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인천이 인첨공이 되기 전에도 인천에 공업단지는 있었다. 백솔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산업단지는, 이제 와서는 많은 것들이 버려지고, 황폐화되고, 잊혀져가고 있었다. 스트레인지와 인접해 있는 어느 지역. 목화고의 서너 배 정도 되는 규모의 거대한 공장 복합체─였던 폐허 지대. 삭막하고 고요한, 콘크리트와 철골들의 무덤. 그 모습이 어떤 귀살스러운 정취가 있다고 아니할 것도 없겠다. 고요히, 조금씩 기울어가는 여름의 태양 아래서 찬연한 햇빛과 그 그늘이 가장 대조되는 풍경 가운데에 여로가 있었다.
어딘가로 가던 길일까, 어딘가에서 돌아가던 길일까, 아니면 그저 남는 시간을 스트레인지 인접지역을 주유하며 산책하고 있었을 뿐일까. 그것은 여로에게서 대답을 들을 일이다. 이 위치에서 쓸 수 있는 것은 여로가 이 폐공장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는가, 그뿐이다.
어쩌면 거대한 생산구역이었던 곳에 버려져 있는 폐 기계들 사이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꾸민 듯한 훈련장을 발견하고 그걸 살펴보다가 문득 저 위쪽 어느 창문에서부터 늘어뜨려져 있는 줄사다리를 찾은 것일까, 아니면 공장 외곽지를 돌다가, 다른 빗물받이 배수관 파이프와는 다르게 몇 개의 브라켓이 더 덧대어져 있고 마치 사다리처럼 딛고 올라가라고 만들어놓기라도 한 듯한 길다란 나사못들이 엇갈려가며 박힌 파이프를 찾아내고 그것을 타고 올라가기라도 한 것일까.
그것을 타고 올라간 여로는, 무언가 아주 어색한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버려지고 정지되었으며 말라붙어 퇴색되고 풍화되어가고 있는 폐허 한가운데서, 이상할 정도로 생동감있고 정돈되어 있으며 생활감 넘치는 어떤 장소를 발견한 것이다. 그것은 거실이었다. 그것도 반질반질하게 잘 닦여있는 나무타일이 깔려서, 깨끗한 양탄자와 오래되었으나 아직 쓸만한 가구들, 새로 단 것이 분명해보이는 조명, 거실 건너편에 꾸려져 있는 생활감 넘치는 주방, 압축기 돌아가는 소리를 내는 작은 냉장고와 빛깔 좋은 수프가 담긴 냄비, 개수대에 몇 장인가 쌓여있는 아직 설거지하지 않은 그릇들.
그리로 올라가는 문은, 원래는 모든 것이 녹슬어가는 이 공장의 것이라기에는 어색한, 칠이 채 벗겨지지도 않은 단단한 잠금장치로 잠겨있었을 것이나, 그 주인이 잠시 외출 중이었는지 잠금장치가 풀려있었고 그 너머의 것들이 여로에게 가감없이 드러난 것이다.
>>769 빗질 삭삭 하면서 머리 땋아주다가 다 땋고 나니 혜우가 잠든 거 보고 가만히 머리 쓰다듬으면서 멜로디 하나 나직이 흥얼거리다가 자신도 꾸닥꾸닥하는거 깨닫고 그냥 혜우 머리 꼭 끌어안은 채로 빈백의자에 둘이 기대서 잠들고, 기울어져가는 빨간 햇빛이 발치에 쏟아지고... 음, 미식이네요......
진득한 노른자 반죽이 공중에 떠 있는 주걱 끝에서 똑똑 떨어졌다. 가는 체에 받쳐서 내린 밀가루는 조금의 덩어리나 멍울도 지지 않고, 노른자와 잘 섞여 고운 커스타드 같은 빛깔을 내고 있었다. 이대로 한입 먹어도 맛있을 것 같은 소스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만드는 중의 요리고, 먹어봤자 보이는 것만큼의 맛이 없을 것이 자명하다. 성운은 옆으로 손을 뻗었다. 주방의 공기 중을 부유하던 조그만 병 하나가 성운의 손에 잡혔다. 약일까? 갈색 유리로 된, 화장품 샘플만한 크기의 병의 뚜껑을 열어 성운은 냄새를 맡아보았다. 선명한 바닐라 냄새가 기분이 좋다. 수플레 팬케이크를 만들 때, 팬케이크를 몇 배는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마법이라며 에인절스의 점장님이 선물해준 것이었다. 그것을 몇 방울 노른자 반죽에 떨어뜨리고, 소년은 그것을 다시 정성스럽게 휘저어 섞는다. 폐공장의 삭막한 공기가 옅은 바닐라로 물들어간다. 이것으로 노른자의 준비는 끝났다. 노란자가 담긴 그릇이 둥실 하고 떠오르고, 그 자리에 성운은 조금 더 큰 볼을 얹었다. 흰자가 담긴 볼이었다.
