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엔 역사적으로 다양한 교육 기관이 존재해 왔다. 국가가 설립한 관학과 학원에서부터 지방의 사사로운 학당까지. 덕분에 학교가 대략 학당 같은 곳이리라 짐작은 할 수 있었는데, 문제가 있다면 무신은 그 학당에조차 얼씬거려본 적이 없다. 그래도 나라에서 장려하는 중요한 덕목을 가르친다는 것만은 알았다. 현 군주가 무엇을 장려하는지까지는 잘 모르지만 인세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역시 그것이겠지. 도(刀)와 생존술이다. 흠, 가방에 식칼이라도 넣어야 하나. ……거듭 말하지만 무신은 신의 사자가 되기 전까지는 24시간을 위협에 시달리는 벌레였고, 정장으로 칼을 차고 다니던 시대를 몸소 겪었기 때문에…….
"하면 네가 그곳에 다니지는 않고?"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상세하고 친절한 답변이므로 무신은 만족했다. 그러면 건물 안에서 무엇을 하느냐가 관건인데……. 고민에 빠진 그가 진중한 기색으로 더듬이를 까딱…… 아, 지금은 더듬이가 없지. 여하간 고민은 금세 지워졌다. 어차피 곧 가게 될 곳이니 직접 부딪치며 알아가도 좋으리라는 판단에서였다.
볼일은 이만하면 충분했다. 다시 가던 길이나 마저 갈까 하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는 천천히, 또 다소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꼿꼿한 동작으로 손을 들어올려 갈라테아를 가리켰다. 당연히 비둘기를 잡지 않은 쪽 손이었다.
"네 태도 제법 영장(英壯)하므로 기억해 두려는데, 너는 이름이 무엇이냐?"
고맙다는 말은 절대 않는 주제에 대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당연하다는 양 질문만 던져댄다. 거만하기 짝이 없는 양반답다.
친구가 있다고 해서 놀라울 건 없다만, 그런 걸 알려주고 사주기까지 할 만큼 현대에 능통한 친구라? 새삼, 얘는 어디 혼자 떨어져도 잘 살아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고 선을 넘지 않는 장난은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점으로 작동하기도 하니까, 이누이누는 친화력이 높은 쪽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본성이 나쁜 것은 아니고, 잘못에 대해 사과할 줄도 아니까. 뭐 잘 됐지!
"'학교'니까."
으음, 그 친구가 제대로 구해주긴 했지만 정확하게 알려주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러면 이 강아지 요괴는 어째서 학교에 오려고 한 것일까. 그에 대해 묻기 보다는 일단 나뭇잎을 꺼내 들었다. 빙글 손끝에서 돌아간 나뭇잎이 가늘고 긴 지팡이가 되었다.
"학교는 말이지, 뭔가를 배우려고 가는 곳이거든. 글이나, 산수 같은 거. 내가 이누에게 가르쳐 준 것 보다 좀 더... 인간이 배울 법한 것들 말이야."
지팡이로 허공에 国語(국어)란 글자와 히라가나ひらがな, 그리고 여러 숫자와 플러스+ 마이너스- 표시를 적었다. 기초적인 문자를 내가 알려줬던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미성숙한 소년소녀들이 모여서, 어른이 되고, 훌륭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가르치고, 배우는 장소. 그게 학교."
뭐어 단순히 그런 곳만은 아니지만. 특히 지금 이누가 다니려는 듯한.. 이 학교는 말이야. 나는 어느새 펜으로 변한 지팡이를 손 안에서 빙글빙글 돌렸다.
"보기만 해서는 힘드니까, 쓰면서 배우는 거야. 이누도 설명을 듣기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해보는 쪽이 더 쉽지 않겠어?"
>>370 린게츠가 신이 되었다면 시코쿠에 모셔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 시무룩한 거 달래면 신 버릇 나빠지니까 내버려두면 된다 😌 물론 린게츠라면 훌륭하게... 먹금하지 않을까 싶지만...💃🕺
>>372 아오이: (억울해서 눈물 나옴)(니가 칼 들고 협박했잖아 하는 얼굴)
뭐, 그 시절에는 순수하게, 아주 순수하게 청동기를 향한 신앙으로 똘똘 뭉쳐있던 시절이었을 테니까 😏 야요이~고훈 시대 등을 벗어나며 굳이 청동이어야 돼? 하며 철기로 제작한 제기도 늘어나고, 청동의 신격만으로 충분히 붙잡고 있던 유물들도 제각기 신앙적으로 독립하거나 하는 바람에 급격히 신격이 낮아지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야말로 극도의 쾌락주의자 😌🤦♂️ 수미산에 살던 시절에는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성격과 태도를 하고 다녔을지도 새삼 궁금하군 그래도 겉으로나마 교양 있는 척? 이라도? 했을지?
>>374 앗 진짜??? 선관 제안은 언제나 환영이라구~😉 음 대충 어떤 거 하고 싶은지 생각해둔 거라도 있어?
>>378 당신도 먹어주지...🤤 시즈하주 오늘도 묘비짤이구나! 안녕!
>>379 키히히히히히히히 아오이 놀리는 거 재밌어라...🥰🥰🥰 굳이 청동이어야 해?← 아오이 괴롭히는 거 재밌지만 내 안의 공감능력 과몰입 버튼이 눌리는 발언....🥺🥺 새로운 세대와 기술에 밀려난다는 건 괴로운 일이야.... 새삼스럽게 힉힉호무리 처지 이해 되고그치만 아오이는 계속 괴롭힐래
거슬리면 누구 패버리는 게 재밌는데 그거 못하게 해😗...같은 거지 응....🤦🏻♀️ 옷은 대충... 탱화에 나오는 장군 옷 같은 거 입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도 그시절에는 나름대로 규율을 지키면서 살려고 노력은 했어. 나쁜 짓 안 하고 경전 설법 듣고... 가장 중요한 건 >>야생인처럼 안 굴었음<< 놀랍게도 윗사람한테 존댓말 쓰고 그럭저럭 공손했어.... 지금은... 원시회귀... 퇴화했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