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아, 웃었다! 웃기기를 성공한 리라의 자신감이 올랐다. 말장난이 성공한 게 나름 뿌듯했는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리라는 기다리는 랑을 뒤따라 얼른 체육관으로 발을 들였다. 정규 수업의 체육 시간에도, 댄스부 일로도 와 본 적 있지만 새삼 넓구나 싶다.
"네, 저예요! 저도 언니랑 할 줄은 몰랐는데~ 잘 됐다!"
락커룸 쪽으로 걸어가는 걸음이 가벼운 반면 가방을 든 반대쪽 손에는 손잡이 달린 큼지막한 스피커가 들려 있었다. 아마 이걸로 오늘 할 체력 훈련 종목 중 하나는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체육 시간에 스피커를 쓸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체력 단련으로 한가롭게 음악 줄넘기를 할 것도 아니고, 평가용 안무 연습을 할 것도 아니라면... 답은 정해져 있지.
"확실히는 못 들었는데, 스피커 주신 걸 보면 셔틀런은 아마 확실히 할 거 같아요. 그리고... 음~ 우리가 어디서 하지. 아! 저쪽인가? 평행봉이랑 매트 있는 곳."
매트면 뭘까. 매트를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하니까 쉽게 예상 가지 않는다. 단순 스트레칭 용? 아니면 다른 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걷다 보면 어느새 락커룸 문 앞이다. 리라는 스피커를 밖에 내려둔 다음 락커룸 안으로 들어선다.
"저 체력 훈련은 처음 해봐요. 다른 사람이랑 정식으로 해 보는 것도 처음이고~ 언니는 평소에도 이런 거 자주 했어요?"
성운은 침묵했다. 은우의 과거에 대해서 속속들이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불행 배틀을 할 마음도 없고, 하게 되더라도 성운이 지게 될 것이다. 퍼스트클래스에 도달한 이의 복잡한 심경을 범인이 어떻게 함부로 이해하겠는가. 다만, 성운의 과오는 네 탓이 아니다, 네 책임은 없다 같은 말로 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 뿐이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진학할 때, 겨우 아버지가 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인첨공에 제 발로 들어오는 것으로 가족을 산산이 부수어뜨려 버린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성운이었으니. 성운의 죄의식은 그 어떤 합당한 말로도, 지적으로도, 위로로도 쉬이 걷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딱히 불행 배틀 같은 건 할 생각 없어서, 성운은 이제 입을 다물었다. 내가 이런 마음을 갖고 있기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라고 말했으나, 성운의 말은 또 잘못된 방향으로 두 사람의 대화를 밀쳐버리고 말았다. 성운은 속으로 자기 자신에게 면박을 줬다.
‘서성운, 넌 그냥··· 좀 닥쳐. 네가 아가리 열 때마다 상황이 한 계단씩 더 악화되고 있잖아.’
입을 다물고 있어도 무언가 답이 생기지는 않는다. 일단 여기까지는 왔다. 그러나 여기에서부턴 또다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각오는 다른 이들을 다치게 할 뿐이다. 다른 이들을 다치게 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러면서도 부담없이 같이 갈 수 있는 그런 다른 마음가짐─ 성운은 또다시, 길을 잃었다.
하지만, 그것이 결코 소년에게 있어 새로운 좌절은 아니었다. 길 잃고 헤매는 일이라면 익숙하다. 길이라면 진작에, 4년 전 딱 이맘때쯤 인첨공에 처음으로 들어왔을 때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잃었다. 다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 발생한 새로운 문제일 뿐이다. 아직 어설프고 서투르지만, 다른 이들과 이렇게 부딪히고 설교받으면서 조금씩조금씩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 중의 하나다.
“되게 사이좋게 지내시는 분인가 봐요.”
