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시 스레임. 설정 문의 가능하지만 선점은 되지 않음. ※ 쌍둥이, 가족, 신과 후손, 원수 등등 선관을 구하고 조율할 수 있지만 역시 선점력은 없음을 유의할 것. 또한 조율 이외의 잡담은 가능한 한 자제할 것. AT필드라도 발생하면 곤란하다─ ※ 15금 어장. 상식적으로 공중파에서 등장할 법한 장면만 가능하니 이 점 숙지할 것. 명색이 청춘 어장이 너무 야시꾸리해지는 건 바라지 않는다─ ※ 1월 개장
강당이 몹시 소란스럽다.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진 술판을 바라보며, 네코바야시는 깊은숨을 내쉬었다. 저마다의 추억을 한가득 품에 안고서 돌아가는 수학여행의 마지막 날 밤, 이제까지 표출하지 못해 안달이던 들뜬 마음들을 이해하는 바이다. 이런 자리에서까지 선도부 노릇을 하여 분위기를 망칠 생각은 없을뿐더러, 선도부장이라는 작자마저 얼굴이 벌게져 술병을 끌어안고 있으니 말 다 했지.
아이들의 북새통에, 단상 계단에 가만히 앉아있던 그녀도 술이라는 것에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으니, 옆에 놓인 궤짝에 우유갑처럼 생긴 음료를 하나 집어 들고서 이리저리 살펴보는 것이다.
'희한하게 생겼네. 이것도 술인가?'
그녀는 마개를 열고서 코를 대고 냄새를 킁킁 맡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마개를 도로 닫았다. 술 취한 아저씨 냄새가 났다.
- "건배애애애!!"
'?'
누군가가 우렁차게 건배를 외치는 곳을 바라보았다. 주인공은 시라카와 선배였다. 그녀는 이마를 짚고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걸음은 성큼성큼이었지만 고양이의 걸음처럼 소리 없이 그의 등 뒤로 다가갔다. 그의 술잔에 내려앉는 검은 그림자. 무언가 불길함을 느낀 그가 조심히 뒤를 돌아보면, 두 손을 허리에 얹은 네코바야시가 화난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당신,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건배? 건배애애?"
얼굴까지 빨개져서 잔뜩 들뜬 그의 모습은 네코바야시가 처음 보는 것이었다. 그녀는 심통이 잔뜩 난 목소리로 그를 다그치며,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이런 것을 왜 마시냐라고 물으면 그렇게밖에는 답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우키도 어떤 목적으로 먹고 그런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냥 모두가 먹던 것을 말리다가 한 모금 마시게 되었고, 그러다가 또 한 모금. 또 한 모금. 결국엔 이 지경이 된 거니까. 괜히 또 한 모금 마시면서 그는 자신의 입술을 조심히 닦아냈다.
술판이 벌어진대도, 평소와 다를것은 없었다. 그냥 팬이라고 쫓아오는 여자애들 몇명과 같이 고이 숨겨온 비장의 술을 꺼내서 노는 것 밖에는. 멀리서 보아하니 히데미는 내가 없어도 충분히 즐겼던 모양이고? 조용히 시선만 보내두자. 지이이ー하고...
"다이긴죠 아와시마... 멋진 울림이야 정말로."
무려 지명자체가 술의 이름인, 지역특산 명주. 평소에 마시던 싸구려 술들과는 비교가 불가능할정도로 부드럽다. 입에 닿으면 잔잔한 바다처럼 부드럽게. 넘어갈때는 몰아치는 폭포처럼 강렬하게. 그리고 입에 남는 끝맛은 서늘하게. 단 한모금에 수천가지 자연을 엿볼수 있는 좋은 술이야 진짜로... 출혈이 좀 크기는 했지만 이정도는 괜찮다고마저 생각하게 되어버려. 독주가 아닌 미주. 말 그대로 아름다움을 빚어만든 술인가...
자신의 말투가 이상했나? 하지만 평소에는 늘 존대를 썼었는데. 아닌가? 술기운 때문인가. 뭔가 바로바로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는 고개를 갸웃갸웃했다. 그러다가 살짝 몸이 넘어갈 것 같아 그는 몸을 다시 가다듬으며 제 잔에 있는 술을 다시 천천히 마셨다.
"입조심이요? 지금도 충분히 입조심 하고 있는데에... 아무튼 재밌게 즐겼구나. 저도 비슷하게 놀았어요. 후훗. 내년에는 진짜 입시생이 되는데, 그 전에 이렇게 노니까 기분은 좋네요."
아이자와씨는 아직 2년 남았네요. 부럽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다시 실없이 실실 웃었다.
"아이자와씨가 2학년 할래요? 제가 1학년할테니까."
이런 헛소리도 그가 제법 취해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모습 중 하나였다.
>>808 네코바야시 히나
"미역국? 된장국이 아니라?"
