다... 커뮤증이다... 그것도 2천 년 경력 중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