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반대사례도 있어요. 지금도 0레벨이신 어떤 선배분이 있는데 그 큰 기술이 발동될 때 그 선배님이 적의 위협적인 능력자 한 명을 억지로 잡아다가 방패로 써버린 덕분에 공격도 막고 그 능력자도 무력화했던 전적도 있었거든요.”
성운이 직접 현장을 겪어보고 느꼈던 사실이다. 레벨은, 별로 중요치 않았다. 그것은 그저 다른 선택지일 뿐, 전장에서는 결국 하나 이상의 선택지는 언제나 있다고. 아니 오히려 레벨이 낮아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있다고. 삶이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듯이. ─성운이 방금 말한 이건, TMI다. 원래의 자신에 비해서도 지금 자기 자신이 말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성운은 느꼈다. 그러나 불가항력이었다. 깊은 생각에 잠긴 눈을 하고 있는 이지의 얼굴 위에 겹쳐보이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얼마 전의 자신의 모습이었으니까.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가, 라는 생각에 몰두해있는.
이지의 경우에는 그것을 넘어 스스로를 단순한 도구나 연장으로 취급하고 있기까지 했으나, 아직까지 이지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한 성운은 거기까지는 알 수 없었다.
다른 의미의 반대사례로, 지금 3레벨이나 4레벨을 달성한 아이들도 이지와 비슷하게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가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있기도 했다. 스스로를 「카드의 패」 취급하는 아이가 있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성운의 눈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은 이지다. 그래서 성운은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마주 내밀어진 이지의 손을 꼭 잡았다.
“앞으로 더 잘해나갈 수 있을 거에요. 저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이라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있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능력이 없어서, 그 대신으로 칼리를 배웠구요··· 이지 후배님도 권총을 잘 다루시잖아요?”
확실히, 방금의 전투에서 성운은 능력을 쓰지 않았다. 부원의 명단과 사용 능력이 다 적혀있는 부원 명부를 이지가 봤다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지의 반문에 성운은 싱긋 웃었다.
“아직 순찰 시간이 덜 끝난 건 알지만, 잠깐 들러서 음료수 한 잔씩 테이크아웃해 가는 걸로 선배들이 너무 뭐라고 하시진 않을 거에요! 혼이 나도 선배인 제가 나는 거죠, 뭐.”
"그런데 혜우가 머리도 길게 할 수 있는 줄 몰랐지~" "혹시 애린이 머리도 혜우가 한 거야~?"
이제는 엉뚱한 쪽으로 의심이 번져나가고 있다. 왜 그랬는지 알 수가 없으니 의심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아지를 위해 변명해주자.
"혜우는... 혜우는... 그게 그렇게 싫었어~?"
그때 혜우가 같이 창피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조금 상처 될지도!! 혜우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서 째려보다가도 금방 시선을 떨구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앗 하며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가령 좋아하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는데 내가 오해를 사게 만들어서 싫다든가...?
하지만 혜우를 흘끔흘끔 보면서도 직접 말로 하지는 않는다. 만약에 희야 형에 이어서 오해가 두 번째면 창피하잖아!!
"너무해..."
딱밤당한 곳을 문지르다 혜우를 따라 눈이 시계를 향하는 것이다. 시간이 벌써 꽤 지나 있었다.
"나 더 물어보고 싶은거 많은데~"
세은이랑 친하냐든가 병원 생활은 어떠냐든가 이것저것... 서둘러 저질러놓은 키위를 마저 깎아 혜우에게 내민다. 잘 생각해보면 정작 한아지는 하나도 안 먹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오늘은 돌아가 볼게~" "나 가면 혜우 손 잘 치료해야 돼~"
간호사에게 살펴달라고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생글생글 웃는다. 혜우가 키위를 거부했다면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을 것이다.
키득키득 웃는 모습이 아무리 봐도 일부러 그렇게 웃는 것이었다. 약 좀 올라보라는 듯이 일부러 메롱을 하는 것은 역시 3학년들에게 보이는 작은 짓궂음이었다. 이어 들려오는 말에 은우는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서 철현을 바라봤다.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있겠냐는 물음에 은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피식 웃었다. 역시 너라면...
그런 생각을 잠시 하지만, 아직 그는 특별히 무슨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좀 쉬라고 이야기를 하는 그 말에 그는 괜히 손으로 부채질을 하다가 자신 쪽으로 바람이 솔솔 불게 능력을 사용했다. 땀이 식는 것을 느끼면서 은우는 철현에게 이야기했다.
"지금 충분히 쉬고 있잖아. 일 안하고, 이렇게 한가롭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쉬는 거야. 적어도 내 기준에는 말이야."
서류 작업도 없어. 퍼스트클래스로 해결해야 할 일도 없어. 그렇다고 순찰을 도는 것도 아니야. 얼마나 편한데. 그렇게 말하는 그의 말은 적당히 둘러대는 것이 아니라 진심이 가득했다. 지금 이렇게 있는 것도 얼마나 편한지. 그만큼 지난 샹그릴라 사태가 그에게 있어서는 많이 피곤하고, 지치고, 힘들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심어지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더라."
참을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잠시 말을 망설이는 듯 하다가 괜히 뒤로 홱 몸을 돌렸다. 그리고 철현에게 이야기했다.