다음이 이 머랭이다. 성운은 원래 수플레 팬케이크를 만들 줄 알았으나, 머랭이 다소 단단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푹신하면서도 형태를 유지하는 머랭을 만들면서 계란 냄새까지 잡는 법은 카페 에인절스에서 근무하면서 배우게 됐다. 흰자에 레몬즙을 조금 넣고, 설탕을 한 번에 넣는 게 아니라 우선 머랭을 치다가 거품이 하얗게 올라오면 3분의 1을, 명확하게 크림 같은 질감이 되면 3분의 1을, 거품기가 지나간 자국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가 되면 나머지 3분의 1을 넣고 젓는다. 하얀 비단구름 같은 머랭을 성운은 뿌듯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허공에 붕 떠올라있던 좀더 작은 그릇을 집어내리고 거품기에 묻어있던 머랭을 탁탁 털어넣은 뒤에, 주걱을 들고 한 차례 가볍게 섞어 노른자 반죽을 풀어준다. 그리고 나서야 마저 부어지는 새하얀 머랭. 거품이 꺼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살살 저어, 노른자 반죽과 머랭이 완전히 섞이도록 하면 반죽은 완성이다. 원래 이스트가 만들어야 할 공기층을 머랭이 품고 있으니 휴지시킬 필요도 없다.
이제 스킬렛을 불 위에 올리고, 버터 한 조각을 크게 잘라 스킬렛 안에 집어넣어 버터를 완전히 녹여서 스킬렛을 코팅한다. 버터는 좀더 넉넉하게 넣기로 했다. 공기 중의 바닐라 향에 버터 냄새가 덧씌워진다. 달라붙어서 모양이 흉해지는 것은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모양이 망가지건 말건 그 맛이 크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공연히 뒤집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반죽이 과하게 열을 받으면 팬케이크가 훅 주저앉아 버린다. 꺼지기 직전의 아주 낮은 불로 느긋하게 녹여서 스킬렛 전체에 낮은 열이 고루 퍼지게 하고, 그 동안 일회용 비닐봉지에 반죽을 집어넣은 뒤 비닐봉지 한귀퉁이를 잘라 짤주머니를 만들고 나면 팬이 알맞게 달아올라 있다. 그리고 반죽을 짜서 찐빵처럼 동그랗게 쌓아올리고, 물 한 숟가락을 넣은 뒤에 뚜껑을 덮는다. 반죽까지 짜넣고 뚜껑을 덮고 나서야 성운은 느긋이 의자를 당겨와 불 앞에 앉아서는, 아까 따라두었던 우유 한 컵을 느긋이 마시며 케이크의 아랫면이 다 익기를 기다린다. 그 동안 음악을 튼다. 두어 곡이 지나고 나서야, 성운은 느긋하게 자리에서 일어서 반죽을 조심스레 스킬렛 모서리에 굴려가면서 뒤집는다. 덩어리가 어딘가에 들러붙어 모양이 상하거나 부스러지는 일 없이, 말끔하게 뒤집혔다. 그리고 이제 이 부분까지 마저 익히고 나면─
─다 완성된 팬케이크 위에 버터 조각을 잘라 올리고, 메이플 시럽까지 보기 좋게 부었다. 에인절스에서 만들었던 그 수플레 팬케이크 모양 그대로다. 갑자기 장난기가 들어, 성운은 한쪽 다리를 깡총 들며 익살스럽게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윙크를 했다. 그 바람에 앞치마가 폴싹 하고 방정맞게 흔들린다. 카페 에인절스에서 온 얼굴이 빨개져서 떠듬떠듬 하던 것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제스쳐다. 그야, 보는 사람이 없으니까, 어떤 부담도 없는 것이다.
“맛있어져~라!”
원래 보는 사람이 없으면,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한 번씩 소소한 광기를 향유해보기 마련이다. 응, 예쁘다. 성운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 그 사진을 어딘가로 전송했다.
<[ 얼마 전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 직장에서 만드는 법을 배웠어! ] <[ 잘 된 것 같아요? ]
그리고 성운은 메신저 창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포크를 집어들려다가, 문득 다시 포크를 내려놓았다. 성운은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코안경에서 담배, 의상 디자인까지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아름다우니, 이게 퇴폐미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붕대 아래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세로 동공을 볼 적에 뭐랄까, 약간 뱀을 닮은 인상이라는 느낌도 드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읽고, 휘감다가, 휙 내버릴 것 같은 이미지가 떠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