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하루였다. 전쟁이 난 것 같긴 하지만 희야가 휘말리지 않았으니 달리 상관할 일은 아니었거나와, 가끔 안전한 곳이니 중립지대니를 찾는 아이들의 시원한 안식처가 되어주면 할 일은 모두 마치는 셈이었다. 오늘은 적당히 따스한 햇빛 들어와 따끈해진 바닥에 돗자리 깔고 앉아 크앙이의 목을 껴안은 채 책을 읽었다. 멀리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먹먹히 들려오고, 어느새 다가온 혜우는 졸린 듯하니 크앙이의 꼬리를 빌려주며 더위 먹지 않게끔 시원하게 능력을 사용해 주변 온도를 낮췄다.
그렇게 혜우 잠들 적엔 머리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 마저 책에 집중했다. 중간에 조그맣고 하얀, 같은 세포로 이루어졌으나 뿌리가 갈라져 나와 그 외형이 다르며 지성을 가진 흥미로운 존재-희야는 이따금 인간을 그렇게 칭하곤 했다.-가 다가왔을 적엔 크앙이의 몸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다시금 책을 읽었다.
옮긴이의 서평까지 모조리 넘기고 책을 덮을 적엔 혜우도, 지성체도 없이 어느덧 깜깜한 밤이 되어 있었다. 희야는 크앙이와 돗자리, 책을 챙기곤 펜션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갔다.
문자 알림음은 배너 형태로 화면을 작게 가렸다. 본래 시청하던 것을 방해할 크기는 아니지만 어찌되었건 정적이던 화면에 작은 변화는 이목을 끌었다. 경진은 수영장이 보이는 불길한 프리뷰 사진에 본능적으로 알림을 탭했다. 덕분에 혜우가 보내자마자 문자를 확인한 꼴이 되어버렸으나, 경진은 그런것에 연연하는 사람은 아닌지라 얼굴 붉힐일은 없다. 설마는 이번엔 사람을 방생해 주었다; 배스밤은 뒷처리가 쉽고(글리터 들어간건 논외), 무엇보다 진정하 2.0 사태가 일어나 혼신을 다해 청소했던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 아닌 것만으로도 경진은 크게 만족해, 짧막한 답을 보내보았다.
[예쁘네요]
그리고 수영장으로 다시 향해보았다. 공기중 은은히 퍼지는 꽃 내음과 여러 달달한 향은 취향이 아니었지만 알록달록한 불빛과 음악에 어우러지니 마냥 싫지는 않았다. 아침에 한번, 그리고 수영장 청소 후 한번. 이미 목욕을 과도하게 한 경진은 입수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여러 배스밤들이 녹고 거품물어 무지개빛 아말가메이션이 된 물을 가만 내려보려 했을때-
“어.”
툭 밀쳐지는 감각엔 반론할 여유조차 없다. 물결이 파동치는 감각과 따듯한 물의 온도, 향 강한 비눗물에 적셔져 허망한 낯짝으로 멀어져가는 혜우의 등짝이나 주시하다, 곧 뛰어든 아지가 물 튀기는 것에 팔 올려 무의미한 방어태세를 취한다. 여담이지만 이전의 만남으로 한아지가 일부러 자기 시야 방해 한게 아니라 믿어서 망정이지, 그 일상이 없었더라면 한아지도 천혜우와 한 패로 간주해 ’타도! 한아지‘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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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우의 연주회는 저지먼트라면 누구나 초대받은 셈이다. 장소 설명이 불친절할지언정 관람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니 혜우 앞에 앉은 경진 또한 불청객은 아닌 셈. 오케스트라 에티켓이라 함은, 자릴 찾아 앉고 입 꾹 닫고 있는것부터 시작한다. 그걸 의식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경진은 형식적인 인사 하나 없이 혜우의 근처에 자리잡아 앉고 바닥쪽으로 눈을 내리깔았다. 자리 차지하고 있는것 무색하게 낯가리듯 잔디만 시야에 꽉 채운채, 혜우가 연주를 시작하고도 그러고 있었을 것이다.
곡의 정체성인 절정, 가장 아름다울 찰나; 숨결 살짝 부는 불길한 소리가 들려올테다. 양 엄지 사이에 적당한 두께의 잔디 풀잎 하나 붙든채 연주자 쪽을 힐끔 보며 숨을 들이쉬고선, 안정적인 호흡을 짧게 불었다.
-삑!!
풀피리 소리에 연주의 클라이맥스는 힘없이 그 소음에 묻혀버린다. 그 와중에 이자식 소나기네시스 아니랄까봐 풀떼기 따윌 부는데도 그 음량이 굉장하다. 커리큘럼의 연주는 이러려고 한 건가 싶다.
곡이 가장 찬란할 순간을 앗아갔으니 연주회의 흐름은 망가졌다. 경진은 만족한듯 묘하게 뿌듯한 무표정으로 잔디 잎을 딴데로 던져버리고선 입모양으로 뭔가 조심히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