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일단은 급한 것들부터 먼저 처리한다. 기간이 좀 널널하게 남은 것들은 던져두고.. 이미 기한이 지났거나 급한 업무부터 미리 처리하는 것이다. 사실 상부에서 내려오는 업무지시 중에서 '뭐? 이런 걸 조사해서 보고하라고?' '이거 기한이 너무 빡빡하잖아.' 싶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어떡하나. 시키면 해야지.
어쨋든 이 블랙크로우 까마귀 자식들. 잡혀들어갈 때마저도 이렇게 피해를 주는구나.
"아뇨, 괜찮아요. 다 큰 병들이라...저 한 모금 마시자고 따기도 좀 그래요."
방금 탄 녹차를 호로록 마시며 말했다. 매실..한양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맛이다. 하지만 매실보다 더 좋아하는 음료수가 있다. 저런 페트병류 중에서는.. 알로에 주스를 가장 좋아했다. 절대 '알로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알로에 주스'만 좋아할 뿐. 직접 만든 거 말고, 무조건 시중에서 파는 걸로.
"영화요? 음..."
내부자들이나 아수라. 신세계 등의 느와르는.. 전부 19금 영화들이다. 어떻게 봤냐고? 비밀이다. 저지먼트에다가, 서한양이라고 항상 바르게 사는 것은 아니니.
"어..극한직업? 이거 재밌어요."
사실 극한직업 본 적 없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취향들을 읊어주면.. 어떻게 보는지도 모를 거다. 절대 이상한 취향이 아니다. 느와르를 좋아할 뿐이지. 느와르가 대부분 19금이라서 그렇지.
"아뇨. 괜찮아요. 음..도와줄 필요는 없어요. 안 하던 사람이 맡으면 힘들거든요."
아지가 힘든 게 아니고..내가..
"맞다. 도장은 꾸준히 출석하나요? 새벽마다 부르기도 뭐 해서, 이제는 따로 운동하잖아요. 저 없이 꾸준히 하고 있나 해서."
아버지로부터 입금되는 주기적인 생활비에, 아르바이트, 이제는 레벨 3이 됐으니 쥐꼬리만하나마 활동지원금도 나오는 몸이지만(본인은 신청하지 않고 나왔으나, 얼마 뒤 통장을 확인하고 기어이 입금된 활동지원금에 쓴웃음을 지을 것이다) 그래도 들어올 곳보다 나갈 곳이 더 많은 게 돈이다. 그래서 아낄 수 있는 건 아껴야 한다. 하지만 동료, 친구나 다름없는 이들을 대접할 때에는 딱히 아끼고 싶지 않은 게 성운의 마음이었다.
물론 여기까지 와서 식사까지 하게 되는 것은 수경의 계획에 없었기에 예의바른 거절이 돌아오자 성운의 머리터럭이 좀 축 처지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수경에게도 염치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억지로 더 권하지는 않고 작별인사를 건넨다.
“아, 그러시면··· 조심히 가세요.”
나중에 좀더 제대로 만나서 식사도 정식으로 대접하고, 취미 이야기 같은 거라도 나누면서 친해질 수 있기를 바라며, 성운은 작별인사 뒤에 쓸데없는 노파심을 덧붙였다.
“그래도, 뭔가 상담하고 싶은 게 있거나 제가 도와드릴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여기로 찾아오세요.”
사람은 누구나 너무 쉽게 말을 했다. 아지는 아닐 거라고 했지만 결국 아지도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도 사람이니 누구도 지금 이대로일 것이라 절대 믿지 않았다.
"하여간 말만 잘 해. 야. 평생 친구 같은 징그러운 소리 하지 마. 어쩐지 서글퍼진다고."
바보처럼 웃는 얼굴을 쓴 웃음으로 마주해주곤 힘주어 안았다 놓는 것도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두었다. 뭐, 나도 떨어지기 전에 아지의 부스스한 머리를 슬쩍 쓰다듬긴 했다.
감정을 억누르고 길게 떠드느라 지친 목에 물을 좀 흘려넣으니 살 것 같았다. 여태 마른 목에 들큰시큼한 키위는 좀 아니었던 듯 했다. 맛은 있었지만. 물잔을 비우고 다시 넘겨주며 말했다.
"어차피 들을 때까지 물어볼 거잖아. 대신 한 번만 얘기할 거니까 제대로 들어."
