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모두 휴식을 취할 무렵 조용히 첼로 케이스를 챙겨 밖으로 나왔다. 어둠이 살풋 내려앉은 바깥은 불 꺼질 줄 모르는 인첨공과 달리 부드럽고 적막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묵직한 첼로 케이스를 들고 천천히 걸었다. 낮에 미리 봐 둔 자리를 찾아서 해변 산책로로 향했다.
저 멀리 잔잔한 파도 소리 들려오는 산책로를 따라 조금 걷자 적당한 조명과 휴식을 위한 벤치가 놓인 포인트에 다다랐다.
그 자리에 앉기 전에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산책로의 정경과 빈 벤치가 담긴 사진을 단톡방에 올리고 폰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묵묵히 첼로를 꺼내 연주할 준비를 했다.
유백색 불빛에 기대 첼로의 현과 활을 손질하고 있으니 여기 오기 전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놀려고, 쉬려고 가는 곳에 뭐하러 첼로를 가져가냐던 말.
그 말에 했던 내 대답을 곱씹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내게는 당연하지 않았던 대답을.
......
준비가 다 되어갈 즈음 누군가 산책로에 들어서는게 보였다. 멀리부터 걸어오는 실루엣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침내 그 이가 조명 아래 얼굴을 비출 수 있을 만큼 가까워지자 나는 활 든 팔을 우아하게 들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벤치에 앉아 내 품에 첼로를 기대었다. 옆에 놓인 블루투스 스피커로부터 연주에 필요한 반주를 재생하며 박자에 맞춰 현 위에 활을 올렸다.
미지근한 어둠처럼 부드러운 선율이 산책로를 천천히 채워나갔다.
"야. 첼로는 뭐 하러 가져가냐. 가서 실컷 놀기나 하지." "...필요하니까요." "뭐에 필요한데?" "마음, 아니, 영혼에." "뭐?" "몸이 나았다고 해서, 모든 상처가 낫는 건 아니라는 거, 잘 알지 않으신가요." "...쯧. 네 맘대로 해라. 또 저번마냥 조지지나 말고." "글쎄요-" "뭐? 야! 저 망할 꼬맹이가!"
아무래도 아지는 포기한 모양이다. 흘러가는대로 두겠다는 뜻일까. 그것을 확인한 동월이 승리 포즈를 취하려 한 순간, 아지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 상관 없긴 한데, 나 사진 잘 못찍는다. "
음, 못찍더라도 사진 정도야 얼마든지 가능하지. 동월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꺼내들었고, 열심히 포즈를 취하는 아지를 한 장 찍자마자 머리가 풀어진다. 오, 장발. 어쩐지 방금 자신이 만든 모래 인어(하반신)와 어울리는 것 같아 몇 장 더 찍어주었다. ...여담이지만, 역시나 사진은 별로 못찍었더랜다.
" 뭐! 약았다니!! 내가 뭘!!! "
진심으로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아마 동월은 자신의 연기(?)가 먹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 어프헥, "
말하는 와중의 아지의 모래맛 음료수가 제대로 적중했다. 완벽한 커브! 동월의 목에 맞은 모래맛 음료수는 그래도 산산조각나서 일반 모래로 변해버렸고, 입이 벌려져있는 통에 모래가 조금 입 안으로 들어간 듯이 에펫! 에페펫! 하며 모래를 뱉어내다가 아까 가져왔던 반쯤 남은 음료(?)를 입 안에 조금 머금고 헹구어낸다.
" 어으, 모래맛 별로 안좋아해. "
찝찝한 표정으로 그리 말하고서, 아지가 음료를 가져다달라 했던것을 떠올렸는지 3분의 1정도 남아있는 음료병을 아지에게 내밀었다.
" 파라솔이랑 다른 음료수 갖다줄테니까. 일단 이거라도 마시고있을래? 맛은 좀 별로긴 한데, "
그래도 공짜로 얻은거니까 일단은 다 마셔줘야 인지상정이지. 아마 아지가 그것을 받든 받지 않던, 아지의 옆에 내려놓고 파라솔을 찾으러 자리를 뜰 것이다.
와도 되는가 고민이 되긴 했으나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가보겠느냐 같은 말을 듣기도 했고, 어쨌든 힘든 시간을 넘겼으니 휴식이 중요하다는 것 정도는 알았기에, 랑은 인첨공 영해 어딘가에 있는 섬에 와 있었다. 새삼스럽지만 레벨 5의 재력이란 대단하구나 싶다, 위크니스라든가 얼마 전의 일에 부려먹힌다든가 생각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 같긴 한데... 어쨌든 퍼스트클래스를 부장으로 둔 덕에 배가 잔뜩 있는 부둣가나 사람이 우글우글한 해수욕장이 아니라 조용한 분위기의 섬 해변을 볼 수 있었으니 기분은 썩 괜찮았다.
이제 잠이 오기 전까지 여기서 바닷바람이나 맞으면서 있을까, 한 번 자의로 벗어야 했던 가시 목걸이의 가시 옆면, 그 매끄러운 부분을 만지작거리며 바닷가를 보다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밤의 바닷가는 위험한 편이니(낮이라고 위험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누군가 바닷가에 온다고 해도 해변을 좀 걷다가 말 것이다. 아니면 좀 앉아 있던가, 뭔가를 모여서 한다면 바다 가까이보단 펜션 근처에서 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여기는 사색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갑자기 누군가가 바다에 빠져버린다던가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
! 하고 갑작스레 뇌리를 스치는 무언가, 이제는 익숙해진 그 느낌은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임을, 혹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랑은 감았던 눈을 뜨고 등을 기댔던 나무에서 떨어졌다. 무슨 일이지? 약간의 서늘함이 느껴지지만 바닷바람 때문은 아니다, 자신에게 향한 위협이라기에는 주변에서 뭔가 더 느껴지지는 않는다. 애초에 이 섬을 관리하는 건 은우일 테고... 거수자가 들어올 일은 없을 텐데. 펜션 쪽?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나 싶어 펜션 쪽을 돌아보지만 아직 불이 켜져 있는 걸 제외하곤 딱히 뭔가 특이사항은 보이지 않는다.
"설마..."
그렇담 바다? 랑은 주변을 살피는 것을 멈추고 펜션보다 가까이 있는 바닷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새카만 밤에 달이 비추는 길을 따라 해변에 발자국을 남기며 바닷가를 훑는다, 기분 탓인가? 해변을 돌아다녀도 딱히 보이는 것은 없어 돌아가려던 차에 첨벙 하는 소리가 머릿속에 울렸다. 아니, 정확히는 그렇게 들린 듯했다. 당연히 바닷가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소리가 직접 들릴 리는 없으니 이건 무언가에 대한 예감, 누군가 물에 빠진 건가? 그리 생각하며 움직이던 시선에 밟힌, 덩그러니 놓여 있는 우쿨렐레 케이스와 텀블러를 보고 랑은 바로 바다 쪽으로 몸을 돌려 걸음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