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방아쇠는 당겨지지 못했다. 입에 쑤셔박혔던 총은 절그럭대는 섬뜩한 소리를 내며 빠져나갔다. 입천장부터 시작해 비강, 뇌까지 이어질 고통이 오늘 하루는 지나갔다.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남을 느껴야 했지만 오히려 더 큰 위협이 등골을 스치는 것 같았다. 멀리서 보아도 태오는 저 시람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다가오는 걸음걸이가 익숙했고, 이곳을 순찰하는 인물은 얼마 없기 때문이다.
"……불청객이네." "아, 그, 그게……." "학교 친구인가 보네?"
태오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제 친구다. 아무리 봐도 제 친구가 다가오고 있었다. 태오를 놓아주고, 곁에서 총신을 손수건으로 닦던 남성은 한 눈에 보아도 체격이 좋았다. 190에 육박하는 길쭉하고 균형잡힌 체격은 태오 정도는 간단히 힘으로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얼굴은 평상시의 태오처럼 노이즈에 가려져 있지만 목 너머 가슴팍을 타고 끝이 약간 푸르스름한 백발이 촘촘히 땋여 밧줄처럼 내려와 있었다. 태오는 저 노이즈 너머를 익히 알 수 있었다. 아마 그는 많은 것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방패를 꺼낼 적 총신을 닦던 손을 멈추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 가치를 매긴 것 같고, 어쩌면 다른 것을 꺼내 선고하며…….
"세상에, 무섭네! 진심인 것 같은데. 태오야, 어떡하지? 나 여기서 객사하긴 싫은데." "그러니까."
태오는 항상 미적지근한 온도를 유지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아, 그렇구나. 로 넘기며 자신의 일도 제3자의 시선으로 보듯 해결했다. 도통 타오르거나 가라앉지 않는, 불꽃놀이 이후 남겨진 잿더미처럼 식어가는 사람이었다. 당신이 아무리 화가 났다 한들, 처음 만났던 날과 동일하게 태오를 보았더라면 지금도 담담하게 설명할 수 있을 듯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태오는 당신의 목소리에 한 걸음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더니, 눈을 굴렸다. 불안한 눈이 얼굴이 가려진 남성을 한 번, 당신을 한 번 번갈아 쳐다보다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모르고 잘게 떨리다 땅을 향했다. 드문 반응이었다.
"그러니까, 그게."
어디선가 짤깍, 하고 회중시계를 여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느꼈다. 시간을 재고 30을 세는 소리를 듣는 것 같았고, 어느덧 20초를 넘기는 것 같다 믿었다. 10, 9, 8……. 총을 장전하는 듯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았고, 이대로 무시하면 될 것이라 믿었다. 그렇지만 이대로 무시한 뒤에는? 그렇게 된다면 과연 멈출까? 어느 한 쪽은 자신의 목을 조를 것이다. 주변에서는 극구 아니라고 하지만 믿을 수 없다. 이 땅에는 그럴 수 없는 존재밖에 없다. 당신조차 자신을 도망친 겁쟁이라 단정 짓고, 몰아가고, 그렇게 만들고, 끝내─ 대답해야만 한다. 설령 한쪽을 위함이라도.
"친구!! 친구에요, 친구에요……. 제 친구에요. 제, 제가 학교를 안 가서, 그러니까- 나, 나랑 아는 분이야. 그러니까- 그게-!! 나는, 나는!! 아니야, 그런 거 아냐!! 제발 그런, 그런 눈으로 보지 마. 아니야! 아니라고!"
결국 태오는 숨을 뱉어내듯 목소리를 쥐어 짜더니, 앞을 막아서며 다급히 외쳤다. 처절한 목소리와 함께 바르르 떨리는 눈을 뒤로 남성은 태오의 어깨를 부드러이 잡으며 앞으로 나섰다. 자리를 비켜주겠다는 듯.
"자, 자……. 여기까지. 설명할 테니까." "…나, 나 아니야. 도망치지, 도망치지 않았, 않았는데." "거래를 좀 했단다. 이 녀석 무기가 이상한 녀석의 빔에 녹아버려서 새로 구입한다길래, 장난 좀 친 걸 들켰네. 내가 좀 무례했지? 그렇지만 그쪽도 스트레인지의 규칙은 알 것 같은데. 봐주지 그래?" "……." "태오 너도 말이지! 학교를 안 가면 어떡하니. 친구들 걱정하게. 스트레인지 독립한 녀석이면 갔어야지!"
태오는 덜덜 떨다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네. 네, 맞, 맞아요. 도, 독립했으니까. 그러니까, 아무 일도 없었어.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제, 제발. 우, 우리 그러지 말자. 내가, 내가 다 설명할 테니까. 보, 보내드리자. 제발……."
성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뜬금없이 사방에서 커패시티 다운이 울려퍼졌고, 백색의 가연성 가스까지 뿜어져나왔다. 커패시티 다운이 퍼스트클래스들만을 무력화하기 위해 조정된 사양이었기에 망정이지, 일전에 당해본 적 있던 범용 커패시티 다운이었으면 꼼짝없이 전멸인 상황이었지. 그 상황에서 나타난 것이 일광예고 저지먼트.
“그렇죠, 누구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누구도.”
적어도 다치지 않을 수 있었다- 거기에는 성운도 동감했다. 하지만 얼굴도 모르는, 처음 보는, 무슨 꿍꿍이인지 모를,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를, 원래 이 자리에 없었어야 할 이들보다는 같은 저지먼트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들이 훨씬 소중했다. 성운의 저울은 명백히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그래서 성운은 능력을 사용했다. 그래도, 능력을 사용하는 방법 중에서는 누군가를 가장 안전하게 무력화시키는 방법, 일정 높이의 역중력장 위에 얹어놓는 방법으로. 그거라면 양 쪽 저울 중 어느 쪽도 땅에 닿지 않고 모두가 안전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것이 성운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어떤 일도 생각대로는 돌아가지 않는 법이다.
혜성의 입에서부터 조용히 그어지는 납빛의 연기를 바라보며, 성운은 나직이 말을 이었다.
“네비게이션마냥 상세한 안내까진 바라지 않아요. 그저 한번 손짓이라도 해달라는 거죠. 그날 호신용품을 챙기라거나, 한양 선배를 찾아가보라고 하셨던 것처럼. 그러기도 싫다시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떠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