하고 싶은 얘기 다 하라길래 문득, 울상 지을 법한 말이나 잔뜩 해버릴까 하다가 관뒀다. 오늘은 충분히 성가신 말 많이 했으니까. 침대와 베개에 푹 기대 편한 자세를 취하고선 이야기를 시작했다.
"얘기래도 별 거 없긴 해. 아까 나, 여기 5살에 들어왔댔잖아. 그 때 2학구의 한 연구소에 맡겨졌었고, 거기서 만났어. 희야가 먼저 있었고 내가 나중에 들어간 거고. 그러니까 연구소 동기이자 음, 피가 안 이어진 가족이야. 희야는."
지금도 그럴 지는 모르겠단 말은 숨과 함께 삼켰다.
"5살부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그 연구소에 계속 있었으니까, 다시 만나도 그럴 정도로 가까운 사이인 거지. 그런데 갑자기 그런 것처럼 보이는 건, 희야가 그 중 한 명이었거든. 연락이 끊겼던 친구. 그래서 저지먼트에서 다시 마주 했을 때는 서먹했어. 나 같은 건 진즉 잊어버린 줄 알았었으니까. 그런데 뭐 그건 아닌 거 같아서, 일단은 예전 같은 사이다 그런 거."
일단은, 이라고 말을 단락지었다. 이후에 다시 얘기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전혀 감도 잡히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또 할 얘기... 아, 저번에 손 다쳤을 때. 그거는, 그 때 내 모습이 좀, 음, 언니, 같이 보였어서 그랬어. 부모, 인 사람들이랑 닮은 모습이기도 했고. 아직도 가끔 꿈에서 보니까. 그 집에서 지냈던 시간, 그들이 나를 대했던 태도, 그런 거."
가끔씩 떠올라 속을 헤집는, 묵은 증오를 그렇게 얼버무려버렸다. 드러낸다 한들 누구에게도 좋을 일이 없었다. 그런 건. 괜히 말의 무게가 깊어지기 전에 다른 말을 선수치듯 꺼냈다.
과연 수경의 말대로다. 저지먼트 부원이라면, 부실에서 다른 부원들의 능력이 무엇인지 조회할 수 있었다. 리라는 드로잉 액츄얼라이즈, 아지는 오버 리미트. 그제서야 아지가 다친 데 없어 보였음에도 손가락 하나 꼼짝하지 못하고 뻗어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그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외쳤던 소녀, 정하의 능력은 인스턴트 이바포레이션. 성운은 아직도 오싹하게 남아있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한쪽 손이 순식간에 미라처럼 변했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건 아직도 공포스러운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다.
그 외에도 텔레패스인 여로와 이경. 제대로 만나본 적이 없어, 당시 전투에서 보았던 얼굴들과 이름이 쉽사리 매치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게 수경의 능력, 텔레포테이션. 아래에는 아직 만나본 적 없는 부원의 다른 능력인 텔레프래그라는 게 적혀있다. 텔레포테이션과 텔레프래그의 차이점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받은 적은 없지만, 프래그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것을 보아 교란이나 공격 쪽으로 특화된, 더 공격적인 텔레포트 능력일 것이라 생각해본다.
그리고 키네틱 아규멘테이션, 샤프 인듀스먼트, 컴프레스 스나이핑, 콜드 프리즈, 이게 그 성운의 머리를 엉덩이까지 자라게 했던 셀룰러 스티뮬레이션, 이그니션 포인트, 인터럽티브 스냅, 에코로케이션, 와이어 컨트롤, 앤소키네틱 그로스······ 머릿속으로, 다른 부원들의 이능력과 자신의 이능력이 합을 맞춰서 시너지를 내는 공격을 하려면 어떻게 합을 맞추는 것이 좋은가를 생각해보던 성운의 눈에 문득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이름이 들어온다.
오펜시브 부스터, 송낙조.
“송낙조······?”
성운이 알고 있는 이름이었다. 성운은 멍하니, 뜻밖의 장소에서 마주친 옛 고향 친구의 이름을 되뇌어보았다.
그 말을 증명하듯이 방긋방긋 웃고있는 아지다. 만사 웃으면 오케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혜우가 비운 물잔을 받아 자리에 내려놓는다.
"알았어~!"