성운은 얼굴에 웃음을 걸면서, 너스레를 떠는 은우에게 장단을 맞추어주었다. 평화─ 그래, 지금은 평화롭다. 각오 같은 것은 필요할 때나 꺼내들고, 지금은 내려두자. 무표정한 얼굴로 잠깐 딴생각을 하던 성운은 은우가 말을 걸어오자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혜우에게로 고개를 돌려 혜우를 바라보았다. 잠깐 혜우를 빤히 바라보다가, 성운은 천연덕스럽게 웃는 얼굴로 바깥 바람을 쐬러 나가려는 은우의 뒷모습에 대고 말 한 마디를 건넸다.
“─저기, 혜우뿐만 아니라 다른 여성 부원들도 여자 방에 들어가기가 좀 그래서 다 소파에 눕혀뒀는데, 걔들도 다 방에 뉘어줄게요. 다른 애들이 뭐라 그러면 부장님 이름 대도 되죠?”
"어디 걔 뿐일까? 동기들은 다 소중해. 하다 못해 일을 안하고 자꾸 다른 이에게 미루거나 나에게 대신 해달라고 가져오는 그 녀석도 포함해서 말이야. 솔직히 너희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너희들보다 훨씬 더 말이지. ...그 애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진 별개지만."
이번 일로 인해서 자신에게 실망을 했건, 위크니스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아서 배신감을 느꼈건, 알게 모르게 자신을 이해할 수 없어서 거리감을 두게 되었건,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럼 그걸로 된 것 아니겠는가. 자신이 스토킹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알아달라고 강요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그 애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지.'
아마도 그건 다른 3학년들에게는 계속 말하지 않을 작은 비밀이었다. 제 속으로만 품은 소중한 감정을 가슴 속에 꾸욱 눌러담으면서 그는 키득키득 웃음을 터트렸다.
"펜션 주인이 시켰다고 해. 억울하면 나에게 따지러 오라고도 하고. 방에 안 들어가서 자는 것이 잘못이야."
그 와중에 착하네. 자신은 혜우만 지시했는데. 물론 그게 온전히 선한 마음으로만 나오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는 약간의 짓궂음을 덧붙였다.
"그 대신에, 맨 처음 옮기는 것은 혜우로 해. ...이유는 별 거 없고, 내 눈에 가장 먼저 띄었으니까."
이후는 알아서 하는 것으로 하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온전히 밖으로 나가버렸다. 폭포에 가서 머리 좀 식히다가 돌아오겠다고 이야기만 남기고서.
"에잇..그래..너가 더 커라. 치사한 자식. 내가 나중에 교사 되면 제자들한테 썰을 풀거야. 인첨공 퍼클 에어로버스터. 키로 이기겠다고 능력을 썼다!! 하핫!! 안 물러간다!! 만약 훗날에 드래곤볼의 오지터처럼 둘이서 퓨전을 하는 기술이 생기잖아. 난 당장 너부터랑 퓨전할거야. 최은우 플러스 서한양 해서 '최한우'로 말이지!!"
나중에 퓨전포즈부터 연습해라. 낄낄. 염동력도 쓰고 바람도 쓰는 최한우를 기대하마. 근데 퓨전 조건이 두 사람의 전투력이나 기가 비슷해야 되는데? 레벨 5에 오를 이유가 하나 생겼군.
"얼마나 즐거운데!!! 얼마 전에는 캠핑에서 불이 없어서 내가 불을 만들었는데, 먹을 음식이 보니깐 육사시미였던 개꿀잼 일화도 있다고!"
아, 저 편안한 자세. 내가 하고 싶은데. 저것이 먼저 일을 끝낸 자의 여유인 것인가. 은우 다 끝나면 바로 내가 해야지. 파일 날라가면? 에이..내일 하지 뭐. 왜 내가 노력파 이미지로 인식되는 건지 이해를 못 하는구마잉.
"아, 그래? 다행이네. 나는 너랑 진짜로 아는 사이인 거 알고나서 내심 미안했거든. 신경 안 써서 다행이네. 그래도 사과는 하는 게 예의니깐 ...해야겠어. 아이돌이랑 아는 사이인지는 꿈에도 몰랐다. 막..그...어? 고위급 정치인이나 기업회장들이면 몰라도."
