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티배깅의 보람이 있어, 성운은 약이 오를 대로 오른 모양이다. 그러나 물 위에서 발이 자기 생각만큼 빠르게 나가지 않아 헛발질을 하느라 성운의 뒷모습이 순조롭게 멀어져갔던 탓에, 어쩌면 혜우는 폭포로 조금 안심하고 향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방심할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슬슬 계곡으로 접어드는 길일까 싶을 때쯤, 뒤에서부터 팍, 팍, 팍 하고 규칙적으로 땅을 박차는 소리가 무슨 호러게임 수준으로 가까워져왔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혜우가 딱히 신경쓰지 않았거나 모르고 있던 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우선 체력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은 비단 혜우뿐만이 아니었으며, 특히 성운의 경우는 체력이 놀라울 정도로 늘었고, 결정적으로 성운은 자신의 체중을 가볍게 만들어 몇 배는 빠르고 효율적인 달리기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긴 간격으로 땅을 박차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성운이 무슨 무협지에서 땅을 박차고 풀 위를 날아 빠르게 내달리는 무림고수의 모습이 저럴까 싶은 모습으로 거의 날아오다시피 달려오는 것이 보일 것이다. 그것도, 예전의 친칠라같은 똘망똘망한 까만 눈동자가 아니라 어둠 속에서도 그 색채를 선명히 알아볼 수 있는, 보랏빛이라고밖에 일컬을 수 없지만 보랏빛이라고만 일컫기에는 절대로 충분치 않은 색의 눈을 하고서는.
폭포가 흐르는 계곡을 코앞에 두고, 성운은 더없이 상쾌하게 웃는 얼굴을 하고서는 그대로 혜우에게 들이닥쳐왔다.
혜우의 발이 갑자기 허공으로 붕 날아간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에는, 이미 세상이 4분의 1 정도 뒤집혀서 혜우의 몸이 성운의 두 팔에 안겨들려 있게 된 뒤였다. 그러나 혜우를 번쩍 안아들고도 성운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성운은 혜우와 함께 몇 발짝을 더 도움닫기한 뒤에 극적으로 계곡의 물 위로 날아올랐으며─
>>0 탕. 탕탕. 탕탕. 장소나 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총소리는 사실 들어보면 투캉거리는 날카로운 폭음에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탕이나 빵같은 비교적 귀여운 어감의 말이 의성어가 된 것은 그것이 사람에게 있어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본래 사람을 편히 죽일 수 있도록 설계 된 것이 총인데 모순되게도 그것을 만든 사람들이 끔찍하다고 여겨 그렇지 않은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입니다. 초능력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초능력은 총의 배로 위험하지만 그 편리함과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학업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여 본래의 이미지에 덧칠한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것이 사회적인 효과를 부르는 것이라면 정말 아무 상관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런 쪽의 감각이 희미한 것 같으니까요. 그것이 제가 초능력을 얻고싶은 이유입니다. 탕. 탕탕.
"…"
사격 중이던 권총을 내리자 사로 끄트머리의 표적지가 저의 앞까지 다가옵니다. 이번에도 정 가운데에만 구멍이 잔뜩 뚫려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또 뚫어져라 쳐다봤습니다.
인간은 방심의 동물이라고도 하던가. 한 번 방심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으면 그 다음엔 긴장 팽팽히 당겼어야 했는데.
그만 또 방심해버린 걸 보면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
도망치는 내 머릿속에는 나보다 작은 체구의 성운이 달려봐야 얼마나 빠르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바다에서도 제대로 못 뛰고 있었으니까 화가 났어도 저런 모습이면 쫓아오는 동안 다 잊던가 하겠다고 생각했다.
왜 내가 그 생각은 못 했을까. 성운이 중력을 조작해 몸을 가볍게 해서 뛰면 그깟 리스크는 다 씹어먹고도 남는다는 것을.
숲길을 따라 달리는데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뭔가 빠르고 규칙적으로 추격해오는 소리였다. 설마 싶어 힐끔 뒤를 본 순간, 그 눈과 마주쳤다.
