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좋은 걸까, 낯선 신의 무릎이나 베고 무방비하게 누워 있어서 말이다. 나 정도 되니까 봐주는 거지 -?-, 악신이거나 요괴를 경멸하다 못해 증오하는 신이었다면 어찌 하였을런지 싶다. 린게츠 아저씨? 의 꼬리? 뭐? 린게츠? 낯선 요괴에게서 들려오는 익숙한 이름에 대해 곱씹기도 전에 나는 무릎이 뭔가 축축하고... 끈적해지는 것을 느꼈고... 아니 도대체 축축해질 게 뭐가 있지 햇빛은 쨍쨍한데 하면서 마침내 벤치녀를 내려다본 순간―
"으왑!!!!!!"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니 가까스로 입을 틀어막아 벤치녀? 벤치녀???? (였던 것) 을 놀라게 하는 것까지는 막았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아니, 사실 0.973931309%쯤 짐작은 하고 있었다. 짐작 쯤은 하고 있었다고!!! 뭔가 일광욕이 어울려 보이는 축축한 느낌이 드는 여자라는 것 쯤은...!!!!! 근데 이렇게 하찮을 줄은―아니아니 갑자기 이렇게 무릎 위에서 둔갑을 풀어버릴 줄은 몰랐지!! 괜찮은 거야? 괜찮은 거냐고??? 인간들이 쉴틈없이 돌아다니는 공원에서 이딴 모습을 해서...! 아니 그것보다 서서히 마르고 있지 않아?????!
나는 벌떡 일어났다. 허락도 맡지 않고 벤치녀(였던 것)을 번쩍 들고 일어났다. 벤치녀(였던 것)은 그 아담한 체격만큼이나 놀랄 만큼이나 가벼웠다...
그것은 체력 부족 힉힉호무리라고 해도 충분히 그늘까지 캇파를 대피시킬 수 있었다는 뜻이다. 나는 급한 대로 일단 벤치 바로 뒤 나무 그늘 밑에 벤치녀(였던 것)을 뉘이고 어... 물을 뿌리지 못해 그저 전전긍긍하면서 무릎을 쭈그리며 쳐다봤다. 물이고 뭐고 없었거든.
"어... 어. 어어, 어어... 서, 설마 죽는 건 아니겠지...?"
캇파라고 한다면 아무리 최근이어도 에도 시대 때 본 것이 마지막이었던 신은 쫀 채 사망판정을 준비하고 있었다...라기보다 죽지 않았다고.
아니 왜 놀라시나요 놀라야 할 것은 오히려 저인데요. 거 긴장을 풀다못해 둔갑까지 풀어버리는 요괴 처음 봤습니까? 계곡물을 닮은 푸른 눈동자는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신님을 올려다보았다. 아, 인간일때의 모습과는 다른 느낌의 저 똘망똘망한 눈동자……. 영락없는 올챙이다. 아니 근데 잠깐, 들렸잖아. 놔 달라는 듯 다급하게 파닥거리는 44.4cm의 몸은 영락없이 신님에게 잡혀가 벤치 뒤쪽으로 옮겨졌다…….
“저,저저저저! 죽지 않사와요! 진짜여요! 아야나를 놔주시와요! “
조금 마르긴 했지만 그렇다고 죽는 건 아니다! 대체 이 신님은 얼마나 고댓적 설화를 알고 있는건가!!!!!!
어... 어... 파닥거린다. 살아있구나... 생각해보면 들려가면서도 파닥거렸던 것 같기도 하고...(?) 원체 당황한 바람에 주변을 제대로 살필 경황조차 없었다.
"접시 위의 물이 마르면 보통은 죽던데..."
당황한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라서 얼떨떨한 기색으로 중얼거리다시피 다소 무례할 수 있는 말을 했다. 아, 놔주는 것이라면 이미 놔줬으니 걱정 말도록. 나무 그늘 아래 풀 위였지만. (???) 어찌 보면 조금 다른 방향성으로 복수는 어떻게든 이룬 셈이었다. 풀 위의 벌레와 진드기가 느껴지는가????? 후후후후후후... Round 3, 마침내 신님 1승이라고 해도 큰 부족함이라고는 없는 셈이다! 살짝은 우쭐해진 기분이었지만, 어쩐지 마음껏 우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서 볼을 긁적이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44.4cm의 체구는 너무나도 작은 나머지 이렇게 쭈그려 앉은 상태에서도 잡아 일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캇파의 알 수 없는 안면을... 그러니까 눈치를 읽으려고 최대한 노력하면서 손을 건넸다... 가 아닌가 해서 쏙 뺐다... 가 다시 아닌가 싶어서 쭉 건넸다. 잡아서 일어나라는 뜻이다.
제 눈 앞의 사내가 피식 웃었다. 타인의 감정을, 그것도 인간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고개를 젓는것을 바라보며 거절당했음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허나 그것의 입꼬리가 알아차리기 어려울 만큼, 아주 조금 올라갔음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담배를 든 채로, 천천히 입가에서 연기를 흘려뱉으면서 그것은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러십니까."
그것의 눈빛은 여전히 공허했다.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듯, 낮은 목소리로 느릿하게 제 앞의 사내에게 말했지. 자신이 보아 온 인간들 중 몇몇은 이런 학창 시절의 일탈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는 했다. 누군가와 바보짓을 했던 경험 정도로, 담배를 피우거나, 친구들 끼리 모여 소란스럽게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거나. 다만 그 뿐인 별 볼일 없는 일 아니던가. 나름 명망있는 지위에 오른 인간들 중에서도, 그런 추억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은 제법 많았던데다, 사회 분위기도 그런 것들은 용인해주는 분위기로 이해하고 있었다. 인간이란 참으로 어리석어. 그것은 그렇게 생각했다. 천년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인간들을 보아왔다. 그들은 서로 죽이고, 필요하면 빼앗고, 갈취했으며, 무리를 짓고 계급을 구분하며 서로를 나누기를 좋아했다. 그와 동시에 많은 규율들을 만들어 우습게도 선과 악을 논하며 점잔 떨며 도덕에 관해서 이야기하고는 했지. 무엇이 어른이고 무엇이 아이란 말인가. 구분지어 만들어낸 말들로 각각의 무리에게 책임감을 요하면서도, 그 악한 본성은 사라지지 않았음에. 닿지 않기에 더더욱 갈망하는가. 그저 우스울 뿐이구나. 그것은 입가에서 천천히 담배연기를 흘려 뱉으며, 낮은 목소리로 느릿하게 운을 떼었다.
"한번쯤은, 괜찮지 않겠습니까."
이곳에는 학교도 없고, 너와 나 둘 뿐. 심지어 교복도 입지 않았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옅게 도발하는듯, 타닥거리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깊게 담배연기를 삼키며, 제 눈 앞의 사내의 얼굴에 가깝게 담배연기를 뱉었다. 아마 이것이 마지막 권유이리라. 담배를 권하는 이유는 그저, 스스로 역병을 삼키는 그 우스운 순간을 보고 싶다는 사소한 이유일 뿐. 매달리는것은 성미에 맞지 않았다. 그리고, 사내는 앞으로 움직인다. 짧게 타버린 담배를 마지막으로 삼키며 연기를 흘려뱉고는, 비어있는 손으로 꽁초를 바닥에 던진 뒤 구둣발로 천천히 즈려밟았다. 제 옆에 서있다. 손을 뻗지 않아도, 살짝 옆으로 기대어도 닿을 만한, 그런 거리. 허나 시선은 상반되리라.
무미건조한 웃음소리가 그의 입에서 새어나왔다. 담배연기, 이번에는 딱히 눈에 띄는 반응은 없었다. 그저, 다시 권유하는 모습에 눈길을 주지 않은채로 하늘을 올려본다. 가로등이 없으면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날이다. 마치 눈앞의 이 남자처럼 말이다. 그저 단순히 분위기만 그런거고 평범하디 평범한 선량한 사람인걸까? 하지만 그렇게 넘기기에는 감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어린 나이에 비해서 넓게 겪었으니까.
하지만 그만큼 깊지는 않았다. 지금것도 그냥 육감을 믿고 있을뿐이고... 뭐라 판단하기에는 섵부르다. 그렇기에 그는, 남성을 바라보지 않은채로 옆에 서서 말을 이어갔다.
"사람이라는게 말입니다, 이번 한번만. 하루쯤은~ 이런거에 굉장히 약하지 않습니까? 그 한번이 열번이 되고, 하루가 한달로 변해버리죠."
접시 위의 물이라는 게 애초에 있겠냐는듯, 본모습으로 돌아간 아야나….아니 아야카에루의 머리는 지나칠 정도로 탱글탱글했다. 평평한 구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원형이었다. 뭐야, 이 녀석 캇파 맞아 싶을 정도로 이질적이었다. 이렇게 보통 캇파와는 다른 모습을 한 것이 카에루족의 특성이다.
아, 여담으로 말하자면……죽기야 한다. 정확히는 나무 그늘 아래 풀 위에 떨어진 바람에 심하게 파닥거리고 있다. 으아아아악 까끌까끌해 아야나 살려!!!!!
아…….이 울먹이는 소리마저 하찮은 것을 보라……이게 아까까지 벤치 위에 누워 얄밉게 군 그 벤치녀가 맞는가? 진심으로 가슴이 웅장해진다….. 쭉 건네지는 손에 보란 듯이 손을 뻗었지만 44.4cm의 몸으로는 너무나도 짧은 팔이었다. 정말로 가슴이 웅장해진다…..이게 방금까지 그 벤치녀가 맞냐?
이누가 맹랑한 목소리로 한 단어를 뱉어낼 때마다 머리 위에 물음표가 하나씩 떠오른다. 처음 들어보는 말이라서. 이누는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한 가지 알아들은 말이 있다. '필요한 것을 산다.' 하지만 이누는 돈이 없지. 저번에 사신 공에게도 배상할 돈이 없어서 쩔쩔맸던 적이 있는걸.
"같이 가는 건 좋지만. 나는 무언가를 살 돈이 없는데..."
잔뜩 시무룩한 목소리로, 눈썹이 잔뜩 쳐져서는 울상을 짓는 이누였다... 근데 얘 어떻게 입학 허가받은 거임?
>>90 그러게.....진짜로 어떻게 입학 허가를 받은 것일까? 이것이 아야카미 교직원들의 희대의 미스터리다.
"우후후, 그런 건 걱정하지 마시와요, 아야나에게 돈이 있으니까요! " "하나쨩의 입학 선물로 제가 잔뜩 사드릴테니, 기대해도 좋으시답니다? "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보시는 것이와요- " 하고 아야나는 이누의 손을 잡아 이끌려 하였다. 잡으려 한 손은 부드럽고....탱탱했다. 그래, 개구리 피부를 만지듯 탱탱했다 그 말이다. 왜 사람의 피부가 닿았는데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이냐면??? 모르겠다. 캇파의 특징일까?
