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보다는 정확히는 가르침이지. 원래는 어린 요괴나 길 잃은 인간들에게 알려주던 건데-"
21세기에서야 짐승 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지만 옛날에는 아니었다. 뒷산 앞산 옆산 갈 것도 없이 길가에 집 앞에 집 구석 어디에 짐승이 스멀스멀 기어들어오는 거야, 놀라긴 해도 여상한 일이었다. 마을에서도 그럴진대 산속이나 숲속은 얼마나 심한지. 짐승을 피하기 위한 인간들의 발버둥을 종종 보았다. 심지어 인간도 아닌 자그마한 요괴 아이들이 곰이나 여우 같은 것에 물려가는 경우도 왕왕 있었으니 '짐승 쫓기'라는 술법이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었다.
"일단 나도 뿌리는 짐승이거든? 썼다는 건 알 수 있으니까 해봐."
방금까지 고양이에게 도망치던 주제에 이제는 동물을 찾는 모습에 웃음을 참고,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그리고서는 주머니에서 나무조각 하나를 꺼내더니 아야나에게 건내주었다.
"그거 쥐고 편한대로 자세를 잡아."
"그리고 나무조각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말을 외워. '짐승은 비켜라'라고, 세 번. 제대로 됐으면 나무조각에서 짐승들이 꺼리는 향이 나게 되지. 나무조각은 뭐든 괜찮아."
"옛날에는 짐승이 위험한 만큼 짐승 쫓아내는 술법이 민간전승 포함해서 이것저것 생겼는데, 내가 알려주던 건 이거. 간단하잖아. 인간도, 재능이 없다 해도 나나 신의 위광을 빌리면 흉내 정도는 낼 수 있었거든. 한 번 향을 담아두면 나중에서 쓸 수 있고. 근데 요즘은 모르겠네."
옛날에는 이걸로 형님의 이름을 좀 알리려고 했었다. 아오아카가네노카미사마에게 기도하라고 하면서 알려줬거든..
>>332 "햇빛! 아주 따사로운 햇빛은 제게 있어 매우 좋은 것이와요. 너무 뜨겁지 않은 적당한 햇빛은 기운을 맑게 해준답니다! 뭔가 병 같은게 있어도 나아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와요! "
이 무슨 게르마늄팔찌 파는 멘트를 하고 있냐. 그걸 진짜로 하고 있는 사람.... 아니 요괴가 있습니다. 병 같은 걸 나아지게 해준다고? 캇파에게 진짜로 그런 느낌이 들리가 없잖냐!!!!!!!! 진짜로 몸이 나아지는 느낌이 들려면 몸을 강물이든 뭐든 차가운 물에 담가야 한다. 하지만 이 캇파는 그 대신에 햇빛을 쬐고 있지. 그것도 마르기 딱 좋은 인간형으로.
그렇다. 카와자토 아야나는 [ 별종 ] 이다. 카에루족 캇파 중에서도 유독 별종인 캇파.
"참! 신님, 신님도 옆에 앉으셔서 햇빛을 같이 쬐 보시겠사온지요? "
제 옆자리를 톡톡 치며 아야나는 눈앞의 신님에게 이렇게 제안을 해보였다. 어? 여기서 이렇게 패배 선언을 한다고??? 싶겠지만 이어지는 말이 있었으니......
무카이 카가리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마지막으로_울었던_때는 없음.......... 뭐.... 하품할 때 눈물 나고 눈을 타격당하면 생리적으로 눈물 흐르는 경험 정도는 있긴 한데.....
사탕을_한_개_주고_먹지않고_기다리면_두_개_주겠다고_한다면_어린_자캐는 음.... 자기를 능멸하는 거냐면서 죽이고 가진 걸 다 뺏어......🤦🏻♀️ 그... 약육강식... 야생동물... 자연인..... 어렸을 때 이랬다는 거고 지금은 안? 이러니까 응...
자캐의_잘생김_혹은_예쁨_설정_여부 공설로 예쁘다는 설정이야!😉 카가리 본인은 인간 기준의 미추를 따지지 않지만 보는 인간들은 아니니까. [인간에게 신앙을 얻어야 함→호감을 사야겠군→ 아름답다면 더 쉽겠지→현재] 이런 과정을 거쳐서 미인형으로 커마를 깎았어. 근데 그렇게 깎은 얼굴로 산에서 노숙하고(과거형) 곰 사냥해서 잡아먹고 '이봐 옷이 좋아 보이는군 벗어라' 이러고 있음.........
문화충격이었다. 기껏해봐야 싸구려 음료 정도나 캔에 들어가는 줄 알았더니, 오랜 기간 동안 정성을 들여 빚어야 하는 술도 한낱 캔에 들어가서 잠재워져 있다니. 현대의 인간들은 도대체...? 술에 대한 존중이나 존경이 남아있기나 한 거냐...? 잠깐이나마 어딘가의 술의 신에게 얕은 연민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 캔이 곧 그 맥주인 줄도 모르고, 곧 맥주 이야기를 들은 폐급 신은 술 이야기가 나왔다고 다시 헤실거리며 좋아했다.
"조, 좋아... 히히... 근데...... 이 튀김 나 준 거 아니었어...?"
신님신님아...
그리고 머잖아 전통 가옥의 자태를 보며 속으로 기립박수를 쳤던 신이 내부로 들어가서는 제대로 현대식의 모습에 살짝, 아니 대놓고 풀죽었다는 이야기.
/이대로 막레로 하거나 막레를 주면 될 것 같다― 미리 수고 많았다 린게츠주― 폐급 신 흔쾌히 주워줘서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