여기서 왜 갑자기 미역국이 나오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야 그는 지금이 생애 처음의 술자리였다. 미역국과 술의 상관관계를 전혀 알지 못하고, 일본의 국하면 역시 된장국 아닌가? 정도의 단순한 생각만을 하며 그는 고개를 괜히 기울이다가 몸이 비틀거려 겨우겨우 균형을 잡았다.
"으음.... 전에도 예쁘고 지금도 예쁘고."
왼손의 검지와 중지를 펼쳐서 숫자 2를 나타낸 그는 이내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었다. 그리고 실없이 웃으면서 히나에게 말을 이었다.
2학년이라면 친구라고 이야기라도 하겠지만 갑자기 1학년인 아이가 자기 소개를 하고 자신의 옆에 이렇게 앉아있으니 말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지 않은가라고 유우키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그녀를 보낼 생각은 없었는지 그는 슬며시 그녀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올렸다.
"좋아해."
이어 그는 그녀의 귓가에 작게 속삭이듯 이야기를 하며 두 눈을 감으며 눈웃음을 그녀에게 보냈다.
"그리고 난 소문이 난다고 해도 부정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건 그렇게 알아둬. 내 작은 고집이야."
네코바야시는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려오는 시라카와의 허벅지를 살짝 꼬집으며 조금은 진지한 투로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풀어진 그의 눈웃음이 조금 위험했다.
"당신과 내가 사귄다고 소문이 나는 것은 아무래도 좋지만, 술에 취해서 흐트러진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는 건 싫다고요.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화낼 거예요."
그의 그런 모습이 싫다는 건 아니었지만, 그런 모습은 나한테만 보여달라고- 좋아한다는 말은 아직 아껴두기로 했다.
>>819 조몬 야요이
커다란 술병을 병째 마시며 천천히 다가오는 조몬 선배. 취한 것 같진 않은데 어딘가 상태가 이상해 보였다. 위태로운 것은 이쪽이었을까. '내 남자'에게 무슨 짓을 했냐니 해오기에 침착하게 있었던 일을 조곤조곤 설명해 주었다.
"다름이 아니라, 아이자와 군이 절 더러 풍기문란위원이라고 심한 말을 하고 어쩔티비 저쩔티비 하면서 약을 올리기에 옆구리를 한번 꼬집었을 뿐이에요. 아이자와 군의 애인 되는 선뱃님께서 오히려 이 녀석을 혼내주셔야 하지 않겠어요?"
응. 이쯤이면 조몬 선배는 내 편이다.
>>821 아이자와 히데미
조몬 선배의 뒤에 숨어서 계속 까불까불 성질을 돋우는 아이자와 꼬맹이의 눈을 가만히 응망했다. 소리 없이 입모양만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이자와 군. 내가 만만하지?"
사케 팩을 들어 올리며 방긋 웃어 보였다.
>>820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어디선가 익숙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바닥에 널브러진 카와자토 양. 그리고 옆에 나뒹구는 츄하이 캔. 까맣고 동그란 요괴의 모습이었다면 모른 체 지나쳤겠지만, 인간의 모습을 하고서 이러고 있으면 여러모로 곤란하다 말이지. 네코바야시는 그녀를 부축해 일으키려 하였다.
그 풍경은 그릇에서 넘쳐 이리저리 흘러가는 물과 같이, 취기 오른 연회가 한 창 이였다는 것은 분명했다. 잔에 따르고 마시고는, 감추어진 욕망을 들어내고는 행하는 날에서는 그것들이 지나고나면 무엇을 했는지 잊게된다. 많은 곳에서 누군가의 시기와 위치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구별되고 지켜진다. 이를테면 소년과 소녀 그리고 술의 관계가 그렇다. 그러나 금지된 것들에게는 힘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니, 오늘은 그 예외가 된다. 연회에 빠져든 이들에게 있어서 이유는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갈증이란 항상 있을 것이고 충족할 수 있을때 그 목을 축이는 것이 좋을 것이니 말이다
나는 꺼내어 탁자 위에 놓아둔 힙 플라스크 (hip flask)에 손을 가져다 대어 들어올리고는 같이 탁자에 놓여진 유리잔에 기울어 내용물을 흐르도록 하여 담는다
"누군가가 되었든 연회가 하고 싶었던 같지? 모처럼이니까, 그 의도에 어울려주는 것도 나름 재미있겠지."
나는 조금씩 유리잔을 비워나가며 잔을 비스듬이 슬쩍 내 얼굴 앞에 들어올려 흘들고는 그 속에서 출렁이는 주황빛의 액체를 바라보며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인정하는 것에 그는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히는 눈앞의 선배가 남자친구를 사귀었다는 것이 그로서는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전에 본 이 선배는 뭔가 주변과 거리를 두고 선을 긋는 듯한 느낌이 강했으니까. 제법이네. 아이자와씨. 그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그는 히데미와 야요이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봤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것. 그것을 떠올리면서 그는 미소를 싱긋 지었다.