귀여운 소동물의 눈이 아닌 완전히 포식자의 것을 한 그 눈을!
"히이익!"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키며 속도를 올려봤지만 이미 늦었다. 더 빠르게 접근한 성운이 바로 뒤에 와서야 기척을 알아채버렸다.
달려드는 성운을 보고 이대로 날려지겠다- 라고 생각해 두 눈을 질끈 감았는데 다음 순간 몸이 붕 떴다.
뭐지 싶어 눈을 뜨자 성운이 나를 들어 안고 공중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몸이 안긴 것보다 끝없이 허공으로 올라가는 그 불안감에 다시금 히익 비명을 냈다. 그 순간 붙잡을게 성운 밖에 없었으니 덥석 팔을 둘러버린 것도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달밤에 날아오른 두 인영은 계곡의 가장 깊은 곳 위에서 돌연 뚝 떨어졌다.
풍덩!
시원한 물소리가 나며 나도 성운도 잠시나마 물 속에 푹 잠겼다. 파문 번지는 수면으로 도넛 모양 튜브가 찰박 떨어졌다.
물에 떨어진 직후, 눈 감고 숨 참고 성운을 붙들고 있던 나는 잠시 그대로 굳어 있었다. 일부러 그런 것도 있긴 했다. 내가 붙잡은 채로 있으면 성운도 쉽게 못 올라가고 능력을 써서 올라가더라도 나도 같이 올라가게 될 테니까. 내가 먼저 한 짓이 있긴 했지만 이판사판이다 라는 생각으로 숨 꾹 참으며 붙잡고 있었는데
목이 좀... 허전한 거 같다?
아직 눈 안 뜬 나와 달리 성운에게는 바로 보였겠지. 입수의 충격으로 풀어진 홀터넥이 물 속에서 자유롭게 살랑거리는 그 모양을...
일단 당연히 혜우를 익사시키거나 동반익사를 하거나 하는 게 성운의 목적은 결코 아니었으므로, 성운은 다시 자신과 혜우에게 적용되는 중력을 줄여 수면으로 쉽게 부상했다. 부력은 부피에만 비례하므로 같은 부피에 질량이 더 낮으면 실제 물에 더 잘 뜬다. 성운의 수영실력은 지극히 평범한 편으로, 물에 안 가라앉고 물장구는 칠 줄 안다 정도이며 다른 사람을 매달고 수영할 정도까지는 안 되나 능력의 도움을 받으면 혜우와 함께 물에 떠서 헤엄치는 것도 어렵지 않은 것이다. 세상이 머릿속의 이론과 다르게 돌아가더라도 역중력으로 다시 수면 위로 솟구치면 된다는 안전장치도 있었으니, 성운이 이런 자폭을 동반한 과감한 보복을 감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성운은 맛이 어떠냐, 하는 뿌듯한 표정으로 혜우를 바라보았고,
딸꾹질을 하더니 급속도로 귀가 빨개졌다. 귀에서부터 시작한 붉은 기운은 순식간에 온 얼굴에 떠올랐다. 아직 화가 덜 풀렸나? 아니면 화가 날 새로운 이유가 생겼나? 라는 의문을 갖기에는, 그건 결코 화난 표정이 아니었다. 화난 표정이라기엔 그건 너무도 가련했다. 어느 쪽이냐 한다면, 그것은 곤혹, 압도적 곤혹!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잡았다 요 깜찍이 하고 눈빛으로 말하던 보라색 눈이, 이젠 갈 데를 잃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었다! 성운은 떨린 시선을 한 채로, 혜우의 상반신을 상박과 팔꿈치만으로 지탱한 채로 물 속을 필사적으로 누볐다. 다행히도 사태가 더 악화되는 일 없이, 성운의 손은 풀려버린 끈들을 모두 찾아 한데 꽉 그러쥐는 데에 성공했으며, 끈을 다 쥐는 데에 성공했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전자드럼을 사려고 조금씩 모아둔 돈인데 생각없이 플레○스테이션을 사버렸다. 심지어 기껏 사고는 TV도 타이틀도 없어서 게임을 하지 못한다······. 거기다가 일단 당장의 생활을 위해서 수중에 돈이 모자라면 곤란하다. 고등학생이 합법적으로 돈을 벌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성운에게 익숙한 일이기도 했다.
