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금은 당신이 숨겨둔 가방을 꺼내는 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짓는다. 진심으로 그러나 싶었는데, 그것이 아니라 다행일까. 정말 입으로 불자고 했던 것이었으면 지금 당장 대장을 찾으려고 했으니까. 비싼 드론 맡기기 어려운 것은 자신도 같은 마음이라, 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 옆에 자리 잡아 앉는다. 드론의 암대를 펼치며 살피면 모터가 돌아가는 사이, 프로펠러를 끼우는 곳, 배터리를 장착하는 곳 모두 모래가 조금씩 끼어 있다. 흔들어서 어느 정도 털어냈지만 남은 것들은 에어건으로 불어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이었다.
"!"
그때, 큰 소리에 놀란 것은 금 역시 마찬가지라. 이번엔 또 무슨 짓을 한 거냐며 고갤 휙 돌리며 노려볼 적에, 꺼내든 것을 보고서 무슨 그런 것도 가방에 다 있는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에어 스프레이를 받아 들면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니, 에어 스프레이를 통해 모래를 털어내는 것에 집중한다. 모래가 전부 빠져나갔는지 유심히 살피는 것을 보면, 금이에게 드론은 상당히 소중한 것인 듯 보인다.
"카메라가 달린 짐벌은 문제가 없으니, 모터의 모래만 빼면 괜찮을 것 같군요."
잠깐 에어 스프레이를 내려놓고, 드론을 이리저리 살피며 말하니 가방을 잘 털어내고 있을까, 금은 고갤 돌려 동월을 바라보며 그리 말한다.
가방을 잘 털어내고 있는 모습을 만족하며 바라볼 때, 가까이 드론을 본 적이 처음이라며 가까이 다가온 당신에게 금은 살펴보라는 듯 드론을 당신 가까이 내밀어 보인다. 아무리 기술력이 좋은 인첨공이라 하더라도 개인이 드론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었을 테니까, 하더라도 도심이니 저 멀리에서 날고만 있는 걸 보았을 테니. 신기해할 법도 하다. 이어지는 당신의 물음에 금은 어깨를 으쓱인다.
"조종법만 알고 위험하게 조종하는 게 아니면 추락할 일은 없을 겁니다."
어떻게 나중에 이 드론 말고, 작은 드론 한 번 날려 보시렵니까? 덧붙이며 물은 금은 튼튼하냐는 당신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튼튼합니다. 이것도 골목을 비행하면서 몇 번 벽에 부딪친 적 있지만 아직도 잘 날아다닙니다."
하며 손가락으로 드론의 몸체를 짚으니, 거기엔 추락해서 긁힌 것으로 보이는 자국들이 있는 것이다. 금은 다시 에어 스프레이를 들어 배터리를 넣는 부분에 쏘아대니, 모래가 먼지를 일으키며 빠져 나오면 잠깐 드론을 들어 내부를 살핀다.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서 나머지 부분에도 에어스프레이를 쏜 뒤, 펼친 드론의 암대를 다시 접으며 말한다.
"모래 속에 묻혔던 것치고는 다행히 그렇게 많이 들어가진 않았네요. 드론은 끝났는데, 가방은 어떻습니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일주일 간의 휴가가 끝났다. 남은 건 세탁하고 정리해야 할 짐과 지쳤지만 나름대로의 기억을 채운 나 자신이었다.
드르륵 드르륵-
섬에서 인첨공으로 돌아와, 큼지막한 캐리어를 끌고 내 거처로 돌아가는 길. 무의식중에 학교 기숙사로 가는 바람에 돌아오는 시간을 조금 낭비하고 말았다. 중학교 시절부터 기숙사를 다녔으니 자연스럽게 가는 것도 당연했다.
어쨌거나 이제는 기숙사가 아닌 주택에 거주하게 되었지만.
연구소의 보호자 자격을 빌어 얻은 새 거처는 지은지 얼마 안 된 신축 빌라였다. 제법 층수가 높고 평수도 여럿이라 원하는 크기를 고를 수 있었다. 어느 층을 하고 싶냐길래 제일 윗층을 고르니 미심쩍은 눈빛을 받긴 했다.
하지만 어쩔 텐가, 내가 거기에 살고 싶다는 걸 그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느냔 말이다.
그렇게 구한 집에 급히 짐을 옮기고 가구를 들이고 하다가 제대로 누워보기도 전에 저지먼트의 휴가를 가게 된 것이었다.