"축하해요. 선배. 좋은 연애하길 바랄게요. 기념으로 제가 한 잔 더 따라줄까요? 후훗."
뭔가 주도가 어쩌니를 말하기보다는... 저렇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멘트가 좀 무서웠다. 진실게임에서도 그랬지만 선수구나. 그러니까 네코바야시양이랑 사귀는걸까. 순수...하지는 않지만 스토익한 애일수록 이렇게 말하는 거에 더 잘 녹아가기 마련일테니까. 어느새 채워진 잔을 비우고 병을 들었다. 이런 축하주로 받았으니 늦었지만 나도 해줘야겠지.
"어디... 음, 가내가 평안하고 하는일마다 승승장구하도록. 연애에 있어서는 너무 대놓고 하지 말고. 아직 학생이니 건전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고록..."
사케를 곽 째 들고서 홀짝이는 사이, 반가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만 덩그러니 테이블에 앉아 무언가 고급 져 보이는 주홍빛 액체를 투명한 유리잔에 따라 마시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주변에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나나쨩. 괜찮으면 저쪽에 가서 같이 마셔요."
목에 걸고 있는 붉은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살갑게 말을 붙였다.
//일단 이전에 목걸이를 받았다고 하고:)
>>831
"흥." 하고 말을 흘리는 체하면서도 술잔을 내려놓는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다가와 주는 것은 분명 설레지만, 장소와 분위기라는 것이 있으니까. 물을 건네는 그를 돌아보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괜찮아요."
조금 이상했다. 분명 맛이 이상한데 자꾸만 더 마시고 싶어진다. 마셔라고 마셔라고 속삭이는 환청. 이번만큼은 너와 마음이 같아버리는구나. 심장이 빨리 뛰고 눈꺼풀이 느리게 감았다 떠지는데 정신은 또 멀쩡해서. 두 손으로 곽을 들고 또 홀짝이고 있다가 보면은 잠깐 휘청. 어느샌가 당신의 어깨에 힘없이 기대어 있다.
>>832
"넷, 네에."
손에 든 곽을 내려놓고, 빈 잔을 들어 그녀가 따라주는 술을 한 잔 받았다. 그대로 입에 대어 보았는데, 솔직히 방금 마시던 이름 없는 팩 사케와 큰 차이는 모르겠었지만 비싼 술이다고 하니까 왠지 향이나 맛이 고급 지게 느껴지긴 했다. 근데 이거 그녀가 나발 불던 술 아닌가-
"그럼, 저도 한 잔 따라드릴게요."
그녀가 병을 내어준다면 얌전히 한 잔 따라주고서. 아이자와를 눈짓하며 조금 짓궂게 한마디 물었다.
>>841 네코바야시 히나 그렇게 이러한 서로의 뜻이 오가는 장면을 종종 지켜보면서 느긋하게 마시고 있다 보면 그녀가 내게 말을 걸어주었다. 내가 넘겨주었던 붉음을 그 몸에 지닌체 그 손으로 이리저리 어루만지는 것을 한번 흘깃 보았다. 그녀에게 내가 남기는 흔적이며 자취라고 할 수 있는 그것은 우리의 관계를 어떻게 되었든 묶어낼 수 있는 것이라 볼 수 있겠지
"초대인가요? 물론, 그렇게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나는 그녀가 내게 제안하는 것을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다. 나는 이 상황을 나름 즐기기로 했고 그녀는 내가 오랫동안 주시하던 이며 이렇게 모처럼 직접 권하하여주니 그것을 거절한다는 선택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이윽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 위에 있던 힙플라스크를 집어들고는 그녀를 따라나서기로 했다
아주 조금, 귀찮다는 투로 대꾸해버렸다. 그의 호의가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단지 몸이 무겁고 나른해서. 벌써 반이나 비워버린 종이곽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알큰하게 오른 술기운과 왁자한 장내의 분위기는 눈치를 덜 보게 만들어. 그의 어깨에 기대이는 것은 밤늦게 집에 돌아와 고단한 몸으로 베개를 끌어안을 때처럼 몹시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닮았다. 고개를 기울여, 반쯤 내려감은 눈으로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올려보았다. 술 때문에 숨이 달았다.
"조금만, 이대로 있을래요."
>>843 후카미 나나
"초대라기엔 조금 거창하지만."
싱긋 웃으면서, 그녀가 손을 잡아주었을 때처럼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고서 본래 앉았던 자리로 이끌었다. 일이삼 학년이 한데 뒤섞인 자리엔 그녀도 아는 얼굴도 몇몇 있었겠지. 어수선함 속에서, 옆자리에 앉은 그녀에게 먼저 가볍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