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7 린게츠가 지팡이를 손에 들고서 '학교'라는 곳에 대해 설명해 주면, 이누는 관심 없는 듯이 앞으로 쭉 뻗은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발 장난을 할 뿐이다. 그러면서 정말 몰라서 묻는 순진한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 걸 내가 왜 배워야 해? 나는... "
이누가 무언가 말하려던 것 같은데. 린게츠가 지팡이로 허공에 무언가를 적어내면, 이누는 하려던 말 대신 "국... 어." 하고 조금 느리게 글자를 읽어낸다. 이어서 죽죽 쓰여지는 히라가나를 보고서는.
"아.에.이.오.우... 카.케.키.코.쿠... 나. 가타카나도 알고 있다고?"
하며 으스대는데. 결국 이누가 보고 말하는 것은 단지 가나의 독음일 뿐. 그 문자들이 조합을 이루어 어떠한 의미를 지닌 단어가 된다는 것은 전혀 모르는 상태이다. 예를 들면 '好き'라는 단어를 쓰고 '스키'라고 읽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좋아하다'라는 뜻을 가진 건 모르는 정도일까. 평소에 잘만 好き、好き... 하고 다녔으면서.
"그러니까. 나는 이미 어른인데? 성숙하고 훌륭한 어른이라고."
응. 응. 하면서 제 말에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해하는 이누. 역시 이누가 학교라는 곳을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지-
그런 미스터리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신학기는 두근거린다는 것이고, 예나 오늘이나 벚꽃은 아름답게 살랑인다는 것으로.
각 점포가 봄 이벤트와 벚꽃 이벤트로 중무장하고, 꽃놀이를 나오는 어른과 아이가 부쩍 늘어나는 요즘입니다. 벚꽃잎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잡으면 운수대통하고 소원을 이룬다는 미신도 아직까지는 건재합니다. 흔히 쓸데없는 정보라고 일축되지만, 벚꽃으로 장식하고 분홍색으로 염색한 「사쿠라 아야카미 쨩」 굿즈들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도 바로 이 벚꽃 시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야카미 신사 역시 올해의 장사를 준비했습니다. 신사의 기념품을 벚꽃 컨셉으로 일신하더니, 경내의 벚꽃나무를 흩날리며 신학기의 풋풋한 학생들을 유인해오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손뼉을 치며 기원을 올리고, 분홍빛이 물씬 도는 오미쿠지를 뽑아 올 학년의 운세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면 벚꽃을 주제로 디자인된 신사 상품을 구매해보아도 상관없었죠. 상술일 게 분명했고, 신이 있을 리도 만무했지만 ─어라 거기 당신, 불만 있어 보이네요? 상식적으로 신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웃음)─ 연례 행사처럼 올해 또한 어김없이 찾아온 날이라서 그런가, 이러한 간단한 행위만으로도 무언가 기분이 좋아지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꽃내음 때문이었을까요? 진실은 어떨지 알 수 없었지만…
누구든지 이 앞이 꽃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서로 똑같았겠죠.
부디, 꽃길이 우리를 인도해주기를.
그렇게 빈 바람은 어디론가로 모아져 전해져, 올해도 아무 탈 없이 아야카미의 학생들은 벚꽃이 흐드러진 길을 밟아가는 것일 텝니다.
신학기 배경으로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꽃놀이 상황으로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물론 명시되어있지 않은 소재로도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이는 굳이 다음부터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1月4日~1月10日)
【 두근두근, 신학기 운세 】
언제든지 아야카미 신사에서 오미쿠지를 뽑을 수 있습니다. (당신만 부끄럽지 않으면 원하는 운세가 나올 때까지 뽑아도 상관습니다...) 일상/로그/독백, 방법은 자유롭게 택할 수 있습니다. 오미쿠지를 뽑으면서는 아래의 다이스를 함께 굴려주시면 됩니다.
아야카미 신사에서 뽑을 수 있는 분홍빛 벚꽃 오미쿠지를 유우키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경내의 벚꽃나무의 색과 비슷하며, 따뜻한 봄의 분위기가 가득 담긴 오미쿠지를 바라보며 유우키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하늘하늘 떨어지는 분홍빛 꽃잎, 그리고 눈앞에 있는 오미쿠지. 여기저기서 팔고 있는 벛꽃을 주제로 한 상품들. 특히 저 벚꽃색의 부적까지... 봄이 왔다는 것을 그는 다시 한 번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뽑아볼까요."
돈을 낸 후, 그는 통을 천천히 흔들었다. 딸랑딸랑딸랑. 기분 좋은 소리가 울리며, 수많은 쪽지 중 하나가 뾱하고 튀어나왔다. 이어 유우키는 그 쪽지를 꺼낸 후에 살며시 내용물을 읽었다. 과연 뭐라고 쓰여있었을까. 그것은 오직 유우키만이 알 뿐이었다. 그는 내용물을 확인한 후, 그것을 곱게 접은 후에 자신이 입고 있는 바지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으니..."
그의 시선이 저 앞에 있는 신사 건물로 향했다. 운이 좋은 것인지, 텅 비어있는 그곳을 바라보며 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세전함 앞에 선 그는 탁탁, 두 손으로 합장을 한 후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주머니 속에서 10엔 동전을 꺼낸 후에 쏙 집어넣으며 앞에 있는 줄을 천천히 흔들었다.
딸랑. 딸랑. 딸랑.
"특별히 빌 소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신사에 신이 있다면... 올 한 해도 모두에게 행복을 선사해주세요. 그런 혼잣말을 조용히 삼키며, 그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살며시 고개를 숙인 후, 합장을 한 그는 그제야 천천히 뒤로 돌아섰다. 여기까지 온 이상, 바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조금 둘러보다가 돌아가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따스한 봄바람이 묻어나는 분홍빛 꽃방울을 바라보며, 그는 손을 뻗어 아주 가볍게, 꽃잎을 잡았다.
"이건 기념으로 가져갈게요. 괜찮겠죠? 신 님."
부디, 요괴 집안을 모시는 이라고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혼잣말을 조용히 삼키며 그는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