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situplay>1597032239>60 부실에 들어서면 한양이 언제나처럼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다. 이게 부부장의 삶...? 어째 항상 업무에 짓눌려 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업무는 염동력으로 못 드는 게 아쉽겠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던 랑은 한양이 인사를 받자 고갤 까딱이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순찰을 나가야 하니 금방 일어서야 되긴 하지만, 부실에 들어왔으니 의자에는 앉아봐야지.
"그럴걸, 내가 기억하기론."
중간에 갑자기 바뀐 게 아닌 이상 아마 맞을 것이다.
"겸사겸사 얘기도 좀 하고."
무슨 얘기인지는 미리 꺼내놓지 않기로 한다. 소문의 대상이 몇몇 학생들에 국한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태오는 건물 잔해에 아무렇게나 기대 주머니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15주년의 마지막 날은 끔찍한 사고가 가득했고, 심신의 안정을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니코틴과 타르가 필요했다. 미성년자의 흡연은 사회에서 갖는 도덕적 시선이나 건강 측에서도 좋지 않다고 하지만, 지금은 온갖 예쁘고 깜찍하며 사랑스러운 것에 기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제로가 소지품을 뒤질 적 같이 떨어지기라도 했는지, 주머니에는 담배는커녕 먼지 한 톨도 존재하지 않았다. 태오는 짜증도 내지 못하고 기운 없이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지친다. 온갖 감정이 휘몰아치지만 그걸 뭐라고 콕 집어 이름을 붙일 수도 없었다.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몰아닥친 탓이다. 제로에게 습격 당하기 전부터 곱씹자면, 자신이 레이브라는 걸 아는 존재가 있단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어떻게든 숨겨오며 삶을 표현하던 자아를 들킨 것만 같단 느낌에 머리가 싸해지고, 이 사실이 드러나면 더는 생활할 수 없을 것 같아 조건에 응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게 함정이었단 사실과 함께 태오는 습격당해 쓰러졌다. 반항은 한 번으로 끝나는 일방적인 구타였다.
그 이후에는 그림자에서 자신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두 번째 충격으로 다가왔다. 물론 그 존재들은 자신을 잘 알 것이다. 스트레인지 도박장에서 일하던 천재 엔지니어의 소문을 누가 모르겠나. 물론 자신의 감정이 순간 불탔던 것도 있다. 하지만 이건 궤를 달리하는 문제였다. 자신이 부정하던 것을 확실하게 못 박았을 때, 태오는 머리를 크게 얻어맞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어떻게든 외면하고 있었다. 스트레인지 출신의 꼬리표. 언젠가의 미래를 알고 있지만, 그 미래를 보다 유연하게 대비하고자 현재에 충실하고자 만든 도피처였다. 그러나 세상은 태오의 편이 아니다. 박힌 못은 떨어지지 않았고 현실을 직시하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느닷없는 구원자가 결정타를 날렸다.
동생이라고 믿는 존재다. 전부 들어버렸다는 그 표정에서 태오는 결국 현실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고, 거칠다 못해 폭력적인 방법으로 밀어내고 말았다. 그 결과가 지금이다. 부서진 관계성과 망가진 몸뚱이. 그렇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후회도 하지 않거니와 오해를 바로잡을 생각도 없다. 바로잡는다 해서 곧이곧대로 들어주는 인간은 없다. 이미 하나의 오명이 생겼으니, 이 오명을 덮어가릴 구차한 변명거리라 생각할 것이다. 사람을 달래는 법은 모른다. 일평생 해온 것이라곤 안드로이드를 손대는 일과 사람의 속내를 읽는 것밖에 없다. 인간은 안드로이드가 아니다. 머리를 열어 뇌를 뜯어내 그 속의 회로를 건드려 오류를 뜯어고칠 수 없다. 그러니, 그저 이대로 살아가면 될 것이다. 그러면 쓸데없이 뒤를 캐거나 돕겠답시고 같잖은 위선을 들이밀지 않으리라 믿었다. 더 다가와서 들여다보지 않으면 된다. 그 과정에서 잠깐의 변화나 앞으로의 큰 증오가 있다 한들 자신과는 상관이 없다. 타인이기 때문이다. 자신과 달리 주변에서 지지해 줄 존재도 많을 것이다. 뒷배경도 있을 것이고, 붙잡아주고 같이 욕해줄 어른과 학우도 있겠지. 어쩌면 데 마레에서 붙잡을지도 모르겠다. 그쪽은 오지랖이 넓으니까.
