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흐음. 헛기침을 하며 화제를 피하려는 은우를 가느다랗게 뜬 눈으로 바라보던 리라는 이내 코뿔소 쿠키를 겉옷 주머니에 넣었다.(포장이 되어있지 않았다면 종이나 화장지에 싸서 넣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생각치도 못한 발상인걸.
"그러게요... 그 생각은 못 해 봤네? 그러게. 지금 당장은 못할 것 같지만 좀 더 능력을 키우면 가능할 거 같아요."
골똘히 생각하던 리라는 문득 은우를 마주본다.
"새삼 신기하네요. 제 능력이긴 하지만 쓸 때마다 느낌이 묘해요. 꼭 마법사라도 된 것 같고, 과학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구현되긴 하지만 그린 걸 실체화 시킨다는 점에서 이미 다른 능력들에 비해 조금 이질적인 느낌도 들죠. 그래서 수가 적은 걸까요? 저 말고는 또 누가 있으려나."
가볍게 중얼거리던 리라의 시선이 미니 코뿔소에게 다시 닿는다. 그림을 실체화 시키는 드로잉 액츄얼라이즈. 그럼 글의 내용을 실체화 하거나 점토로 만든 조형물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도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거나 작게 웃음을 터뜨리는 은우의 기분이 나쁘지 않아 보이는 걸 봐서는 빠른 사과는 효과가 있었던 모양이다. 리라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간다.
"에이, 저도 상식은 있어요! 전적이 있어서 안 믿기실 수도 있겠지만~ 걱정 말고 대학 라이프 즐기세요. 대학교라~ 고등학교 만큼이나 로망 가득한 공간이죠. 손수 쿠키 틀까지 만드는 열정을 보면 은우 선배님은 진학을 이쪽으로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아니면 이미 그렇게 정해놓으셨다던가?"
하지만 이어진 말에는 조금 뜨끔하고 마는 거다. 만날 때마다 심각한 이야기를 들고 기나긴 대화를 나눈 적이 많은 게 사실이었고, 별 일이 없느냐 라는 건...—
"그렇죠. 은우 선배님이랑은 만날 때마다 큰일이 있었으니까요. 여유롭게 소소한 대화 나눠서 좋아요~ 흠, 그리고 별 일이라."
빠르게 돌아가던 머리는 전환할 주제를 찾아 헤맨다.
"있다면 있죠. 곧 15주년 행사니까요. 얼마나 대단한 행사이길래 인력 지원도 안 해주고 준비에 여념 없었는지 참 궁금해요~ 그때 은우 선배님은 바쁘다고 하셨던가요? 그렇게 들었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처음부터 이상한 아이였다. 말을 걸어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질문을 해도 돌아오는 것은 끄덕임이나 절레절레. 귀염성도 없고, 붙임성도 없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항상 빛을 잃어있는 그 눈빛이라던가 어딘가 허하게 허공을 바라보는 모습이 신경이 쓰였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으니까, 이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싶었다. 행복이 뭔지 모르는 너에게, 행복이 무엇인지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 뒤로, 그 소년의 마음을 끈질기게 두드렸다. 놀러가자, 밥먹으러 가자, 학교 같이 가자....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 까지, 그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인생의 행복이라는 것이 뭔지 차근차근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지금까지의 노력이 보답받기라도 하듯이. 그 아이의 입이 열렸다.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는 내 노력이 보답받아서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이었는지 굉장히 듣기 좋았다. 한 번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니 그 뒤로는 재잘재잘. 내가 말하는 것에 빠짐없이 대답해주게 되었다. 난 그것이, 너무나 기분이 좋았어.
그 후로 우리는 훨씬 빠르게 가까워졌다. 다른 친구들을 보지 않을때도 그 아이와는 함께했고, 당연하다는 듯이 귀가 시간이 되면 서로의 교실 앞에서 기다리는게 일상이 되었다. 그 일상이 익숙해지고, 뭔가 '어라?' 하는 마음이 생길때 쯤. 계절은 겨울. 그 때에 그 아이가 고백했다. 마치 그 아이의 이름처럼, 추운 겨울 따위는 아무렇지 않게 베어버리고 때아닌 봄을 가져다주는... 그런 고백이었다.
아니 그런데 어이도 없지. 무슨 고백을 그렇게 가볍게 해? 10살 먹은 아이도 그렇게는 고백 안하겠다. 골려줄 심산으로 나는 내일 답할 것이라고. 그렇게 말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그 아이의 얼굴을 새빨갛게 만들 수 있을까 기분좋은 생각을 하며 집으로 가고 있었는데. 어느 폐공장을 지날 때 쯤에 아무런 전조도 없이, 눈을 깜빡이는 순간에 어딘가 이상한 곳을 걷고 있었다.
-온전한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다시 정신을 차리니 제대로 된 생각이 불가능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이상한 단어들의 나열이 생각을 방해했고, 또 끔찍한 충동들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몸을 내려다봤는데, 환각인지 아닌지 착각할 정도로 기괴하게 뒤틀려있었다. 아마 그쯤부터는 입에서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게 된것 같다.
또다시 암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지 모를 무렵에 시야가 돌아왔다. 그 시야에는.... 그래. 그 아이가 서있었다. 우는건지 놀란건지 모르는. 한 번도 본적 없던 표정을 지은 채로 그렇게 서있었다.
그때 못가서 미안하다고 해야하는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해야하는데. 이제... 같이 못있게 돼서 미안하다고 해야하는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입을 벌려도 성대가 사라진 듯이 아무런 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지금 할 수 있는건 그저, 가만히 서서, 네가 칼을 뽑아드는걸 지켜보는 수 밖에 없었다. 끔삑하게도 피어오르는 충동을 억누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나의 최선이었다.
마음 속으로 전하는 사과는 전해질 수 있을까? 미안해. 괜히 심술 부려서. 미안해. 더 볼 수 없어서. 미안해. 네가 이런 일을 하게 만들어서. 그래도 미안한건 나 뿐이니까. 떠날 사람은 묻어두고, 이제는 마음 열고 웃으면서 살아. 행복하길 바래. 나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