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내 친구들에게는 전해뒀다. 생각이 있음... 바티칸에 있는 사람들과 협력해서 뭐라도 하겠지."
토고는 천자가 만들어낸 지도를 보며 말한다. 본격적으로 재앙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바티칸이란 장소가 큰 타격을 입을지도 모르겠다. 시체와 칼날의 노래 교단과... 눈먼 성자가 원하는 것은 뭐지? 일단 사람들부터 구해야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선.. 벽을 만든다... 그래서 그들을 유도한다.
"건물은, 내가 부숴볼게. 아니 내 특별반 면책 특권을 사용해가꼬 누가 부수든간에 어떻게든 내가 보호해볼게. 그러니까 사람들부터 구하자."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까? 하는 것이 살짝 궁금하지만, 토고는 그런 것에 생각을 낭비하지 않기로 한다.
>>655 조르조는 린의 말을 듣고, 린의 눈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의 몸이 살짝이지만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 너..... "
그는 성검을 끌어안고, 자신의 허리춤에 있는 작은 단검을 꺼내어 린에게 겨눕니다.
" 다른 사람은 몰라. 하지만, 넌 안돼. "
덜덜 떠는 조르조의 눈은, 린의 가장 깊은 심리를 꿰뚫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린의 심상 속. 선악의 저울을 꿰뚫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겁니다.
>>657 전투가 끝난 직후, 강산은 몸을 덜덜거리며 나노머신을 움직입니다. 가디언, 가디언을 불러 도움을 받아야만......
" 그럴 필요는 없어. "
쿵, 쿵, 쿵, 쿵,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느린 발걸음으로 땅이 울린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일 것입니다. 거대한 거인이 아니고서야 이 제주의 땅이 흔들린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불가능할테니까요. 하지만 본능적으로 강산은 느낍니다. 그 발이 들어올려지면 공간의 짓눌린 일부가 떠오르고, 발이 떨어지면 다시금 그 공간이 찌그러지고 있다는 사실을. 온 몸을 덜덜 떨면서 강산은 겨우 고개를 듭니다.
키는 2미터를 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굴에는 여러가지 흉터가 나 있었는데, 그 모든 것이 뒤섞여 사람을 두렵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허리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한 몽둥이를 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가지고 무섭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강산이 두려운 것은 다름이 아닌 그 분위기입니다.
식인귀가 무엇이라도 입이 닿는 것이라면 삼킬 만큼, 굶주림을 따라 움직이는 존재라면 이 자는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면 기꺼이 그 이빨을 내밀어 씹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단지. 그와 함께 안심이 드는 것은 저 이빨이 향하는 것은 게이트와, 인류의 적을 향하는 경우가 아니면 없을 것입니다.
" 도우러 왔긴 한데... 생각보다 일이 일찍 끝난 모양이네. "
손에는 작은 흙 따위를 뭉친 경단같은 것을 들고, 강산을 내려보는 남자는 넷에게 손을 뻗습니다.
생명의 도움
거대한 생명력이 몰아치며, 숨을 껄떡이던 강산은 오히려 너무나도 강한 생명력이 온 몸에 날뛰는 것을 느낍니다. 마치, 당장이라도 달리고 싶은 듯한 기분입니다!
" 환자를 두고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게 옳은가 싶긴 하지만... 절차니까 말야. "
그는 가볍게 자신의 어깨에 달린 하나의 별을 네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 UGN, 아프리카 중부 방어선 부대장. 최경호야. 모든 가디언과 시민을 대신해서, 악을 상대한 것에 감사를 표한다. 친구들. "
>>660 차에 입을 가져갑니다. 매우... 달콤한 향이 납니다. 그것도 그럴 것 같은 게. 이 작은 차 하나에서 모든 의념 각성자가 바라 마지 않을 것 같은 의념의 향이 나기 때문도 있을 겁니다.
차를 모두 삼킬 즈음.
윤시윤의 망념 최대치가 10 증가합니다! 현재 망념 최대치는 220입니다!
" 입에 잘 맞는 것 같으니 다행입니다. "
그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시윤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하나는 확실하네요.
말려들었다. 같은 생각 말입니다.
" 하나 시윤 군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려드리자면. 우리는 평범한 협력 관계는 아닙니다. 우리가 갑, 여러분이 을에 속하죠. 안에서 길드화 얘기가 나올 때에도 저희는 꽤 긍정적으로 본 바 있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
간단한 이유일겁니다.