오늘도, 성운은 중고가구점 주말알바를 하기로 했다. 연구실에서 커리큘럼을 받아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모자랄 능력이 고작 중고 가구들을 옮기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는 걸 알면 얼마나 많은 연구원들이 탄식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편이 당장 일당이 짭짤하게 들어오니까. 능력 덕분에 성운은 그날의 업무를 예전보다 훨씬 많이 처리해낼 수 있었고, 1인분의 일을 힘내서 해내던 지난날들과는 달리 사람 너더댓 명이 할 일을 반나절만에 해치워버린 성운을 본 사장님은 감탄을 아끼지 않으며 일당에 금일봉을 얹어서 주셨다. ─이 돈만도, 이번에 들어온 이번 달치 지원금과 거의 엇비슷한 액수다.
“─꼬마야. 그런데 너 이제 이런 데서 일하기에는 아까운 아이지 않냐? 이제 3레벨이라며. 그러면 찾는 연구소도 기업도 많을 텐데.”
한동안 계곡물 위엔 파란 튜브 하나만 조용히 동동 떠다니고 있었다. 멀찍이 쏟아지는 폭포 소리 만이 주변을 채우는 소리였고 밤새와 밤벌레 우는 소리가 희미하게 베이스로 깔릴 뿐이었다.
그 계곡 물 속에서 물거품이 보그르르 올라오더니 이윽고 머리 두 개가 둥실 떠올랐다.
그 때까지도 눈을 감고 있던 나는 수압이 사라짐으로써 물 밖으로 나왔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눈 뜨는 것보다 숨 쉬는게 먼저였다. 눈은 솔직히 머리에서부터 물이 떨어져서 제대로 뜰 수도 없었다.
뭐, 성운도 목적을 달성한 듯 하니 이대로 있으면 어련히 밖으로 나가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나가려는 움직임은 커녕 왠 딸꾹질 소리가 들렸다.
결국 내 팔뚝에 얼굴을 문질러 물기를 좀 밀어내고 눈을 뜨자 여태 시뻘건 성운의 얼굴이 제일 먼저 보였다. 뭐야, 아직도 화가 안 풀린 건가- 라고 생각하기엔 표정이 이상했다.
당황했나? 뭐에?
도저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아 멀뚱멀뚱 보고만 있으니 물 속을 움직이던 성운의 손이 멈추고 뭔가 꾹 당겨졌다. 어라, 이게 뭐지 싶어 고개를 두리번 거릴 것도 없었다.
갑자기 눈을 감아버린 성운의 말에 머릿속에 번개가 친 듯 이해가 파바박 지나갔으니까.
"아-"
나는 이해했다는 의미의 소리를 내며 손을 풀어 목 뒤로 가져갔다. 어쩐지, 허전하더라니, 그새 풀려 있었다.
"끈 주세요. 묶을 테니까."
태연하게 말하며 성운의 손에서 끈을 받아와 묶었다. 사실 풀려도 괜찮았던게, 끈은 어디까지나 장식의 일부였으므로 풀린다고 해서 완전히 벗겨지는 일은 없었다. 그러니 나는 전혀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고 태연하게 끈을 묶었고 다 묶은 다음엔 성운이 도망갈새라 어깨에 한 팔 걸쳐놓고 히죽 웃는 얼굴로 성운을 보며 말했다. 약올리듯이, 볼을 콕콕 누르면서.
"서성운 선배님- 거 후배가 장난 좀 쳤다고 복수가 너무 심한 거 아니에요? 보니까 제대로 빠진 것도 아니던데- 진짜 너무하다- 야 서성운-"
슬그머니 말의 높이가 낮아지는 것 같다면 기분 탓이다. 킥킥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