그러고는 입을 꼭 다물고 귀를 기울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혜우가 편하게 자세를 잡길래 어느새 자신도 이불에 양팔을 대고 편안하게 앉아있다.
"그럼 왜 연락이 끊겼대~?"
조금 화난 표정이다. 희야 형이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잘못은 할 수 있는 법 아닐까?
"음, 힘들었겠다..."
가족들과의 추억이 좋지는 않았을 테니 언니 같아 보이는 모습도 반갑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쁜 사람들. 속으로는 생각하면서도 꿀꺽 삼켰다. 혜우에게 가족은 그저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 수용받고 싶은 사람들, 그리움이 겹친 감정이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뭔가 말하려 망설이다가 혜우의 관심 돌리기에 쉽게 돌아가 버린다.
"음~? 머리~? 그런데 자르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서~" "엄청 더 쑥쑥 자라서 애린이처럼 될지도 모르잖아~ 그건 그것대로 재밌을 것 같지만~"
그리고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아 하는 소리를 내고서 혜우를 보고 배시시 웃는다.
"나는 혜우가 좋은 시간을 더 많이 보냈으면 좋겠어~" "다 나으면 같이 재밌는 곳 많이 가자~ 노래도 부르러 가고 사진도 찍고~ 나 네컷 사진 하고싶은 포즈 있어~"
대학교만 들어가봐..진짜 혼신을 다 해서 놀아주겠다. 이제 얼마 남지도 않았어. 대학교 입시기간만 지나봐. 저지먼트고 공부고 레임덕 제대로 맞은 채로 놀거야. 어떻게 놀거냐고? 생각해보니깐 어떻게 놀아야 될 지를 모르겠네.
"그래도. 후배님들끼리 먹는 건데. 남는 거나 냉장고에 넣어주세요. 제가 나중에 꺼내서 먹게. 녹차는..커피 대용으로 마시는 정도?"
커피와 녹차 둘 다 각성효과가 있다. 차이점이라면 커피는 묵직한 각성. 녹차는 은은한 각성이라고 보면 된다. 강한 자극의 각성은 싫어하기에 녹차를 선호했다. 에너지음료? 당연히 안 먹지.
"수원왕갈비치킨이요? 그거 실제로 만들었다고 하던데요. 되게 달 거 같아요."
한양 본인 역시 안 먹어봐서 모른다. 당연하게도..여기는 수원이 아니고 인천이니깐. 인천 하면 차이나타운과 월미도라고 했다. 인천 자체가 인첨공이 되어버린 현재는 그런 곳들이 남아는 있을려나 궁금했다. 이어서 도장에 꾸준히 출석하냐는 한양의 질문에 아지가 답변을 하지 못한다.
"......"
갑자기 도리X스 광고를 하기 시작한 한아지. 이게 스레드나 라이트노벨이 아닌, 애니메이션었다면 꽤나 볼 만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금요일까지 화이팅 하는 거예요~" "아~ 주말에 괜찮으면 같이 놀러 가요~ 형은 뭐 하면서 쉬어요~? 만화 카페 같은 데 가요~?"
방긋방긋 웃으며 한양을 쉬게 할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혼자서 쉬는 타입이면 역시 혼자 집에서 푹 쉬도록 놓아두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지만 아지 자신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성격인지라 한양도 우선은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네에~ 그렇구나아 녹차가 커피보다는 덜 세니까..." "끝맛도 커피보다 깔끔한 것 같아요~"
그럼 시간이 늦은 지금 먹어도 괜찮은 것 같다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부장도 부부장도 카페인에 찌들어가는 것 같다.
"와~ 먹어보고 싶어~" "저 인첨공에 온 거 별로 후회하진 않지만 이럴 때는 조금 아쉬워요~ 전국에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잖아요~ 인첨공에는 팔지 않으려나~"
원래 서울에 부산국밥집 있고 부산에 밀양국밥집 있고 그런 법이다. 아지가 시선을 돌리려 시도했으나 한양에게는 통하지 않았나 보다. 옛날 같았으면 쭈그러들었겠으나 지금은 아지가 한양과 어느정도 친해졌다고 생각하는 상태였다.
"선빵~"
아지가 장난기 들어간 얼굴로 방긋방긋 웃으면서 선제동작으로 과자봉지를 뒤로 한껏 들었다가 힘차게 뛰어올라 한양의 머리를 노린다.