아무튼, 그렇게 둘은 문방구로 향했을지도 모른다 - 는 이야기이다.
// 초고속 막레 이 다 수고하셨소 이누이누=상. 아야나가 하나쨩에게 잔뜩 뭔가를 많이 사줬다는 ed으로 가자
무미건조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오자, 그것은 권한 담배를 입에 물고는 다시금 불을 붙였다. 그리고는 담배를 자켓 안쪽 주머니에 다시 집어넣은 뒤, 느릿하게 담배연기를 뱉어내었다. 눈 앞의 사내는 시선을 하늘로 돌린다. 무엇이 그리도 두렵더냐고 묻고싶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무엇이 그렇게 두렵지 않느냐고 묻고 싶었다. 이 사내를 죽여 그 속을 열어본다면 알아낼수 있을까. 어디에 그 감정이 있느냐. 알수만 있다면 자신의 배를 가르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그곳이 텅 비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동안 숱하게 보아온, 다른 인간들의 배 속과 똑같은 것들로 들어차있는것일까. 그것은 길게 담배연기를 뱉는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유혹하는것일까. 아니면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것일까.
"그렇습니까."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올라갔던 입꼬리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는다. 지루한 문답이었다. 용건이 없으면 슬슬 떠날까. 그렇게 생각하며, 담배연기에 역병을 담으려던 차에. 사내의 숨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글쎄요."
그것은, 느릿하게 웃었다.
"사람은, 없습니다."
고깃덩이가 놓여 있을 뿐. 그것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사내를 바라보고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그저 관찰하는걸론, 이 남성을 알 수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알 게 없다. 는걸 알았다. 이대로 지루한 문답을 계속해봤자 이 남자는 별 반응을 보여주지 않을것이다. 그냥 '그러한' 사람일테니까. 그저 자신을 잘 감추는 사람인지 정말 비어있는건진 그가 알 도리가 없지만, 그는 사상적인 이야기가 그에게 별 도움되진 않을거라 여겼다.
"그런거죠."
그저 대꾸할뿐. 말꼬리를 잡는듯한 대꾸는 무언가 의미를 두고 말한것이 아니었다. 그저 되내이듯이 말한거고 눈앞의 남자도 이것에 관해 더 할 이야기는 없겠지. 애초에 담배를 권한것에 의미가 있긴 했을까 싶었기에 그는 시선을 살짝 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아 없나요? 하긴 저렇게 어두우니.."
지나오던 길에 사람이 없었단 뜻일까. 아니, 이 남자에 한해서 그건 아니겠지. 아닌가 이것도 너무 깊게 생각한걸까. 그의 머리속이 어지러운것과 반대로 겉으로 드러나는 표정은 한없이 차분했다.
"살아있는, 사람, 은 말입니까?"
시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던가. 그는 자신이 공부를 못하는게 이럴땐 아쉽다고 생각하면서 킥킥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 웃고있고 잘하는 짓이다 싶긴 하지만.
"농담입니다 농담. 뭔가 형사 영화같지 않았어요?"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농담이라면서, 농담같지 않은 어조로 이야기한다.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적어도 알량한 정의심은 아니겠지.
"호의라면 감사히."
그렇기에 그는 발을 내딛었다. 여기서 뒤로 물러나면 무사히 집에 갈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은 이미 접어뒀다.
개학과 입학을 앞둔 평화로운 계절. 푸릇한 새잎 사이 망울진 꽃들은 개화를 앞두고, 부쩍 따스해진 날씨에 온갖 생물들이 활기를 되찾는다. 그것은 어느 요괴와 방랑벽 있는 무신 역시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환한 햇살 맞으며 정처 없이 동네를 배회하던 무신의 걸음이 어떤 광경을 목격하고 우뚝 멎는다.
이 광경을 어찌 받아들여야 좋은가. 그사이 세상이 바뀌었던가…...? 사실 저것은 돌처럼 보이지만 돌이 아닌, 과거엔 없었던 새로운 먹거리일지도 모른다. 혹은 스마트폰이니 전차니 하는 것들을 만들어낸 것처럼 인간들이 돌을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하는 기술이라도 생긴 걸지도 모른다. 그것도 아니라면 저 자가 역시 인간이 아닌 존재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고. 궁금증이 동한 그는 지금까지도 한창 기행에 열중하는 누군가에게 다가갔다.
"너…… 어찌 그런 것을 먹지?"
'너… 그런 이상한 거 먹어?'나 다름없는 투였다. 사교성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자답게 말이 영 못됐다. 하지만 이 해묵은 지네는 과연 알까? 21세기의 문명인은 아무도 비둘기를 먹지 않으며, 대낮에 술도 안 취한 사람이 살아서 푸드덕거리는 비둘기를 한 손에 거꾸로 붙잡고 있는 꼴도 만만찮게 미친 사람 같아 보인다는 것을……. 그렇다. 야마후시즈메는 지금 방금 길에서 잡은 비둘기를 저녁거리 삼을지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었다. 이쯤 되면 무신이 아니라 야만의 신이다.
>>145 적당히 알고 있지 않을까여? 어느 순간부터 카와자토 가문을 모시는 인간 가문이 생겼구나- 하면서 적당히 관심을 뒀을 거 같슴다. 평범한 너구리인 척 하면서 들어가서 이리저리 돌아다녀 봤을 것도 같슴다. 개인적으로 재능 있다 싶으면 술법 가르쳐주기도 했었다고 하고 싶은데 이건 선관거리이므로 넘어가겠슴다- 유우키에 대해서도, 약간은 알고 있을 느낌임다. 머 "저 녀석이 다음 가주이려나?" 싶은 정도여? 아야나랑 관계를 알게 된다면 좀 더 관심을 두겠네여.
>>148 린게츠는 술을 좋아함다! 술에 강하기도 하고여. 술 종류는 딱히 가리는 편은 아님다! 옛날에는 대접에 사케 부어먹고 그랬는데 요즘은 캔맥주를 좀 더 자주 즐긴하고 함다. 일본식 소주도 좋아하고 포도주나 위스키도 곧 잘 마심다. 다만 술맛 보다는 마시는 분위기 같은 걸 좀 더 중요시 여기는 느낌임다. 연회 같은 거 좋아했다져. 그래도 본가에 명주들을 보관하고 있다고 하네여! 이와 별개로 린게츠주는 술에 대해 잘 모름다..
>>149 음. 알고 있구나! 하기사 시라카와 가문에 대해서는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겠네! 앗...ㅋㅋㅋㅋㅋ 평범한 너구리인척... 유우키가 요괴인거 모르고 아마 빵가루나 이런 거 뿌려줬을 것 같은데. 그런 느낌이면...(나쁨) 그렇구나. 린게츠도 일단 유우키를 알고 있긴 하구나. 유우키는 모르지만 요괴쪽에서는 묘하게 얼굴이 알려진 존재. 넌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니. 유우키야..(유우키:적어도 제 탓은 아니라고 생각하는걸요.)
>>150 혹시 린게츠 제자가 되실 생각은 없....(여기까지) 카즈키는 이제 그거져, 나중에 포텐 터지는 주인공?
>>151 나름 천 년 간 친구먹은 가문이니까여! ㅋㅋㅋㅋㅋㅋㅋ 유우키가 빵가루 뿌려준 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다고 함다. 먹는다면 먹을 수는 있는데 딱히 먹고 싶지 않아서.. 그냥 쓰다듬어 달라고 손 아래로 달라붙을수도? 유우키.... 요괴 가문 집사인 시점에서 어쩔수 없었다고 생각함다.
>>155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요괴인데 빵가루를 먹는 것은 너무 슬프잖아!! 쓰다듬어달라고 하면 너구리도 이런 거 좋아하나? 싶어서 순간 당황했을 것 같지만 아마 조심스럽게 쓰다듬어줄 것 같아. 하지만 물리면 광견병 걸릴 수도 있다고 하니까 엄청 조심조심했을 것 같아. 큭! 그도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정말 가슴이 옹졸해졌다............. 이게 진짜로 방금 그 벤치녀가 맞냐??????
아오이는 벌레가 느껴진다며 절규하며 구원의 손길을 간청하는 아야나를 보며 무릎을 붙잡고 천천히 일어났다. 단순히 무릎이 서서히 아파와서 뻐근한 다리를 풀고 싶었을 뿐이었지만... 말 없이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 바닥에서 고통 받는 아야나에게는 충분한 절망의 신호였으리라.
아오이가 내려다보았다. 나뭇잎 사이로 찰랑거리며 내려오는 봄 햇살이 아오이의 위로 그대로 맞아서 어두운 역광을 자아냈다. 짙은 그림자가 져 번들거리는 금빛 눈동자를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야나는 똑똑히 보았다. 그 금빛 눈동자가 우아하게 호선을 그리며 살풋 웃는 모습을.
"히힉, 히히히히... 히히히히히히히..."
아오이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결국은 참을 수 없었다. 이 상황에서 누가 참을 수 있겠는가? 띠롱, 하면서 아오이 : 아야나의 배틀은 2 : 2 막상막하의 동률을 이루고 지금까지 자신이 고통 받았던 양만큼 고스란~히 그토록 얄미웠던 벤치녀가 돌려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 말이다.
아오이는 심지어 끽끽거리듯 힘겹게 웃기까지 하다가, 눈물을 닦으며 살짝살짝 풀밭 위에 무릎을 다시 대며 안아줄 것처럼 자세를 취했다.
"히힉... 알았어 알았어. 올려줄게. 올려주겠다고, 이 몸께서, 친히, 말이야..."
"대신 그에 걸맞는 대가를 요구해야겠는데.........?"
어때, 라고 묻듯이 아야나의 눈을 여유롭게 살폈다. 알겠다고 안 하면 그대로 풀밭에 두고 가버릴 기세였다. 그야말로 자존심 강한 두 천재의 대결. 린게츠가 보았다면 뒷목을 잡고 쓰러졌을 법한 세기의 장면이었다...
/하필이면 다이스가 높은 값을 줘서... 쓰레기 오브 쓰레기 아오이를 주도록 하겠다... 😌
아무리 본인이 길에서 돌맹이를 주워먹고 밤에는 조각상으로 변해 노숙하는 기인이라고 할지라도, 비둘기를 붙잡아 거꾸로 매단 사람이 말을 걸면 평범하게 놀란다. 기색 없는 무표정은 여전히 변할 기미가 없고, 깜짝 놀랐다 말하는 그 목소리도 무척 평이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돌이니까."