그런 우여곡절로 구한 집에 돌아가던 중이었다. 어느덧 오후를 넘어 슬슬 저녁이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저멀리 빌라 건물이 보이고, 곧 들어가서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혜우야-"
누군가 내 쪽으로 뛰어왔다. 내 이름을 부르며, 해맑게 웃는 얼굴로 크게 손을 흔들면서, 가까워지는 얼굴을 보며 누구지, 라고 생각하던 찰나였다.
"왜 이제 와- 기다렸잖아-"
그녀, 아니 그인가? 성별을 알 수 없는 상대가 나를 거리낌없이 끌어안으며 반가움을 표했다. 누군지 몰라도 이런 식의 접촉은 불쾌했기에 일단 밀어내려고 했는데,
푹
하고 느껴지는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복부에 선명했다.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몰라 혼란에 빠진 내 귀로 킥킥대며 하는 말이 들렸다.
"움직이지 않는게 좋을 거야. 애써 급소는 피했는데 움직여서 치명상이 되면 나 혼나거든?"
아. 아! 내가 왜 이걸 잊고 있었을까. 어떻게 이걸 잊어!
병원에서의 일이 뒤늦게 떠올랐다. 다음에 보자던 그 말, 그 목소리. 하지만 이 상대는 체격도 느낌도 그 때 그 인물과 달랐다.
나를 노리는게 한 사람이 아니야?
갑작스러운 부상과 정신적 혼란에 빠진 나를 깨운 건 상대의 목소리였다.
"흐흥. 반응 보니 이제 생각났나 봐. 어쩜 서운해라. 그렇게 깜빡 잊어버릴 정도로 재밌었어? 섬에서의 휴가놀이가?"
내 일정을 꿰뚫고 있었던 듯한 말투에 다시금 소름이 돋았다. 아니, 새로 구한 거처도 이미 알고서 대기하고 있었으니 그 정도는 모르는게 더 이상했다. 침착해지려 하는 내게 상대는 계속 재잘댔다.
"원래는 이럴 계획이 아니었는데- 네가 너무 재밌게 놀고 오는 바람에 계획을 살짝 수정해버렸잖아. 그렇지만 상관 없어. 하루이틀로 끝날 일도 아닌데 너무 뻔하면 재미 없잖아?"
나는 알아듣지도 못 할 얘기를 늘어놓는 것을 보니 딱히 들으라고 하는 말은 아닌 듯 했다. 그 짜증을 고스란히 표정에 담아 상대에게 드러내니 뭐가 그리 좋은지 키득대는 소리가 들렸다.
"표정 귀엽다 얘. 이 다음도 내가 하면 좋겠는데 아니라는게 너무 아쉬운 걸? 그래도 다음은 우리 막내니까 같이 재밌게 놀아줘야 해?"
내가 왜, 라고 반박하려고 했으나 입을 열자 튀어나오는 건 붉은 핏물이었다. 거칠게 기침하며 각혈하는 나를 보고서 상대는 아차차, 하고, 마치 그제야 깨달은 듯 말했다.
"내가 너무 오래 꽂고 있었구나! 미안해라. 이제 뽑아줄 테니까 얼른 회복해야 해? 자, 하나 둘-"
셋은 없었고 빠르게 뽑혀나가는 금속의 감각만 남아있었다. 찔리고 뽑힌 후유증으로 주저앉아 기침을 연달아 내뱉는 나를 상대는 연신 웃으며 지켜보았다.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상대를 노려보았으나, 그 얼굴도, 나를 찌른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환부를 움켜쥐고 가능한 최대로 회복시키는 것 뿐이었다.
"음, 음, 그래. 급소는 피했지만 출혈은 꽤 있으니까 너무 움직이지 않는게 좋아."
내 행동마저 다 예상한 듯 말한 상대는 웃으며 그런 말도 했다.
"그런데 혜우야. 그거 아니? 세상에 가해자 없는 사건은 있어도, 피해자 없는 사건은 없다?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지?"
모를 리가 있을까. 이 일을 사건으로 키우지 말라는 교묘한 협박인 것을.
"표정 보니 잘 알아들은 것 같네. 그럼 다음에 우리 막내, 잘 부탁해-"
안녕, 이라는, 마치 동급생에게나 할 법한 가볍디 가벼운 인사를 남기고 상대는 떠나갔다.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가는 그 뒷모습을 보며 나는 날카로운 자상이 남은 배를 움켜쥐고 회복시키며 목에 걸린 기침을 뱉어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