그거면 족하다. 익숙한 일이다. 언제는 손에 쥐어본 적이 있나?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냥 여기 있다 쓰러질까? 그러면 며칠 뒤 누군가 싸늘한 시체 정도는 발견해 주지 않을까. 우스운 상상을 하던 태오는 자조적인 욕설을 속에서 곱씹더니 몸을 이끌고자 했다. 그래도 구차한 삶 정도는 추구해야 뒤탈이 없을 것 같았고, 어차피 뼈 두어 개 부러지고, 속이 좀 뒤틀린 걸 가지곤 객사할 수도 없음을 잘 알았다. 병원으로 가고자 발을 이끌었을 때 기분 나쁜 것이 보였다. 사람을 두고 기분이 나쁘다 평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지만, 한계까지 다다른 정신과 육체, 그리고 이 상황에서 명백하게 들리는 생각은 원치 않게 상대의 속을 읽는 탓일까, 느닷없는 공격이나 다를 바 없는 생각의 흐름을 잡아챈 태오의 뇌와 속을 거칠게 긁다가 기어이 긴 자상을 냈다.
"필요 없어요. 놔."
한 번 역겹다 생각했으면 하나만 할 것이지 굳이 저런 위선을 보인다. 실책을 이미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을까? 부축하려는 손길을 뿌리치려 했으나 만신창이가 된 몸뚱이는 어떠한 기능도 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떠올랐다. 무력했다. 어떤 도움도 될 수 없는 자의 말로였다. 내가 상대의 속 따위를 읽는 게 아니라 차라리 뭔가를 내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딴 상황은 벌어지지도 않았을 텐데. 의미 없는 후회와 함께 태오는 앰뷸런스에 마련된 병상에 눕혀졌다. 의료 기술도 말이 안 되는 수준에 이르른 덕분일까, 구급 대원들의 손에 쥐여 태오의 몸 이곳저곳을 훑던 최첨단 스캐너는 금세 결과를 홀로그램으로 두어 개 띄웠다. 구급 대원 하나가 더 정밀한 분석을 위해 손목의 붕대를 풀려고 들었으나, 태오가 예민하게 손을 뿌리치려 들자 난색을 표했다.
"……정밀 분석은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지만, 지금 당장 간이 스캔으로는 늑골에도 다발성 골절이 있고…. 손목은 분쇄 골절이에요. 전신 타박상에다 뇌진탕도 있는 것 같고, 목은 혈관이 눌리고 근육이 좀 손상됐네요. 환자분 의식 잃지 않게 보호자분께서 계속 말씀 걸어주시고, 병원으로 옮기는 즉시 의사 연결하겠습니다."
완장을 보니까 저지먼트 아닌가? 이렇게까지 크게 다친다고? 목의 혈관만 아니더라면 큰 교통사고를 당한 것 같은데? 아까 보니까 목화고에서 이렇게까지 크게 다친 사람은 거의 없던 것 같던데. 당황스러운 생각이 들려오자 태오는 속이 뒤틀리는 것을 느꼈다. 용케도 살았다. 의미 없는 생이 이만큼이나 살아남았다. 불편한 감각이 인두겁을 비집고 비늘에 와닿는다. 태오는 메마른 입술을 벌려 갈라진 혀를 숨겼다.
"본론이나 말해."
하지만 상냥한 말씨가 튀어나오진 못했다. 고통을 참는 데 온 신경을 쏟느라 상냥함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눈앞의 정상적인 외견이라 할 수 없는 후배는 이런 괴벽한 성격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그런 이해조차 필요가 없고 지금 당장의 일이 급한 건지도 알 수가 없다. 도저히 알 도리가 없는 것들 투성이라, 응급 환자인 지금으로서는 이 불편함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이곳에서 뛰쳐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토하는 소리랑 핸드폰 키패드 꾹 누르는 소리를 언뜻 들은 것 말고는 몰라요. 심히 유감스럽게도…… 난 개인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자세히는 모른다고. 당장 도망친 암부의 생각을 추적하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고요……. 내가 7년간 연락 끊고 지낸 애를 어떻게 알아?"
속이 벌써 몇 번째 뒤집히려는 건지 모르겠다. 여기에 탑승한 이유가, 아니, 찾으러 왔던 이유가 결국엔 그 아이 때문이구나 싶었다.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고, 언뜻 읽은 편린으로도 자신에 대해 오해하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자신을 좀 내버려 둘 순 없었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잠식했다. 대체 끊으려는 연이 뭐라고 자신에게 이리도 군단 말인가? 자신이 아는 것은 그 정도다. 뒤를 돌 여력 따윈 없었다. 정에 휘둘리는 것보다 눈앞의 암부가 더 중요했다. 평소의 태오는 공과 사를 극단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 더욱이.