상대가 기이한 행동을 하던 아니던, 일단 답변은 해야하지 않겠는가. 어째서 돌을 먹냐고 물어도, 그녀가 받아들이기에는 사람에게 어째서 밥을 먹냐고 묻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야 밥이니까 먹지' 같은 말 이외에 더 해줄 말이 없듯, 자연스레 돌을 먹는 걸 당연시하는 투의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돌을 먹는 자. 비둘기를 먹으려는 자. 현대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만남이 성사됐으니, 그래. 이 일은 마치... '이상한 놈들은 서로 하는 짓만 봐도 흥겹다'같은 상황이 아니던가
커다랗게 만든 꼬리를 의자 삼아 앉고 무릎에 발을 얹은 뒤 반대편 무릎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굈다. 가끔 건전하게 어른스러워지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지만, 저렇게 순수한 아이도 가슴 따뜻해지지. 이누는 느리게 자라도 괜찮은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별 문제 없는 걸 보면 분별력이 없지는 않은 것 같고. 음, 그렇겠지?
기분 좋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이야, 난로가 따로 필요 없어요-
"그러고보니까 필기구나 노트는? 교과서도 필요할 텐데."
교과서는 학교에서 제공하던가? 그렇다해도 필기구나 노트는 필요할 텐데. 샤프랑 펜, 지우개랑 화이트.. 쟤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그림은 잘 상상가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있긴 해야지.
>>158 웃음을 참지 못하는 신님을 향해 아야나는 온 힘을 다해 파닥거리었다. 아, 일어나기 굉장히 힘들어! 머리가 무거워서 더더욱 힘들어! 이게 뭔 소리냐 싶겠지만 카에루족은 머리가 굉장히 크단 말이다!!!!!!! 저 신님 봐라, 저 얄밉게 웃고 있는 모습 좀 봐라. 린게츠 아저씨가 보셨다면 이놈 하실 모습을 하고 계신다. 아오 저 신님 인간형만 되어봐라!!!!!
하지만……미안하게도…….이 모습도 굉장히 하찮다……. 이 파닥거리는 모습….이 풀밭에서 파닥거리고 있는 모습…..이 모습도 정말로 하찮아 보인다…… 당연하다…..그녀가 지금 인간형이 아니라 44.4cm의 초울트라쪼그만 카에루족 캇파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57 다행히 먹지 않았다고 함다. 무려 너구리 대장인걸여... 바케다누키 대빵 정도! 자존심은 살아있다! 쓰다듬에 만족한 뒤 물러난 뒤 나중에 너구리 자수 그려진 부적 주머니 하나 줬다고 함다? 유우키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하다 싶으면 한 번 린게츠가 도와주러 가는 그런 효과가 있을검다! 아마도여! 포기하면 편함다..
>>158 린게츠가 저걸 몰랐으면 좋겠슴다.... 안그래도 존경심이 아슬아슬한데 더 추락할라..
사내의 말은 그것의 귀에 닿지 못한 채 흩어지고. 사내는 시선을 살짝 내리며 한숨을 쉰다. 그런 사내를, 그것은 무심하게 바라보다가.
"그렇네요."
짧게 대답하며, 여실히 흥미로운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분명히 그것은 웃고있었다.
"살아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거, 아십니까?"
그것은 번뜩이는 안광으로, 어떠한 광원도 없는 칠흑같은 눈동자로. 한 밤중, 뒷목이 서늘해지듯, 부스럭거리는 수풀 더미 너머의 칠흑 속에서 무언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확신과도 같은 눈으로, 제 앞의 사내를 바라보았다. 몸을 완전히 돌려, 사내의 옆에서, 사내를 바라본 채로.
"저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형사 영화와 호의에는, 시체가 있는 곳으로부터 걸어온 사내는 존재하지 않죠."
그것은 여실히, 즐거운듯, 흥미로운 얼굴로 웃으면서, 천천히 입가에서 담배연기를 흘려뱉었다. 손을 사내의 어깨에 얹으려는 듯 뻗으면서.
"알고 싶군요. 호기심이 지배한 당신의 마음이란것을."
"불길함을 알면서도 달아나지 않는 그 이유를."
"- 제가 죽인 사내가 저 앞, 어둑한 골목에 쓰러져 있다면..."
"어찌 하시려고, 저와 함께 동행하시나요."
알고싶다. 그 괴물은 그저 하염없이 자극만을 갈구한다. 어깨에 얹으려던 손아귀가 목을 조르듯, 기어오르는 뱀처럼 천천히 높게 오른다.
>>149 역시 술 좋아하는구나 🤔🤔🤔 대접에 사케 부어먹는거 되게 고귀하다... 완전 대장너구리다워(???) 후히히 약간 캔맥주나 술 안가리고 좋아하는것도 현대사회에 적응한것같아서 짱귀엽네🥰 연회 좋아하는것도 귀엽다... 약간 나중에 요괴들끼리 모여서 술 마시면서 이것저것 얘기하는 그런 먼가먼가 분위기있는 자리 있어도 재밌을것같네~!!
이누는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머리 위에 물음표 세 개를 띄우고서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다. 어디서 들어봤던 말인데. 무언가 생각하는 것처럼 다시 고개를 반대로 눕히면서 눈을 깜빡깜빡. 그러다가 갑자기 손뼉을 짝 치더니. 세 개의 물음표는 하나의 느낌표로 합쳐지고. 이누는 허리에 손을 척 얹고서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다.
"아- 그거? '친구'가 다 사줬지!"
친구라고 하면은 아야나의 이야기이다. 얼마 전에 만났었는데, 학교에 다니려면 필요한 것이라고 이것저것 엄청 많이 사주었거든. 일단 챙겨주는 것을 신당에 가져다 놓긴 했지만 이누는 그것들이 어디에 쓰이는지 아직 하나도 모르지. 아니. 애초에 알 생각이 없던가?
놀란 이 있단들 무신은 그런 일에 마음 쓰는 위인이 아니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짐짓 무뚝뚝하게 느껴질 법한 반응에도 아랑곳않고 상대를 빤히 바라만 보고 있다. 조금 전까진 애매하게 느껴졌는데, 가까이 와서 보니 저 자 인간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렇다면 혹시나 했던 인간의 새로운 식량 자원 설은 틀린 추론인 것으로.
"예사 사람은 돌을 먹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보통 사람은 비둘기나 멧돼지도……(이하생략) 광인보존법칙에 의해 이상한 놈들은 자기가 이상하다는 걸 모르는 법. 아무렇지도 않게 우물거리는 모습 보고 있자니 그도 조금 시장해졌다. 그래서 손에 쥔 비둘기 목 바로 꺾을까 싶다가도, 음. 이왕 잡은 김에 류지에게 손질하도록 시킬까 싶어서 참기로 했다. 여기서 죽이면 돌아가는 길에 싱싱한 기 다 날아가니까. 잠깐이나마 목으로 향했던 손길을 보고 탈진해 있던 비둘기가 경기를 일으켰지만 무시한다. 궁금증은 해소되었으니 그대로 떠나도 좋겠지만, 문득 용건이라 할 만한 것이 생겼다. 무신은 여전히 식성을 이해하지 못할 어느 존재를 빤히, 노려본다 느껴질 정도로 빤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저런 얼굴이…… 지금 이 육체와 비슷한 나이대였던가? 아니면 더 늙었나? 확신이 서지 않아 보는 시간이 길었다.
"너는 나이가 몇이지?"
그러니까…… 그냥 학교 다닐 나이인지 묻고 싶어서……. 언제 보아도 절망스럽기 그지없는 화술이다.
제 눈앞의 사내는 너무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통에, 담배연기를 뱉으며, 그것은 아랫입술을 혀로 느릿하게 핥았다.
“훌륭하군요. 이토록 흥미로운 사람을, 얼마만에 만나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짧게 타버린 담배를 툭, 떨구면서. 느릿하게 그것은, 사내의 얼굴에 담배연기를 뱉었다. 목으로 향한 손은 더욱 올라가, 붉은 기 도는 사내의 뺨에 손을 대려했고.
“허나 안타깝군요. 이 모든것이 그저 하룻밤의 꿈에 불과했다니.”
“열이 나고.”
그것은 사내를 열이 오르도록 만들었다. 즐거운 얼굴로. 그러면서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그 요괴의 얼굴. 텅 비어서 감정이란것이 느껴지지도 않는, 공허한 얼굴이. 만족스러운 사냥감을 찾았다는듯, 차가운 웃음기를 띄며, 얼룩진 그 감정으로 빛바래듯 물들어갔다.
“어지럽고, 식은 땀이 흘러, 판단이 흐려져...”
“일장춘몽에 불과하였다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것은 말을 마치며, 사내를 바라보았다.
“무슨 꿈을, 꾸었나요.”
느릿하게 아랫입술을 핥은 뒤. 그것은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리라.
“또 봅시다, 선배.”
어둠속으로 스며들듯, 원래 있었던 자리로 되찾아가듯. 그것은 그렇게 자취를 감추었다. 그 사내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열로 혼미하겠지만 곧 건강해지리라. 꿈과 현실을 구별할수 없게 될 즈음에,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만이 그것이 현실이었음을 입증할테나, 그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일까. 시체를 찾아도, 찾지 못해도 좋았다.
이토록 훌륭한 장난감을 놓칠 수 없다. 그것은, 그 사악한 괴물은, 재회를 꿈꾸며, 어둠 속에서 느릿하게 담배에 불을 붙인다.
// 카즈키주, 아키히로랑 돌려줘서 정말정말 고마웠어🥰 이걸 막레로 해도 좋고 막레를 줘도 좋아~ 다음에 만나는게 벌써부터 기대되네... 히히 돌리는 동안 고생많았어!!!
202 자캐가_좋아하는_계절은 음... 여름? 지네 가족은 축축한 흙이나 나뭇잎 속에 살면서 밤에 작은 거미나 곤충들을 잡아먹는다. 무신도 습하고 축축한 걸 좋아한다. 참고하도록.
39 자캐는_영화관에서_팝콘을_먹는다_vs_안_먹는다 일단 영화관에 가 본 적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먹는지 안 먹는지만 답하자면 안 먹는 쪽! 영화를 보여준다면 영화에만 집중하는 타입이기도 하고, 평소에 군것질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서~
467 자캐의_이름에는_어떤_의미가_담겨_있는가 캐릭터는 하나인데 이름이 서너 개야....!😲 일단 야마후시즈메(山節爪)는 山: 산/節: 마디/爪: 발톱 이라는 뜻. '마디마디가 산을 (발톱으로)움켜쥘 만큼이나 거대한 지네'...라는 인간들의 묘사에서 유래한 이름이라는 설정이야. 센소쿠(千足)님이라는 이름은 직역하면 다리가 천 개라는 뜻인데, 지네를 이르는 명칭 중에 발이 백 개라는 뜻으로 햐쿠소쿠(百足)라는 단어가 있거든. 그냥 지네보다 훨씬 큰 거대 지네니까 천족(千足)이라고 다리 수를 더 높여서 천족님~이라는 이름도 생기게 됐어.
