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애린의 삽 끝에 걸리는 모래의 무게가 뜬금없이 가벼워진 게 그때였다. 아니 가벼워지는 정도가 아니라, 숫제 흙들이 염동력으로 들려올라가기라도 하는 듯이 애린의 몸을 타고 「흘러올라」가고 있는가 싶더니, 애린 주변의 모래가 어느새 급속도로 비워져 움직이기 좋을 만한 구덩이가 되었다. 한양인가? 하고 보면, 서한양이라기엔 너무나도 키가 작고, 머리카락도 하얗고, 무엇보다 애린의 것과는 조금 다른 색을 하고 있는 보라색 눈동자가. 다른 세계에서 온 소동물 같은 똘망똘망한 눈을 한 조그만 게 애린이 내민 손잡이를 잡고는 읏차! 하고 끌어당겼다.
“괜찮아요?”
앞서 몇 명의 학생을 퀵샌드에서 빼내주느라 조금 지쳐 있는 무고한 구조자는, 가엾게도, 애린의 심상찮은 눈빛에서 잠시 뒤 자신이 곧 모래에 파묻히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야 일단 물어보는 게 맞으니까. 그리고 물어보면 안된다고 하면서 도망가면 못때리잖아?"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 대꾸하는 목소리가 평이하다. 아니 장난스레 반응하는 은우와 똑같이 장난스럽다는 느낌이 담겨있었다. 한번 더 때릴 것처럼 손을 들다가 키득거리는 건 역시나 같이 지내온 동기들만 볼 수 있는 편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은우만큼은 아니여도 혜성또한 3학년들을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기도 했다. 쪼개둔 쿠키를 입안으로 넣은 혜성의 표정은 부드럽게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보통... 그래. 평범한 고 3일지도 모르겠네. 은우 네 말대로."
은우의 말대로라면 자신은 이미 이곳에서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뜻이었다. 알고 있는 사실을 다시 인지하면 약으로 인해 차분히 가라앉아있던 감정이 다시 뾰족하게 가시를 세우는 것 같다. 그렇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들, 오래 이곳에서 지낸 사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을리 없기 때문에 혜성은 가시를 삼켰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고, 말해도 이해받을 수 없는 자신의 어둑한 감정을 이 즐거운 한때에 내비칠 수 없음이 분명할테니까.
"할 생각이 있다고 했으니까 이상형 정도는 있겠지? 부장. 원래 이런 곳에 놀러오면 이런 이야기 하는거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혜성은 장난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연애야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왠지 저렇게 말하면 캐묻고 싶은 것이 19살 여자아이의 마음이지 않은가.
"그거 지금 인기 많다는 말을 돌려서 하는거지? 되게 재수없긴 한데 무슨 말인지 알것 같아서 재수없다는 말을 못하겠네. 아, 재수없다는 말을 해버렸다."
은우를 흘겨보던 혜성의 눈이 의도적으로 도로록 굴러갔다. 굴러간 혜성의 눈은 쿠키를 향해 떨어진다.
"나도 무슨 생각을 하는 중인지 몰라서 대나무 숲에 대고 말할 수가 없는데 어쩐다-"
말 끝에 혜성은 장난스레 웃음을 터트렸다. 친한 사이는 맞지만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을 수 없었다. 그런 것이다. 친하기 때문에 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거 에어버스터 욕설 논란이라고 적혀도 할 말 없겠다. 그래도 좀 나아졌으니까 괜찮아."
성운이 아침밥을 차릴 즈음, 경진은 그걸 돕겠다면서 주방에 제 몸을 구겨넣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성운이 아까 질문에 긍정하는 답을 했다면 어떻게…? 라고 하는듯한 표정이 스쳐지나갔을 것이다.) 돕는다 하더라도 사공이 많아지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성운이 그걸 염려했다면 곧 설거지와 뒷정리만 도맡는 경진을 보고 한시름 놓았을 것이다. 혹시나 오순도순 요리듀오를 기대한 것이라면 미안할 일이지만…
그리 돕는 와중에 층계참이 훤히 보이는 자리에서 최대한 버팅기고 있는것이 성운에 눈에 들었을지는 모르겠다. 사람들이 깨 한둘씩 내려올 즈음엔 인영이 보일때마다 시선을 그쪽으로 굴리고, 신원 확인된 후엔 하던 일 마저 하려 신경을 끈다. 성운이 끓이던 국이 완성될적엔 경진이 이미 옆에 와선 한손 카운터 끝자락에 걸친채 삐딱하게 기대 서 있다.
“복수 좀 할게요.“
성운에게 그리 속삭이고선 숟가락 하나 가져와 펄펄 끓는 국을 퍼올렸을 것이다. 이쯤에서 경진이 국숟갈에 소금 잔뜩 풀어 먹는 사람 인상쓰게 할 장난을 치려는 것인가, 타당한 의문이 들 법 한데 경진은 그대로 숟갈 밑을 빈 손으로 받치고 등 돌려 마침 내려온 긴 백발(끄트머리는 실수로 잿물에 빠트린 양 회색끼 감도는)의 여성에게 말을 걸었을 것이다.