" 아직 '학생'이라는 탈을 쓴 특별반과는 다르게 길드의 형태라면 저희가 압박하기 더 쉬울테니까요. 하지만 여러분은 저희의 눈을 좀... 많이 괴롭히지 않았습니까. 특권도, 이득도 다 보고 일방적으로 '건전한 협력 관계'를 바란다는 건... 좀... 일방적인 요구지 않습니까? "
손에서 거품이 올라올 때. 그는 그것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갑니다. 마치 거품이 닿음에 따라 그 감정과, 느낌과 같은 모든 것이 씻겨 내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읽어지던 감정들이 지금은 읽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 건전한 협력 관계? 늑대를 길들이려 한들 나이가 차면 결국 늑대는 야성에 따라 움직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보일 뿐입니다. 언제든 우리 목을 물어뜯을 준비를 하곤, 지금에서야 협력을 원한다? "
그는 웃습니다.
" 반대로 볼까요? 시윤 군이 우리 입장이라면,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까? "
토고는 악동스러운 그의 미소에 크크 웃으며 다시 말해주고는 헬멧을 다시 쓴다. 벗었던가? 잘 기억이 안 나는 군.. 아무튼간에 천자의 병사들이 생겨나고 방어구와 무기가 갖추어 말 그대로 군대가 갖춘 뒤 천자를 향해 복종하는 그들을 보고선 토고는 웃는다. 이런 모습이 적이 아닌 아군으로 보니 감회가 다르네.
"에고고, 일 할 시간이네. 뭐, 내가 단언 한 만큼 최선을 다해 굴러줄테니까. 편히 사용해라. 대운동회 때와는 다르게 너도 달라졌고, 내도 달라졌으니까."
차를 마시고 나서야 아차, 하고 눈치챈다. 이거 그냥 물품이 아니다. 가치가 얼마나 될지 당장 짐작도 안간다. ....물론 그렇다곤 해도, 내어진 선물을 거부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곤란했겠다만. 어쨌거나 이것은 큰 '빚' 이다. '빚'이란건 굳이 명시하는 것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흠."
이미 마셔버린 차를 퉷퉷 할 수도 없는 법이다. 나는 찻잔을 들어 한모금 더 마시면서 얘기를 듣는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런 얘기를 노골적으로 듣는건 내가 처음이지 싶군. 그리고, 처음이라서 다행이다. 특별반 대부분은 두가지 반응일 것이다.
위축되거나, 반항하거나.
나는 그 두가지에 들지 않는 드문 사례다.
"일단 질문 받은 것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자면. 조금도 긍정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나는 일단 질문으로 나온 부분을 덤덤하게 인정한다. 긍정적인 부분이 있겠냐고? 내 생각엔 그다지 없다. 어설픈 변명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건전한 협력 관계라는 표현도 제 생각엔 지적해주신대로 맞지 않는 것 같군요. 협력이란 동등한 위치에서 성립되는 것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저희들은 협회랑 동등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이런 화제엔 경험이 적다보니까요. 실언 한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지적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또한 덤덤하게 인정한다. 상대의 압력에 위축되었냐고? 조금도. 비위를 맞추고 싶나? 그건 조금만. 다만 근본적으로 그게 사실이기에 본심으로 대답한다. 도리에 맞는 말을 하는 것이, 내가 가진 최대이자, 유일한 무기이고 자세이다.
"다만, 그럼에도 제 입장을 말씀드리자면. 맞습니다. 지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저희는 아직 '학생' 입니다. 부족하고, 미숙하고, 뻔뻔하고, 생각이 얕아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과도 같은 많은 문제를 초래하고, 스스로들은 그걸 자각조차 없이 불평과 불만을 내뱉게도 만듭니다."
나는 찻잔을 한모금 더 비운다.
"그렇지만 그런 만큼, 저희에겐 아직 찬란한 가능성이 있다고도 생각하고. UHN의 관계에도 개선의 가능성이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제가 오늘 이렇게 찾아와 그간의 오해와 스스로의 미숙을 해명하고 대화를 시도했던 것처럼, 그 아이들이 미숙하고 이기적인 학생일지언정. 여러분의 목을 물어뜯을 노련한 늑대라곤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세아니아앍..." 깔깔 웃는 소리가멀게만 들리는 기분입니다. 행운이라는 것은. 항상 곁에 있는 것 같기도 하면서, 멀게도 느껴지는 것입니다. 맴도는 것 같아도 정작 붙잡으려 하면 저 멀리에서 손을 흔드는 것 같으니. 여선은 그것에 대해서 신경을 잘 쓰지 않았지만...
"일단. 숨은 덜 넘어가겠네요.." 그리고 가디언같은 이를 발견하고는 그래도 일단 우빈의 상태를 확인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