그리고 드디어 인간 이름! 성인 무카이(向害)는... 무카이라는 어감이 좀 세보여서 이걸로 정한 것도 있고, 지네가 일본어로 '무카데'라서 약간 말장난하는 의미로 정한 설정이야. 그리고 소소한 말장난이 하나 더 있는데, 무카이는 일반적으로 向井나 向라고 쓰지만 무신님은 向害라고 쓴다는 거? 현실에서는 무카이라고 읽기 힘든 조합이지만 어차피 서브컬쳐 세계는 마을 이장 이름이 '소용돌이 어묵'이고 月을 '라이토'라고 읽을 수도 있는 곳이라구👀 向는 향하다, 따르다라는 의미고... 1판에서 이미 한 번 풀었긴 한데 害자는 '해할 해'자야. 무신이 추구해 온 삶의 자취가 묻어나는 이름이랄까🤔
마지막으로 카가리(かがり)는 화톳불을 뜻하는 かがりび의 줄임말. 현지인이 듣기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 기준으로 카가리도 뭔가 드세 보이는 어감이고... 불 같이 빨갛고 공격적인 이미지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카가리로 이름 붙였어. 그리고 tmi의 마지막! 여담인데, 지금은 없어진 옛 신명은 신토 정통 신보단 일본에 현지화된 불교 계열 신들 이름에 가까웠을 거야. 이 이름은 아직 확실하게 정하진 않았지만~😗
"응? 대가는... 히히... 글쎄에...? 「내가 말하는 것을 있는 대로 다 듣고 따른다」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에..."
눈을 감고 기분 나쁘게 실실거리며, 나는 거의 울 지경에 다다른 벤치녀를 끌어안고는 영차― 하며 살짝 비틀거리는 걸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뿐하게 벤치에 다시 앉혀지는 벤치녀. 충분한 대가를 받았으니 이 정 도 는... 양보해도 괜찮다... 후후후후후후... 나는 상냥하게도, 아주 상냥하게도... 캇파의 어깨나 머리에 남은 풀잎 따위를 톡톡, 손끝으로 떨어뜨려주었다.
"얼른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게 좋아. 그야 여기는 시선이 너무 많거든."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실험실 같은 곳에 끌려갈 수도 있는 것이 요즘 시대라 배웠다... 아 너무 무섭다. 뭔가 놓친 것이 없나 곰곰히 생각하던 나는 아! 감탄사를 내뱉으면서 짝, 하고 박수를 한번 쳤다.
"아, 그리고 잊지 마. 신격과 맺은 언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거운 것으로, 만에 하나 어겼을 때는 어떤 꼴로 끝나는지 나조차도 장담할 수 없으니까." 수 ■ 번 보았다. 서열정리를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었을까? 평소라면 툭하면 더듬었을 말이 거짓말처럼 술술술술 나와주었다. 잠깐 그 시절이 떠올라서 들뜨기라도 한 걸까? 한 순간에 흩어져서 사라질 허상일 것이 분명함에도...
"으음― 그러니까―... 조심하라고."
나는 그 기분을 더욱 곱씹고자 알고서도 눈을 뜬 장님이 되어 그 허상에 몸을 파묻히고야 말았다.
/물론 현대로 오며 더욱 허♥접이 된 아오이기 때문에 실제로 언약이 얼마나 유효할지는...🤭 그렇기에 지키는 여부는 편하게 해주면 된다―
뭔가 매운맛 한 스푼 첨가가 됐지만 어차피 곧 다시 우리가 아는 아오이로 돌아올지니, 다들 무시해주길 😌
>>241 "[ 무엇이든 다 들어주고 따른다 ] 는 대가라니 너무하여요! 그런 대가는 소중한 사람에게만 허락하는 것 아니와요? "
부루퉁해지며 자리에 앉혀지는 44.4cm 하찮기 그지없는 아야카에루 씨(100살 남짓), 여전히 부루퉁해진 채로 서서히 커지고 커지고 커지더니.....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부루퉁해져 있다. 이 인간형으로 돌아오고도 여전히 풀잎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어린 캇파는 아주 불만에 차 있는 상태다. 신님에게 서열정리를 당해버린 것도 모자라 무엇이든 다 들어주는 셔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아이고 캇파 신세야.
"자, 말씀대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드렸사와요. 그런데 정말 너무한 것 아니와요? "
신님이 내 소중한 사람이 되어줄 것도 아니면서 소중한 사람에게만 줄 대가를 가져가 버렸다! 아이고 두야. 아이고 팔다리야. 다시 본체로 돌아와서 우에엥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체통을 지키기 위해 참는다.
"말씀대로 대가를 드린 걸 지키겠지만 너무하여요. 바보바보 신님. 나중에 또 뵙게 되면 아저씨라 부를 테야요. "
>>264 딱히? 없다 굳이 싫어할 정도로 신경을 쏟은 적도 없거니와, 틀어박힌 이후로도 본인에게 자학하느라 바빴지 🙄 딱히 신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굳이 말하면 질투했지 본인보다 아직 잘 나가는 신들을... 물론 앞으로 그들이 어찌 될지도 자알 알고 있기에 연민하기도 했고 말이지.
반대로 카즈키에게 질문, 카즈키의 미래 가능성 세계 중에서는 카즈키가 어떤 신사의 신주가 된 세계도 있는가?
"꼬우면 네가 처신 잘했어야지~ 그걸 이제 와서 나한테 탓하면 어쩌냐? ...........는 엑, 아, 아, 아, 아저씨라니이이..."
우쭐해져서는 쿡쿡 찌르다시피 말하던 나였지만............ 삼일천하는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아저씨... 아저씨라고...???? 아저씨라니, 아저씨라니, 전성기에는 소년에서 청년 사이의 모습을 하면서 뭇 인간의 숭배를 받던 신비한 신, 나, 아오아카가네노카미가 아저씨라니이이......... 아저씨, 아야나의 그 단 한마디로, 나잇값 하지 못하고 어린 요괴나 괴롭히고 있던 늙은이는 그 업보를 착실히 돌려받고 있었다... 할아버지라 부르지 않은 게 어딘지.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은 착각일까...? 아아... 착각이길 바란다... 그야... 지금 볼을 타고 뚝뚝 흘러내리는 이게 눈물이라고는 절대 믿고 싶지 않으니까...
"...너, 너, 너너너너넛, 너야말로 너무한 거 아니야...? 아저씨라니... 아, 아저씨라니... 당장 그 말 취소해. 그럼 봐줄게에..."
이 몸의 너른... 아량으로 말이지... 당연하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끝을 달달달 떨면서는 전혀 위엄이 서지 않는 말이었다.
>>0 천지를 창조한 신조차도 하루만큼은 쉬었다는 풍문이 돌듯, 휴식은 누구에나 필요한 법이었다. 단순히 앉고 눕는 것 외에도 여느 살아있는 존재들과 같이 잠을 자는 것 역시 그러했다. 시즈하 역시 예외는 아니었기에 언제나 지쳐있는 기색인만큼 실제로도 그러했고, 그때문인지 잠드는 장소 또한 가리는 법이 없었다.
어찌되었건 중요한 것은, 그 잠든 장소가 공원이었다는 것이고 주변에 서서히 새들이 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약한 심호흡, 잠들어있기에 한층 더 창백해보이는 피부, 언뜻보면 그동안의 부족했던 잠을 몰아서 자는 느낌이기도 했고, 아니면 기나긴 잠에 서서히 익숙해지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품에 안고 있던 카스캣은 새들의 짓궂은 장난으로 무릎 위의 둥지가 되어있었고, 자기것이라며 우기듯 가디건으로 줄다리기를 하는 새들, 심지어 모자를 쓰지 않았기에 드러난 머리 위에 원을 그리며 말려있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온 힘을 다해 빙빙 돌리는 새도 있었다.
삐죽이며 메롱 을 시전하는 100살 남짓 먹은 캇파. 이 캇파는 눈앞의 신이 거의 고댓적부터 린게츠 아저씨와 친구먹고 살은 신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패기롭게 한때는 격 높았던 신을 아.저.씨 라고 부르는 것이다. 아….이것이 어린 나이이기에 가능한 패기? 하룻 개구리 신 무서운 줄을 모른다?
“아무리 봐도 아저씨인데 무슨…… “
Round Final 아오이 : 아야나 2 : 4 네. 게임은 끝났습니다. 더이상 말이 필요가 없습니다. 신님은 크리티컬을 맞았습니다. 아무리 봐도 아저씨라잖아. 진짜 끝난 거 아니야?
“흐흥, 다음에 뵐 때는 비 오는 날이 아니었으면 좋겠사와요. 아무튼 다음에 뵈어요. 아 저 씨. “
크리티컬을 먹이고는 아야나는 이쯤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번 메롱을 시전하고는 사라졌다. 벤치는 비었으니 이제 신님이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가……? 하긴 이 비둘기란 것들, 이상하리만치 행동이 굼뜨고 경계심이 없더라. 잡아먹는 인간이 없어서 그런 것이었을 줄은 몰랐다. 무신의 눈에 깨달음의 빛 짧게 스친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풀어줄 생각은 없다. 다른 인간들이 먹는지 안 먹는지는 제 상관할 바 아니고, 어쨌거나 금지된 건 아니라는 뜻이잖은가?(아니, 엄연히 불법 맞다.) 이 가련한 새는 방금 그것이 최후의 발버둥이었는지 신의 우악스러운 손아귀 안에서 다시금 몸을 축 늘어뜨렸다. 그 모습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상대와 눈을 맞춘 지 한참. 대답을 듣고서야 그는 맹렬한 시선을 거두고 느릿하게 눈꺼풀을 내리감았다.
"네 외견이면 학교에 다닐 시기인까 하여."
그런데 답을 듣고 보니 질문을 잘못 던진 모양이다. 그냥 학교에 다니는지부터 물으면 되었을 것을. 상대는 뭇사람 눈엔 건조하기 짝이 없어 보일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무신은 그조차도 모르고 있다. 적어도 갈라테아는 속으로 경악이라도 했지, 이쪽은 겉과 속이 똑같은 무덤덤한 광인이다. 한낮의 미치광이가 이내 말을 이었다.
"내 명일인지 명후일인지에 학교에 가야 해서, 너는 그곳을 잘 아는지 확인 차 물은 것이다."