“리라 선배.“
표정 한번 투명하다. 무언가 반응을 기대하는듯 반짝이는 눈빛에 수상한 의도 다분한게 훤히 보인다. 먹어달라고 직접 말은 하진 않고, 대신 숟가락 든 손을 살짝 리라 쪽으로 들이밀었다. 당해줘도 국숟갈에 뭔짓 하지도 않아서 그냥 맛있을 테다.
먹을것 갖고 장난치면 선 넘는 것인데다 상대는 전직 아이돌이니 받은 음식에 괴상한게 섞여들어있던 경험도 없잖아 있으려니 싶어, 즐기자고 하는 짓에 속 긁기 싫어 소심해진 스케일의 복수다. 여기에 뭐 이상한 짓거리를 했나 업보삼아 상대도 똥줄이나 타보라는 심보로 리라를 가만 내려다봤다.
>>543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지만 리라를 잡을 트랩이라고 설명했다면 허락 해줬을지도... 부쨩... 당한 게 많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경진이 어떻게 때려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 어느쪽으로 반응할지 고민 좀 해봐야지 개그맨의 의무를 다해서 최대한 웃기게 해드리겠습니다
침묵 이후에 간신히 꺼낸 말이 애매하기 짝이 없는, 긍정이라고는 볼 수 있으나 전긍정은 아닌. 그런 대답이었음에도 리라는 그걸로 충분하다는 듯 반응하고 있었다. 그래, 리라라면 그렇게 받아들여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랑은 따로 무슨 말을 덧붙일 틈도 없이 이어지는 언젠가에 대한 상상을 끊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손 끝에 무언가가 닿는 느낌이 나서야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리니 리라의 손이 자신의 손 끝을 쥐어가고 있었다. 손을 빼도 되었겠지만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아서 리라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던 랑은 여전히 조금은 답답한 가슴과 다르게 편안하게 풀어진 리라의 표정을 눈에 담으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가 천천히 내쉬었다.
"...그랬으면 좋겠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본디 약속이란 미래에 대한 것, 누구도 미래를 확정지을 순 없다. 허나 이미 약속을 했으니,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법.
"조금만 더 있다가 들어갈까."
어느새 물기도 말라간다,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들어가서 미온수로 몸을 씻어내고 제대로 말려야 하니. 네 미소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며, 랑은 그 말과 함께 미소짓는 리라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듯 했다.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인데 거기서 이상형도 나오는거야?! 조건을 말하면 저지먼트 애들 중에서 아무나 하나 조합해서 만들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그거 기분 탓이야?!"
이런 곳에 놀러오면 이런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그게 일방적인 방향이자 흐름이었던가? 반격을 해야 하나? 잠시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지금의 혜성의 모습, 그리고 방금 전의 말들을 생각해보면 '지금은 생각할 겨를이 없어'. 정도의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그는 좀처럼 반격은 할 수 없었다. 절로 팔짱을 끼고 조금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그는 숨을 내뱉었다.
"이상형...이라고 해야할까. 뭐라고 해야할까. 아까도 말했지만 딱히 그런 것들을 신경 안 쓰고 살아왔거든. 특히나 올해는 더더욱 말이야. 3학구 문제로 머리가 아프고, 도저히 그런 쪽은 생각을 못했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3학구 문제가 해결되고 조금 마음에 여유를 찾고, 여기에 와서 특히나 좀 더 여유를 즐기면서 생각한 거지만..."
거기서 말을 잠시 아끼던 그는 이내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조금 더 알고 싶은 이라면 있어. ...그쪽이 어떨진 모르겠지만. 뭐... 아주 사소하고 또 사소한 계기이긴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지? 키득키득 웃는 그 모습은 너무나 태연해보였다. 정말로 조금은 부끄러워질법한 이야기를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적당히 둘러댄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로 평범한건데, 은근히 분위기만 뭐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그건 오직 은우만 알 뿐이었다.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절대무적, 제 7위이자 완벽한 '에어버스터'지. 이런 곳에 왔다고 뒹굴거리는 내가 아니잖아. 그걸 인기가 있다고 해야하려나. 아니..뭐, 에어버스터도 나이긴 한데."
하지만 분명히 두 개는 다르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명확하게 설명을 할 순 없고, 말한다고 한들 배부른 소리라는 말이나 나올 정도로 이해를 못받을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굳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오. 이제 나중에 집에 가서 며칠 후에 인첨공 위키 같은 곳에 가서 에어버스터 검색해보면 되는 거야? 욕설 논란이 있는지 없는지. 하핫. 아무튼..나아졌다면 다행이긴 한데."
너무 무리는 말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은우는 살며시 티슈를 뽑아서 입가를 닦아냈다. 이 이상, 쿠키를 더 먹을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