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하복은 가볍고 날은 덥다. 하지만 학교 건물이란 것은 으레 더운 날에도 은근한 한기가 돌기 마련. 굳이 밖으로 나가거나 열을 올릴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실내에서 심하게 더워할 일은 없었다. 더군다나 저지먼트 부실은 부장의 은총으로 에어컨이 상시 가동되고 있으니 더더욱 더위 걱정 따윌 할 필요가 없지!
그래서 리라는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 여름의 시원함을 만끽하며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저번에 그린 코뿔소 동상 도안에 디테일을 더하고 눈빛을 보다 번쩍이게 만든다. 기능에 집중한 물건이라면 조금 못나게 생겨도 아무 문제 없지만 이건 엄연히 장식품이자 선물. 기왕이면 꼼꼼하게 만드는 게 여러모로 좋지.
"하는 김에 색깔도 추가할까..."
가방에서 다른 필통을 꺼내온 리라는 마구 굴러다니는 색연필 더미에서 녹색 색연필을 꺼내 코뿔소 주변에 둥근 구를 둥둥 띄웠다. 컴프레스 볼. 특별한 지지대 없이도 둥둥 뜬 채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처럼 코뿔소 주위를 날아다닐 녹색 구 두 개를 마저 묘사하면 준비는 끝이다. 리라는 코뿔소를 실체화 시킨다.
"은우 선배님!"
그리고 대뜸 은우의 책상에 올려놓았다. 녹색 구가 둥실둥실 떠다니며 코뿔소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
"저 은우 선배님 다 만들었어요!"
참 정성스러운 장난이다. 아담한 코뿔소는 손바닥에 가볍게 올라가는 크기에 비해서 꽤 웅장한 이목구비를 뽐낸다.
"부실에서는 너무 크면 좀 그럴 것 같아서 조그맣게 했어요. 어때요?"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 ...뭘 기대하는 거지? 섬에서부터 이어지는 장난에 지친 부장 선배의 꾸짖을 갈?
바로 어제, 야근을 모두 마친 은우는 편하게 자신의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웰컴 투 프랑스'. 말 그대로 프랑스에 대한 책이었다. 어차피 갈 수는 없겠지만 ㅡ물론 못 가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어딜 가나 2명이 따라올 뿐이었지.ㅡ 이렇게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정 애매하면 2학구에 있는 VR 세계여행 체험기라는 곳에 가서 풀다이브로 프랑스 여행을 즐기는 방법도 있을테고. 어쨌건 중요한 것은 지금 그는 파리에 있는 에펠탑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꽤 멋지네. 역시 직접 보고 싶어. 못 가지만. 그런 흥미와 씁쓸함이 절반 정도 섞여있는 마음을 품으며 그는 페이지를 천천히 넘겼다.
"엇?! 어엇?! 와앗?!"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 그리고 뭔가가 척 놓이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은우는 자신도 모르게 두 손에 쥐고 있던 책을 떨어뜨렸다. 완전 크게 집중하다가 불린 것인지 표정에는 어리둥절한 감정만이 가득 녹아있었고 그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두 눈을 깜빡였다. 자신을 다 만들었다니. 그 와중에 저 코뿔소 동상은 뭔지. 녹색 둥근 구 두 개가 둥둥 떠서 돌아가는 것이 마치 자신의 능력, 컴프레스 볼을 닮은 것 같아서 그는 두 눈을 깜빡였다. 조그맣게 만들었다면서 어떠냐고 묻는 그 모습에 은우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기어이 만들었구나. 저거. 덧붙여서 왜 코뿔소인건데? 나라면서. 나는 종으로 따지자면 엄연히 인간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코뿔소와는 하나도 안 닮지 않았어? 적어도 올해는 그런 모습은 안 보인 것 같은데."
작년이라면 모를까. 올해는 얼마나 얌전하게 활동을 했었는데. 이거야 원. 피식 웃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는 가만히 동상을 손으로 집어서 바라봤다. 일단 자신인지 여부는 둘째치고, 굉장히 잘 만든 것은 사실이었다. 장식품으로 두기엔 딱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는 다시 동상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것을 빼면 잘 만들었어. 일단 여기에 두고, 졸업하면 집에 가져갈게. 그런데... 왜 갑자기 뜬금없이 동상이야? 그것도 코뿔소로. 오. 그렇구나. 후배는 내가 정말로 코뿔소로 보이는 모양이로구나. 코뿔코뿔."
그렇게 말하는 은우의 목소리에는 탓이나 지적이 아니라, 장난끼가 가득했다.
"일단 가지고 오는 것이 시말서가 아니라서 합격처리해줄게. 최근 시말서를 자주 올릴 것 같은 후배 2위님."
"테니스공이요?" 중력에 관련한 능력이었기 때문에, 그걸 띄웠다가 쿵? 같은 생각을 한 수경입니다.
"사실 채찍 비슷한 종류는 좋아하지는 않지만요." 어찌되었건 본인이 닿아야 하지만 그 닿는 것이 본인의 신체에만 한정되는 것만은 아니다.. 정도의 감각입니다. 신체만 닿아야 한다! 면 장갑도 컷이었을테니까.. 그런 것을 어느정도 회피할 수 있게 해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사용하는 커리큐럼같은 걸 하다말다 한 것은 개인적 호불호가 약간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 네. 가죠." 시간이 다 되어가는 것을 인지하고는 손을 내밀자 장갑을 낀 손으로 살짝 잡고는 이동하려 합니다. 굉장히 살짝 잡으려 하네요.
앗, 생각보다 크게 놀래켜 버렸네. 리라는 은우가 떨어뜨린 책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허리를 숙여 집어들었다. 웰컴 투 프랑스. 여행 책자인가. 표지를 잠깐 응시하던 리라는 살짝 머쓱한 미소를 지은 다음 주워든 책을 은우에게 건넸다.
"죄송해요! 이렇게 놀라실 줄은 몰랐어요. 독서 중이셨구나. 프랑스 좋죠~ 랜드마크도 많고, 낭만적인 느낌도 있고."
그 다음에는 다시 미니 코뿔소에게 시선을 준다. 은우의 감상을 듣기 위해 귀를 활짝 열어놓은 리라는 이윽고 떨떠름한 표정이 포착되자마자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입 안의 살을 꾹 깨물었다.
"아무래도 이미지 때문에? 코뿔소들의 대장이시잖아요, 은우 선배님은. 그리고 코뿔소 잘생기지 않았나요? 뿔도 튼튼하고."
덤으로 코뿔소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기에는 이미 꽤 외로운 코뿔소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물론 그 전에 제지되긴 했지만.
"와! 성공~ 영광이에요~! 음, 사실 갑자기는 아니었어요. 원래 은우 선배님 섬에 갔을 때 거기에 은우 선배님 소유 섬이라는 걸 보여주는 조형물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그렸던 건데~ 마지막 날에 그... 그랬잖아요. 정신 차리는 동안 어쩌다 보니 허가 받는 것도 설치도 잊어버렸고. 하지만 열심히 그린 건데 그냥 그림으로만 내버려두긴 아까워서요."
그러나 코뿔코뿔. 하는 소리에는 참던 웃음도 결국 터져나온다. 리라는 소리내 웃는다.
"1위는 월이인가요? 하긴. 커다란 고질라는 좀 너무했죠? 그래도 그거 안 움직이고, 가볍고, 크기만 큰 거였는데. 역시 미관상 좋지 않았나... 하지만 약속해버렸으니까 만들어 주는 수밖에요!"
그냥 본인이 재밌었던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당장 이 미니 코뿔소만 봐도 은우는 딱히 만들어 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