이 세상엔 역사적으로 다양한 교육 기관이 존재해 왔다. 국가가 설립한 관학과 학원에서부터 지방의 사사로운 학당까지. 덕분에 학교가 대략 학당 같은 곳이리라 짐작은 할 수 있었는데, 문제가 있다면 무신은 그 학당에조차 얼씬거려본 적이 없다. 그래도 나라에서 장려하는 중요한 덕목을 가르친다는 것만은 알았다. 현 군주가 무엇을 장려하는지까지는 잘 모르지만 인세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역시 그것이겠지. 도(刀)와 생존술이다. 흠, 가방에 식칼이라도 넣어야 하나. ……거듭 말하지만 무신은 신의 사자가 되기 전까지는 24시간을 위협에 시달리는 벌레였고, 정장으로 칼을 차고 다니던 시대를 몸소 겪었기 때문에…….
"하면 네가 그곳에 다니지는 않고?"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상세하고 친절한 답변이므로 무신은 만족했다. 그러면 건물 안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관건인데……. 고민에 빠진 그가 진중한 기색으로 더듬이를 까딱…… 아, 지금은 더듬이가 없지. 여하간 고민은 금세 지워졌다. 어차피 곧 가게 될 곳이니 직접 부딪치며 알아가도 좋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볼일은 이만하면 충분했다. 다시 가던 길이나 마저 갈까 하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는 천천히, 또 다소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꼿꼿한 동작으로 손을 들어올려 갈라테아를 가리켰다. 당연히 비둘기를 잡지 않은 쪽 손이었다.
"네 태도 제법 영장(英壯)하므로 기억해 두려는데, 너는 이름이 무엇이냐?"
고맙다는 말은 절대 않는 주제에 대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당연하다는 양 질문만 던져댄다. 거만하기 짝이 없는 양반답다.
친구가 있다고 해서 놀라울 건 없다만, 그런 걸 알려주고 사주기까지 할 만큼 현대에 능통한 친구라? 새삼, 얘는 어디 혼자 떨어져도 잘 살아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고 선을 넘지 않는 장난은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점으로 작동하기도 하니까, 이누이누는 친화력이 높은 쪽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본성이 나쁜 것은 아니고, 잘못에 대해 사과할 줄도 아니까. 뭐 잘 됐지!
"'학교'니까."
으음, 그 친구가 제대로 구해주긴 했지만 정확하게 알려주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러면 이 강아지 요괴는 어째서 학교에 오려고 한 것일까. 그에 대해 묻기 보다는 일단 나뭇잎을 꺼내 들었다. 빙글 손끝에서 돌아간 나뭇잎이 가늘고 긴 지팡이가 되었다.
"학교는 말이지, 뭔가를 배우려고 가는 곳이거든. 글이나, 산수 같은 거. 내가 이누에게 가르쳐 준 것 보다 좀 더... 인간이 배울 법한 것들 말이야."
지팡이로 허공에 国語(국어)란 글자와 히라가나ひらがな, 그리고 여러 숫자와 플러스+ 마이너스- 표시를 적었다. 기초적인 문자를 내가 알려줬던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미성숙한 소년소녀들이 모여서, 어른이 되고, 훌륭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르치고, 배우는 장소. 그게 학교."
뭐어 단순히 그런 곳만은 아니지만. 특히 지금 이누가 다니려는 듯한.. 이 학교는 말이야. 나는 어느새 펜으로 변한 지팡이를 손 안에서 빙글빙글 돌렸다.
"보기만 해서는 힘드니까, 쓰면서 배우는 거야. 이누도 설명을 듣기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해보는 쪽이 더 쉽지 않겠어?"
>>370 린게츠가 신이 되었다면 시코쿠에 모셔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 시무룩한 거 달래면 신 버릇 나빠지니까 내버려두면 된다 😌 물론 린게츠라면 훌륭하게... 먹금하지 않을까 싶지만...💃🕺
>>372 아오이: (억울해서 눈물 나옴)(니가 칼 들고 협박했잖아 하는 얼굴)
뭐, 그 시절에는 순수하게, 아주 순수하게 청동기를 향한 신앙으로 똘똘 뭉쳐있던 시절이었을 테니까 😏 야요이~고훈 시대 등을 벗어나며 굳이 청동이어야 돼? 하며 철기로 제작한 제기도 늘어나고, 청동의 신격만으로 충분히 붙잡고 있던 유물들도 제각기 신앙적으로 독립하거나 하는 바람에 급격히 신격이 낮아지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야말로 극도의 쾌락주의자 😌🤦♂️ 수미산에 살던 시절에는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성격과 태도를 하고 다녔을지도 새삼 궁금하군 그래도 겉으로나마 교양 있는 척? 이라도? 했을지?
>>374 앗 진짜??? 선관 제안은 언제나 환영이라구~😉 음 대충 어떤 거 하고 싶은지 생각해둔 거라도 있어?
>>378 당신도 먹어주지...🤤 시즈하주 오늘도 묘비짤이구나! 안녕!
>>379 키히히히히히히히 아오이 놀리는 거 재밌어라...🥰🥰🥰 굳이 청동이어야 해?← 아오이 괴롭히는 거 재밌지만 내 안의 공감능력 과몰입 버튼이 눌리는 발언....🥺🥺 새로운 세대와 기술에 밀려난다는 건 괴로운 일이야.... 새삼스럽게 힉힉호무리 처지 이해 되고그치만 아오이는 계속 괴롭힐래
거슬리면 누구 패버리는 게 재밌는데 그거 못하게 해😗...같은 거지 응....🤦🏻♀️ 옷은 대충... 탱화에 나오는 장군 옷 같은 거 입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그시절에는 나름대로 규율을 지키면서 살려고 노력은 했어. 나쁜 짓 안 하고 경전 설법 듣고... 가장 중요한 건 >>야생인처럼 안 굴었음<< 놀랍게도 윗사람한테 존댓말 쓰고 그럭저럭 공손했어.... 지금은... 원시회귀... 퇴화했지 응....😇
>>398 >그치만 아오이는 계속 괴롭힐래< 🤭 님아... ( 은은 ) 탱화에 나오는 장군 옷< 이거 멋있다고 생각하고 공손하게 예의와 법규를 지키며 신의 밑을 보좌하는 그런 카가리도 멋있다고 생각하지만 안 맞는 옷을 입은 격이 아니었나 싶고 그래서 지금의 그냥 법규를 날리는 카가리 쪽이 훨씬 자유롭고 야생인다운 듯해 마음에 끌리는 것이다 😌
>>400 그렇구만~ 친해지는 건 일부러 속 긁어대지만 않으면 의?외로 어렵지는 않아~ 오히려 카가리의 자기중심적인 태도 때문에 린게츠가 괜찮을지가 더 걱정이야🤔 친구는 좋지만 술친구는 조금 어려울지두~ 왜냐면 무신님 비흡연에 술도 안 마시거든... 술에 취한 걸 유해한 중독상태라고 생각해서 말이지....ㅋㅋㅋㅋㅋㅋㅋ
>>578 맞아. 그런 풋풋한 느낌 정말로 좋아! 그리고 딱 둘만 들어가서 큰 탕을 즐기거나, 혹은 벽 너머로 이야기를 하는 그런 느낌도 좋지! 물론 현실에서 그렇게 딱 벽으로만 막아놓은 온천이 있는진 잘 모르겠지만... 전에 일본 가니까 그런 거 안 보이던데...(주륵)
>>367 린게츠가 지팡이를 손에 들고서 '학교'라는 곳에 대해 설명해 주면, 이누는 관심 없는 듯이 앞으로 쭉 뻗은 다리를 들었다- 내렸다 하면서 발 장난을 할 뿐이다. 그러면서 정말 몰라서 묻는 순진한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는 이렇게 말한다.
"그런 걸 내가 왜 배워야 해? 나는... "
이누가 무언가 말하려던 것 같은데. 린게츠가 지팡이로 허공에 무언가를 적어내면, 이누는 하려던 말 대신 "국... 어." 하고 조금 느리게 글자를 읽어낸다. 이어서 죽죽 쓰여지는 히라가나를 보고서는.
"아.에.이.오.우... 카.케.키.코.쿠... 나. 가타카나도 알고 있다고?"
하며 으스대는데. 결국 이누가 보고 말하는 것은 단지 가나의 독음일 뿐. 그 문자들이 조합을 이루어 어떠한 의미를 지닌 단어가 된다는 것은 전혀 모르는 상태이다. 예를 들면 '好き'라는 단어를 쓰고 '스키'라고 읽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좋아하다'라는 뜻을 가진 건 모르는 정도일까. 평소에 잘만 好き、好き... 하고 다녔으면서.
"그러니까. 나는 이미 어른인데? 성숙하고 훌륭한 어른이라고."
응. 응. 하면서 제 말에 스스로 고개를 끄덕이며 흡족해하는 이누. 역시 이누가 학교라는 곳을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말이 통하지 않을 것 같지-
그런 미스터리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신학기는 두근거린다는 것이고, 예나 오늘이나 벚꽃은 아름답게 살랑인다는 것으로.
각 점포가 봄 이벤트와 벚꽃 이벤트로 중무장하고, 꽃놀이를 나오는 어른과 아이가 부쩍 늘어나는 요즘입니다. 벚꽃잎이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잡으면 운수대통하고 소원을 이룬다는 미신도 아직까지는 건재합니다. 흔히 쓸데없는 정보라고 일축되지만, 벚꽃으로 장식하고 분홍색으로 염색한 「사쿠라 아야카미 쨩」 굿즈들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도 바로 이 벚꽃 시즌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야카미 신사 역시 올해의 장사를 준비했습니다. 신사의 기념품을 벚꽃 컨셉으로 일신하더니, 경내의 벚꽃나무를 흩날리며 신학기의 풋풋한 학생들을 유인해오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손뼉을 치며 기원을 올리고, 분홍빛이 물씬 도는 오미쿠지를 뽑아 올 학년의 운세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면 벚꽃을 주제로 디자인된 신사 상품을 구매해보아도 상관없었죠. 상술일 게 분명했고, 신이 있을 리도 만무했지만 ─어라 거기 당신, 불만 있어 보이네요? 상식적으로 신 같은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웃음)─ 연례 행사처럼 올해 또한 어김없이 찾아온 날이라서 그런가, 이러한 간단한 행위만으로도 무언가 기분이 좋아지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꽃내음 때문이었을까요? 진실은 어떨지 알 수 없었지만…
누구든지 이 앞이 꽃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서로 똑같았겠죠.
부디, 꽃길이 우리를 인도해주기를.
그렇게 빈 바람은 어디론가로 모아져 전해져, 올해도 아무 탈 없이 아야카미의 학생들은 벚꽃이 흐드러진 길을 밟아가는 것일 텝니다.