"이기적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렇기 때문에 너희들보다는 내 동생이 더 소중해. ...너희들이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중요성을 따져보면 역시 세은이가 압도적으로 높아.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언젠가... 언젠가는... 진짜 최악의 경우에는 너희들과 대립해서 싸워야 하는 일이 있을지도 몰라. 그때는..."
이어 은우는 고개를 살며시 옆으로 돌리면서, 철현을 바라보면서 피식 웃었다.
"역시 네가 때려줘라. 나. 레벨5 퍼스트클래스를 때리는 레벨0. 엄청나게 유명해질걸? 아마 퍼스트클래스보다 더욱 말이야. 최강을 때려눕힌 최약. 괜찮잖아. 타이틀."
큰 마음을 먹고 질렀다. 플레이스테○션 5. 그것도 상급기종. 끝끝내 입금된 활동지원비를 보태서 사버린 것이었다.
인첨공 내부의 특성상 온라인 플레이가 크게 제한되기는 하지만, 싱글 게임을 하거나 부원들끼리 패드 여러 대를 연결해놓고 같이 게임을 하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이다. ······명분상으로는 저지먼트 비밀 초소라고 세워놓고 이런 걸 들여오는 것은 초소라는 명색이 흐려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주머니 사정과 함께 성운이 이런 걸 사지 못하도록 막는 내적 명분이었으나 주머니 사정은 이제 소매넣기로나마 지원금을 받게 되었으니 결국 트이게 되었고, 그리고 지금까지 아지트에 몇몇 사람을 초대(?)해 본 결과 이 아지트에 가장 필요한 건 컨텐츠(??)라는 결론이 나온 이상 어쩔 수 없다.
·········본체와 별개로 모니터로 쓸 TV를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걸 성운이 깨닫고 머리를 싸쥔 것은 그날 저녁이었다.
블랙 크로우와 샹그릴라 사건으로 어수선했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3학구에 평온한 일상이 돌아왔다. 더는 샹그릴라로 인한 폭주 사건도, 블랙 크로우의 횡포도 들려오지 않게 되었다. 물론 인첨공이 바뀐 것은 아니었으니 방심할 수 없겠으나 당분간은 마음 놓고 일상을 만끽해도 될 터였다.
나는, 그럴 수 없었지만.
그러는 와중에 계절이 바뀌어 어느새 하복을 입는 시즌이 왔다. 무더운 날씨는 누군가에겐 괴로울지 몰라도 내게는 몹시 편안했다. 남들에 비하면 쾌적한 일상을 보내는 중에 갑작스런 휴가가 잡혔다.
저지먼트 부원들만, 부장 소유의 섬으로 일주일 간 놀러가자던가.
적당히 핑계를 대고 빠질까 하다가 변덕 한 번 부리기로 했다. 어차피 다짐한 대로 행동하면 어울리지 못 할 것도 없었다. 나름의 준비를 갖추고 첼로도 챙겨서 떠나는 배에 합류했다.
도착해서 간단히 짐을 풀고 좀 놀아볼 생각으로 옷을 꺼냈는데-
...이 하얀 건 뭘까... 나는 분명 이런 걸 산 기억이 없는데...?
하얀 수영복 아래로 팔랑 떨어지는 쪽지 한 장. Good Luck! 이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장과 낯익은 필체. 쪽지를 손 안에 구기며 생각했다.
돌아가면 옆구리에 무릎을 찍어주겠어.
"...하."
어쨌거나 원래 입으려던 옷 대신 그게 들어 있었으므로 그걸 입는 수 밖에 없었다. 흰색 홀터넥의 비키니를, 입고 보니 더 열받는게, 위아래 사이즈가 어떻게 딱 맞을까? 이건 소장님한테 보고해야 할 사안인가 아닌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그것도 나중에 돌아가면 생각하기로 하고 밖으로 나갔다.
새로 산 샌들이 조금 어색했지만 걸음이 가벼우니 괜찮았다. 바닷물은 별로지만 구경이나 한 번 하고 가야지 하는 생각에 해변에 먼저 갔다. 반짝이는 모래사장과 푸른 바다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파란 튜브 하나를 옆구리에 끼고 풍경 구경을 하다가 문득 한 사람을 발견했다.
하얀 꽁지머리, 아담한 키, 그런 사람은 저지먼트에 한 명 뿐이었다.
산책을 하는 건지 노는 중인 건지 모를 작은 뒷모습을 빤히 응시했다. 그리고 조용히 튜브를 내려놓고 살금살금 그 뒤로 다가갔다. 어차피 소리가 잘 나지 않는 모래사장임에도 조심히, 아주 조심스럽게, 그 뒤로 접근해 팔이 뻗으면 닿을 사정거리에 들어가자마자 확 하고 달려들었다.
냅다 성운의 몸통을 붙잡고 무릎 정도는 잠기는 물 쪽으로 내던져버린 것이었다!
어찌나 대차게 던졌는지 내 몸도 잠깐 휘청일 정도였다. 그러나 주춤거릴 새는 없었다.
성운이 물에 푹 빠져 잠긴 걸 보자마자 뒤돌아 숲 쪽으로 뛰었다. 가는 길에 튜브 챙기는 것도 잊지 않고 평소 연구소에서 다져진 지구력과 달리기 실력으로 진짜 죽을 힘을 다해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