내심 불렛에게 미안해지는 한양이었다. 불렛의 입장에서는 나름 딱딱하지 않게 다가온 것일 텐데, 의심부터 하고 봤으니깐.
"뭐..뭣?! 1000명?! 그렇게 많아? 너 얼마나 피곤한 삶을 살았던 거냐."
와..1000명.. 기가 막히네. 내가 대화해본 여성이 지금까지 백 명도 안 될 텐데.. 부럽다는 건 아닌데..대단하긴 하다.
"웃기지 마! 누가 너와 퓨전을 하겠다는거야?! 애초에 난 누구랑 합체하고 싶은 마음 없어! 아주 그냥 손가락 각도를 바꿔서 평생 이상하게 만들어주마."
물론 그렇게 되면 자신도 이상해지지만, 어차피 같이 죽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런 억지를 부리면서 그는 정말로 싫다는 듯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정말로 하겠다고 나타난다면 아무리 저 녀석이라도 날려버려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정말로 굳건하게 마음을 먹었다. 금나큼 합체하기는 싫다는 듯이.
"...뭐야. 그거. 바보들의 행진이야?"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는 이어 한양의 말에 그렇게 대답했다. 대체 어떻게 해야 불을 피우는데 먹을 음식이 육사시미인건데? 그 정도는 기본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에라.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이내 목 마사지를 받으면서 피로가 풀리는 것을 마음껏 만끽했다. 좋아. 내일은 조금 더 많이 돌아다닐 수 있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들려오는 말에 키득키득 웃었다.
"연줄이 있어서 말이지. 뭐, 그런 이들도 알긴 아는데... 굳이 친하게 지내고 싶진 않아. 필요하다면 일정한 관계는 유지하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대단하지? 그런데 아마 그보다 더 많을걸? 떡고물 주워먹겠다고 다가오는 이들. 퍼스트클래스라는 것이 그런 거야. ...다가오는 이는 맣지만, 정말로 친해지고 싶어서 오는 이는 거의 없어. 대부분이 떡고물을 주워먹고, 자신들의 이득을 챙기자고 오는 거지."
그렇게 말하는 은우는 살며시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눈을 조용히 감으면서 아무런 말 없이 안마를 즐기다가 은우는 한양을 바라보면서 낄낄거리면서 고개를 저었다.
"안한다니까. 그리고 혼내는 것은 네가 좋아하는 이로 해. 응원해줄테니까."
어디까지나 상대가 만들어지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그는 적당히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끊으려는 듯, 말을 뚝 그쳤다.
자신은 타인을 위로할 줄 모르는 사람이고, 이 말이 당신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금은 자신의 근처에 있을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가만 지켜볼 만큼 무심하지 못했다. 그러니 당신이 좋지 않은 기억에 얽매여 악몽과 괴로움에서 현재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했다. 불안한 생각은 불길한 예감으로 끊임없이 이어질 것임으로, 망각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 더 나은 기억으로 옅어지고 흐려지기를 바랬다.
"쉽진 않겠지만요. 언제든지 힘든 것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십시오. 말했듯, 얼마든지 들어드릴 수 있으니까요."
고민을 해결해 주겠다는, 그런 확실하지 못한 답은 하지 않은 채. 후배는 당신을 건너다보며 아주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순간 떠오르고 사라지던 이전의 미소와 달리 길게 오랫동안 남는 미소였다. 그때 역시 혼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답에는 후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기억을 되짚어보면 동월의 장난으로 모래사장에 빠졌을 때, 당신도 근처에 있었던 것 같아서. 후배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당신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묻는다.
"그러면... 이제 선배의 이야기도 해주시지요. 그래도 바다 구경은 하셨을 텐데. 해변의 풍경은, 하늘은 어떠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