신학기 배경으로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꽃놀이 상황으로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물론 명시되어있지 않은 소재로도 일상/로그를 돌릴 수 있습니다. 이는 굳이 다음부터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1月4日~1月10日)
【 두근두근, 신학기 운세 】
언제든지 아야카미 신사에서 오미쿠지를 뽑을 수 있습니다. (당신만 부끄럽지 않으면 원하는 운세가 나올 때까지 뽑아도 상관습니다...) 일상/로그/독백, 방법은 자유롭게 택할 수 있습니다. 오미쿠지를 뽑으면서는 아래의 다이스를 함께 굴려주시면 됩니다.
아야카미 신사에서 뽑을 수 있는 분홍빛 벚꽃 오미쿠지를 유우키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경내의 벚꽃나무의 색과 비슷하며, 따뜻한 봄의 분위기가 가득 담긴 오미쿠지를 바라보며 유우키는 조용히 미소지었다. 하늘하늘 떨어지는 분홍빛 꽃잎, 그리고 눈앞에 있는 오미쿠지. 여기저기서 팔고 있는 벛꽃을 주제로 한 상품들. 특히 저 벚꽃색의 부적까지... 봄이 왔다는 것을 그는 다시 한 번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여기까지 왔으니, 한 번 뽑아볼까요."
돈을 낸 후, 그는 통을 천천히 흔들었다. 딸랑딸랑딸랑. 기분 좋은 소리가 울리며, 수많은 쪽지 중 하나가 뾱하고 튀어나왔다. 이어 유우키는 그 쪽지를 꺼낸 후에 살며시 내용물을 읽었다. 과연 뭐라고 쓰여있었을까. 그것은 오직 유우키만이 알 뿐이었다. 그는 내용물을 확인한 후, 그것을 곱게 접은 후에 자신이 입고 있는 바지 주머니 속에 쏙 집어넣었다.
"그리고 여기까지 왔으니..."
그의 시선이 저 앞에 있는 신사 건물로 향했다. 운이 좋은 것인지, 텅 비어있는 그곳을 바라보며 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세전함 앞에 선 그는 탁탁, 두 손으로 합장을 한 후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이어 주머니 속에서 10엔 동전을 꺼낸 후에 쏙 집어넣으며 앞에 있는 줄을 천천히 흔들었다.
딸랑. 딸랑. 딸랑.
"특별히 빌 소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신사에 신이 있다면... 올 한 해도 모두에게 행복을 선사해주세요. 그런 혼잣말을 조용히 삼키며, 그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살며시 고개를 숙인 후, 합장을 한 그는 그제야 천천히 뒤로 돌아섰다. 여기까지 온 이상, 바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조금 둘러보다가 돌아가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따스한 봄바람이 묻어나는 분홍빛 꽃방울을 바라보며, 그는 손을 뻗어 아주 가볍게, 꽃잎을 잡았다.
"이건 기념으로 가져갈게요. 괜찮겠죠? 신 님."
부디, 요괴 집안을 모시는 이라고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혼잣말을 조용히 삼키며 그는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유의 머릿속 이런저런 말들이 와글와글 오가고 있는데, 앞에 쪼그려앉아 시선 맞춘 하얀 머리카락을 한 사람은 사유와 달리 아무 흔들림 없어보이는 듯한 평온한 얼굴 하고 사유를 바라본다. 그렇게 가만히 바라보던 미인은, 내가 가판대 주인인데 하는 사유의 대답에 대답이 아니라 전혀 엉뚱한 것을 내놓아버렸는데-
어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새하얀 손이 사유의 정수리에 얹혀서는 사유의 파란 머리카락을 사락사락 쓰다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마치 학교 토끼장의 토끼나 길 가다 마주친 귀여운 고양이를 쓰다듬는 듯한 흐뭇한 얼굴로.
다시 말하지만 인간 대한 경험 적어 상식이 모자란 겨울신의 부덕이란 이러한 것이다. 세상 모든 것들이 귀엽고 어려 보이는 게고, 실제 귀엽고 어린 사유라면 더더욱 귀엽게 느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 머릿속으로 하는 생각이란 것이 '기특해, 인간. 벌써부터 스스로 먹고 살며 한 사람 노릇을 하기 위해 자기 손으로 자신 삶을 꾸려나가는구나.' 하는, 이런 쿨한 얼굴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노인네 같은 사고방식이었으니. 사려고? 하는 말에 이름 모를 이 사람은 쓰담을 멈추지 않은 채로 고개 갸웃 기울인다.
평소에는 도시에 내려갈 일이 없는 이누였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왜냐하면- 신학기가 시작된 이후로 처음 맞는 꽃놀이였기 때문이지. 이누는 이른 아침부터 잠이 깨어선 하지도 않던 세수를 하고 아야카미 신사로 향했다. 그것도 귀와 꼬리를 감추어 인간의 모습을 하고서는. 도시에 들어서면 분홍으로 물든 아야카미 신사가 멀리서도 눈에 들어와. 가만히 길을 걷고 있으면 희미한 벚나무 냄새가 코끝을 간질인다. 몇 번이고 느꼈던 따스한 봄기운, 몇 번이고 보았던 분홍 꽃무리인데. 그 사소했던 것들이 오늘만큼은 조금 특별하게 느껴진다.
응당 요괴라면 신사 입구의 토리이를 지나는 것도 무서워 벌벌 떨었을 것인데. 신이 강하던 무섭던 역시 위아래가 없는 이누는 평범한 사람들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 아래를 훌쩍 지나가는 것이다. 이누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서, 인간들이 하는 참배라는 것을 어설프게 따라 해본다. 그러다 옆의 아이가 제 어미에게 무언가 하게 해달라고 조르는 것을 따라가 보면, 다들 무언가를 하나씩 뽑아가고 있는데. 이누도 한번 해볼까.
딸랑딸랑- 함을 흔들면 .dice 1 100. = 23 대인(待人)의 내용이 적힌 쪽지가 손에 쥐여진다. 이누는 종이를 펼쳐 들고 글자를 읽어보려 하지만. 전혀 뜻을 알 수 없다. 다들 좋네 마네 떠들고 있는데. 내용이 너무 궁금했던 이누는 결국...
"저기. 이거 뭐라고 적힌 거야?"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검은 머리의 남성을 옆에서 툭툭 건드리며 맹랑한 목소리로 고개를 바짝 들고서 그에게 손에 든 종이를 내밀어 보이는 것이다.
신학기가 시작됐다. 원래도 공부나 금전이나 이런 저런 문제 때문에 신학기마다 머리가 아픈 그였지만. 오늘은 다른 문제가 추가되어 더 골머리였다. 바로 전에 만났던 후배로 추정되는 남자 때문. 정말... 정체가 뭘까.
"고민한다고 달라질건 없나."
그래서일까, 신사까지 오게 된것은. 이 오미쿠지를 뽑는것도 몇년만이던가. 꾸물꾸물한 기분이 된것은 별개로 옛 추억이나 회상하며 뽑은것은 평범하게 '길'이 들어있었다. 어머니에게 듣기론 대흉 같은건 아예 빼놓는 신사도 있고 보통 비율 자체가 길이 높다고하니.. 그냥 평균의 결과일것이다.
"응? 어디..."
그렇게 자신의 운세나 읽어보던 그는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자 시선을 내렸다. 새하얀 여자아이? 머리색 되게 특이하네. 아무튼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저학년 정도 되보이는 애가 운세를 알려달라는 특이한 상황이었으나. 그는 편견없이 오미쿠지를 읽어보았다.
"뭐.. 종합하자면 좋진 않은거지. 하지만 이런 신사에서 나오는 흉은 단순히 안좋다. 라기보단 조심하면 좋게 바뀔수도 있고 그런거니까.."
이누는 무례하게 느껴질 수 있는 언행에도 수준에 맞추어 친절히 설명을 들려주는 남자? 소년을 올려보며 동그랗게 뜨던 눈꺼풀을 아래쪽 반달로 만들면서-
"호오- 무섭게 생긴 것치고는 제법 친절한 '인간'이구나."
나름대로 근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다가, 갑자기 두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고서 고개를 숙인다. 학생 신분이 된 이상 요괴라는 것을 티 내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는데. 제발 입조심 좀 하라고 그랬는데. 방금 이 소년에게 들은 운세의 풀이에서도 조심하라고 했었는데! 이누는 자신이 요괴라는 것을 들켰을까 하는 불안감에 숨을 참으면서 어깨를 바들바들 떤다. 마치 숨바꼭질을 하다가 술래에게 들키기 직전의 모습일까. 하지만 정체를 숨기는 것는 이누에게 일종의 '놀이' 정도로 여겨지고 있었을지도-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런 이야기를 들었을때 그저 컨셉이라거나, 중2병 같은거라고 치부하고 적당히 넘겼을것이다. 그러나 바로 전에 겪은 일이 미묘하게 그의 귓가를 자극했다. '인간'.. 이라.
"의식해서 평소엔 웃고다니는데, 뭣 좀 생각하다보니 표정이 굳었나보네. 미안."
그러나 그는 곧 평소처럼 미소지으며 머리를 긁적이는것으로 반응을 대신했다. 왜냐면 눈앞의 소녀의 반응이 그때 그 남자랑은 너무나도 달랐고. 신사에서 괜히 소동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소녀는 무언가 들킬까 걱정하는것마냥 고개를 숙이고 떨고 있었다. 이대로 두자니 괴롭히는거 같고 별로기도 하고..
"마침 내 운세는 길이거든. 운세에서 흉이 나왔을때 사실 꽤 쉽게 그걸 뒤집을 수 있는데.."
그는 떨고있는 소녀를 향해 작게 웃고는 자신의 운세와 소녀가 들고있는 운세를 바꿔주려 했다. 어디까지나 본인이 종이를 놔준다면 말이다.
이누는 자신의 무례에 되려 상대가 사과를 건네오자, 입을 틀어막고 있는 그대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게 아니라-'라고 하는 목소리가 두 손 밖으로 작게 빠져나온다. 그래도 평범하게 말을 걸어오는 것을 보니 정체를 들킨 것 같진 않고- 입을 막았던 손을 떼어서 가슴께에 가지런히 모으고는 다시 소년을 올려본다.
"뒤집는다고?"
소녀는 영문 모를 이야기에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갸웃하다가, 손에 든 종이를 가져가려 하는 손길에 종이를 놓아주지 않고 그대로 힘을 주어 버틴다. 소년이 종이를 바로 놓지 않는다면 소녀 쪽으로 조금 당겨지는 느낌이 들었을지도-
"좋지 않다는 게 나쁘다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이런 장난은 믿지 않는 나이라고."
어느새 소년의 붉은 눈을 똑바로 마주 보고 있는 소녀는 조금은 수줍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평소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과는 달리 말갛게 웃으면서.