"그 같잖은 놀음에 날 억지로 끼워 맞춰놓고 단정 짓는 듯 묻는데 대답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제발 그만 물어봤으면 했다. 왜, 자신의 입으로 소중한 동생이라고 말하는 꼴이라도 보고 싶은가? 하등 관련 없고 연애적인 감정 한 번 느껴보지 못한 존재라고 말을 해야 믿을까? 애초에 믿긴 할까? 소중하다면서 뺨이나 처맞는 쓸모없는 존재임을 상기시키고 싶나? 아니면 암부 앞에서도 그렇게 얘기해 약점이나 만들라고 하는 건가? 네가 지킬 것은 하나 없으니 남들 지키는 꼴이나 보라고? 스스로를 가두는 피해적인 망상은 어느덧 속을 바득바득 긁고, 씨앗을 틔우고 있었다. 태오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7년 전에 애랑 연애라도 했게요? 내가 29살도 아니고 19살인데, 12살에 어울린 거면 답은 하나지 않아?"
날카로운 듯 비꼬는 문장의 나열을 뒤로, 태오는 자신이 뱉는 꼬락서니가 제법 한심하다 생각했는지 하, 하고 한숨을 뱉었다. 조금만 숨을 뱉었을 뿐인데 폐가 오그라들고 목에서 피가 끓는 느낌이 들었다. 구급 대원이 이것저것 연락을 하던 것을 잠깐 멈추고는, 태오가 숨을 제대로 쉴 수 있도록 고개를 바로 돌려주었다.
"동생."
단지 그뿐이다. 하물며 중요하지 않으면 묻지 말았어야지, 대체 너희들이 뭔데 그 상처의 원인을 나라고 단정 지어. 내가 뭐라고. 어차피 한 번 스치고 마는 것이 삶 아닌가? 증오할 것이면 이딴 위선 따위 보이지 않고 노골적으로 굴지, 그깟 인간의 삶이 뭐라고 이리도 달려오듯 구냔 말이다. 어차피 진실이라곤 단 하나도 없으면서. 전부 똑같이 생각할 거면서. 언젠가 사람은 죽는다. 아무리 가깝다 한들 삶은 유한하고, 아니면 어떻게든 유한하게 만드는 자로 넘쳐난다. 모르는 척 지나가면 될 것을, 대체 뭐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특별하게 생각하는가?
"이제 좀 내버려 둬요. 날 좀 내버려 두라고."
태오는 눈을 감았다. 그 이후로 의식이 흐려지더니, 이내 가라앉는 듯한 느낌과 함께 미동도 않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응급실로 실려가는 과정에서 단 한 번도 눈을 뜨는 일이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입원을 해야 하는 환자는 한사코 입원을 거절하더니 잠적했다. 핸드폰은 부서져 연락이 안 되는 것이 당연하고, 칩도 기능을 꺼버린 지 오래였다. 학교에서도, 병원에서도, 자취방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하물며 소속된 연구소도 없기에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제법 우스운 일이다. 15주년 행사에도 멋대로 나타나지 않더니 연락을 끊어버리는 저지먼트라. 누구는 사활을 걸고 싸웠는데, 납치 한 번 당했다고 면죄부 받을 놈밖에 되지 않은가? 하물며 그걸 제대로 아는 사람도 없다. 애초에 납치당했노라 생각할 수도 없을 테다. 일부가 본 것은 암부의 인물에게 묘한 건물에서 대화를 나누다 실려간 모습뿐이다. 누군가 알리지 않는 이상 사정 알지 못하는 타인의 눈엔 아예 오지 않았던 것으로 비치진 않을까. 그렇다면, 실로 겁 많고 태만하기 짝이 없는…… 금수같은 놈이 아닌가?
>>118 1. 15주년 이벤트 직전에 태오가 제로에게 비설 관련 협박 명치빵+목조르기+납치감금 당함 2. 암부의 크크큭맨이 레드윙 공격 당하는 거 보여줌 3. 탈출하려다 손목 박살남 4. 혜우가 구하러 왔는데 태오가 밀어냄 < 비설상의 이유도 있고 그 당시 비설 일부를 혜우가 들어버림 5. 혜우가 그걸 말이라고 하냐며 태오 양쪽 뺨 후려갈기고 그게 성운이가 '전남친인가' 오해로 번짐 6. 성운이가 전투 합류한 동안 혜우는 자리 떠버림, 태오만 남음. 7. 현재 독백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