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어찌나 머리가 깨질 것 같던지, 성운은 일순간 자신이 커리큘럼을 받던 도중 실신했다가 깨어나기라도 한 줄 알았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창가에 울리고 있었다. 부지런한 여름 아침 태양은 이제 겨우 다섯 시임에도 아랑곳없이 펜션의 거실에 찬란한 햇빛을 마음껏 드리우고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얼굴이 있었다. 보라색 눈동자가 깜박이며, 그 얼굴을 가만히 눈에 담았다. 긴 속눈썹이 고이 감겨서는, 편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 예뻤다. 잠깐 가만히 그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잠에서 깰까, 성운은 조심스레 상반신만을 살며시 일으켜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실 구석이다. 편안한 품에 안겨 무진장 복복당하며 붕 끌려가서는 흘러내려가듯 잠이 든 게 기억난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서야, 성운의 머릿속에 지난밤의 상황에 대한 대략적인 졸가리와 이런저런 일들··· 그리고 어젯밤의 자기 자신에 대한 기억들이 아릿한 통증과 함께 흘러들어오기 시작한다. 얼굴이 홧홧해지는 기분이라, 성운은 최대한 소리없이 숨을 한번 골랐다. 그 와중에 자신이 어젯밤의 그 무법천지 한가운데서도 진짜 위험한 실언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은 것 같아, 그나마 그게 위안이 된다.
성운은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응, 성운은 확신했다. 지금 내가 여기서 깨어있는 유일한 사람이구나. 성운은 손을 뻗어서 헝클어져 있는 혜우의 머리를 한번 빗어주고는, 앞머리를 살짝 걷어 이마에 톡, 하고 짧은 입맞춤을 남겼다. 그리고 후드집업을 벗어서는 혜우의 어깨에 덮어주고, 조심스레 새하얀 팔 사이를 빠져나와 일어섰다.
그리고는 난장판이 나 있는 거실의 몰골을 바라보고 이마를 짚었다. 비워진 접시들과, 아직 음식이 남아있는 접시들과, 이런저런 인스턴트 식품 포장들··· 거기에 더해서, 같은 길을 가게 된 여행자들이 고단한 휴식을 마치고 저마다의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몇몇 부원들은 정신을 잃기 전에 방으로 들어가는 데에 성공한 모양이지만, 방에 들어가는 데에 실패해서 거실에 그대로 온갖 기기묘묘한 자세로 쓰러져 잠들어 있는 부원들도 더러 있었다.
일단 부원들부터 방에 데려다줘야지. 성운은 양손을 들어 지휘하듯 가볍게 휙 휘둘렀다. 둥실 떠오른 남자 부원들을 하나씩 어깨에 지고(최근에 도수운반법이라던가, 하는 책자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들어서 남자 방의 잠자리에 하나씩 둘씩 차곡차곡 정자세로 뉘어준다. 여자 부원들은······ 말도 없이 여자들 방에 들어가기 좀 그래서, 방에다 데려다놓는 대신 소파에 차례차례 앉혀주고는 담요를 덮어주었다. 그리고 쓰레기들과 접시들을 하나씩 둘씩 집안일에 익숙한 손길로 정리해나가기 시작한다.
─이게 다 끝나고, 모두 잠에서 깨어나면, 이제 우리들은 하나같이 아픈 머리를 싸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쉬운가, 하고 자문해보면, 역시 아쉽다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이 시간이 무한히 계속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성운은 여태껏 그래왔듯이, 끝나는 걸 아쉬워하기보다는 이런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휴가는 오늘로 끝나지만, 이 사람들은 휴가가 끝나도 계속 만날 수 있으니까.
이번 휴가 정말로 즐거웠어요. 저지먼트.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우연히 내가 따라가게 된 사람들.
얼른 정리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원위치로 돌아가고 싶어서, 성운은 종종걸음으로 바삐 움직였다.
괜시리 잠도 안와서, 밤중에 밖으로 나왔다. 아마 다들 제각기 자고 있거나, 늦게까지 놀거나... 그러고 있겠지. 나는 한밤중에 뭐 특별한 뭔가도 없이 나와서 혼자 옥상 위, 옥탑방 앞에서 똥폼이나 잡고 있다. 특별히 무언가, 고민거리가 있는것도 아니다. 그냥 휴가때를 곱씹다가, 갑갑해져서 나왔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로 다같이 어울려 노는게 싫었던건 아니다. 그냥 그런 게 있지 않은가. 너무 신나게 놀아서, 오히려 스팀을 좀 빼 주고 싶은 그런 거. 그리고, 이러한 휴가가 끝났다는 점에서 오는 아쉬움도.
"어쩌면, 그게 마지막이었을지도 모르지."
앞선 이런저런 작전에서 거의 확신했다. 어쩌면, 우리들 중 한명 정도는 이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로 위험한 부활동에서 정말 큰 일이 날 수 있다고. 또한 당면할 위협들은 점점 더 위험해질것이라는 계산도, 내 부실한 머리로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우리가 보낸 그 휴가가 생에 마지막이 되는 사람이 나올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군가 단 한명, 마지막을 마주해야 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게 나여야 한다. 이 생각은, 내가 저지먼트에 들어온 이후로 한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살아서 다시 보자는 그런 약속을 맺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운이 좋으면.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 그냥 그 정도였다.
희생이 매번 숭고한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적어도 잃을 것이 없는 녀석이 잃게 될 것이 많은 이보다 먼저 가는게 낫지 않을까. 우정을 나누고, 비전을 이야기하고. 어쩌면 벌써 사랑이란걸 싹틔운 이들이 있을 지 모르지. 그 애들보다는 내가 쓰러지는게 나아. 그리고 그렇게 내가 최후를 맞이한다면...
"...그래도 그러면 최소한, 인생 마지막까지 팬으로 남을 순 있겠네."
스마트폰을 켜, 잠금 화면을 잠깐 바라보곤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나는 일천, 아니 일만도 훨씬 더 넘을 플랫폼들 중 하나이자, 인첨공의 거리에 흔한 불량배일 뿐이다. 그래. 그런 나의 죽음은 비극이 아니라, 그저 현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