생각이 너무 깊어졌나?! 어느새 미인은 내 눈앞에 있었다. 무릎을 굽히고 시선을 낮추어서. 안돼, 다가온다! 생각 이상으로 다가온다!!! 이 사람 거리감 이상한거 아니야?!
“하냣?!”
뭘 쳐 웃고있냐아!!! 머리 위에서 느껴지는 손의 감촉 때문에 반사적으로 손을 쳐냈다. 키마Z… 아니 에모이? 뭔데?! 미인을 가까이에서 본건 솔직히 큥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괜찮겠냐아!!! 오시도 아닌 사람한테 그런걸 받아서 기뻐하는 건 어린애뿐이야!!!!! 그래도 사는거냐!!! 매번 감사합니다!!!! 뭔데 오늘은?! 아까는 이상한 여자한테 애 취급 받고 이번에도 이래?! 아니 사유쨩 멘헤라가 될것같은데요?! 칠할 수 밖에 없는건가? 초속타피연속흡입으로? 아니 역시 그건 무리지ww
“손, 놧!!!”
뭔가 강해?! 열심히 손을 떼려고 했지만 뭔가 무게감이 느껴졌다.
“두 개 사, 두개. 멋대로 사람을 괴롭히기나 하고 말이야. 우엉이랑 인삼넣고 무국이나 해먹어.”
이건 경험해 봐야 알 일이겠네- 독음을 또박또박 말하는 이누를 보며 실없이 웃었다. 인간에 비하면 오래 살았다지만 아직 제대로 된 세상을 겪어보지 못한 아이가 학교라는 배움과 관계성의 난장판에서 어떤 가르침을 얻게 되려나? 나는 킥킥 부채가 된 지팡이로 입가를 가리며 웃었다.
"그 말, 기억해뒀다가 딱 한 달 뒤에 말해줄게."
영문 모를 한자와 히라가나 카타가나의 조합, 숫자, 연산, 이국의 언어, 인간들이 이륙한 사회 구조, 도덕, 역사....이야.. 나는 이누를 비싯비싯 웃으면서 보았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도와줘야 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배운다면 잘 배울 거라 믿어!
그리고, 신들과 요괴와 인간이 전부 모이는 아야카미 고등학교의 새학기가 밝았으니, 그것에게는 참으로 기쁘기 그지없는 일이리라. 지루한 나날들은 죽음보다 더 두려운 일이었다.
기나긴 세월을 살면서 문득 지루하다고 느꼈던 때가 언제일까. 그것을 깨닫고 나니 시간의 흐름이 차디찬 폭포처럼, 일렁이는 해일처럼 무섭게 자신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세상이 변하는것을 바라보는것도 즐거웠다. 인간들 틈에 섞여들어가는것 역시 즐거웠다. 허나 자리를 잡고, 그저 무의미하게 역병을 퍼트리며, 그것이 너무 크나큰 역병으로 번지지 않게끔 겉으로는 사람을 살리는 시간이 익숙하게 존재하기 시작하자, 더이상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자판기에서 주스를 뽑는 일이 크나큰 성취감으로 다가오던가? 그 과정이 너무나 흥미롭고, 설렘으로 밤잠 못 이룰 정도인가? 그렇지 않았다. 허나 역설적으로 평범한 바위에 감정이 없듯, 흐르는 물에 감정이 없듯... 본디 감정이란것이 없어야 할 역병이 요괴의 형태를 띄며 사람으로써 살아가자, 그곳에 크나큰 괴리감이 생겼기 때문일까. 그 괴물은 가슴 한 켠이 뚫린듯 공허했다.
담배에 불을 붙이며 익숙하게 연기를 뱉는다. 그리고는 벚꽃이 장식된, 분홍색의 인형을 머리부터 쥔, 다소 괴상해보일법한 자세로 들고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적당한 곳에, 형편좋게도 위치해있는 아야카미 신사. 그 괴물은 꽃놀이를 즐기기 좋은 시간대인 지금, 언제나처럼 단정한 수트 차림으로 그곳에 서있었다. 어째서일까? 일전의 그 한밤중의 해후를 잊지 못하기라도 한듯, 또다시 새롭고 흥미로운 만남을 추구하듯, 그것은 아랫입술을 느릿하게 핥았다.
'어째서, 이런 것들이 좋다고 난리인건지...'
담배연기를 천천히 뱉으면서, 그것은 그렇게, 만개한 벚꽃나무 아래에서 인형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타나카 사유, 방년 17세. 새학기를 시작하고 조금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 자기소개를 하다가 혀를 씹어버렸다던가 묘하게 갸루그룹의 녀석들이 동생취급을 한다던가... 아니 다들 좋은 녀석들이라 라인으로 tskr만 보내주면 다들 넘어가주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내가 누구? 아야카미 파리피 대표 다나카 사유. 그러면 일단은 파-티를 넘어가면 안되는거잖아 JK! 웨이~ 꽃놀이다! 축제다! 다른 녀석들은 당분간 일이 있어서 안되는 것 같아서 혼자왔지만! ... 아니 안울었어!!! 뭐 혼자라도 꽃놀이를 즐기는 방법은 한두개가 아니니까 됐지만! 좋았어, 자리 OK! 노래방기계 OK! 열심히 만든 3단찬합도 OK!! ...왜 비어있을것같지. 내가 만든건데. 뭐 됐어 오늘은 지전거로 왔다! 즐길거면 나우! 지금 다나카 사유 아야카미 신사NOW!!! 지금 당장은 쪼금 그래도 나중에는 개 웃기거든!!! 이런것도 농축이란거야!!
오늘은 오랜만에 놀거야!!!! 라고 다짐은 했는데 뭐야 저거. 쵸www 시꺼매wwww 아니 뭐 얼굴은 괜찮지만 축제의 룰을 완전히 무시하는 저런 복장... 용서할 수 없거든요 이게? 그보다 거기 사유자리!!! 내가 어제부터 봐둔 거야!!!
"웨에이!!! 오빠야. 지금 서있는곳이 누구 땅인지는 알고 있는거야?"
할말은 한다! 사카콜라!!! 비키지않으면 일자상전의 클럽 비기, 가드식 어깨빵을... 어깨빵을... 아니 뭐 이 동네 사람들은 왜이리 쓸데없이 큰거야?!
새학기의 첫 날이 밝았다. 자고로 새학기란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두근 뛰게 하기 딱 좋은 시기였다. 교문 앞에 적혀있을 반 배정표로 무슨 반인지 서로 알 수 있으며, 지나가는 길목의 분홍빛 벚꽃이 가득 피어있다는 것 역시, 사람의 가슴을 뛰게 하기 딱 좋은 느낌이었다. 차가운 겨울 공기가 사라지고, 3월에 남아있던 잔잔한 추위도 사라지고, 이제는 온전히 따스한 봄바람만이 불어오는 이 시기를 유우키는 상당히 좋아했다. 신사에 갔을 때도 느낀거지만, 올해도 벚꽃이 가득 핀 것 같아서 특히나 더.
유우키는 언제나처럼 아야나와 함께 등교하고 있었다. 물론 매번 함께 등교하는 것은 아니나, 같이 등교를 할 수 있을땐 가급적이면 같이 등교를 하는 길을 그는 택했다. 자신은 시라카와 가문의 사람. 바로 옆에 있는 이는 정말로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모셔야 하는 귀한 존재라고 교육을 받은 존재였다. 그렇다면 항상은 아니더라도 같이 있을 때는 같이 있어야 이것저것 서포트를 하거나 도움을 주거나 시중을 들 수 있지 않겠는가.
"아야나님. 올해도 벚꽃이 예쁘게 핀 것 같더라고요. 어제 아야카미 신사에 잠깐 갔다왔는데, 벚꽃이 예쁘게 피었으니 아마 등교길에도 벚꽃이 예쁘게 피었을 거예요. 혹시 친구분과 같이 꽃구경을 갈 약속이라도 있으실까요?"
그렇게 묻는 이유는 오직 하나. 혹시나 약속이 잡혀있다면 그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라도 하나 챙겨주기 위함이었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교우관계가 있을테니 약속이 있는 곳까지 따라갈 생각은 없었다. 허나, 도시락을 챙겨주거나 하는 등으로 서포트를 할 수는 있지 않겠는가. 약속이 잡혀있지 않다면? 그렇다면 나중에 약속이 잡히면 서포트를 하면 될 뿐이었다.
"그건 그렇고 묘하게 궁금해지네요. 과연, 올해는 아가씨와 같은 반일지, 다른 반일지."
싱긋 웃으며 그는 괜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가만히 바라봤다. 아직 벚꽃나무가 피어있는 거리까진 조금 거리가 있었으나, 그래도 새롭게 심은 벚꽃나무가 있지 않을까 싶어 보이는 행동이었다.
그렇게 그 요괴는, 가만히 인형을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찾아온 말소리에, 느릿하게 연기를 뱉으며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활기차고, 발랄한 인간인가. 오랜만에 보는 타입이었다. 허나, 썩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었기에, 천천히 눈을 몇번 깜빡이면서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할까, 그렇게 생각했다. 누구의 땅이라 함은 제 눈 앞의 이 어린 인간의 땅이라는 뜻일까. 아니, 그것도 아니겠지. 필시 농담이리라.
"미안하군요. 자리를, 맡아두신 모양입니다."
가만히 제 앞의 소녀를 내려다보며, 그것은 차분히 소녀를 살폈다. 하늘색 머리에, 그때의 붉은 빛 도는 사내가 떠오르는 붉은 눈. 화려한 옷에 작은 키. 초등학생, 아니면 중학생 정도인가. 그렇다면 필히 담배를 권하는것은 먹히지 않으리라. 저 나이대의 인간 아이들은 담배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으니.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타닥거리는 소리를 내며 깊게 담배연기를 삼킨 뒤에 뱉는것은 멈추지 않았고. 그렇다면, 이건 마음에 들어하리라. 제 손에 쥐고 있던 인형을 소녀에게 건네면서, 그것은 다정한 말투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벚꽃이 피었다! 새 학기가 밝았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유우 군과 같이 등교다! 유우 군과 같이 등교한지는 꽤 되었다. 항상 같이? 는 아니더라도 웬만해서는 같이 등교를 하는 편이었다. 아, 이 만개한 벚꽃을 유우 군과 같이 볼 수 있다니. 꼭 꽃놀이를 미리 하는 기분이 든다. 자고로 벚꽃은 개구리도 춤추게 한다. 뭔 소리냐고? 아무튼…..
“괜찮다면 나중에 유우 군과 같이 갈까요? “ 라 덧붙이는 것은 묘하게 장난같지만 진심이기도 하다. 유우 군이라면 분명 엄청나게 맛있는 오이 도시락을 준비해줄 테니까! 유우 군이 만들어주는 도시락은 정말로 실패하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유우 군과 함께라면 분명 노곤노곤하게 본체 상태로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을 테지……
“사실 말이죠, 저 역시 많이 궁금해 하고 있사와요. 올해는 어떤 반이 되려나? 올해도 유우 군과 같은 반이면 즐거울 것 같사와요. 분명 유우 군과 함께라면 재미있는 일년이 될 것이와요. “
종종걸음으로 유우 군과 발걸음을 맞춰 걸으며 아야나는 부드러이 웃었다. 아, 저기 슬슬 벚꽃이 보인다!
“유우 군, 저기! 벚꽃이와요ーー!! 엄청 만개했사와요! “
어느새 만개해 있는 벚꽃나무들이 눈앞에 보이자 아야나는 가리키며 말하려 하였다. 아, 역시 유우 군과 같이 등교하기 잘했다!
카와자토 아야나. 물론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이름일 뿐, 진명은 아니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유우키는 그녀의 진명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언제나 그녀를 인간으로서의 이름으로 불렀다. 지금 그녀가 인간의 모습인 것도 이유지만, 그녀는 어느 정도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했으니까. 그렇다면 적어도 그때는 인간으로서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것이 바로 유우키의 판단이었다. 무엇보다 밖인만큼 아야카에루님이라고 부를 수는 없었으니까.
"저와 말인가요? 후훗. 약속이 딱히 정해지지 않는다면 얼마든지요. 같이 가게 된다면... 오이 샌드위치라도 한번 만들어볼까요. 그리고 오이장아찌라던가..."
지금만 해도 이것저것 메뉴가 떠올랐으나, 그는 그 정도로 일단 말을 끊기로 했다. 실제로 정말로 같이 갈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에겐 그녀의 일정이 생길 수 있고, 자신에겐 자신의 일정이 생길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딱 이 정도로 정해두는 것이 베스트라고 판단하며 그는 입고 있는 교복의 옷깃을 살며시 정리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발걸음은 그녀의 보폭과 비슷하게 바뀌었다. 처음 같이 걸을 때는 자연히 다른 걸음으로 걸어가기 마련이었으나, 나란히 옆에서 걸어가려고 한다면 결국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보폭을 맞추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경우에는 자신이 맞추는 편이었다. 모시고 있는 존재가 어떻게 자신의 발걸음에 맞춘단 말인가. 의식적으로 그녀의 보폭에 제 보폭을 맞추는 와중 들려오는 말에 유우키는 아야나를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높게 평가해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같은 반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된다면, 올 한 해도 아야나님이 행복한 1년을 보낼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서포트하도록 하겠습니다. 부디 아가씨에게 올 한 해가 행복하기를 기원할게요."
꾸벅. 마치 집사가 모시고 있는 아가씨에게 인사를 하는 것처럼, 그는 기품있게 살며시 팔을 접어 그녀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후에, 다시 허리를 폈다. 그 와중 그녀의 목소리에 그는 다시 앞을 바라봤다. 분홍색 눈이 바로 그곳에서 천천히 내리고 있었다.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 분홍빛은 선명해졌고 길거리가 점점 분홍색으로 칠해지는 것 또한 그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그러게요. 올 한 해도 어김없이... 후훗. 아야나님과 같이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그러고 보니 하늘하늘 떨어지는 벚꽃잎을 한번에 잡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있었죠? 한번 도전해보시겠나요?"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벚꽃잎의 형태가 점점 선명하고 크게 눈에 들어왔다. 잡힐 듯 말 듯하게 살랑살랑, 하늘하늘 떨어지는 그 벚꽃잎을 바라보며 유우키는 아야나에게 물었다.
>>967 한쪽 발로 땅을 탁탁 치면서 불쾌함을 표한다! 뭔가 이러면 다들 무서워했던 것 같으니까! 그런데 왜지? 왜 무언가 되게 무례한 생각을 당해버린 것 같은 기분이들지…? 뭐 사람이 무서우면 그럴만 한가!!! 이 나의 강함에 멘브레해버린 거구나?! 그렇다면 어휘력이 그렇게 되는 것도 이해는 되는 ㄱ… 어? 진짜 주는거야?!
“야베… 아니 진짜 야베… 이거 이번 시즌 한정 아야카미쨩이잖! 껴워!!!"
우와아... 엄청나게 발품팔아도 다들 팔렸다고 했었는데!!! 이런데서 얻어도 되는거야? 이런데 라서 되는건가?! 에비스님 최고!!! 진짜 신이야!!! 팬서비스 위험한 수준이잖아!!! 갓대응 미쵸! 순식간에 인형을 받아들었다! 우와앗 부드러워www 진짜 못생겼다www 그래서 쪼아!!!
“흐,흐흠!!! 오빠야도 사람이 나쁘구만!!! 쪼아!!! 그래서 자리 찾고 있는거야? 다른 사람들도 보고 있으니까 자리 비켜주지는 못하겠는데. 일행이 적으면 합석해도 되는데?"
“저야말로 잘 부탁 드리와요. “ 라 덧붙이며 꾸벅 고개를 숙여 유우 군을 향해 인사를 한 뒤에, 보게 된 것은 벚꽃이 천천히 휘날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아, 이런 예쁜 모습을 유우 군과 같이 볼 수 있어서 좋다. 무척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벚꽃, 아무리 천천히 휘날린다고 해도…..
‘잡기 힘들답니다ーーー!!! ‘
도전해 보시겠나요? 라는 유우 군의 물음과는 별개로, 아야나는 벚꽃을 잡을 수 있을지 망설이고 있었다. 잡힐 듯 말듯 떨어지는 벚꽃잎. 과연 저것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할 수 있다, 본체가 아닌 적어도 지금 인간형인 상태로라면. 할 수 있을 거다! 그런 마음가짐을 하고 한번 도전해보겠냐는 물음에 아야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제 눈 앞의 화려한 소녀가 한쪽 발로 땅을 탁탁 치는것을 물끄러미 보았다. 이제서야 흥미가 조금 생기기라도 한 걸까. 감정의 크기가 성대하니, 분명 삶을 살아가는게 즐겁겠구나. 어린아이 특유의 넘치는 활력일까. 멋대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인형을 받고 기뻐하는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천천히 담배연기를 뱉었지. 그나저나, 제법 오랜 세월을 살았는데도 껴워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
"껴워...?"
천천히 그 말을 조금은 어색하게 따라해보고, 짧게 연기를 뱉은 뒤에 자리를 뜨려던 생각을 멈추고는 가만히 제 눈 앞의 소녀를 들여다보았다.
"재밌는 분이시군요. 발 닿는대로 걷다보니 이곳까지 이르렀기에... 일행은 없습니다."
"그쪽분께서는 일행이 있으십니까? 권한다면 감사히. 음식도, 술도 준비하지 못했으니, 시간이 조금 걸릴테지만... 저도 나름대로 대접해드려야겠군요."
지금 전화해서 이것저것 가져올텐데, 바라는것이 있느냐는듯, 바짓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그것은 소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지기라도 한 듯이.
대체 언제부터 벚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생기게 된 것일까. 유우키는 그 답을 알지 못했다. 다만 이 세계에는 요괴도 있고, 신도 있으니 아마 신, 혹은 요괴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라고 그는 추측했다. 이를테면 벚꽃을 정말로 좋아하는 신과 요괴가 있었고, 그 신이나 요괴에게 벚꽃을 바치면 소원을 이뤄준다는 것이 시간이 오래 흘러 벚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라는 것으로 변이되지 않았을까? 허나 이런 가설 또한 진의 여부를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자신의 옆의 그녀는 소원 여부와는 상관없이 벚꽃잎을 잡으려고 한다는 점이었다.
"아야나님이 원하신다면 얼마든지요."
작게 미소를 지으며, 그는 살며시 벚꽃잎을 바라봤다. 살랑살랑 떨어지는 벚꽃잎은 바람을 타고 잡힐듯 말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땅으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는 그 벚꽃잎을 잡기 힘들었다. 손을 움직일때 발생하는 공기의 움직임으로 벚꽃잎이 다시 저 멀리 날아가기 마련이었으니까. 실제로 아야나는 실패했으니까.
"아쉽네요. 그렇다면 이번엔 제가 해볼게요."
숨을 작게 고르며, 유우키는 가만히 벚꽃잎의 움직임을 쫓았다. 하나가 떨어지고, 또 하나가 떨어지고, 또 하나가 눈앞에서 떨어졌다. 허나 유우키는 조금도 팔을 움직이지 않았다. 미세한 바람이라고 할지라도 벚꽃잎은 영향을 받으니 쉽사리 움직일 수 없는 탓이었다. 또 하나, 또 하나. 그렇게 꽃잎 다섯개가 그의 눈앞을 지나갔다. 이미 지나가버린 벚꽃잎에는 조금의 시선을 두지 않으며, 유우키는 저 앞에서 떨어지는 벚꽆잎. 정확히는 팔을 뻗었을때 딱 일직선으로 떨어질 것 같은 그 벚꽃잎을 주시했다.
"얍."
이어 그는 타이밍을 맞춰 살며시 팔을 빠르게 뻗으면서 벚꽃잎을 잡으려고 했다. 자연스럽게 그는 주먹을 쥐었다. 그 안에 벚꽃잎이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그는 조심스럽게 주먹을 펼쳤다.
>>984 일단 받은 인형을 가방 옆에 그대로 눕혀두었다. 가방에 달린 여러 유루캬라들의 마스코트 덕에 큰 위화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으음, 역시 껴워!!! 리얼루다가 신이잖아 이건! 이 애매해보이는 눈… 빠져들 것 같다아…
“잘됐잖아! 나도 마침 친구들 못 온다고 해서 혼자 먹을까 했는데! 여기여기 앉아 초속으로!”
인형을 받은 값은 조금 할 수 있다구! 아, 체격이 크니까 이걸로는 부족한가? 뭔가 그림으로 그린듯한 스파다리계 남자같고. 뭐 이 나는? 친구한테도 붓카리계 여자라고 들었으니 문제는 없지만! 꽃에 미인에 맛있는 밥!!! 그리고 최고로 껴운 인형!!! 하, 최고 아닌가요?
“…? 아니아니아니아니 난 어떻게 봐도 FJK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평소였으면 분노의 사유펀치를 날렸겠지만 그래도 인형을 준 답례는 해야하니까! 오늘만 봐준다… 주먹이 덜덜 떨리고는 있지만!!! 후우…참아야한다… 참아!!!
“아 그리고 대접은 됐어. 나 어차피 다 못 먹을테고. 가라아게라던가 너무 튀겨서 웃겨w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